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해당되는 글 37건

현재의 탄생 :: 2016/10/21 00:01

2016년 10월21일
당연히 존재하는 날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날을 상상하고
이 날을 소환하고
이 날을 기대하고
이 날을 준비하면

2016년 10월21일은 가슴 벅찬 현재로 탄생하게 된다.

현재는 그냥 지금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현재. 그건 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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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재구성 :: 2016/10/17 00:07

2006년 10월17일 화요일.

이 날.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그 생각으로 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6년 10월17일의 나는 그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고
그 이후에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나간 과거.
그 중의 하루를 잡아서
그 날을 상상해 본다.
그 날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 날을 상상한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정황 정보를 토대로
그 날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재구성한 2006년 10월17일은
과거의 하루일까.
그건 또 다른 미래일 수도 있을까.
아니면 그건 확장된 현재인 것일까.

공간을 고정시킨 채(?)
시간 이동의 상상을 하는 건
분명 흥미롭다.

과거를 소환해서 현재의 비트에 맞게 리믹스하는 것.
새롭게 프로듀싱을 거친 그 날. 그건 새로운 시간 차원으로의 이동이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그냥 가상의 하루
아니 그 어떤 실재보다 더욱 생생한 가공의 날

과거를 재구성하지 않는다는 건, 그런 놀이를 즐기지 않는다는 건..
시간을 모독하는 행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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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년 :: 2016/10/12 00:02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지음, 배명자 옮김/북라이프


이 책의 첫 문장이 대단히 흥미롭다.

바다에 최초의 원시 생물이 생겨난 뒤로 족히 35억년이 흐른 어느 7월의 토요일 늦은 저녁,..





그렇다.
오늘은 그냥 오늘이 아니다.
과거의 어느 날로부터 **의 시간이 흐른 그런 날이다.

시간 좌표 상의 한 점.
그 점에 위치한다는 것.

시간의 흐름 속을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수식할 수 있는 문장은 무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은 1392년 조선 건국으로부터 624년이 지난 10월의 어느 수요일 새벽이다.
이 날은 1392년으로부터 어떻게 흘러 흘러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나는 1392년엔 어떤 존재였고, 지금까지 어떤 시간의 흐름을 살아왔을까.
오늘은 624년 전의 어떤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을까. 또 오늘은 624년 전의 어느 상황을 투영하고 있을까. 오늘이 624년 전의 어느 상황에 영향을 주고 있을까.

오늘이 얼마나 많은 수식어로 규정될수 있는지 뜬금없이 인식하게 되는 지금 이 순간.
오늘의 의미가, 오늘에 이르게 했던 과거 시간의 흐름이, 오늘로부터 시작될 미래 시간의 흐름이..

오늘이, 지금이, 시간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지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걸 눈치채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감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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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 :: 2016/09/09 00:09

돈을 쓰고
비행기나 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여행은 너무 협소하게 정의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여행 중이다.

한 자리에 앉아서 여행을 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다.
여행의 기본 전제 조건인 공간 이동이란 개념을 일단 허물어 놓고 여행을 시작한다.

공간 이동이 아니라
시간 이동을 한다. 나는 지금 여기서.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나는 시간을 이동한다.

시간 이동은 타임머신 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동은 타인이 정의해 놓은 프레임 속에서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가 시간이동의 요건과 양태를 정의하면 된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누가 정의해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느끼고 내가 살아나가는 흐름이 시간이다.

내가 정의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움직일 수 있다.

나는 지금 2016년을 살고 있고
시간적 위치를 옮겨 본다. 2016년에서 2006년으로..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까 말까 망설이던 그 지점으로..
2006년 9월의 나.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의 나.

그 시절의 나를 찾아가서 말을 걸어본다.
지금의, 2016년의 나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냐고..

2006년으로 이동해서 2016년의 나를 예상해 본다.
과연 나는 10년 후의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었을까.

2006년의 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섣불리 하지 못한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보니 예측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잠깐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2006년의 나는 지금 시간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후인 2016년으로 날아가서 그 지점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2006년의 나를 바라보면서
2016년의 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2006년의 나는, 그 시절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2006년의 내가 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2016년의 내가 2006년의 마음을 먼저 맞춰보고 싶어졌다.

분명한 건..
난 이런 식의 여행을 20년 전에 꿈꾸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2016년의 나는, 10년이 지난 2006년의 나는
알지 못할 설레임에 빠져 뭔가를 적고 싶은 기운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었고
그 기운은  결국 우리 둘을 서로 만나게 했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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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서 넘어지다. :: 2016/07/13 00:03

공용 자전거를 즐겨 타다가
결국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게 되었다.

