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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론을 읽은 이유 :: 2017/06/14 00:04

내가 하는 생각의 합을 나라고 칭할 경우,

나의 생각이 진부한 트랙 위에서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떄
돌파구를 발견하기 위해 나는 나와의 게임을 시작한다.

나에게 필요한 새로운 생각 재료나 패턴을 영입하기 위해선
나라는 생각 존재의 수용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는데..

시간의 흐름을 따라 나의 생각 패턴은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새로운 생각 메커니즘을 장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건 마치 전쟁과도 같은 심각성을 띨 수 밖에 없는 것이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내가 왜 읽었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결국 나에게 뭔가를 넣어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전쟁의 목적, 목표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전쟁..
그리고 본질적 레벨에서의 깊은 생각 전개
거기서 영감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전쟁론의 저자로부터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본질적 레벨에서 힌트를 얻고 싶었던 것 같다.

나와의 전쟁..
그걸 하기 위해 나는 지금 존재하는 것 같다.

그건 추상적 차원의 전쟁인 동시에
현실적 차원에서의 전쟁이기도 하다.

전쟁을 문학적, 철학적으로 풀어낸 책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 책을 통해 전쟁이 바로 나의 문제라는 걸 인식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ㅋㅋ



PS. 관련 포스트
전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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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부재 :: 2017/02/03 00:03

존재를 부재하다고 생각하는 것
존재와 부재는 백지 한 장 차이

부재를 존재라 생각하는 것
부재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부재로의 흐름은 파동과도 같은 것

존재라는 허상
부재라는 환상

존재와 부재는 서로를 보완하는 상호 의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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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감 :: 2016/12/21 00:01

물리적 관점에서
나의 삶은 내가 위치했던 좌표와 내가 이동했던 좌표 간 거리로 규정된다.

내가 생성하는 물리적 이동.
좌표와 경로
노드와 링크

그런데..
내가 어떤 좌표에 위치했다는 건
내가 그 좌표를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좌표들을 배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내가 좌표와 좌표 간 이동을 했다는 건
내가 그 이동경로를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이동경로의 가능성들을 선택 선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을 내포한다.

존재로 삶의 궤적을 형성한다는 건
삶의 궤적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 대해서 부재를 태깅하는 것이다.

존재로 살아간다는 건
부재로 비워 두는 곳을 규정하고 그 곳을 부재감으로 채워 나가는 일이다.

존재감은 부재감으로 규정된다.

부재란 무엇일까.
왜 부재하는 것일까.
왜 편재의 틀 속에서 수많은 부재를 생성하게 되는 것일까.

표현과 은닉 사이에서
선택과 배제 속에서
존재와 부재 간을 끊임없이 오가는 것

그게 또 하나의 삶의 궤적일 듯 싶다.

존재와 부재..
그것들은 노드들이고
노드들 간의 보이지 않는 이동경로.

물리적 경로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링크

그 링크가 뭔지 알아가는 과정
그것도 또 하나의 이동경로

나의 현재 위치
나의 현재 동선
그것들의 흐름 속에서 나의 부재가 서사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걸 어렴풋이 느끼는 것
그게 부재감이다. ㅋㅋ



PS. 관련 포스트
좌표와 이동
망각과 복원
숨겨진 비밀
비밀코드 해독과 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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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에만 있는.. :: 2016/12/14 00:04

유튜브에서 음악을 즐겨 듣는다.
다른 뮤직 서비스에서 들을 수 없는 것들이 유튜브엔 널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는 경험은 아무래도 좀 아쉬운 느낌이..

유튜브에서 희귀한(?) 음악을 듣다가 아쉬움이 진해지면
애플뮤직을 찾게 된다. 거기엔 유튜브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희귀한(?) 노래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애플뮤직을 뒤지다가 내가 듣고 싶었던, 내가 잊고 있었던 음악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그렇게 애플뮤직에서 찾은 노래가 다른 뮤직 서비스에선 존재하지 않음을 재차 확인할 때의 보람이란.

수많은 서비스들이 있지만
유독 뮤직 서비스를 사용할 때
존재와 부재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다.

들을 수 있는 노래
들을 수 없는 노래

존재하는 노래
존재하지만 들을 수 없는 노래

접근성의 정도에 따라 존재와 비존재 간의 위치가 일종의 확률적 높낮이로 정해진다.

실제로 존재하는가의 여부보다
존재로의 접근성, 존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 존재를 찾게 도와주는 서비스 흐름의 친화도..
이런 것들이 존재도, 부재도를 규정짓게 되는 흐름이 이제 보편화된 상황..

