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에 해당되는 글 11건

진부와 정체성 :: 2017/04/05 00:05

진부하다는 건 당연한 거다.

진부하다는 건 기계적으로 반복된다는 건데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건 정체성에 가까운 거라서 그렇다.

'나'는 정체성과 관련한 부문에서 진부한 경향을 보인다.
변화를 주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되는 영역이 있다.
그건 바로 '나'여서 그렇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의 정체성에 밀접한 부분에선 난 진부해진다.

진부하다는 걸 굳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본질은 잘 변하지 않는다.
정체성은 쉽게 변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진부함은 '나'로선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개념이다.

필연적으로
나는
진부하다.

그 진부함을 피하려 해도 결국 나의 원초적 진부함과 마주하게 된다.

중요한 건
내가 어느 영역에서 진부하냐는 것이다.
내가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진부해지는가를 아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특히 나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진부해지는 영역..
그 지점에 나의 정체성이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진부함을 폄하하고 비웃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진부함을 받들어 모셔야 한다.
평생을 공부해도 잘 알기 어려운 게 나 자신인데
나를 알게 해주는 진부함이라니.. 감사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진부함의 지점에서
새로움의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음을 감지하면 된다.

진부할수록
변하지 않을수록
그 지점을 준거로 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혁신은
항상 기준점을, 원점을 필요로 한다.
변하지 않는 게 있어야 변화를 꿈꿀 수 있고
진부함이 있어야 혁신의 탄생 근거가 생긴다.

결국 진부는 변화와 혁신을 낳는다.
선명하게 파악된 진부는 명확하게 설정된 변화와 혁신을 예고한다.

그래서 진부함이 곧 변화이고
진부함이 곧 혁신인 것이다.

진부함은 부끄럽게 여기기는 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움의 대상이어야 한다.  ㅋㅋ



PS. 관련 포스트
기억과 차이, 그리고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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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사전 :: 2014/02/26 00:06

소설을 순서 무시하고 읽는 것.

국어사전을 서사적으로 읽는 것.

새롭게 읽기. 진부한 것을 혁신적으로 바라보기.

국어사전을 읽으면서 서사가 떠오른다면.

소설을 읽으면서 언어의 본질을 소환한다면.

사전과 소설을 엮는다면.

진부한 것 속에 혁신이 잠재하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소설이 사전임을 아는 것.

진부가 혁신과 다르지 않음을 아는 것.

소설을 읽으면서 사전이 그리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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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케이스 박살 :: 2013/12/18 00:08

평소에 핸드폰을 느슨하게 잡는 편이다.

어느 날 실수로 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폰을 견고하게 감싸고 있던 폰 케이스가 박살 났다.

폰 케이스 안에 있던 폰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폰 케이스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폰을 주워들었다.

폰을 구입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폰 케이스 속에 숨어 있던 폰을 바라보니 참 생소하다.

내 핸드폰이 이렇게 얇고 팬시한 것이었나?

박살 난 후에 케이스 속에 숨어있다가 불쑥 튀어나온 폰이 꽤 새롭게 느껴진다.  

그 동안 폰이 아닌 폰케이스를 만지고 있었구나.

잊고 있었던 날 것의 느낌.

케이스 속에서 폰이 참 답답했을 것 같다. ^^



PS. 관련 포스트
폰 신선도 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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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신선도 감퇴 :: 2013/12/16 00:06

갤럭시 S3를 산지 1년이 경과했다. 

1년 전에 갤럭시 S3를 처음 접했을 때는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보다 화면이 큼지막한 것이 시원시원하고 참 좋았었다. 그래서 폰을 사고 나서 3개월 정도는 폰을 들고 다니는 것이 매우 경쾌하고 신선했다. 폰을 꺼내서 보는 행위 자체에 깔려 있는 흐뭇함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폰의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신규 폰이 제공해 주는 다양한 개선 경험을 만끽하는 3개월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갤럭시 S3에 대한 지루함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폰의 경험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고 슬슬 신규 폰들이 시장에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내가 갖고 있는 폰의 상대적 진부함이 점차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예전엔 꺼내서 보는 것 자체가 흥겨웠는데 지금은 꺼내서 보는 경험 자체가 빛이 바랬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하철 등에서 새로운 폰을 꺼내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폰의 노쇠함(?)은 증폭되어 가고 있었다.

