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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 2012/04/27 00:07
많은 것들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이동한다. 그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너도 나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적응'이란 단어의 위상은 예전과는 사뭇 그 느낌이 다르다. 모두가 고속 주행하고 있을 때 아무리 빠르게 달린다 한들 티가 나기란 매우 어렵다. 절벽으로 돌진하는 레밍들의 무리 속에서 유니크한 레밍의 모습을 찾기 어렵듯이. 거대한 commodity 군상들의 돌진 속에서 쉽게 차별화될 수 있으려면? 여기서 차별화의 의미는 남을 앞선다는 관점 보다는 내가 나 스스로를 알아본다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떼소비를 즐길 때, 차별화된 소비를 하면 그것으로 나를 식별할 수 있다. 소비자로서의 나는 내가 거부한 me-too의 합이다. 남들이 다 소비하는 것 중에 내가 소비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나를 강력하게 규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모든 상품/서비스는 그 안에 특유의 논리를 담고 있다. 특정 상품/서비스가 대유행되고 있을 때 그 상품/서비스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상품/서비스에 내재된 특유의 논리와 심리를 거부하는 것이다. 고속,변화의 물결 속에서 나 자신을 식별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모두가 움직이고 있을 때 나만 멈춰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모두가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를 하고 있을 때 나 혼자 블로깅을 하고 있다면 그건 충분한 식별 요건이 된다.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나 혼자 피쳐폰을 당당히 사용하는 것도 분명한 자신 만의 스탠스 선언에 해당한다. 중요한 건 어떤 희소한 공간에 내가 당당히 서 있을 수 있느냐이다. 한 자리에 계속 머문다는 것은 에너지의 축적이다. 한 자리에서 뭔가를 계속한다는 것을 적응력의 부족이나 일상의 지루함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변하기 마련이다. 한 자리에 머무는 이유를 잘 정의하는 순간, 속절없는 변화의 허상은 더욱 명확해지고 commodity화 되어가는 밋밋한 인간 군상들의 무리 속에서 내가 나를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식별자를 획득하게 된다. 블로깅의 인기가 시들해진 지금, 오히려 블로깅은 내게 더욱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진 이 자리에 여전히 남아 즐기는 블로깅은 예전보다 더욱 분명하게 나 자신이 식별되는 가치 있는 자리가 되었다. 나는 오늘도 제자리에 머무르며 커피향 가득한 블로깅을 통해 나 자신을 또렷이 식별한다. 변화 속에서 무엇이 변화에서 뒤쳐지고 있는지, 고속 플로우 속에서 무엇이 저속 또는 정지 상태에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무턱대고 변화하고 무작정 빨리 달려가는 레밍 플랫폼 속에서 나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변화와 속도는 항상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메세지를 외면하고 변화와 속도 자체에만 매달리면 절벽으로 질주하는 레밍과 똑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 PS. 관련 포스트 변화,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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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이유다. :: 2011/11/25 00:05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what을 접하게 된다.
세상은 what으로 가득하고, 우린 what의 더미 속에 파묻혀 살아간다. 컴퓨터, TV, 전화기, 책, 밥, 지하철, 버스, 식당, 집, 학교, 회사, 커피숍, 매장, 냉장고, 책상, 의자, 드라마, 영화, 노래, 뉴스,.. 우리는 살아가면서 what에 how를 접목시키게 된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 책을 읽는 방식, 냉장고를 활용하는 방식, TV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방식,.. what은 자연스럽게 how를 낳고 how는 what과 나와의 관계를 견고하게 만든다. 현란한 what-how의 공조체제 속에서 가리워져만 가는 것이 있다. why.. what이 난무하고 how의 창궐이 드세져만 가는 세상에선, 상품 뿐만 아니라 사람 조차도 commodity화의 물결을 피해가기 어렵다. why가 흐릿한 what과 how로 가득한 세상. 마치 왜 벼랑으로 향하는 지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벼랑을 행해 돌진하는 레밍의 무리들과도 같은. why가 없는 what은 존재라 부르기 민망하다. why가 없는 what의 how는 존재방식이라 보기 안쓰럽다. 분주한 what/how가 어느 날 자신 안에 why가 없음을 발견하는 그 순간, 존재가 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이유가 없는 what/how는 존재가 아닌 거시기에 불과하다. 존재는 이유다. PS. 관련 포스트 존재와 불안 타존, 알고리즘 자존, 알고리즘 존재, 알고리즘 내가 나를 뒤에서 지켜보는 느낌 Simon Sinek: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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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vs. 오리진 :: 2011/09/12 00:02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맹목에 가까운 스티브잡스 오마주(hommage)가 아니라, K-pop의 알고리즘화인지도 모른다. ^^ 오리진을 아무리 부러워 해봐야 오마주 밖에 되지 않는다.
오마주에 몰입하면 할수록 복제품만 양산하게 된다. 오리진이 되려면 오마주를 버려야 한다. '모바일 OS', '소프트웨어' 같은 단어들이 컴플렉스를 잔뜩 머금고 레밍과도 같이 범람하는 오마주의 쓰나미 속에서 그나마 오리진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문은 K-pop인 것 같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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