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에 해당되는 글 12건

사이클 :: 2018/12/03 00:03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하워드 막스 지음, 이주영 옮김, 홍춘욱 감수/비즈니스북스

사이클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건 그리 나쁘지 않다.

실제 사이클이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세상을 보는 관점이 형성되어 그렇다.

사이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려 하다 보면
일종의 패턴으로 현상을 읽어내려는 관이 생겨나게 되고
그런 관은 리딩 패턴을 더욱 강화시키게 된다.

어떤 현상에 대해
어떻게든 거칠게라도 사이클의 구조를 그려낼 수 있다면
그 현상은 보다 친절하게 자신의 양상을 설명해 주려고 다가올 것이다.
그것이 설사 틀린 해설이라 할지라도
좀더 설명해 주려고 접근해 오는 현상은 나름 의미있는 정보..

단, 너무 패턴화에 함몰되지 않고
가상으로 그려본 사이클이 정확하다는 착각만 하지 않는다면
일종의 버추얼 리앨러티 관점에서 다양한 사이클 안경을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세상을
내 눈에 들어오는 1차적 감각 정보로만 인식하지 않고
내가 직접 생성한 다양한 사이클 렌즈로 보다 창의적으로 세상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래서
'사이클'이란 개념은 참으로 유용한 개념일 수 밖에 없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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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daeg | 2018/12/04 13: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여전히, 아직도 변함없이 계셔서 고맙습니다.
    저예요. 토댁~~
    가끔 문득문득 생각이..ㅎㅎ
    다시 블러그를 해 볼까 생각중인데 주위에서는 네**으로 옮기라고 하고 전 있던 집이 그립고 그래요.
    갈등만 몇년째랍니다.
    건강하시죠?
    저희 큰 녀석 벌써 군대가고 막내 쩡으니는 무서운 중2지나 중3도 마무리 하는 중이여요.
    건강하시죠?

    • BlogIcon buckshot | 2018/12/09 15:33 | PERMALINK | EDIT/DEL

      와.. 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ㅎㅎ

      제 딸도 이제 중2이고 내년엔 중3이 되네요. 정말 시간 빠르게 흘러갑니다. ㄷㄷ

      블로그 다시 시작하시면 주소 알려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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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과 나 :: 2018/05/30 00:00

30분은 1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 프레임이다.

1시간의 절반에 해당한다

1시간보다 더 분 단위 흐름에 촉각이 맞춰진다.

30분을 생각한다.
30분을 행동한다.
30분을 응시한다.
30분을 느껴본다.

그렇게
새롭게
인지되는
30분..

30분 동안 난 무엇을 하는가
30분 동안 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30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30분동안 난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가
30분이 없었다면 난 무엇이 되어 있을까

30분의 흐름을 난 어떻게 인지하는가
30분의 흐름을 난 어떻게 배워가는가
30분의 흐름 동안 난 시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내 안의 30분
시간 속 30분

30분을 느낀다.
30분 속의 나를 본다.
30분과 함께 흘러가는 내 마음의 궤적..
그건 나에겐 기적과도 같은 순간들의 조합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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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 2018/05/28 00:08

때론,
시간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간의 흐름을 느껴본다.

1시간이 흘러간다.
또 1시간이 흘러간다.

1시간 단위로 시간의 흐름을 느껴보면
시간이란 건 결국 그 안에 엄청난 기회와 손실이 교차하면서 흘러가는 것 같다.

그냥 누구에게나 기계적으로 동일한 속도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그 시간을 다양한 각도로 분할하고
분할된 시간 프레임 내에서 생각과 행동을 자유롭게 조합하면
시간은 새로운 결로 나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다른 것은 모두 지우고
오로지 시간의 흐름만 생각하면서 1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보내지는
그렇게 만나지는
그렇게 사라지는
그렇게 나타나는
1시간의 밀도..  그 안에 숨겨진 코드들...

그것을 해독하는데 수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그렇게 어려운,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그렇게 가리워진
1시간이 지금 이 순간도 교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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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인식 :: 2018/01/29 00:09

속도는 한계치에 대한 인식에서 결정된다.

