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에 해당되는 글 16건

연애 :: 2019/01/09 00:09

페이스북을 무심코 둘러보다가
연애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어떤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참 공감이 간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든다.
연애란 건
사랑이란 건
결국 상대방과의 관계를 빌려서
나 자신과 연애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라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누군가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것일수 있다.

누군가는 매개체일 뿐
사랑은 결국 나 자신을 향한 행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래서 계속 사랑의 대상을 향해 내가 꿈꿔 왔던, 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상을 덧씌운다.
그렇게 입혀진 '나'라는 이름의 외피를 상대방은 어떻게든 소화해야 하는 것이고
나도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결국 각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과정 속에 상대방이란 역할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건 참으로 드라마틱한 프로세스다.

정확히 볼 수 있다면
상대방에 입혀진, 투영된 나 자신의 모습을 발라낼 수 있다면
그리고 남는 것이 있긴 한건지에 대해서 선명하게 응시할 수 있다면

연애.. 사랑..
그것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겠다..   ㅎ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406
NAME PASSWORD HOMEPAGE

생생 :: 2017/09/29 00:09

마음 속에서 뭔가를 생생하게 그려내면
그건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가상현실은 IT로만 구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래는 과거의 프리퀄

VR이 가상현실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해내면 그게 가상현실이다.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뇌에 인상을 줄 수 있으면
가상이 극에 달해 현실과 맞닿게 되고
현실을 넘어선 현실이 된다.

어떤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으면
그 상황을 창조한 것과 대동소이한 뇌 속 느낌이 생성된다.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건
플롯을 짜고 개연성의 구조를 설계하고 액터를 살아숨쉬게 만드는 것

끝까지 생생함을 추구하면
생생해져 가는 과정을 사랑한다면..

VR은 최신의 과거
마음 속 생생한 묘사는 오래된 미래

과연 무엇이 기술이고 무엇이 혁신이란 말인가. ㅋㅋ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206
NAME PASSWORD HOMEPAGE

묘사 :: 2017/09/27 00:07

소설을 읽다 보면
기가 막힌 묘사를 목도할 때가 있다.

정말 생생하다 못해
내가 소설 속에 들어가서 소설 속 인물의 생각과 행동을 따르는 삶을 산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의 묘사

소설 속 인물이 여행을 가는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된 문장들 속에서 허우적 대면서
나는 질문을 던진다.
"여행은 무엇일까?"

실제 여행을 간 것보다도 더 생생한 감흥을 느꼈다면
실제로 경험하는 여행과, 소설 속 여행은 어떤 차이를 지니는 걸까?

실재와 환상

현실과 가상

그 사이엔 뭐가 존재하는가..

엄청난 묘사를 접할 땐
VR도 이런 VR이 없겠구나란..

결국 VR도 묘사를 하고 있는 걸텐데..
VR보다 더 강렬한 묘사를 소설이 하고 있다면

VR과 소설 사이엔 어떤 경계선이 그어져 있는 걸까

경계는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ㅋㅋ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205
NAME PASSWORD HOMEPAGE

:: 2017/08/25 00:05

해결과 미해결
이해와 오해
해를 규정하려는 양 진영

해결 속 미해결
미해결 속 해결

이해 속 오해
오해 속 이해

解(해)

해결감 속에서 미결감을 살려내고
미결감 속에서 해결감을 만끽하고

이해감 속에서 오해감을 적시하고
오해감 속에서 이해감을 생성하는

解(해)를 통해 익혀야 하는 스킬은 이런 것이지 않을까. ㅋㅋ

解(해)는
해결(미해결)의 확률적 포지션을
이해와 오해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좌표값

그리고 어김없이 뇌를 교란 시키는
오해(이해), 미해결(해결)되었다는 환상

해의 실재와
해를 향한 환상
사이에 나의 뇌가 위치하고 있다. ㅋㅋ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191
NAME PASSWORD HOMEPAGE

품절 :: 2016/06/06 00:06

흥미로운 내용의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책을 사려고 도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 그 책은 품절이었다.
허탈한 마음에 책 소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진해지면서
책을 향한 갈망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책이 만약 품절이 아니었다면 그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품절이란 걸 알게 되니까 없던 결핍감마저 생겨나는 지경이다.

만약 그 책이 품절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면..
내게 있어 그 책은 수많은 책들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한 그런 밋밋한 존재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품절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생겨나는 존재감.
부재는 존재만큼이나 강력한 이벤트이다.
존재는 부재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애처로울 정도의 몸짓을 지속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그런 무리수들이 겹겹이 남루한 층위를 이루면서 존재는 더 이상 존재답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냥 살아가는 것.
그냥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결로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
티를 내려고 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존재를 굳이 증명하지 않으려 하는 태연함.
그 속에서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

존재라면, 이 세상을 존재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런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존재가 존재를 알림으로 인해, 존재를 돋보이게 함으로 인해 증명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하면 할수록 존재감은 희미해진다는 것.
존재는.. 표현하려고 애쓰는 허무한 몸짓들을 제하고 남은..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표현되는.. 그런 자연스러운..
밖을 향하지 않는.. 그런 것들로 구성되는 듯 하다.