뮤직 서비스들, 유튜브, 애플뮤직을 오갈 때
존재감과 부재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경우가 많다면
뮤직은 내게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이 되어주고 있는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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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인 홈 :: 2016/12/09 00:09

홈이 패인 곳에 물

홈이 패인 곳을 따라서 흘러간다.
홈이 패이지 않은 곳으로 물이 흘러가긴 쉽지 않다.떤

패인 홈에서는 홈 특유의 소리가 있다.
패인 공간에서 나오는 소리는 공간감을 형성한다.

그 공간에서의 아늑함
그 공간에서의 안정감
그 공간을 벗어난 트랙을 탈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감.

홈은 그런 공간이다.

나의 생각도
나의 행동도
패인 홈을 따라 흘러가는 물과 같다.

물은 과연 홈을 외면할 수 있을까?
물이 홈을 외면하고 패인 공간 바깥으로 나갈 때
물은 어떤 존재가 되어 있는 것일까.

패인 공간
패인 홈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물에게 얘기한다.

패인 홈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바깥이 존재한다고
물은 말한다
패인 홈 바깥이 궁금하다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왜 홈이 패여 있는지 궁금하다고
왜 홈이 존재하고 왜 패인 곳과 패이지 않은 곳이 존재하고
왜 물은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대화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 대화가 바로 패인 홈에서 나오는 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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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 삭제 :: 2016/11/30 00:00

스마트폰으로 e북을 즐겨본다.
폰의 용량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구입한 e북을 무작정 보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어쩔 수 없이 자주 읽지 않는 e북은 삭제를 하게 된다.

그런데..
e북에 하이라이트 해놓은 부분을 나중에 읽어 보는 맛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삭제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을 해보게 된다.
e북을 삭제한다는 건 e북의 하이라이트를 삭제한다는 건데..

흑..
예전에 애써 하이라이트 해놓은 것들이 다 날라갔구나란 허탈감..


하이라이트를 보존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렇게 하이라이트를 삭제하는 게 진짜 삭제한 건가?란 질문도 생긴다.

내가 했던 하이라이트는 삭제된 것이 아니라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것 같다.
시공간 상을 부유하는 마이 하이라이트..

e북을 삭제하면서 하이라이트가 날라간 것을 보면서,
삭제를 통한 부재를 체감하면서,
오히려 존재를 느끼게 된다
내가 하이라이트를 했다는 기억.
희미해지는 하이라이트의 지점들.
그것들이 지금 당장 내 눈 앞에선 사라졌지만
사라졌기 때문에 결국 존재한다는 것을 내게 증명하고 있는 역설적 존재감으로 인해
나는 e북 삭제를 통해 오히려 보이지 않는 하이라이팅을 지속하게 되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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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탄생 :: 2016/10/21 00:01

2016년 10월21일
당연히 존재하는 날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날을 상상하고
이 날을 소환하고
이 날을 기대하고
이 날을 준비하면

2016년 10월21일은 가슴 벅찬 현재로 탄생하게 된다.

현재는 그냥 지금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현재. 그건 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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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위에서 :: 2016/08/15 00:05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좋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다 보니
생각도 잘 흘러가는 느낌이다.

뭔가 나름의 어젠더를 갖고
자전거를 타면서 생각을 전개시켜 보면
생각이 흥미롭게 흘러간다.

자전거 위가 아닌 곳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았을 생각이
이상하게도 자전거 위에선 잘 떠오른다.

왜 그런 것일까.
기분이 좋아서 생각이 잘 흘러다니는 것인지
생각이 잘 흘러다녀서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인과관계로 파악하려면 잘 안되는 것은
그냥 상관관계로 놓아버리면 되는 걸까.

기분좋음과 생각흐름이 서로 동시에 자극을 주고 받는 것인지
자전거 위에서

자전거는 내게 있어 신문물이나 다름 없다.

테크놀로지의 현란한 진화와 그로 인한 숱한 산물들이 내겐 오래된 미래에 못 미치는 성과 정도로 보여지는 듯

그리고 자전거와 같은 나를 기분 좋게 하고 내 생각이 잘 흘러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내겐 신문물이고 첨단기기인 듯.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테크놀로지이지
나를 소외시키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남들의 테크놀로지는 내게 아무 의미도 줄 수 없다는 것

그것을 자전거 위에서 느끼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게 내겐 행복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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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 2016/08/15 14: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뇌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기 때문일까요^^

    • BlogIcon buckshot | 2016/08/15 17:48 | PERMALINK | EDIT/DEL

      예, 그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오늘도 더운 날씨였지만 자전거를 타는 게 참 즐거웠어요. 자전거를 탈 때마다 생각이 스스로 살아있는 듯 움직이고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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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 :: 2016/07/22 00:08

세계의 문학이 2015년 겨울호를 끝으로 폐간되었다.
좀 아쉬웠다. 즐겨 읽었던 문예지였는데.
폐간이 되고 나니 기존의 책자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느낌.