초고속으로 유동하는 세계에 단 1시간만 존재하다가
다시 기존의 현실 세계로 이동했다고 치자.
기존 세계가 마치 멈춰져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계속 초고속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다 보면
현실 세계에서의 내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느린가, 나는 왜 멈춰 있는가
속도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된다.

그렇게 초고속 세계에서의 움직임에 눈이 길들여지고 몸이 익숙해지면
어느새 현실 세계에서 고속 주행이 가능해진다.

느린 것을 빠르다고 인식하는 것
속도의 상대성에 둔감해 있는 것
그 자체가 느린 것이다.

속도는
한계치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안주할 때 끊임없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

그걸 인식하고
그 흐름을 부정하기 시작하면
속도에 있어선 가공할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

속도는 인식의 문제다.. 철저히 그렇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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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앙스 :: 2017/05/26 00:06

숨어 있는 뉘앙스를 읽어낼 때
뉘앙스를 읽기 전과 후가 달라진다
뉘앙스가 공기의 결을 바꾼다

그리고
내가 입력하는 뉘앙스가 새로운 인풋이 될 때
더욱 흥미를 느낀다

내가 읽어낸 뉘앙스
내가 투입하는 뉘앙스

뉘앙스와 뉘앙스가 만나서 어우러내는 혼합물

딸기 바나나 쥬스의 맛을 좋아한다는 건
딸기의 뉘앙스와 바나나의 뉘앙스가 혼합되어 새로운 뉘앙스가 생성되었을 떄인데

뉘앙스 놀이가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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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플레이되는 스피커 :: 2016/11/09 00:09

누구 스피커를 구입했는데 (여러가지 기능이 있지만 난 누구를 일단 뮤직 스피커로만 사용함)
이게 좀 재미가 있다. 아니 어이가 좀 없다.

아리아, 최신곡 들려줘
아리아, 이 곡이 뭐야?

이런 부탁이나 질문에 잘 반응하는 게 아마존 에코와 같은 신박함을 주는가 싶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슬슬 자의식(?^^)을 갖기 시작한다.

딸아이하고 대화를 주고 받는데
갑자기 스피커가 대답을 한다.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며칠이 더 지나자 더 가관인 상황이 발생한다.
어떤 대화에서 이 놈이 필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뜬금없이 음악을 틀어대기 시작한다.

제멋대로 스피커에서 음악이 켜지는 현상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지라 매우 당황스럽다. ㅎㅎ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고 우습고.. 뭐 그렇다.

이런 새로운 유형의 경험이라니.

제멋대로 플레이되는 스피커.

아예 이런 컨셉으로 스피커 상품이 나오면 어떨까?
사용자의 요구와 상관없이 자의식(?) 또는 오인식에 기반해서
사용자가 원하지도 않는 음악을 알아서 틀어버리는 무대포 스피커.

이런 게 나온다면 재미있을 듯 하다.
주인장의 명령어 수행을 위해 대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 만의 리듬을 갖고 자신의 필에 충만한 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스피커.

그런 스피커가 이미 나에게 있는 건가?
내가 구입한 누구 스피커는 이미 그런 길을 가고 있는 건가?
점점 제멋대로 음악을 틀어대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누구 스피커야
넌 도대체 누구냐, 이놈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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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 :: 2016/05/25 00:05

아마존에코를 사용해 보니 이게 은근 매력이 있다.

"알렉사"라고 부르면 아마존 에코가 다음 명령어를 기다린다.
"음악을 연주해줘"라고 말하면 음악을 랜덤하게 들려준다.

재즈를 부탁하면 재즈를 들려주고
특정 아티스트를 언급하면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려준다.

직접 뮤직 서비스에 접속해서 번거롭게 원하는 음악으로 좁혀들어가지 않고
한 번에 원하는 걸 말하면 그걸 플레이 시켜주는 흐름.

접근성 측면에서 현저히 변화된 경험이다.
아마존 에코를 경험하게 된 후로 음악 서비스 접속이 어려워짐을 느낀다.