품절된 책을 접하게 되면서,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그 책을 존재로 인지하는
나 자신이 존재임을 인식하는 시간들.
책 한 권의 품절을 통해 존재를 어렴풋이 배운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000
NAME PASSWORD HOMEPAGE

합성사진 :: 2015/03/16 00:06

포토샵으로 합성한 사진은 사진일까?

포토샵으로 합성한 사진은 단순한 현실 캡쳐를 넘어선, 현실에 덧붙여진 환상인 것일까?

포토샵은 이미지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해오고 있는 걸까.

표현의 자유가 생기면서 이미지는 현실의 구속에서 벗어난 환상 놀이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 환상은 과연 환상일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가 새로운 현실일 것이고, 현실과 거리감을 형성하는 환상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것은 오히려 현실을 새로운 환상으로 포지셔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808
NAME PASSWORD HOMEPAGE

벡사시옹 :: 2014/01/27 00:07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벡사시옹(Vexations)은 좀 황당하다. 악보는 달랑 한 페이지인데, '이 악보를 840번 반복하시오'란 지시가 악보에 적혀 있다. 지시대로 악보를 연주하려고 하면 무려 13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13시간 이상이 걸린다니. 그런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상상만 해도 짜증이 난다. 난 음악에 대한 조예가 없어서 이 음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작곡가가 장난을 친 것 아닌가?란 개인적 의혹을 지울 길이 없다. ^^

그러나..
음악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벡사시옹'을 접하게 되면서 느끼는 바가 있긴 하다. 그냥 나의 관점에서 내 멋대로 적어보는 소감이라고나 할까..

'반복'은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성가시게 하며 무기력하게 만든다. 뭔가를 무한에 가깝게 반복하는 것은 분명 정해진 틀 내에서 쳇바퀴를 도는 에너지 소모적 행위로 여겨진다. 그런데, '반복'이란 단어 자체에 함정이 있긴 하다. 같은 일을 되풀이 한다는 것. 우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같은 일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풀이 한다는 것. 그게 인간에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반복'이란 단어 자체가 '버그' 아닐까? 불가능한 개념이 단어로 만들어져서 편의상 널리 유통되고, 그저 사용하기 편리한 단어라서 실상 그 단어가 허상에 가까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단어에 속고 또 속으면서 '반복'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짝퉁처럼 체화시키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그건 환상일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라 어제와 같은 오늘일 거라고 착각하는, 어제와 그닥 달라지지 않은 오늘의 나일 것이라고 오해하는 어설픈 관성이 '반복'이란 환상을 낳고 스스로 만들어낸 '반복' 환상 속에 갇혀 지내면서 스스로 지루함을 생성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지루함의 굴레를 답답해 하며 '반복'이란 환상을 기어이 실체로 만들어 버리고야 마는 의도치 않은 집요함.

벡사시옹 악보에 적혀진 가이드대로 13시간을 넘게 연주하는 동안 연주자는 어떤 연주를 하게 될까? 그건 연주자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 마찬가지로 벡사시옹과도 같은 악보를 반복하듯 연주하는 모습이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악보엔 벡사시옹보다 훨씬 더 잔혹한(?^^) 가이드가 적혀 있는 것이고 그 가이드를 어떤 자세로 수용하고 어떤 모습으로 연주할 것인지는 각 개인의 역량에 의해 퀄리티가 좌우되지 않을까?

벡사시옹 악보를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벡사시옹 악보를 마음 속에서 형상화시켜 본다. 난 나만의 벡사시옹 악보를 어떤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으이그. 이 지겨운 연주를 어떻게 해야 하나?란 멍한 눈빛일까? 아님 오늘은 이 악보를 어떤 색깔로 연주할까를 기대하는 초롱초롱한 눈빛일까?

난 지금 벡사시옹을 연주하고 있다. ^^



PS. 관련 포스트
무음,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545
NAME PASSWORD HOMEPAGE

개악의 힘 :: 2013/03/15 00:05

리더는 조직을 좋게 만들 힘은 그닥 갖고 있지 못하다. 조직은 조직원들이 좋게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하지만 리더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조직을 나쁘게 만드는 힘. 그 힘이 너무도 크기에 리더란 위치는 매우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리더는 자신이 뭔가를 해서 조직을 좋게 만들려는 의지 보다는 내 자신이 하는 일들이 조직에 어떤 나쁜 임팩트를 미치는지에 대해 매우 민감해야 한다.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좋게 만들려는 의도는 환상에 가까운 것이다.

