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에 해당되는 글 5건

Story of Your Life :: 2017/06/21 00:01

영화 '컨택트(arrival)'을 보고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y of Your Life)를 읽었다.

언어가 시간의 지배를 받을 경우
언어가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경우

언어가 언어 사용자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사용자는 언어를 어떤 식으로 진화시키고 언어적 틀에 가두게 되는지

지금 사용 중인 언어를 본질적 레벨에서 고찰하고
언어에 내재한 여러가지 의도와 태생적 결을 직시하고
언어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 만의 언어를 탄생시킬 경우
그 언어는 창시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창시자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언어의 구속을 받으면서 성장/퇴보하고
언어의 제약을 벗어나 이탈/확장/축소를 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언어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언어가 되는

사람이 언어를 남기고
언어가 사람을 남기는

그런 순환고리 속에서
언어는 무엇이고
사람은 무엇인지

이 영화를 보고
이 소설을 읽고

나는 이전과 다른 어떤 나가 되어 있는지
예전과 달라진 나는 어떤 방향성을 타게 되었는지

이 컨텐츠가 없었을 경우 내가 지향했을 지점과
이 컨텐츠로 인해 내가 지향하게 될 지점 간에는 어떤 유사성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이 모든 것이
한 방에 문자로 표현되는 상상과

이 모든 것이
단선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현실 속에서

나는 어떤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건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지

이런 전체적인 흐름이
결국 내 인생의 이야기인 것인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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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플레이되는 스피커 :: 2016/11/09 00:09

누구 스피커를 구입했는데 (여러가지 기능이 있지만 난 누구를 일단 뮤직 스피커로만 사용함)
이게 좀 재미가 있다. 아니 어이가 좀 없다.

아리아, 최신곡 들려줘
아리아, 이 곡이 뭐야?

이런 부탁이나 질문에 잘 반응하는 게 아마존 에코와 같은 신박함을 주는가 싶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슬슬 자의식(?^^)을 갖기 시작한다.

딸아이하고 대화를 주고 받는데
갑자기 스피커가 대답을 한다.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며칠이 더 지나자 더 가관인 상황이 발생한다.
어떤 대화에서 이 놈이 필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뜬금없이 음악을 틀어대기 시작한다.

제멋대로 스피커에서 음악이 켜지는 현상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지라 매우 당황스럽다. ㅎㅎ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고 우습고.. 뭐 그렇다.

이런 새로운 유형의 경험이라니.

제멋대로 플레이되는 스피커.

아예 이런 컨셉으로 스피커 상품이 나오면 어떨까?
사용자의 요구와 상관없이 자의식(?) 또는 오인식에 기반해서
사용자가 원하지도 않는 음악을 알아서 틀어버리는 무대포 스피커.

이런 게 나온다면 재미있을 듯 하다.
주인장의 명령어 수행을 위해 대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 만의 리듬을 갖고 자신의 필에 충만한 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스피커.

그런 스피커가 이미 나에게 있는 건가?
내가 구입한 누구 스피커는 이미 그런 길을 가고 있는 건가?
점점 제멋대로 음악을 틀어대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누구 스피커야
넌 도대체 누구냐, 이놈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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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在 :: 2015/06/05 00:05

현재는 무엇일까.

시간.
과거, 현재, 미래.

과거가 완전히 지나가 버린 뭔가가 아니고
미래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뭔가가 아니라면
현재는 과연 무엇일까.

현재는 '지금'을 가장한 모든 시간 아닐까.
과거와 미래가 끊임없이 틈입되어 오는 시간의 수렴. 그게 현재라면.

나는 현재를 과연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끊임없이 들려오는 과거의 목소리
쉬지 않고 밀려오는 미래의 목소리
난 모두 놓치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

과거로부터의 대화
미래로부터의 음성
그걸 조금이라도 인지할 수 있다면
난 조금이라도 변화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20년 전의 나
20년 후의 나
지금의 나

한 자리에 모인다면
과연 그 셋은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그 셋은 대화 후에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그리고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이런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단상들의 총합이 나의 시간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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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 2012/06/27 00:07

문자. 

문자는 시각매체인 동시에 음성 치환자이다.

