지난 5월에 에고이즘님으로부터 2권의 책 선물을 받은 바 있다. (마이크로 소사이어티, 딜리셔스 샌드위치) 최근에 2권의 책 선물을 또 받았다. (더 링크, 협상의 10계명)
지난 3월에 '유쾌한 승부'라는 책을 읽고 협상, 알고리즘이란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유쾌한 승부'에는 아래와 같이 position, interest란 개념이 나온다. 협상 당사자 간의 position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position의 기저에 존재하는 interest 차원에서 쌍방을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협상은 표면적으로는 입장(position)과 입장이 교류하면서 전개되지만 이면에선 이해와 이해 간의 계산이 치열하게 교차하기 마련이다. 나의 이해(interest)와 상대방의 이해를 한 덩어리로 간주하고 양 쪽의 이해를 관통하는 가치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제공하는 쪽의 비용이 제공받는 쪽의 가치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키 포인트이다. 적은 비용으로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창의적 협상의 성패가 달려 있다.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 보고 있는 당사자 간에 흐르는 정보의 비대칭 자기장, 가치의 비대칭 자기장을 민감하게 읽어낼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창의와 혁신은 비대칭 구조를 능수능란하게 요리(arbitraging/leveraging)할 때 탄생하는 것인가 보다. ^^
에고이즘님께서 선물해 주신 '협상의 10계명'에도 position-interest 개념이 나온다. 그런데 position-interest에 대한 우리말 번역이 사뭇 다르다. ^^
협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요구(position)를 만족시키기 위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욕구(interest)를 만족시키기 위해 요구한다는 점이다. 요구는 욕구의 대리인이고 주인은 결국 욕구인 셈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방에게 중요한 것은 요구가 아니라 욕구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상대방의 욕구가 아닌 요구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요구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욕구는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칫 상대방의 욕구를 읽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욕구를 만족시키고 싶을 때 한 가지 방안만을 생각하고 그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실제로 욕구를 만족시킬 방안이 단 한가지 뿐인 경우는 거의 없다.
Position과 Interest를 요구와 욕구로 풀어낸 글을 읽어 보니, 협상을 살짝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이해도가 슬쩍 올라가는 느낌이다. 요구와 욕구.. 달랑 받침 하나 차이인데 깊은 다름을 낳게 하는 갭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것 같다. 요구는 표면적이고 단선적인 개념이다. 가게 가서 콜라를 요구하는 사람의 마음 속 욕구 체계 안에는 온전히 콜라 달랑 하나만 존재하진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표면적 요구는 콜라이지만 내면적 욕구는 콜라보다 포괄적인 청량 음료를 통한 갈증 해소일 수 있는 것이고 요구에 기계적인 대응을 하는데 그치지 말고 욕구에 대한 포괄적 대응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콜라 대신 사이다로도 청량음료를 통한 갈증 해소 가능)
협상 대상자의 표면적 요구에 피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고객의 내면적 욕구에 주목하고 그것에 부합하는 다양한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협상의 성공가능성이 올라 가듯이, 비즈니스에서도 고객의 표면적 요구 속에 내재한 욕구를 간파하고 그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창의적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의 성공가능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문득 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포스트가 떠오른다.
창의적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통합적 사고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 상반되는 두 아이디어 사이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하여 하나를 선택하느라 다른 하나를 버리는 양자택일 방식 대신 두 아이디어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면서도 각 아이디어보다 뛰어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창의적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능력.
표면적으로는 상반된 입장을 갖고 상반된 요구를 내세우는 협상 대상자들의 마음 속에 내재한 이해와 욕구가 협상 타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듯이, 표면적으로는 상반된 아이디어 간의 긴장관계인 것처럼 보여도 높이 올라가거나 깊이 파고 들어갔을 때는 어느 순간 두 상반된 아이디어를 관통하는 하나의 시너지 테마가 나올 수 있다.
결국, 창의적 혁신은 표면을 넘어 생각의 수위를 높이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상에 대한 사고의 높이/깊이 관점에서 얼마나 다차원적인 단면을 설정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단면에선 대치관계였던 두 대상이 어떤 단면에선 통합적 시너지 관계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 특정 단면/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수직적/수평적 차원에서 기존 단면/프레임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단면/프레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에고이즘님의 책 선물을 통해 이전에 읽었던 협상 서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전에 읽었던 창의적 의사결정 서적과의 개념 연결을 시도할 수 있어서 넘 좋다. ^^
PS. 관련 포스트
협상, 알고리즘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 Opposable Mind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관계, 알고리즘
본질, 알고리즘
Ego vs Ego → We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다시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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