문명도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자 문명의 수레바퀴는 끊임없이 구르고 굴러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문명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수많은 개악들이 얼마나 많은지. 뭔가를 좋게 만들려는 의지로 구현한 것들이 결국 이전보다 개선한 것이 그닥 없는 허무한 결과들을 낳은 케이스들이 대부분이 아니던가. 문명은 진보로 포장된 퇴행일 것이고 문명의 발전은 '오래된 미래'를 뒤늦게야 이해해 나가는 멋쩍은 뒷북형 학습 해프닝에 불과한 듯하다.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의도와는 달리 질서는 그리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무질서가 끊임없이 창발한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풍선효과와도 같아서 한 쪽을 누르면 다른 한 쪽이 튀어 나오는 현상의 무한 반복일 뿐이고 그런 쳇바퀴 속에서 뭔가를 했다는 자위는 공허함만을 더할 뿐이다.

개악은 왜 자행되는가?

개선을 향한 인간의 맹목적 본능이 낳은 환상이 인간의 감각기관을 마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개선보단 개악을, 진보보단 퇴보를, 질서보다는 무질서를 낳는 경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좀처럼 인정하지 못하고 그저 생존만을 위한 몸부림으로 생 전체를 일관하는 유전자와 하등 다를 것 없는 개선과 진보를 향한 기계적 몸부림을 아무런 자기비판적 태도 없이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기계적 행동은 유전자 속에 깊숙이 프로그래밍된 유전형질과도 같이 인간의 몸과 마음 속에 견고하게 장착된 채 인간을 유린하고 있는 모습.

개악의 중력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우선, 맹목적 본능의 기계적 진행을 멈춰야 한다. 본능의 움직임을 느끼고 그것을 제어할 수 있어야 개악과 정면으로 맞설 수가 있다. 어리버리 있다간 본능은 저만치 앞서 달려나가기 마련이다. 이미 달리기 시작한 본능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본능이 본격적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본능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일단 말을 걸게 되면 본능은 주춤할 수 밖에 없다. 본능이 주춤거리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맹목적 개악의 몸짓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나의 행동이 개악과 개선 중 어느 쪽으로 좀 더 기울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개 개선 만을 바라보고 싶어하는 본능 때문에 개악의 효과를 직시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개악이 개선을 압도하기 쉽다는 인간 존재의 미약함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순간 개악과 개선을 구분할 수 있는 중립적 판단 능력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사실, 개선과 개악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개악을 덜 했는가의 문제라고 깨끗이 상황을 시인하고 나면 판단력은 명징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악을 자제하려는 마음가짐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뭔가를 하면 할수록 나빠지기 쉽다는 것을 몸과 마음에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날 때 부여된 프로그램만 평생 죽어라 수행하다가 떠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너무 허무하다. 자신에게 주입된 프로그램 말고 자신이 스스로 주입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로봇같이 흘러가기 쉬운 기계적 인간 삶에 청량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어이없는 뇌 놀음에 평생 유린당하는 바보 같은 삶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나의 개악 능력을 시인하고 그것을 인지하고 자제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하 수 있어야 한다. 태어나서 살아가다 뭔가를 바꾸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람 있었다고 자위하는 환상 속 삶은 지양해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것은 개선의 포스가 아니라 개악의 포스이다. 그 포스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끊임없이 세상을 개악할 것인가? 아님 그 포스를 내가 새롭게 창제한 나만의 프로그래밍 기법으로 현명하게 조종할 것인가? ^^




PS. 관련 포스트
무위, 알고리즘
질서,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474
NAME PASSWORD HOMEPAGE

:: 2012/11/28 00:08

원자가 야구장이라면 원자핵은 야구공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원자의 속은 텅 비어 있다는 거다. 그럼 왜 우리는 원자들로 구성된 각종 사물을 텅 비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가?  우리는 미시 스케일이 아닌 거시 스케일 속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미시 세계를 살아갈 수 있다면 나는 텅 빈 원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사물들을 마음껏 투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절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고 나의 몸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비어 있는 것을 비어 있는 것으로 못 느낀다.

뇌는 항상 가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좋아라 소비하며 살아간다. 뇌는 가상 현실 속을 살아간다. 뇌 입장에서 진실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보라서 어쩔 수 없이 진실을 적당히 왜곡하여 소비하기 좋은 상태로 가상화한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가상의 영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 안주하면서 있는 것을 왜곡해서 보는 인간 인지 능력의 한계는 한 편으론 거대한 기회를 내포한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게 기회이다.

왜 뇌는 가상을 좋아할까?  뇌는 뭔가에 굶주려 있기 때문이다. 마치 야구장 안에 달랑 야구공 하나가 있는 모습처럼 뇌 속은 거대한 공허로 가득 차 있다. 뇌는 그 허함을 메우기 위해 수많은 가상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는 안에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뭔가를 채워 넣지 않으면 '허(虛)'를 견디지 못한다. 비어 있으면 비어 있는 그대로 살면 될 것을.. 뇌는 왜 그렇게 비어 있음을 견디지 못할까? ^^

'허(虛)'를 채우려는 욕망에서 환상은 시작된다. 허를 그냥 두지 못하고 거기에 뭔가를 채우려고 하지만 허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결국 왜곡만 비대해져 갈 뿐이다.