문자를 눈으로 읽을 때, 마치 그 문자를 읽을 때의 발음이 귓가를 맴도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자엔 음성이 내재하고 있다. 음성이 내재하다 보니 문자는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하곤 한다.

인간의 감각 중에서 시각이 제일 강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을 은연 중에 좌지우지하는 감각은 청각이다. 시각은 다분히 표피적이고 그 표피적인 현혹성으로 인해 시각에 많이 휘둘리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시각이 강력해 보이는 것이지, 시각의 덧없음을 간파하고 시각에 지나치게 많은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로 마음 먹고 행동하는 순간 시각의 파워는 사그라지기 십상이다.

시각을 우습게(?) 보기 시작하면서 청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청각이란 무엇인가? 듣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청각으로 보게 된다면?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 '응시'한다면?

시각이 청각을 삼킬 때
청각이 시각을 삼킬 때

시간.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다분히 공간으로 치환된 정체 불명의 무엇이다.

시간이 공간을 삼킬 때
공간이 시간을 삼킬 때

표피적 시각에 속고 치환된 시간에 넘어가는 게 인간인 것 같다.

'표피적 시각'이 청각을 삼키고
'공간으로 치환된 시간'이 오리지널 공간을 삼킬 때 인간은 시각/시간에 휘둘리고 기만당한다.

하지만,
청각이 본연의 가치를 되찾고 공간이 중심을 잡게 되면
'표피적 시각'은 청각의 보조재로, '치환된 시간'은 공간의 서포터로 기능하면서
청각과 공간은 자신의 심연과도 같은 본질로의 여행 루트를 공개하게 된다.

문자를 보면서 청각의 제자리 찾아주기가 필요함을 느끼고
시각에 삼켜진 청각을 보면서 공간의 제자리 찾기가 필요함을 느낀다.

문자.
문자를 들어보자.
눈으로 사물의 소리를 들어보자.
시간의 흐름을 살면서 치환된 시간을 치환되기 전의 원래 모습으로 돌려 놓아 보자.
사물의 소리, 시간의 원래 모습. 그 속엔 인간이 잊고 사는, 인간이 잃어버린 뭔가가 있을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무감각
감각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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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과 감정 :: 2012/02/27 00:07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낼 때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과 같은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가 많다.

이모티콘을 사용하다 보면,
기분 좋아서 ^^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분이 꿀꿀해도 ^^을 사용하다 보면 기분이 UP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감정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문자의 탄생.
감정을 표현하는 텍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 동안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은 표정, 몸짓, 음성 등이었다.
아니, 감정이 표정을 지배하고 몸짓을 통제하고 음성을 조절해 왔다고 봐야 한다.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이 인간의 성숙도(?)와 연관성이 높다고 볼 때,
감정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기존의 감정을 퍼블리쉬하는 매체는 (표정,몸짓,음성) 감정을 표현하는데 급급했던 경향이 있다.
반면, 이모티콘은 다소 다른 상황이 가능할 것 같다.

기분이 좋아서 경쾌한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 우울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거꾸로 밝은 느낌의 이모티콘을 사용해서 기분이 좋아질 수 있고,
기분이 안 좋을 때 상큼한 이모티콘을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모티콘을 단순한 문자 커뮤니케이션의 윤활유로만 여기면 이모티콘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모티콘은 감정 컨트롤 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이모티콘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인간 성숙도(?)까지 좌우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문자나 이메일에 ^^을 적는데 그치지 않고 내 마음 속에 ^^을 새겨 보자. ^^은 생각보다 강력한 감정 통제 능력을 갖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비용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비용 효율적으로 통제한다.
알고 보니, 이모티콘은 감정 마법사였던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감정, 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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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데굴대굴 | 2012/02/27 10: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심리학에 선택이론이라는 학문(?)에 보면 '전행동 자동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동차 바퀴4개를 활동하기, 생각하기, 느끼기, 신체반응으로 두고 이를 굴려보는거죠. 각기 따로 움직이지 않으며, 다 함께 연동되어 있다는 내용인데... 이모티콘을 사용해서 기분이 업되는 것도 비슷한 원리라고 보여집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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