폰의 신선도가 감퇴하면서 폰으로 뭔가 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도가 밋밋해져 가는 느낌이다.  핸드폰은 의도적 진부화 알고리즘이 참으로 선명하게 작동하는 시장인 것 같다. 핸드폰의 세계에선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 1년이 지난 내 폰이 사뭇 올드하게 보여야 하는 시간의 강박.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은 시간이란 급물살 앞에 너무도 무력하다.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이토록 무서운 거구나. 불과 1년 전에 신선미 넘치던 외관을 자랑하던 나의 폰에서 낙엽이 되려 하는 힘없는 잎사귀의 스멜이 발생하다니.

갤럭시 S3를 산 후로 경과한 1년.

그 1년의 힘을 난 수시로 손 위에서 느낀다. 

시간 흐름의 따른 폰 신선도의 급격한 쇠락.

나의 폰은 아직 충분히 멀쩡하다.

그리고 나의 폰은 지나치게 진부화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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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러운곰 | 2013/12/31 18: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2년전에 구매한 옵티머스LT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구매한 순간에는 어떤이의 핸드폰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1년이 될쯤, 선생님 말씀처럼 신선도가 급격하게 쇠락했고, 새로운 휴대폰을 구매할까도 했지만 약정 덕분에(?)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휴대폰을 떨어뜨려서 액정을 깨먹었는데,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2년 동안 내 곁을 지켜준 고마운 존재랄까... 이 친구를 보내기는 아쉽지만 또 다른 친구를 맞이할때가 오니, 설레는 맘도 감출수가 없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3/12/31 22:53 | PERMALINK | EDIT/DEL

      폰을 통해 시간의 힘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신선도가 떨어져가는 폰에 대한 지루함, 새로운 폰에 대한 기대감. 모든 건 시간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간. 참으로 강적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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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봇 :: 2013/06/21 00:01

시장은 끊임없이 신상품을 쏟아낸다. 하지만 신상품은 시간의 흐름에 속절없이 신상품의 지위를 다음 상품에게 물려주고 구상품이 되어 시장의 씬에서 사라진다. 트렌드를 추종하는 소비자들은 신상품에 열광하고 신상품 구입의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시간은 그런 행위를 조롱하듯 신상품을 빠른 속도로 진부화시킨다. 시장은 거대한 의도적 진부화의 장이다. 빠른 속도로 기존 상품을 진부화시키면서 새로운 상품을 등장시키고 신상품은 빠른 속도로 신상품의 지위를 박탈당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신상품이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진부화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구상품이 되어가는 흐름 속에서 소비자는 신상품, 구상품에 대해 어떤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좋을까? 시장의 의도적 진부화 메커니즘이 소비자를 조롱하듯 갖고 노는 상황 속에서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시장에서의 진부화 속도에 순응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은 자본의 문법에 따라 상품을 진부화시키는 것이고 자본의 욕망에 맞춰진 진부화 속도로 상품을 소멸시켜 나간다. 이는 인간의 리듬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흐름이어서 시장의 진부화 리듬을 그대로 수용하다간 인간은 철저히 소비 로봇 단자로 격하될 수 밖에 없고 시장 리듬에 중독된 채 덧없는 진부화의 루프 속을 헤매며 시간을 흘려 보내게 될 것이다.

상품을 바라보지 말고 상품에 내재한 진부화 의도를 바라보자. 진부화 메커니즘이 규정하는 신상품과 구상품 간의 갭이 얼마나 작위적인 것인지 냉철하게 응시해보자. 시장리듬 중독자로 전락하지 말고 시장리듬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할 수 있는 진부화 메커니즘의 비평가가 되어보자.  

시장이 추천하는 상품에 현혹되지 말고 '나'에게 좋은 상품을 가려내는 혜안을 키워야 한다. 속물적 유행/문법에 부합하는 상품 라인업 속에 내포된 소비자 유린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어야 진정한 소비자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소비봇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시장은 상품을 유통시키고 소비봇을 사육하는 공간이다. 시장의 리듬을 몸에 착 붙이고 작동되는 소비봇이 얼마나 많은가가 시장의 성패를 좌우한다. 거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건 가공할 소비봇이 사육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리듬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자가 많다면 지금과 같은 시장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만의 리듬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시장과 다른 견해를 취할 수 있는 고유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나는 시장의 사육을 받고 있는 소비봇인가? 아님 시장을 응시/판단하는 소비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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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렉,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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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9 00:09