그런데, 비가 올지도 모르는 날에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 개인용 자전거를 타긴 부담이 되어서 공용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비가 오면 가까운 자전거 스테이션에 놓아둘 생각을 하고 공용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오랜 만에 타는 공용 자전거다 보니 몸에 익숙하지가 않았다.  타고 가다가 살짝 가파른 길을 만났는데 너무 방심을 했는지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땅으로 넘어지면서 왼쪽 손으로 땅바닥을 받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팔목에 무리가 온 듯 하다. 일어서 보니 다른 곳은 문제가 없는데 왼쪽 팔목이 많이 아프다.

이젠 예전과 같은 자유로운 왼쪽 손놀림이 어려워졌다. 조금만 팔을 흔들거나 비틀어도 통증이 전해진다.

예전엔 당연했던 왼손 놀림이었는데.
불편해진 지금을 아쉬워하기 보단
편했던(?) 예전이 감미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불편한 지금을 당연시 하게 된다.
지금의 불편함이 당연하다면 이 손이 낫게 되면 나는 엄청난 행복감을 누리게 되겠다.

행복이란 그런 것 아닐까.
지금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단지 그거 하나로 귀결되는 거 아닐까.

지금을 최상의 수준으로 정의하는 순간
지금보다 낮아져도 그리 나쁘지 않고
지금보다 좋아지기라도 하면 행복감은 고조될 것이다.

자전거에서 넘어진 날.
내겐 나만의 행복감이 시작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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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에 접속 :: 2016/06/13 00:03

잡지 'MONOCLE'을 읽는다.
빼곡하게 들어찬 영어 문장과 이미지.
영어로 적혀있는 헤비한 문장을 읽는 게 너무 힘들다.
그래서 이미지만 살펴 보았다. 이미지만 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눈 앞에 보여지는 이미지 만으로 정보를 소비하려고 하니 빽
하게 채워진 텍스트 정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 상상은 이미지 정보를 대하는 자세를 달라지게 한다.

보조 정보로서의 이미지가 아닌
주 정보로서의 이미지. 버젓이 존재하는 텍스트를 제끼고 이미지 만으로 정보를 소비하려고 마음을 먹으니까 이미지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이미지에 의존하려고 작정을 하니 이미지와 나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는 느낌이다.

그건 마치 이미지가 아닌 웹을 대하는 경험과도 유사한 것 같다.
종이책에 담겨진 이미지를 훑어내리듯 스킵해 나가는 게 아니라 이미지 자체에 몰입하게 되는 효과가 생겨난다. 이미지에 접속해서 이미지와의 연결을 시작한다. 이미지에 담겨진 형체들, 색깔들, 구조, 메세지를 가늠하려는 의도가 생겨난다. 이미지에 담겨진 것을 통해 이미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읽어내고 이미지에 담겨있지 않은 것을 통해 이미지가 은닉하고자 하는 것을 발굴하기도 한다.

종이책에 담겨진 이미지일 뿐인데, 오프라인 상의 정보일 뿐인데 난 그걸 마치 온라인 대하듯 하고 있다.

온라인이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정의되는 것 말고. 내게 있어 온라인이란 무엇인가?
연결 아니었던가?
연결은 무엇인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연결'에 관한 거라면
종이책은 더 이상 오프라인 매체는 아닌 것 같다.
종이책도 얼마든지 온라인 접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종이책도 웹사이트이고, 종이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모바일 도상에서 수시로 소비할 수 있다면 종이책은 모바일 앱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본다면 종이책만 웹사이트/모바일앱은 아닐 것이다.

내가 사용 중인 컴퓨터를 지탱하고 있는 책상도 웹인 것이고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은 모바일앱일 것이다.

세상 만물이 웹이고, 세상의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모바일앱인 것이다.

웹은 프리퀄.
웹 이전의 세상은 그 자체가 웹이었다.
그걸 협의의 '웹'의 탄생을 통해 비로소 인지하게 되었을 뿐.

항상 이런 식이다.
뭔가 팬시하고 멋진 신세계가 펼쳐지는 듯 하지만 정작 따지고 보면 그건 전혀 새로운 게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걸 우리가 애써 외면하듯 모르고 있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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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 2016/04/18 00:08

볼드 (BOLD)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이지연 옮김/비즈니스북스







변곡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지점을 지나면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지는..
과거와 미래가 확연히 달라지게 되는 현재.
변곡점.