알렉사만 부르면 음악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컴퓨터를 켜고, 폰 속의 뮤직 앱을 열고..  원하는 음악을 입력하고 하는 일들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런 흐름들이 이전엔 괜찮았던 경험이었는데..
아마존 에코가 그것이 괜찮지 않다고 나에게 체감을 시켜주다 보니
나도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특히 아마존에코가 좋을 때는..
누워서 음악을 감상할 때다.
누운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눈을 뜨지 않고
손을 사용하지 않고
말 한마디로 뮤직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경험.

예전에 사용하던 감각기관을 멍때리게 하고
예전에 사용하지 않던 방식으로 서비스를 작동시키다 보니
음악 자체가 새로워진 느낌마저 든다.
음악과 만나는, 음악과 대화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아마존 에코를 알기 전과
아마존 에코를 알게 된 후의
나는 살짝 다른 것 같다.

그 달라진 지점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면서
나는 음악과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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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zam :: 2016/05/16 00:06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들려오는 음악이 좋다.

스마트폰을 열어 Shazam을 터치한다.

Shazam이 없었다면 알 수 없었을 그 음악의 이름을 알게 되는 기쁨.

공간을 감싼 채 유영하는 소리를 채취하여 폰 안에 담는 행위.

폰 안에 담긴 채 휘발되는 게 아쉬운 찰나,
Shazam에 페이스북 버튼이 있다.
그걸 눌러서 페이스북 안에 담는다.

페이스북은 언제부턴가 나의 개인 아카이빙 공간이 되었다.
뭐든 그 안에 담아두게 된다. 그것이 생각이든, 떠돌아다니는 정보이든, 음악이든.. 뭐든지..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내게 있어 소셜 네트워크라기 보다는
대중들의 군무와 나만의 독무가 한데 어우러진 군독무의 공간.

그건 나만이 정의하는 나의 시간.
페이스북은 나에게 있어 '시간'이 되어간다.

공간을 채우는 정보를 인식하여 그것을 시간에 기록하게 되는 흐름.

굳이 음악 인식 기능의 문제라면 Shazam 외의 대안이 있으나
나에게 음악은 공간을 채우는 정보.
그 중에 나의 취향에 닿는 정보가 있으면 그걸 내 시간 안에 담고 싶었으니
Shazam에 보였던 페이스북 버튼은 내게 있어 나만의 욕구 충족의 솔루션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이 좋게 들려오면
여지 없이 Shazam을 열게 된다.

공간 속에서 시간을 열고
시간과 공간을 만나게 해주고
그 교차지점에서 자신을 정의해 나가는 인간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



PS. 관련 포스트
페이스북, 군독 플랫폼이 되다.
군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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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대한 생각 :: 2014/06/16 00:06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의 지평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각할 수 없는 것을 꿈꾸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데.

나의 생각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생각은 어떤 양상을 띠고 진동하고 움직이고 멈춰 있는 것일까?

나의 생각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자체가 너무 희박하다.
희소한 것에 몰입하는 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나의 생각을 생각하는 것에 대해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것 같다.

생각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라 생각에 대해 생각할 줄 모르기 때문에 생각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생각엔 근본적으로 한계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생각에 대한 생각. 그 리소스에 한계를 부여하고 있는 게 현상이다.

생각 만으론 허전하다.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에 대한 생각이 넘 희소하다.
그 희소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 희소성과 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희소와 대화를 나누면
나 자신에게 희소성을 부여해 나가는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범용성과 어울리면 범용한 존재가 되는 것이고
희소성과 친하게 지내면 희소한 존재가 되어나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생각에 대한 생각.
일상 속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희소성이다.

일상은 희소보단 범용에 기울어지기 쉬운 중력 구조를 갖고 있다.