이것은 물이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재희 옮김/나무생각

e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서두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맞은 편에서 다가오는 나이 든 물고기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는 어린 물고기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넵니다. "잘 있었지, 얘들아? 물이 괜찮아?"  어린 물고니 두 마리는 잠깐 동안 말 없이 헤엄쳐 가다가 결국 물고기 한 마리가 옆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도대체 물이란 게 뭐야?"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쉽게 접하고 쉽게 지나치는 것들.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결코 뻔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닥 별 것 아닌 것에 인생을 걸 듯 몰입하는 것. 그게 보편적인 인생의 모습 아닐까? 뻔하게 생각했던 것 중에 단 하나만이라도 그것이 뻔하지 않음을 깨닫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오묘한 의미를 조금이라도 눈치 챌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이다. 세상에 널린 뻔한 것들. 그것들이 실은 거대한 우주들인데 말이다. ^^



PS. 관련 포스트

진부,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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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미래 :: 2012/06/01 00:01

디스플레이의 미래 “AIR”, 증강현실로 Reality에 색을 입히다! 라는 글을 읽고 드는 생각.


기술이 자신의 발전을 과시하며 인간을 이롭게 하는 새로운 뭔가를 내놓았다고 자랑할 때,
반드시 색안경을 끼고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의 대부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것을
그저 포장만 화려하게 해서 내놓은 상품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술은 반드시 시장성이란 필터를 통해 세상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시장'은 항상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하는데 항상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공급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NEW'에 가까운 것들을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는데
그런 천착은 새롭지 않은 것을 '새로움'으로 포장하는 기교의 극대화를 낳게 된다.

과학은 인간 자체가 가상현실임을 밝혀내고 있고
기술은 가상현실을 테마로 한 상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인간 자체가 가상현실이고 인간 자체가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가상현실의 어마어마한 실체 앞에선 초라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인간이란 가상현실을 직시하면 할수록 "얼마나 놀라운 SF 공상과학영화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인가?"란 경이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일상이 초 스펙터클 SF 무비인 인간 존재의 현실. 이런 상황 속에서 증강현실 기술의 발전에 놀라움을 느낀다면 그건 아무래도 개그라고 봐야 할 듯. ^^

기술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대부분 오래된 미래에 불과하다.
전혀 새롭지 않은 것을 완전 새로운 것처럼 포장해서 내놓는 '오래된 미래' 말이다.

정말 놀라운 기술은 아주 오래 전에 구현되어 있었고
우리는 시시각각 그 매직 테크놀로지의 영향권 안에서 일상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선생을 파괴하면서 배우는 학생
가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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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해도 될 것을 분석하다. :: 2012/03/28 00:08

.
이노베이터 DNA
제프 다이어 외 지음, 송영학 외 옮김/세종서적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제1부 파괴적 혁신, 당신부터 시작하라
1장 파괴적 혁신가 DNA
2장 발견 스킬 1: 연결하기
3장 발견 스킬 2: 질문하기
4장 발견 스킬 3: 관찰하기
5장 발견 스킬 4: 네트워킹
6장 발견 스킬 5: 실험하기

제2부 파괴적 조직과 팀의 DNA
7장 세계 최고 혁신 기업의 DNA
8장 혁신가의 DNA 실행하기: 사람
9장 혁신가의 DNA 실행하기: 프로세스
10장 혁신가의 DNA 실행하기: 철학


음.. 연결, 질문, 관찰, 네트워킹, 실험..
이거 굳이 방대한 리서치를 하지 않고도 그냥 직관적로도 떠올l릴 수 있는 혁신의 평범한 속성들 아닐까?

방대한 리서치가 간혹 허무해 보이는 뻔한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
혁신은 사실 그럴싸한 속성들로 규정되기 보다는 그야말로 운빨에 의해 나오는 것 아닐까?

혁신 분석의 결과물들은 이제 한계와 진부의 끝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이다.
혁신을 논리적으로 분석한 경영서적들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비선형적으로 창발하는 혁신을 선형적으로 분석하려 들지 않고
혁신은 단지 운빨이고 random movement의 결과임을 주장하는 거친(?) 글들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PS. 관련 포스트
논리와 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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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대화, 그리고 혁신 :: 2011/03/04 00:04

대화는 혁신의 산소이다.
혁신은 진부와 진부가 만나서 나누는 대화이다.

도시가 좋은 아이디어의 물리적/지적 환경이 되어 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간의 수많은 대화가 이뤄지기가 쉽다.
생각이 상호 교차하는 도시는 자연스럽게 혁신의 중심지가 되곤 했다.


구글의 정보 네트워크, 페이스북의 소셜 네트워크가 창궐하고 있는 지금,
도시는 새로운 의미로 태동/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이 구축하고 있는 정보 네트가 도시이고,
페이스북이 건설하고 있는 피플 네트가 도시이다.