우주는 허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허와 원소 사이의 공간을 왜곡으로 채우는 것은 원소의 욕망일까? 허의 관용일까? ^^ 허를 허로 인정하고 허를 섣불리 다른 무엇으로 대체하려 하지 않으면 겹겹이 나를 둘러 싼 환상의 거품을 걷어낼 수 있을 텐데. 가상의 굴레를 벗고 실체(?)를 향한 수줍은 발걸음을 내딛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지금이 아닐까? 

나를 구성하는 것이 허이고 내 주위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것도 허이고 나와 내 주위 사이에 존재하는 것도 허이다. 세상은 허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직시하지 못하고 그것을 대체하는 왜곡된 뭔가를 끊임없이 만들고 바라보며 살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허는 누가 챙기는가?  아무도 챙기지 않는 허를 이젠 슬슬 챙겨주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



PS. 관련 포스트
뇌 속여먹기
가상,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441
NAME PASSWORD HOMEPAGE

Flow, 정보의 동적평형 :: 2011/06/10 00:00

경계는 생성되고 허물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경계를 만들기만 하고 허물지 않으면 경계는 썩어간다. 끊임없는 동적평형의 중심에 경계는 위치해야만 한다.

Bookmark는 덧없는 저장이다. 매번 "다음에 봐야지"하면서 북막해 두지만 나중에 그걸 다시 꺼내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북막의 진정한 의미는 "저장해서 나중에 보기"가 아니라 "접속한 정보의 인덱싱" 정도인 것 같다.
Bookmark는 stock과 flow 간 절묘한 중간 지점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부질 없는 저장에 대한 욕망과 다이내믹한 접속에 대한 욕망의 중간 지점에 북막은 위치한다.

Bookmark 기능을 흐르는(flow) 정보를 저장(stock)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저장(stock)된 정보를 흐르게(flow) 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흐르는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보다, 저장된 정보를 흐르게 하는 행위가 훨씬 순리적이다. 정보의 속성은 'stock'보단 'flow'에 훨씬 더 가깝다.

경쟁적 성격의 재화는 '저장'의 의미가 분명 있다. 하지만 정보는 태생이 비경쟁적이다. '저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정보의 속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정보는 flow의 속성을 갖고 있다. 정보를 억지로 저장(stock)하려고 하면 정보는 가치를 잃어간다.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단순 복제라도 하는 게 훨씬 낫다. 정보는 흐른다. 사람도 일종의 정보다. 사람이란 이름의 정보는 끊임없이 시공간 좌표 상을 흘러간다. 정보도 흐르고 사람도 흐른다. 모든 시공간은 맥락을 갖고 있다. 정보는 시공간을 흐르면서 맥락과 접속하는 것이다. 정보가 흐른다는 것은 다른 정보와 접속/연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속은 경계와 경계가 만나서 새로운 코어가 생성됨을 의미한다.

내가 어떤 정보에 접속한다는 건, 내가 그 정보를 관찰/해석하고 그 정보는 나에 의해 관찰/해석당하는 것이다. 관찰/해석하든, 관찰/해석당하든, 접속은 양 쪽 모두를 변이시킨다. 접속/연결은 단절된 것들의 만남이 아니다. 애초부터 나눠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분리' 환상을 깨는 작업이다. '분리'는 인간 인식/역량의 한계가 낳은 엄연한 착시효과다. ^^




PS. 관련 포스트
나, 시공간, 해체
정보 배설
만물은 고갈한다. ^^
무엇이 희소한가?
휘발의 흐름, 흐름의 연결
유동, 알고리즘
[지식] Stock vs Flow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05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1/06/11 15: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보와 존재(Information And Being)는 앞으로도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둘 다 동일성(identity)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고, 그 심연에는 언제나 '해석하는 주체'가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6일자 포스팅과 오묘하게 통하는 이번 내용도 어김없이 신기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1/06/11 17:59 | PERMALINK | EDIT/DEL

      예, 정보와 존재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역시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넘 감사합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생태계에 대한 환상 :: 2011/02/28 00:08

생태계(生態系, ecosystem):

특정한 단위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생물체와 그들의 물리적 환경, 그리고 그들간의 모든 상호관계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

생태계 연구의 기초가 되는 원리는 천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생명을 유지시키는 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전체 조직망의 부분으로서 존재하며, 전체 조직망 내에서 각 요소들은 다른 모든 요소들과 직접적·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전체적인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한다. 모든 생태계는 가장 범위가 넓은 생태권에 속하는데 이것은 물리적 의미의 지구전체(지구권)와 그 모든 생물적 요소(생물권)를 포함한다.