아이패드로 즐겨 읽었던 에스콰이어가 2016년 5월호를 끝으로 아이패드 매거진의 발행을 중단하였다.
이것도 좀 아쉽다.
아이패드로만 만나고 싶었던 매거진이라서 그런지
아이패드 매거진 발행의 중단이 내겐 마치 폐간처럼 느껴진다.

아이패드로 정보를 소비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에스콰이어의 아이패드 버전을 읽는 거였는데.

잡지가 폐간된다는 것.
즐겨 읽던 잡지를 더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것.

그걸 끝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 잡지에 대한 인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지금.

그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아닌가 싶다.

잡지가 계속 라이브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그 잡지가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잡지가 살아있음을 정의하는 건 내 마음이지 잡지 자체가 아닌 듯 해서.

세계의 문학은 여전히 내 안에서 존재하고 있고
에스콰이어도 마찬가지라면

그것들은 내게 있어선 폐간되지 않은, 여전히 살아 숨쉬는 잡지인 것이다.

폐간된 잡지를
폐간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힘
그건 그 잡지가 내게 보여줬던 가치.

잡지는 폐간되어도 잡지의 감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남기고 사라진다.
존재는 사라지면서 그렇게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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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2016/06/06 00:06

흥미로운 내용의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책을 사려고 도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 그 책은 품절이었다.
허탈한 마음에 책 소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진해지면서
책을 향한 갈망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책이 만약 품절이 아니었다면 그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품절이란 걸 알게 되니까 없던 결핍감마저 생겨나는 지경이다.

만약 그 책이 품절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면..
내게 있어 그 책은 수많은 책들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한 그런 밋밋한 존재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품절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생겨나는 존재감.
부재는 존재만큼이나 강력한 이벤트이다.
존재는 부재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애처로울 정도의 몸짓을 지속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그런 무리수들이 겹겹이 남루한 층위를 이루면서 존재는 더 이상 존재답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냥 살아가는 것.
그냥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결로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
티를 내려고 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존재를 굳이 증명하지 않으려 하는 태연함.
그 속에서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

존재라면, 이 세상을 존재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런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존재가 존재를 알림으로 인해, 존재를 돋보이게 함으로 인해 증명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하면 할수록 존재감은 희미해진다는 것.
존재는.. 표현하려고 애쓰는 허무한 몸짓들을 제하고 남은..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표현되는.. 그런 자연스러운..
밖을 향하지 않는.. 그런 것들로 구성되는 듯 하다.

품절된 책을 접하게 되면서,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그 책을 존재로 인지하는
나 자신이 존재임을 인식하는 시간들.
책 한 권의 품절을 통해 존재를 어렴풋이 배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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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이라면 :: 2016/05/30 00:00

만약
내가 실존하는 게 아니고
어떤 존재가 꾸는 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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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 2016/05/09 00:09

눈에 보이는 공간을 살아가고
감각에 느껴지는 시간 속을 쫓기듯 흘러가다 보면
인간은 명시적인 공간과 시간만 현존하는 것이라 느끼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존재로서 갖춰야 할 존재의 감각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공간과, 감각기관에 선명하게 드러난 시간은
인간이 아닌 자본을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인간으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추출하기 위해
공간과 시간을 최대한 자본 환원이 가능한 상태로 포장하기 마련이다.

그런 자본적 프레임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고 그 속에 젖어들다 보면
정작 인간은 자신의 프레임을 상실한 채 어디론가 어리둥절한 상태로 계속 흘러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존재감의 상실이다.
존재의 감각이 어디로 사라졌을까에 대해서 반추해봐야 한다.

존재는 의도가 있어야 존재 감각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지향하는 것이 과연 나의 것인지.
그건 내가 아닌 자본의 욕망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분석해 봐야 한다.

지금의 나.
자본에 의해 얼마나 잠식 당했는지 명징하게 이해하기 되면

나의 의도가 뭔지
그게 존재하기는 한 것인지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완전한 무지에 가까운 상태는 아닌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럼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이 얼마나 자본에 의해 왜곡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의도
이해
시공간
시공간 상의 내 위치

지금 보이는 공간, 지금 느끼는 시간. 그런 건 의미가 없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
느껴지지 않는 시간의 흐름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니, 답하지 못하더라도 그 질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블로깅을 한다. 물리적 웹 공간이 아닌
내 마음 속에.. :)

중요한 질문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만큼
인간으로서 비참한 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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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휘발.. :: 2016/05/06 00:06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포스팅을 하면 웹 어딘가에 내가 쓴 글이 저장되는 거라고 여겼었다.
웹에 저장소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나의 생각이 아카이빙되는 거라 짐작했었다.