이제 도시는 물리적 기반 위에서만 진화하지 않고
가상 네트워크 기반으로 더욱 역동적인 진화를 전개하게 된다.

우리가 물리적으로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정보와 사람 간의 네트워킹 관점에서 내가 거주하는 곳은 어디인가?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상호 교차하는 생각의 허브인가?
아니면 생각 자체가 희박한 한적한 변방인가?

혁신은 진부와 진부가 만나서 나누는 대화이다.
대화는 혁신의 산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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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toms sal | 2013/06/13 11:41 | DEL

    Very descriptive post Read & Lead -, I liked that a lot. Will there be a part 2?

  • BlogIcon New Ager | 2011/03/04 06: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일만가지 중심, 닷츠-허브의 시대... 나 자체가 그런 도시가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웬만하면 기존의 허울 좋은 도시들을 모두 잠식해버릴만큼 말입니다. :)

  • BlogIcon Digitalcowboy | 2011/04/06 14: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페북 등 SNS를 보면서 MIT 윌리엄 미첼 교수가 쓴 City of Bits: Space, Place, and the Infobahn를 지향하는 듯 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Robert Kraut가 Bell Communication Research 연구소에 있을 때 지리적 가치에 대해 연구한 가설로 '훌륭한 연구는 공유된 혼동(Shared confusion)에서 나온다는 말도 생각났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1/04/06 21:34 | PERMALINK | EDIT/DEL

      소개해 주신 책을 아마존 킨들로 보고 싶은데 킨들 버전이 안 나왔네요. ^^ 항상 올려주시는 트위터 글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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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콜린스의 참신함은 다 어디로 갔을까? :: 2010/09/03 00:03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How the mighty fall)
짐 콜린스 지음, 김명철 옮김/김영사


짐 콜린스는 Built to Last(1994),  Good to Great(2001)을 통해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오른 회사들의 성공비결에 대한 가설을 멋지게 설파한 바 있다. 그 후, 그 책에 나왔던 기업들 중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전의 성공을 망각하며 헤매게 된다. 짐 콜린스는 그에 대한 변명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How the mighty fall이란 책 제목은 Built to last, Good to great에 대한 묶음 변명서의 냄새가 물씬 난다.

짐 콜린스가 정리한 기업 몰락의 5단계는 아래와 같다.
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3단계: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

Built to Last, Good to Great과 마찬가지로, How the mighty fall도 결과론적 해석 기반의 가설일 뿐이다. 기업의 성공/실패는 알고리즘으로 코드화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결국 가설에 가설을 곱한 추정일 뿐이며, 그것을 불변하는 원칙이나 알고리즘으로 받아들이는 건 대단한 비약이라 봐야 한다.  가설은 가설에 불과할 뿐이며, 그저 참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짐 콜린스의 가설에서 명백한 것은 그것이 참/거짓 여부가 아니라 성공비결을 복제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의 가설이 참 잘 먹힌다는 것이다.

사실 Built to last, Good to great을 읽고 기업성공 방정식을 수험생처럼 외워서 사용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각자 자신이 처한 맥락에 따라 재구성하고 창조적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How the Mighty Fall과 같은 책을 출간하면서까지 자신의 가설을 변명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가설을 알고리즘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책을 낸 것일텐데.. Built to Last과 Good to Great에서 여실히 보여줬던 방대하고 집요한 결과론적 해석의 면모가 How the Mighty Fall에서 진부/루틴하게 이어지는 모습이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복제는 디지털의 영역에 국한되는 게 자연스럽다. 아날로그 정보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 기업과 개인의 성공은 다분히 아날로그적 플로우이다. 아날로그향이 물씬 풍기는 필드에 디지털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제3자가 복제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코드화시키겠다는 생각은 대단한 무리수일 가능성이 높다. 기업성공비결서,자기계발서는 초절정 복잡계의 기운이 흐르는 아날로그 정보를 어거지로 빡빡 우겨 디지털 정보로 코딩화시켜 시장에 내놓아 기업/개인의 성공비결을 복제하고 싶은 자들을 수익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세상엔 디지털화해선 안될 것들이 좀 있는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How the Mighty Fall은 뒷북이라고 생각한다. Good to Great이 출간된 지 8년 만에 나온 책이 뒷북형이라는 게 많이 아쉽다. 새로운 주제를 들고 나오면서 예전 주제를 새롭게 조명시킬 수도 있는 것인데 너무 기업 성공/실패에만 몰입하다 보니 점점 진부의 늪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이미 Good to Great이 Built to Last의 리믹스 버전이었는데 How the Mighty Fall까지 출간을 하다니. 이건 리믹스의 리믹스 아닌가?  이번 짐 콜린스의 컴백은 라임도 샘플링도 모두 밋밋하다. ^^


PS. 관련 포스트
정체성은 복제 대상이 아니다.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 부등식] People Decision > Strategy Dec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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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10/09/03 10: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난데 없는 질문입니다만,

    플랫폼을 어찌 이해하면 될까 고민중입니다.