생태계(에코시스템)에 대해 훈훈한 상부상조 공간을 연상한다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거다.

생태계는,
나의 배설물 또는 나 자체가 남의 식사가 되고 남의 배설물 또는 남 자체가 나의 식사가 되는
고효율 에너지 순환 플랫폼일 뿐이다.
^^



PS. 관련 포스트
정보 배설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65
NAME PASSWORD HOMEPAGE

행복, 그리고 졸업 :: 2011/01/24 00:04

inuit님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행복론' 릴레이가 유정식님, 이승환님을 거쳐 구월산님을 통해 나에게 오게 되었다. 그 동안 행복 관련 포스트를 몇 개 쓴 바 있어서 요번에 전체적 느낌을 함 정리해 본다. ^^


1. 나의 행복론

'행복'은 뭘까? 소비자의 결핍감 극대화에 목을 매는 자본주의적 마케팅이 판을 치는 세상 속에서 행복은 끝내 채워지지 않는 허상적 갈증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여기서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저 게임을 하고 있을 뿐이다. 판타지에 불과한 게임을 현실 자체라고 생각하고 그 속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면 허상과 결핍감은 점점 그 사이즈를 키워갈 뿐이다. 허상과 결핍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은 인간의 뇌 속에서 일어난다. 어쩌면 뇌는 그런 가상현실을 먹고 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

나는, '행복'이란 개념과 "나는 행복한가?"란 질문 자체에 bias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과 욕심은 원래 하나였다. 명확한 이분법을 선호하는 인간의 인지 능력의 한계 때문에 행복과 욕심은 분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행복과 욕심을 곱해 보면 대부분 1로 수렴하게 되어 있다. 행복은 욕심에 반비례한다. 행복은 욕심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나의 욕심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배제하고는 절대로 답할 수가 없다.

나는 행복론 보다는 '행복으로부터의 독립론'을 주장하고 싶다.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은가?라는 이분법으로 나의 현 상황을 재단하고 싶지는 않다. 행복이란 단어 자체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나'라는 존재의 흐름에 몰입하고 있는 가장 충만한 순간이다. 나는 행복이란 반쪽자리 단어에는 관심을 주고 싶지 않다. 그저 '나'라는 존재의 시공간 상의 궤적을 서핑하듯 즐기고 싶을 뿐이다. 그건 행복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나는 그저 나만의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다. 그걸로 족할 뿐이다. '행복'과 '욕심'이란 개념에 그닥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나'라는 존재 자체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싶다. 구월산님의 릴레이 요청으로 인해, 나는 오늘 '행복'이란 개념으로부터 나름 졸업한 느낌이다.

난 행복이란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게 나의 행복론이다. ^^


2. 앞선 주자
inuit > 유정식 > 리승환 > 구월산


3. 다음 주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가 다음 주자가 되실 자격이 있음. ^^


4. 규칙
1. '난 행복하다. [ ]가 있으니까.'의 빈칸을 하나의 명사로 채우고, 다섯 줄 이내로 보강 설명을 주세요.
평범한 답은 쓰지 말고, 거창한 답도 쓰지 말고 자기만의 작고 소중하며 독특한 행복요소를 적으시기 바랍니다. (금칙어: 가족, 건강 등)
2. 앞선 주자의 이름을 순서대로 써 주세요.
3. 다음 주자로 두 분의 블로거를 지정해주시고, 글을 부탁 드립니다.
4. 규칙을 복사합니다.
5. 이 릴레이는 1월 31일 11:59분에 마감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을 참조 바랍니다.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70
  • [릴레이] 난 행복하다. 왜?

    Tracked from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 | 2011/01/24 09:30 | DEL

    이웃블로거인 inuit님으로부터 제가 첫 바톤을 넘겨 받아 이 릴레이를 이어갑니다. 막상 릴레이 요청을 받으니 '내가 왜 행복한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

  • 空 , (inuit님 포스트릴레이 합니다)

    Tracked from 토마토새댁네 | 2011/01/25 11:37 | DEL

    inuit님으로 부터 릴레이 바통을 받았습니다. 예전 참 릴레이를 즐길때가 있었지요..ㅎㅎ 은근 부담되지만 늘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릴레이는 행복에 관한 것 입니다.^^ 1. 나의 행복론 난 행복..

  • toms store

    Tracked from toms store | 2013/06/13 11:25 | DEL

    This paragraph Read & Lead - 행복, 그리고 졸업 is in fact a pleasant one it helps new internet viewers, who are wishing for blogging.

  • toms shoes

    Tracked from toms shoes | 2013/06/13 11:28 | DEL

    Hahahaha, what a funny this %title% YouTube video is! I'm still laughing, thanks to admin who had posted at this web site.