시간의 흐름을 뒤집어 놓아보면 어떨까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가정해보면
큰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은 어디 지점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나 변곡점이 존재하는 것이지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을 흘러가게 해보면 이렇다 할 변곡점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저 원형을 향해, 본질을 향해 시간이 흘러가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변곡점 같은 건 없고 그저 뿌리를 향해, 중심을 향해 묵묵히 흘러가는 잠잠한 물결 만이 존재할 듯도 싶은데..

그렇다면
지금 내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가 변곡점이라 여기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가식적인 것일까

그건 자본이, 시장이, 의도된 무엇인가가 변곡점이라 일러주는 것이지
실은 변곡점이 아닌 그저 무수히 많은 점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 아닐까

이전엔 상상할 수도 없는 변화가 일어난 지점이라서 그걸 변곡점이라 부르곤 하지만
사실 그 변화는 본질적 레벨에선 그닥 의미가 없는 가식적 변화에 불과한 것일 수도..

그냥 시간이 흘러가야 하니까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어떻게든 미래를 열어가야 하니까
다급한 마음에서 변화, 혁신, 혁명 등의 용어를 필요로 했을 뿐
요란하게 표현되는 그것들은 사실 일상 속에서,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요동의 파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소소한 잔 물결 정도가 아닐까.

그런 잔 물결을 혁명이라 착각하고 살아가도록 인간은 프로그래밍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도에 속절없이 조종되고 지배되도록 인간은 길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시간에 속고 공간에 농락당하는 존재인 듯 하다.
시간을 가지고 놀면서 공간을 유영할 수 있어야 할텐데.. 쩝..

변곡점.
과연 그건 무엇일까.
충분히 의심해도 좋은 허상적 개념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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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과 공간 :: 2016/01/22 00:02

e북의 속성이 종이책의 속성보다 내게 더 익숙해진 지금.

e북에 마음과 손이 최적화되어 가는 흐름과 함께
종이책에 대한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내 공간을 작지 않은 부피로 채우고 있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왜 지금 내 옆에 진열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들은 지금까지 내게 무엇이었고, 앞으로는 내게 무엇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e북의 창궐 속에서 나는 e북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면 될까.
아니면 종이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새로운 종이책 경험의 창출을 모색해야 할까.

나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새로운 매체가 될 수 있을까.
그게 과연 뭘까. 퇴색해 가고 있는 걸까. 아님 새로운 시간의 결 속에서 새로운 맥락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걸까.


e북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명징하게 와 닿는 신호가 있다.
종이책은 명백하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그 공간은 내게 있어선 의도이고 비용이다.
공간적 점유.

점유된 공간은 어떤 의도를 품게 되고, 그 의도는 시간과 함께 여러가지 색채를 띠면서 진화해 나간다.
이북과 함께 해온 시간을 통해서 종이책은 어떤 식으로든 그 정체성을 내게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의 공간을 점유하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내게 무엇을 의미할까.
그냥 공간만 점유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공간 점유를 통해 그것은 내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말하고 있다면 그들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내가 나의 감각과 취향에 따라 구입해서 책장에 진열해 놓은 책들.
그것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는 나에게 어떤 신호로 전달되고 있는가.

그 신호는 예전보다 지금 더 선명해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그 신호의 해석을 통해, 나는 나의 공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는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자리잡고 있는 시공간은 무엇인가. 그 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종이책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공간을 인식하게 되었고
나는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관심 가는 책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책이 e북으로 제공되길 바라면서도
나는 종이책에 대한 은근한 끌림을 느낀다.

종이책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현재..



PS. 관련 포스트
책장
e북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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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 :: 2015/11/09 00:09

오늘은 11월9일이다.

그래서 나는 11월9일을 산다.

삶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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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그리움 :: 2015/10/05 00:05

시간은 흐른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내미를 보고 있으면
딸의 예전 모습이 그리워진다.

딸이 옆에 있어도 딸이 그립다.

그리고 나는 안다.
지금 딸의 모습.
그 모습도 시간이 더 흐르면 그리워질 것임을.

나는 항상 딸이 그립다.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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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과 엔드 :: 2015/09/11 00:01

웹사이트는 대개 목록 페이지와 엔드 페이지로 구성된다.

그래서 목록과 엔드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원하는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하는 흐름을 타게 된다.

그러다 어떤 엔드에서 한참 머물러 있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지?"

"내가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걸까?"

사용자가 이동하는 페이지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특정 페이지에 도달하게 될 때는 반드시 그 페이지로 시선을 이동하도록 만든 동인이 있다.