중력의 지배력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중력장 속에서
중력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작동시킬 때 중력장에겐 새로운 기회가 부여된다.
일상적 중력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그 균열은 중력장을 새롭게 쓸 수 있는 소설판이 되어준다.
중력장이 건조하게 기계적으로 메커니즘을 반복해 나가게 하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중력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력장 스스로가 일방적인 중력 행사를 할 수 없게 브레이크를 걸 때
인간도 중력장도 각성하게 된다.
인간의 존재가 중력장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수 밖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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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셜록홈런볼 | 2014/06/17 21: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2008년에 재밍이란 이름으로 블로그 했었다가
    회사다니고 못하고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고 그러던 중
    몇 년만에 다시 티스토리로 오게 되었는데
    예전에 댓글 달고 했던 분들 한번씩 들어가보면 죄다 접으셨더라고요.
    역시 꾸준하기가 아주 어렵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아직도 좋은 글 올려주시고 계신걸 보니
    반갑고 대단하시단 생각도 들고 감회가 새롭네요.
    좋은 밤 되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4/06/19 06:37 | PERMALINK | EDIT/DEL

      http://read-lead.com/blog/897#comment27131

      5년만이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
      그냥 블로깅이 좋아서 계속 글을 적다 보니 셜록홈런볼님의 반가운 댓글도 받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너무 반갑고 감사하구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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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선, 면, 입체, 그리고.. :: 2011/12/07 00:07

A는 점에 머무는 자였다.

A는 점이 항상 답답했다. 항상 한 자리에 멍하니 머물러 있는 자신이 바보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유를 꿈꿨다. 어디로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움직이고 싶었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고 싶었다. A는 점을 자신의 한계라고 생각했고 점이 자신을 구속하는 한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A를 둘러 싼 공간은 점에서 선이 되었다.
A는 너무나 기뻤다. A는 선 상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예전 점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유감을 맛 볼 수 있었다. A는 선이 새롭게 열어준 진보된 세상 속에서 사는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어느 날 A를 둘러 싼 공간은 선에서 면이 되었다.
A는 이전의 '선' 시절을 까맣게 잊고 면이 선사하는 꿈같은 신천지를 마음껏 누비고 다녔다. 면에서 생활하다 보니 과거의 선 생활을 돌이켜 보면 너무 끔찍하단 생각이 들기조차 했다. 도대체 선에서의 생활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젠 예전 선 생활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어느 날 A를 둘러 싼 공간은 면에서 입체가 되었다.
A는 이제 모든 것을 얻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나의 세상은 완성이 되었구나. 이제 나는 이 놀라운 세상 속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겠구나. 예전의 면, 선, 점에서의 생활은 이제 나에겐 흐릿하게 잊혀져만 가는 원시적 과거에 불과하겠구나. A는 입체 속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꿈만 같았다.

A는 입체에 머무는 자가 되었다.

그런데.. A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A가 머물고 있는 입체는 아주 오래 전에 A가 머물던 점 속에 잠재하던 수많은 가능성 중의 하나였다는 것을. 결국 점은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빅뱅 이전의 공(空)과도 같은 상태였다는 것을.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고 면이 입체가 되는 과정은 발전이 아닌 단지 점이 추는 가벼운 춤에 불과했다는 것을. 결국 A가 머물고 있고 A가 너무도 자랑스러워 하는 '입체'는 점을 너무도 그리워하고 있고 언젠간 꼭 점이 되고 말리란 꿈을 단 한시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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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 알고리즘 :: 2009/04/13 00:03

유동하는 공포 (Liquid Fear)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함규진 옮김/산책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를 읽었다.  자세히 못 읽고 대~충~ 읽었다.  고질적인 유독(遊讀/流讀) 본능이 발휘된 탓에.. ^^  → 유독, 알고리즘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이 되어 있다.  
서론. 공포는 어디에서 와 어떻게 움직이는가 →  1. 죽음의 공포 →  2. 악과 공포 →  3. 통제 불가능한 것과 공포 →  4. 글로벌 공포 →  5. 유동적 공포

음..
분명 책에 씌어진 글자를 또박또박 읽어 나가고 있으면서도 생각은 다른 쪽으로 향한다.
'유동'이란 단어에 생각이 멈춘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동한다'고 말했다. (Everything Flows)


인간의 뇌는 유동한다
뇌는 컴퓨터처럼 생명 없이 뻣뻣하고 건조한 기관이 아니라 축축하고 엄청 출렁거리는 살아 있는 기관이다. 피와 물은 차치하고라도 60종에 달하는 호르몬들이 뇌 안에서 회전하고 있다. 이 호르몬들은 우리가 행동하고 느끼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뇌는 항상 새로운 것과 더 나은 것을 집요하게 탐색하면서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한다.