  • BlogIcon 토댁 | 2011/01/25 11: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쉬~~
    buckshot님에게 흘러갔네요..^^
    은근 과연 언제 우리 buckshot님께 갈 지 기다린 1인!. ^^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또 다른 시각으로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건강한 오늘되세요!
    제 생각주머니를 넓혀주시는 buckshot님 우리 오래오래 칭구해요..ㅎㅎ

    • BlogIcon buckshot | 2011/01/26 20:03 | PERMALINK | EDIT/DEL

      좀 썰렁한 행복론을 포스팅한 것 같다는 느낌이 살짝 들긴 합니다. 토댁님께서 블로고스피어에 계시는 한 블로고스피어는 참 좋은 공간으로 오래 갈 것 같습니다. ^^

  • BlogIcon Lenscat | 2011/01/25 14: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네요. 저도 사사로운 욕심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은데 마음속으로는 행복을 추구하니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군요. 행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1/01/26 20:06 | PERMALINK | EDIT/DEL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 제가 지향하는 삶입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시공간을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 :: 2010/10/13 00:03


우주에서 제일 빨리 움직이는 것은 빛이다.
광속은 속도의 최고봉이다.

근데 그건 공간 차원에서나 그런 것이고
시간과 공간을 합친 시공간에서는 모든 물체가 광속으로 이동한다.

우리는 모두 시공간을 광속으로 움직인다.
공간차원에서의 움직임은 거의 없고
시간차원에서의 움직임은 열라 빠른 것이다.
빛은 거꾸로이고.
공간차원에선 빛이 빠르기의 지존이고 우린 꼬래비지만,
시간차원에선 우리가 빠르기의 지존이고 빛은 꼬래비이다.
우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못하고 산다.
우린 정말 빠르다.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갖게 되는 이유는
시간을 전혀 점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간 축을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
그 속도는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다.
반면 공간 상에서는 사실상 정지상태나 다름이 없는 존재다.

만약 인간이 시간 축에서만 열라 빠른 것이 아니라
시간 축, 공간 축 모두에서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존재였다면
점유에 대한 환상은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인간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시공간 상을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

시간 축에서의 속도와 공간 축에서의 속도 간의 심한 비대칭이
인간에게 어처구니 없는 착시 현상을 제공한 셈.

뭔가를, 어딘가를 점유한다는 생각. 꿈이다. 개꿈..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093
  • rodge | 2010/10/17 22: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보면서 생각난것들 x/y/z/시간 , E=mc^2 , 공수래공수거 , 무소유 ㅎㅎ
    언제쯤 저도 개꿈에서 깨어날까요? 잘읽었습니다.

  • 고구마 | 2014/04/08 00: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ㅎㅎㅎ 과학지식을 이렇게 재미있게...
    빼꼽잡고 웃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4/04/08 09:30 | PERMALINK | EDIT/DEL

      웃음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커피향이 향긋하네요. ^^

NAME PASSWORD HOMEPAGE

타인계발과 허독(虛讀) :: 2010/08/02 00:02

허독(虛讀): 헛된 독서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좀처럼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자기계발서가 '본인' 계발서가 아닌 '타인' 계발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계발 알고리즘은 본인이 직접 계발해야 한다. 자신의 성향, 욕구, 생각/행동의 흐름을 읽고 자신을 온전히 리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맥락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시중의 타인 계발서를 읽게 되면, 그 순간 만큼은 마치 '본인 계발'을 이미 하고 있다는 착각과 찰나적인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뇌 속의 가상현실 에이전트인 거울 뉴런이 작동하여, 타인의 맥락을 마치 자신의 맥락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타인 계발서를 아무리 읽어도 자신이 처한 맥락과의 갭을 좁히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피아노 치는 법에 대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피아노 잘 치기 어렵듯이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자기계발 잘하기 어렵다. 일상 속의 작은 성찰과 실행이 쌓이면서 조금씩 내가 변해가는 모습 자체가 자기계발서인 것이다.


자기계발서의 작동원리는, 멀쩡하게 잘사는 사람에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갭이 크다는 부정적 결핍감을 제공하는 것 아닐까? 중요한 건 '나'에 대한 이해와 긍정인데, 유니크한 '나'를 범용화된 자기계발서의 범용적 프레임에 끼워 맞추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조급하게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얕은 욕망에 불을 지르고 있는 건지도. 자기계발은 조급하게 불을 확 지르는 개념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물줄기를 변화시키는 노력인데 말이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도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는 건, 자기계발서가 제시하는 현실과 이상 간의 갭이 내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범용화된 자기계발서의 말보단 유니크한 내 자신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포스팅은 2000년~2005년까지 숱한 자기계발서를 읽었는데 이렇다 할 내 자신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던 '허독(虛讀)'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올리는 글이다. ^^




PS. 관련 포스트
자존, 알고리즘
배움, 알고리즘
가상,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031
  • BlogIcon 태현 | 2010/08/02 16: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감합니다.

