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 해당되는 글 3건

역검색 :: 2015/10/21 00:01

나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결과를 쳐다본다.
항상 그렇게 검색을 해왔다.
인간이 기계를 향해 키워드 질의를 하고 기계는 검색결과를 출력해 주는

그런데

어느 날
기계가 나를 검색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나는 기계를 향해 어떤 검색결과를 출력해 주게 될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그렇게 해야 할까

그런데

난 이미 그러고 있는 건 아닐까
기계는 이미 나를 향한 검색 질의를 끊임없이 일삼고 있고
난 그에 관한 결과물을 계속 기계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나의 의식으로 수행한다고 간주해 왔던 모든 사고와 행동들

그거

기계가 나에게 내린 명령어가 아니었을까

난 그저 내게 주입된 명령어를 충실히 이행하는
알고리즘의 집합체가 아닐까

난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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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윤재현 | 2015/10/24 20: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을 보니 문득 예전에 썼던 글과 비슷해서 생각나서 답글로 공유를 해봅니다.

    음, 만약 보이지 않는다면 말씀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peoplearechanging/posts/931671683560892?pnref=story

    • BlogIcon buckshot | 2015/10/30 23:23 | PERMALINK | EDIT/DEL

      귀한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읽어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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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와 객체 :: 2013/08/23 00:03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 제목이 살짝 재미 있어서 포스팅을 해본다.

책 제목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나오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연상케 한다. 주인과 노예의 관계는 다분히 전복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인이 노예를 지배하고 노예는 주인에게 예속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상호 인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노예가 주인에게 의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인도 노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노예가 존재하므로 주인이 존재하는 것이고, 주인이 존재하므로 노예가 존재하는 것에서 주인과 노예는 서로를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는 관계적 의존성이 성립된다.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팔로워에게 지시하고 팔로워는 리더의 지시를 수행하는 관계는 일견 상하관계로 인식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리더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팔로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팔로워가 없는 리더는 존재할 수 없는 상황에선, 리더는 필연적으로 팔로워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리더'라는 존재가 온통 그 존재의 의미를 팔로워에게 저당 잡히고 있다면 과연 리더가 팔로워의 상위 레벨에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리더가 팔로워의 하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상호 의존적 관계에선 상과 하의 구분이 매우 공허하다. 설사 상하 관계가 설정되었다고 해도 그 관계는 다분히 전복적 함의를 띨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상은 언제든 하가 될 수 있고 하는 언제든 상으로 군림할 수 있는 공생 관계에 불과한 것이다. 상호 의존의 프레임 속에 들어가는 순간 상과 하는 언제든 전복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아니 전복이란 표현보다는 한데 엉켜서 끊임없이 굴러가면서 변화무쌍한 양태의 관계로 역동하는 뫼비우스의 띠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상호전복적 관계에선, 상대방을 또 하나의 나로 인식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주인은 노예를 나의 주인이자 또 다른 나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고 리더는 팔로워를 나의 리더이자 또 다른 나로 대접해야 한다. 나는 고양이를 나의 주인이자 또 다른 나로 간주해야 하는 것이고.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전복의 묘를 잘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투영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주체와 객체가 구분되기 힘든 표리의 관계임이 명징해 진다.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이고 고양이 또한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이다.
모름지기 관계란 그런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인간의 확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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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 2012/11/14 00:04

'접수'라는 개념은 직장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에서 주인의식을 강렬하게 견지하긴 어렵다. 하지만 누가 시킨 일이라도 그 일에 나의 혼을 불어넣으면 그 일은 어느새 내가 접수한, 내 주인의식 기반으로 작동하는 일이 된다.

'
누가 시킨 일' '내가 자발적으로 하는 일'로 변주한다는 것은 자신을 경영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자신을 특정 기업체의 부속품으로 기능하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사고/행동의 주체로 정의하고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담아낸 뭔가를 산출한다는 것.

거대한 기업경영의 장 속에서 자신을 경영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기업은 결코 한 개인의 성장을 걱정하고 케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업 특유의 생존 본능에 입각해서 기업의 영속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기업 영속성을 제고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영속성을 지키기 위해 개인은 자신의 영속성을 소비하는 것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개인경영의 존재감은 더욱 흐릿해질 수 밖에 없다.

나 자신을 단지 소모품으로만 정의하지 않고 나 자신 만을 위한 개인경영의 행보를 전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무의식/의식적으로 소모품으로 정의되는 삶을 살아가는 한 무기력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고 뭔가를 이뤄간다기 보다는 뭔가를 향해 지쳐간다는 느낌 만이 존재할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한, 자본의 소모품 입지를 완전히 회피하긴 어렵다. 쩐신이 지배하는 삶을 살아가는 한 쩐교의 교리 체계를 온전히 거부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규정/지배하는 알고리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원시시대는 약육강식의 알고리즘이, 봉건시대는 주종의 알고리즘이, 현대는 자본의 알고리즘이 세상을 재단하고 통치한다. 어느 시대를 살아가더라도 개인의 입지는 별도로 마련되어지지 않고 항상 도전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대를 직조하는 알고리즘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그 시대의 알고리즘에 철저히 유린당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있는 반면, 알고리즘을 직시하고 그것과 견줄 수 있는 개인경영의 체계를 구축하고 그것을 운용하면서 살아가는 삶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접수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이다. 남이 시킨 과제라도, 남이 주입한 개념이라도 그것을 나의 것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변주 역량을 견지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사실 딱히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중립성을 갖고 있다. 남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남의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남의 것인지 아닌지 어리버리 대하니까 나의 것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접수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것으로 접수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로부터 나를 향해 돌진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나에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나의 것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규정하고 재단할 수 있어야 한다.

'
접수'라는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어리버리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주인의식을 강렬하게 유지하긴 어렵다. 하지만 제아무리 어리버리한 일상이라도 그 일상에 나의 혼을 불어넣으면 그 일상은 어느새 내가 접수한, 내 주인의식 기반으로 작동하는 역동적이고 흐뭇감 가득한 일상이 된다. ^^



PS. 관련 포스트
쩐간
개인 경영 시대
웹혁, 알고리즘
로봇, 알고리즘
리더, 알고리즘
경혁, 알고리즘
경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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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mica | 2012/11/16 04: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따금 oo현장접수 란 말을 사용하는데 .. 제대로 정의해 주신 것 같네요 .. ^^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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