인간은 유동한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쾌락이 아니라 쾌락에 대한 기대이다. 고통을 두려워하면 두려움으로 고통 받게 되고, 쾌락을 기대하면 기대감으로 쾌락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뇌는 감에 의해 움직인다.  기대감과 공포감이 인간의 뇌를, 인간을 움직인다.  40살이 된 지금 돌이켜 보면 전설(^^) 같은 이야기이겠으나, 난  학창시절에 연 100회의 소개팅을 소화해 냈고 결혼 전까지 연 50회의 선을 지속적으로 보아 왔다. 그런데 매번 소개팅을 나갈 때마다 일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있었다. 소개팅을 나가기 하루 전부터 소개팅 직전까지 기대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였다가 막상 상대방이 도착한 후부터는 그 기대치가 다소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초등학교 시절에 소풍 가기 전날 밤에 기대치가 천장을 치는 현상과 유사하다 할 수 있겠다. 인간의 뇌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설정하면서 현재와 미래와의 격차를 발생시킨다.  인간은 항상 격차를 만들어 내고 격차를 소비하면서 '유동'한다. 

공포는 유동한다
무서운 사실은 공포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공포는 어디서나 새어 든다. 우리의 가정에, 전 세계에, 구석구석마다, 틈마다 흠마다 스며든다. 공포는 어두운 거리에도 있고, 반대로 밝게 빛나는 텔레비전 화면 안에도 있다. 침실에도 있고, 부엌에도 있다. 우리의 일터에는 공포가 도사리고, 그곳을 오가기 위한 지하철에도 공포가 도사린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혹은 누군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서도, 우리가 소화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접촉하는 것들에도, 공포가 숨어 있다. ('유동하는 공포'에서 인용)

행복은 유동한다
다행인 사실은 행복이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어디서나 새어 든다. 우리의 가정에, 전 세계에, 구석구석마다, 틈마다 흠마다 스며든다. 행복은 어두운 거리에도 있고, 반대로 밝게 빛나는 텔레비전 화면 안에도 있다. 침실에도 있고, 부엌에도 있다. 우리의 일터에는 행복이 도사리고, 그곳을 오가기 위한 지하철에도 행복이 도사린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혹은 누군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서도, 우리가 소화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접촉하는 것들에도, 행복이 숨어 있다.

쾌락과 고통은 서로를 정의한다.
인간은 비교에 능하다. 아니, 비교 없이는 살아가기 넘 불편하다.  모름지기 상반되는 개념이 서로를 정의하고 구체화하기 마련이다. 쾌락은 고통을 정의하고 고통은 쾌락을 정의한다.  쾌락과 고통은 상대방 없이 존재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행복의 감정과 불행의 감정은 항상 함께 한다. 삶을 풍요롭게 꾸려나가는 기술은 불행 속에서 행복을, 행복 속에서 불행을 인식할 줄 아는데 있다.

뇌는 지독한 연결 본능을 갖고 있다.
인간의 뇌는 항상 인간과 다가올 고통에 대한 공포를 연결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인간과 다가올 쾌락에 대한 기대감을 연결시키는 재미로 살아간다.  Ubiquitous 공포. Ubiquitous 행복.  어디에나 공포와 행복이 존재하고 있고 인간의 뇌가 연결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유동하면서 자신과 공포를, 자신과 행복을 너무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자기 마음대로.  단, 뇌를 컨트롤할 수 있다면. ^^  