    그래도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게 문제겠지만요... (저도 마찬가지라 부끄럽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8/02 20:56 | PERMALINK | EDIT/DEL

      예, 타인의 삶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에 투영하면서 나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계속 실행하면서 배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 BlogIcon 토댁 | 2010/08/03 08: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헐....
    다시 돌아온 토댁를 환영하는 우리 buckshot님의 글이
    가슴 팍에 화살을 확 꽂아버리네요..헉!!

    잘 못 했어요!!
    내 소리에 귀기을여 볼꼐요..
    ]근데 제가 난청이가 봐욤..
    잘 안 들려요 나의 소리가...

    우째면 잘 들리까여?
    나의 소리가~~~~~

    • BlogIcon buckshot | 2010/08/03 09:35 | PERMALINK | EDIT/DEL

      아녀~ 제 가슴에 꽂는 화살입니다~ 저를 향해 겨누는 화살만큼 감미로운 화살도 없어여~ ^^

      참 날이 더운 것 같습니다. 열대야가 사람 잡네여~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여~ ^^

  • BlogIcon ego2sm | 2010/08/04 17: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남의 성공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리더나 부자들이 공유해주는 팁을 '실행'할 것.
    수첩을 사라,와 같이 사소하지만 큰 변화들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문학책도 많이 있으면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가 생기듯
    자기계발서도 이 책 저 책 다 읽어보고 욕(?)도 마음껏 하다보면 좋아하는 작가와 문장이 생겨요.
    오랜만에 또 자극받고 가요. 벅샷님 더위 조심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0/08/07 09:51 | PERMALINK | EDIT/DEL

      예, 타인계발과 자기계발 사이의 간극을 잘 메꿔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

  • Dynamic | 2010/08/10 09: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크라테스의 니 꼬라지를 알라가 생각납니다. 자신을 잘 알지, 느끼는 것은 일생동안 해야할 일이겠지요. 쉽지 않아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8/10 21:36 | PERMALINK | EDIT/DEL

      짧은 문장을 평생 실천하며 살아가는데 묘미가 있나 봅니다. 항상 귀한 댓글 주셔서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

  • cjddn2009 | 2013/01/25 20: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강하게 공감합니다. 사람의 정신은 각자 마다 다 '유니크' 하기에 항상 타인이 받은 '인상' 대로 똑같이 작용할수 없다고 봅니다. 또한 자신의 환경과 배경또한 틀리고 자신의 체험세계과 타인의 체험세계는 또 틀리기에 여기서 갭이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글 퍼갑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3/01/25 20:48 | PERMALINK | EDIT/DEL

      유니크한 내가 유니크한 타인을 따라한다는 상황 자체가 나 자신을 범용품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ueturtle | 2013/03/28 15: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2000년~2005년까지 숱한 자기계발서를 읽었는데 이렇다 할 내 자신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던 '허독(虛讀)'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올리는 글이다. ^^"
    다부진 필력에 감동까지...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격한 반성에 들어가얄거 같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3/03/28 20:52 | PERMALINK | EDIT/DEL

      자기계발은 읽어서는 어렵고 실행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귀한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강약, 알고리즘 :: 2010/01/22 00:02

Performance expert인 Marcus Buckingham은 탁월한 성과는 약점 고치기가 아닌 강점(Strength)에 대한 집중에서 나온다고 얘기한다.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업무의 중심에 놓고 계속 발전시켜 나갈 때 높은 퍼포먼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약점을 고치지 말고 강점에 집중하라!"는 물론 좋은 말이긴 하다.  하지만, 강점과 약점을 너무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좀 아쉽다. 약점에 대한 보다 더 적극적인 관점과 애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  
The Freak Factory: Making Employees Better by Helping Them Get Worse에 멋진 표현이 나온다. 

Framing characteristics in terms of strength and weakness is the wrong way to think about people.

강점과 약점을 구분하는 것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강점과 약점은 사람의 유니크한 개성을 구성하는 "나누어질 수 없는 한 덩어리"인데  사람의 강점과 약점을 억지로 구분하고 강점을 예뻐라 하고 약점을 천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코미디란 얘기다. 

아래 조견표가 보여주는 것처럼,
창의성이란 강점을 갖고 있다면 질서/구조화에선 약점을 보이기 쉽고, 유연한 사고의 강점을 갖고 있다면 일관성 부족이란 약점을 보일 수 있다. 현실적이란 강점을 갖고 있으면, 긍정적 사고 결핍의 약점을 보이기 마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이자,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강점 속에 약점이 숨어 있고, 약점 속에 강점이 잠재하기 마련이다. 강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마음을 놓다간 어느새 강점 속에 숨어 있던 약점이 고개를 들기 일쑤이고, 약점을 부끄럽게 여기고 약점을 억지로 고치려 하거나 외면하게 될 경우, 약점의 이면에 있는 강점이 세상 빛을 보게 될 가능성을 스스로 뭉개게 된다.