웹 상의 이동을 기계적으로 분석하면 그 페이지로 이동하기 이전의 경로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심층적인 레벨에서 파헤쳐 보면 특정 페이지로 오기까지의 수많은 맥락의 연쇄 고리가 알게 모르게 생성되고 소멸되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목록에서
엔드에서
목록과 엔드를 오가면서
'기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구성하는 인과 사슬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

그 모든 것들이 목록과 엔드를 오가는 웹 상의 행동 구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

목록과 엔드.
끝없이 반복하게 될 이동 경로 상의 움직임.

오늘도 난 특정 목록에서 엔드로의 진입을 모색하고
엔드에서 뭔가를 찾고 소비하고
다시 목록으로 나와서 또 다른 엔드로의 진입을 계획한다.

목록과 엔드 사이에서 이동하는 흐름.
그 자체가 '나'인 듯 싶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
그 흐름이
그 흔적이
목록과 엔드 사이에서
오늘도 쉴 새 없이 로깅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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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X :: 2015/08/28 00:08

지금 이 순간 내 머리 속에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이 포스트를 언제 어느 순간에 읽더라도 내 머리 속에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은 시간에 따라 공간에 따라 맥락을 따라 다채로운 형태를 띨 것이다.

완성형 문장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인상 깊게 읽은 것일 수도 있고
적다가 만 미완의 문장일 수도 있고
텍스트의 형태를 띠지 않은 이미지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어떤 형태의 문장일 지라도
어떤 시공간의 좌표값을 점유할 지라도

이 포스트는 계속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포스트를 읽는 시공간은 이 포스트를 항상 살아있는 하나의 문장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하나의 문장에 순간 포획의 역할을 부여하고 언제든 우연한 계기로 간헐적 조회를 한다면 이 포스트는 생성의 목적을 다하게 될 터.

지금 이 순간 어떤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는데 그것을 그대로 인용하기가 싫어서 그냥 그 문장을 X라 칭하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이 포스트를 읽게 될 때, 그 문장은 내 기억 속에서 떠오를 수도 있고 기억의 수면 밑으로 침잠되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상황이라도 나는 문장 X를 읽게 될 것이고 X 안에 뭐가 있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항상 내가 처한 그 순간이 답해줄 것이다.

문장 X.
동적 생성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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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썸 :: 2015/08/26 00:06

시간과 썸을 타면 어떤 기분일까?

가능하긴 한 걸까?

시간이 예상하지 못한 리듬으로 시간을 툭 건드리면 썸이 시작될까?

시간을 계속 당황스럽게 만들면 썸의 밸런스가 유지될까?

시간의 시간이 되면 썸력이 강해질까?

어쩌면 이미 그러고 있는 것일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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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 2015/07/27 00:07

인생에 가장 중요한 7인을 만나라
리웨이원 지음, 허유영 옮김/비즈니스북스


이 책에서 인상적인 숫자를 발견했다.

721
하루 중 70퍼센트는 그날 해야 하는 일에 쓰고
나머지 20퍼센트와 10퍼센트는 다른 일을 하는데 쓴다.



누구에게나 시간이 동일한 듯, 동등하게 주어지는 듯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

시간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배분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누구나 각자의 스타일이 있으니 자신의 취향에 맞게 721로 하든 532로 하든
시간을 몇 가지 덩어리로 나눠서 갖고 노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을 듯 싶다.

70퍼센트는 현재를 살아가고
20퍼센트는 미래를 계획하고
10퍼센트는 과거를 재구성하고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현재,과거,미래를 모두 보듬으면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

시간은 정의하기 나름이라는 것.
어떤 식으로든 시간에 나만의 색깔을 담아서 흘러가게 한다면
시간은 어떤 식으로든 나의 플레이에 반응을 할 것이고
나는 그런 반응을 읽으면서 또 다른 나만의 색채를 더할 것이고
이렇게 나와 시간이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뫼비우스의 띠는 매우 아름다울 듯 하다.

721
이렇게 단순한 숫자가
나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게 매우 흐뭇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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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감 :: 2015/07/24 00:04

豫想(예상): 어떤 일을 직접 당하기 전에 미리 생각하여 둠. 또는 그런 내용.
回想(회상):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豫感(예감):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암시적으로 또는 본능적으로 미리 느낌.

感(회감)이란 단어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회감 -> 지난 일이 현 시점에서 새롭게 정의되거나 생성될 것임을 암시적으로/본능적으로 미리 느낌.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
그 일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것.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그 일을 암시했던 여러 가지 징후들을 찾아내는 것.

지난 일이 지난 것이 아니고
다가올 일이 도래하지 않은 것이 아님을 상상하는 것.

感(회감)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내 안에서 재편되어가는 느낌이다.

과거와 미래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다는 것.

회감을 통해 그 양상을 탐구해 보면 좋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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