PS 1. 생존, 알고리즘

21세기를 살면서도 여전히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 속을 사는 듯한 '생존, 알고리즘'을 장착하고 살아가는 인간의 뇌는 어떻게든 원시시대에 버금가는 극적 시츄에이션을 만들어 내야 하는 의무감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인위적으로 행복과 공포를 다이내믹하게 유동시키고.. 아니, 유전자에 의해 원격 조종을 당하면서 행복과 공포를 유동시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PS 2.
창의, 알고리즘

기억, 알고리즘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스토리텔링 형태로 기억한다. 감각기관으로 경험을 유입하고 감정회로를 통과시켜 자신의 아이덴티티의 구성요소로 차곡차곡 저장한 뒤 회상할 때마다 새로운 구성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하는 기억 알고리즘..  뇌에 입력되는 다양한 신호들을 명민한 감각/감정으로 폭넓게 흡수하고 기억/가공한 뒤 어떤 계기를 만날 때 맥락에 부합하는 다차원 편집을 놀이를 즐기듯 반복하여 결국 내 아이덴티티에 극도로 충실한 낯설게 하기를 통해 새로움을 창출하는 것. 그게 창의력 발휘 프로세스인 것 같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비슷한 양의 정보를 접한다. 차이는 정보의 입수/저장/회상/편집/출력 프로세스를 누가 더 날카롭게 알고리즘화 시킬 수 있는가에 의해 발생한다. 무슨 정보를 어떻게 입수할 것인가, 무슨 정보를 저장하고 무슨 정보를 버릴 것인가, 무슨 정보를 어떻게 회상하고 편집/재구성하는가, 무슨 정보를 어떻게 출력하는가.. 보통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정보 처리 알고리즘을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내서 관리하고 발전시킨다면 창의력 발휘 프로세스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뇌 흐름의 95%는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뇌 흐름의 알고리즘을 역설계하고 뇌 설계도에 단 1%의 변화만 줄 수 있어도 복잡계인 뇌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복잡계는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에서 극적인 결과의 변이를 만들어내는 다이내믹 시스템이니까.. 고도의 복잡계인 뇌를 이해하고 제대로 지렛대를 걸어줄 수 있을 때, 뇌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버블 알고리즘을 능가하는 초강력 레버리지의 미학이 창출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땜에 뇌에 대한 공부를 앞으로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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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inuit | 2009/04/14 22: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0회의 소개팅..
    RSS 읽다가 달려오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4/14 23:58 | PERMALINK | EDIT/DEL

      나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퍼포먼스 중의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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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 2007/01/17 23:17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잭 트라우트 지음, 이수정 옮김/청림출판


이 책의 키워드는 '인식'이다.
소비자의 인식 속에 명확하게 최고의 선택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간단한 문장 속에 저자의 통찰력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공이란 훌륭한 전략을 확보하는 일과 직결되기 마련이다. 한 회사를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주며, 현재의 고객과 잠재 고객들의 마음 속에 자기만의 차별점을 각인시키는 최상의 방법.. 그것이 바로 '전략'인 것이다.

점점 가속화되는 선택의 폭발 현상 속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이 최고의 선택으로 계속 자리매김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Strategy is All About Survival
Strategy is All About Perceptions
Strategy is All About Being Different
Strategy is All About Competition
Strategy is All About Specialization
Strategy is All About Simplicity

여기까지는 쉽게 읽혔는데

Strategy is All About Leadership
Strategy is All About Reality

이 대목에서는 마음이 무척 무거워진다.

결국, 전략을 잘 세우고 잘 실행하는데 있어서 성장이라는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리더들의 강박관념이 가장 큰 장애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잘 극복하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확신 있게 제시하고 앞장설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다.

경쟁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잠재 고객의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그 경쟁자들의 강점이 무엇인지,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라는 잭 트라우트의 조언은 블루오션 전략에 나오는 전략 캔버스 개념과 상당히 닮아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마음 속에 자사와 경쟁사간의 전략 캔버스 비교표를 확실하게 그리고 있는가?  어제보다 오늘 더 잘 그릴 수 있고 오늘보다 내일 더 잘 그릴 수 있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아니 경쟁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비책을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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