결국,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강점과 약점을 나눠서 보는 시각은 편향 가득한 시각일 뿐이다.  고대 페르시아인들이 편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술에 취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점과 약점은 인간의 편향적 관점이 낳은 반쪽 짜리 환상일 뿐이다. 실제로 강점과 약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강점이라고, 약점이라고 바라보고 싶어하는 편향적 프레임만 존재할 뿐이다.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중요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2가지 상반된 상황에서 각각 의사결정을 내렸다.  '술에 취했을 때 vs.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 이 2가지 상황에서 동일한 의사결정이 도출되었을 때에만 그 결정에 의한 액션을 취했다.  (편향, 알고리즘)


강점을 반성하고, 약점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반쪽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의사결정과 마찬가지로 '강점-약점'은 호불호가 분명한 선악 프레임 상에서 작동한다. 호불호는 감정의 영역이다. 감정은 균형감각을 잃기 쉽고 환상을 먹고 살기 마련이다. 환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균형 메커니즘을 장착하고 그것을 계속 발전시켜 가야만 감정이 이끄는 편향적 환상 플랫폼 상에서 헤매지 않을 수 있다. ^^ 





PS. 관련 포스트
감정, 알고리즘
강약의 링 - 강즉시약 약즉시강 (强卽是弱 弱卽是强)
강점 vs 감정
제허, 알고리즘
편향,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954
  • BlogIcon 夢の島 | 2010/01/22 00: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동양에서 보는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사상과도 통하는 내용이군요
    장점이 곧 단점이고 단점이 곧 장점이라는 사고는 서양식의 이분법보다는 동양식의 전체론적인 사고에 기반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그런 의미에서 동양적인 사고는 편향성에 대한 좋은 처방이 될 지도 모르겠군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22 19:55 | PERMALINK | EDIT/DEL

      예, 전체론적이고 통합적 사고방식에서 분명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고의 방법론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새롭게 얻는 통찰이 매우 소중한 것 같구요. 귀한 댓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 BlogIcon 고구마77 | 2010/01/22 14: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structural thinking을 강요받는 컨설턴트지만 unorganized thinking을 좋아하는 저에게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사실 경영학이나 사회학에서 말하는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 연구대상을 linear system이라 가정해 버리고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현실은 요소 요소들이 복잡한 상호관계로 엮여있는 non-linear system임이 분명한데도 말이죠. 어찌보면 폭력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엄청난 가정임에도 그 편리성을 맛보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죠. (뭐 사실 그게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공부/연구하시는 분들도 많으니...-_-)

    강점 약점을 구분하는 사고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1/22 19:59 | PERMALINK | EDIT/DEL

      structural thinking과 unorganized thinking를 적절히 융합시켜 사고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게 맘처럼 잘 안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폭력적인 사고 프로세스가 횡행하고 있고 저도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 '분리'가 참 편리한 방법이긴 한데 분리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도 참 많다는 딜레마가 있으니.. 계속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다 보면 발전이 있겠지란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박재욱.VC. | 2010/01/22 14: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강점과 약점이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는 말이 참 와닿네요. 확실히 강점과 약점은 서로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는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군요.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많은 고민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1/22 20:00 | PERMALINK | EDIT/DEL

      뫼비우스의 띠를 잘 다루고 싶어요. 필요할 땐 분리의 프레임을 사용하더라도 뫼비우스의 묘를 몸과 마음에 잘 붙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ogIcon 초하(初夏) | 2010/01/23 03: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때로는 약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노출하는 것도 부드러운 연출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소문이라도 들으셨을가요... 오랜만이시라, 이런 초대를 해도 될런지 모르겠어요...
    다음 주에 '제6차 동시나눔'을 시작합니다.
    관련 글은 아니지만, 링크된 이 글( http://chohamuseum.net/396 ) 보시고,
    동참과 응원을 부탁드려요~~ ㅎ

    • BlogIcon buckshot | 2010/01/23 16:54 | PERMALINK | EDIT/DEL

      초하님, 댓글 주셔서 넘 반갑습니다. 계속 멋진 이벤트 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으네요. 여유가 없는 제 생활이 갑자기 미워지려고 합니다. 계속 좋은 글과 이벤트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을 다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초하(初夏) | 2010/01/23 21:53 | PERMALINK | EDIT/DEL

      왜 이러시나요... 부끄럽습니다. ^&^
      그렇다고 벅샷님 자신을 미워할 것까지야...ㅎㅎ

      지난 번, 고맙게 받아 읽었던 '딜리셔스 샌드위치' 독서 후기를 아직 까지도 올리지 못해서 제가 더 죄송한 마음이 크답니다. 그래서 더 못 찾아왔다는... 다, ㅋ 핑계지요...

      그래서 꼭 동참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 욕심일까요... ㅎㅎ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