    요즘 제가 제 자신이 이탈되어 나를 통한 정보들이
    다른 분들께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경험을 겪게 됩니다.

    제게 온 많은 정보들이 나를 통해 또 다른 분들께로 더 확대되어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암튼 요즘 제가 좀 이상합니다..ㅋㅋ

  • BlogIcon passioning | 2010/12/11 12: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ilt to last 나 이후의 속편들 모두 결과론적 해석에 불과하다고 하셨는데, 관련하여 두 가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1. '뚜껑을 열어보니 잘된 기업들은 모두 ~하더라' 의 결과론적 해석이 가지는 제한 사항(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그렇다면 위대한(what he calls a visionary) 기업들을 어떤 식으로든 본받는 데 있어서 취할 수 있는 다른 접근 방식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비현실적인 가정에 시작해서 현실과 어긋나는 경영 이론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실제 현실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지극히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buckshot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ㅋㅋㅋ 어쩌다보니 질문이 3개가 되어버렸군요.

    • BlogIcon buckshot | 2010/12/11 22:23 | PERMALINK | EDIT/DEL

      결국 passioning님의 3번째 질문이 1,2번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passioning님의 3번째 질문, 아니 답변에 동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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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차이, 그리고 패턴 :: 2010/08/23 00:03

나이를 먹을 수록 뭔가를 기억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느낌이 든다.  나이를 먹을수록 뭔가를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가?  아니다. 기억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패턴이 많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 패턴으로 인해 새로운 뭔가를 접해도 이전에 접했던 것들과의 패턴 유사성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즉, 나름 새로운 경험도 진부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밋밋한 정보로 평가절하(?^^)되어 기억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세상에 널린 복잡도 높은 정보를 그대로 뇌가 흡수하면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므로, 필요한 핵심 정보만 받아들여 생활하는 것이 분명 효율적이다.  인간은 패턴을 먹고 산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제 이해/풀이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경영을 잘한다는 것은 다양한 전략/실행 패턴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에서 패턴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 분야를 소음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패턴 생성/유지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나를 둘러싼 세상에서 인지할 수 있는 패턴이 점점 줄면서  세상은 소음으로 변해가고 그런 무질서 가득한 소음 속에서 나 자신의 무질서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무질서의 끝은 죽음이다.

패턴 인식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중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패턴 인식이 지나치게 발달할 경우, 새롭게 입수되는 정보를 기존에 축적된 패턴으로 요리조리 재단한 끝에 진부한 정보로 치부하게 된다. 넘 강력한 패턴 인식 체계를 갖고 있으면 세상이 온통 진부의 바다가 되어 버리는 셈이다. ^^

나이를 먹어도 기억력을 유지하고 싶으면, 차이에 민감해야 한다. 이전에 접했던 것들과의 유사성을 인지하는 패턴 활용과 함께 새롭게 부각되는 차이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럼 기억력은 좋아지게 되어 있다. '진부'의 바다에 쉽사리 휩쓸리지 않고 작은 차이를 발굴하고 거기서 새로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면 삶은 신선한 기억을 창출하는 '약동 가득한 시공간'이 된다.


인간은 패턴이 흐르는 강이다.  패턴은 수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작은 차이에 혁신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효율과 혁신이 조화롭게 역동하는 패턴을 먹고 산다. ^^



PS. 관련 포스트
기억과 자아 사이
기억, 알고리즘
거잠, 알고리즘
패턴,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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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고구마77 | 2010/08/23 21: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컨설팅 하다보니 아무래도 개념과 개념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말씀하신 사항에 정말 공감하나 보통 그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직업임에도 매번 참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나이든다는건 그런 면에서 점점 사고의 안락을 추구하고자 하는 관성과도 괘를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8/24 00:57 | PERMALINK | EDIT/DEL

      패턴을 다루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청년의 마음은 패턴 플로우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맘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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