글을 쓴다고
저장한다고
저장된다고
어렴풋이 감각했던
그것들이 이제 블로깅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인 지금.

흐릿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블로그라는 아카이빙 공간에서
난 뭔가를 쓰고 저장한다고 하지만
실은 어딘가에 뭔가를 저장한다는 생각만이 존재한다는 것.

나머지는 나의 의도에 연결된 부차적인 정보일 뿐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블로깅을 하고자 하는 의도.. 그것을 발현하고 있는 것. 그 자체.

나의 의도만 명확한 것이고
나머지는 저장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아카이브란 포장을 한 허상이라는 것.

그걸 알아가는 것 같다.
10년이 되어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난 블로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게 되는 것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결국 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셈이고
그런 미약한 이해 속에서 난 흐릿하게나마 나를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아직 나의 이해가 얕고 나의 정의가 투박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
지금의 내 블로그는
이제 모두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이 되어가고 있고
그런 사실을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의 인지
그리고 여전한 나의 의도

그런 것들 자체가 나의 블로그란 생각이 든다.
그럼 웹 상에서 아카이브의 형태를 띠고 존재하는 나의 블로그. 물리적 블로그.
그건 무엇일까.

그건 허상이다. 그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느 날 나의 블로그가 갑자기 송두리째 웹 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바로 내일 그럴 수 있다. 1년 후에 그럴 수 있다. 수십년 후에 그런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느 경우에나
나의 블로그는 우주 속 시공간 상의 점들로 존재할 뿐
웹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내 블로그는 존재 유무가 중요하지 않다.
그건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다.

존재하는 건
나의 의도, 나의 정체성에 대한 나의 이해
부족한 이해를 통해 써내려가는 나에 대한 내가 그리는 자화상
그리고 그것 모두를 품고 있는 어떤 흐름..
그게 내 블로그..

난 그걸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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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거 | 2016/05/07 13: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년 동안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6/05/07 21:10 | PERMALINK | EDIT/DEL

      아거님, 오랜만입니다. :)
      아거님같이 멋진 블로깅을 하고 싶었는데, 그냥 연명에 급급한 블로깅이 되어 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처음 블로깅 시작할 때의 예상보단 꽤 오래 지속을 한 듯 합니다. 그것에 만족하려구요.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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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과 서사 :: 2016/04/25 00:05

포털 뉴스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드는 생각.
쉽게 온라인에 접근해서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을 댓글로 적는 행위란 과연 무엇일까.

온라인, 모바일은 사용자에게 접근성이란 축복을 선사했지만..
너무나도 쉬운 접근성 때문에 정보를 쉽게 얻게 된 대신에
너무나도 쉽게 얻게 된 정보에 대해서 너무 쉽고 빠른 판단을 내리게 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고, 그런 부작용이 접근성과 상호 증폭 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나 쉽게 판단한다는 건
사람과 사안에 내재한 서사를 외면한다는 것이겠고
그렇게 사람과 사안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무시하면서
쉽게 사람을 판단하고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게 되는 것인 듯.

사람을 그 사람이 흘러왔던 긴 시간의 흐름과 그 사람을 둘러싼 360도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순간적, 제한적 관점으로 순식간에 훑어내리고 빠르게 스캐닝해낸 단편적 정보로 쉽게 댓글을 뱉어내는 모습.

과연 그 사람과 사안을 충분히 들여다 보고 충분히 생각했다면 그렇게 쉽게 댓글이 써질 수 있을까.
댓글을 쉽게 배설하고픈 욕망 하나. 그것에만 충실한 플레이. 그 속에서 서사와 이야기는 침잠하게 되는데.

함몰된 서사와 만연하는 댓글.
그 속에서 사람이란 존재는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타임라인 상의 조각난 파편적 스트림 속에 갇혀버리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이제 짧은 시간 안에 파악되지 않고 읽혀지지 않고 보여지지 않으면 의미를 갖기가 어려워지는 세상. 어떻게든 파편 속에 들어가야, 파편적으로 빠르게 스캐닝될 수 있어야 의미를 띨 수가 있는 상황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놀라운 접근성의 축복은 이제 저주라 칭해도 마땅한 것이 아닐까.
접근성이 혁신적으로 증폭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과연 어떤 것인지.
접근성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나는 과연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접근성이 공기와도 같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가는 시대.
그 공기의 의미에 대한 깊은 고민은 점점 희박해져 가는 시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 시간은 점점 소중해져만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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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 2016/04/13 00:03

태양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다.

태양이 없으면 내가 없다.

태양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곳에서 그렇게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왜 거기서 그러고 있는 것일까.

왜 나에게, 생명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까.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 걸까.

의도가 없다면 왜 그렇게 무심하게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일까.

의도가 있어도 놀랍고 의도가 없어도 경이롭다.

태양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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