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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공간감 :: 2017/03/06 00:06

이상하게 스타벅스에 있으면 글이 잘 써진다. 물론 좋은 글이 잘 써진다는 건 아니고 그냥 떠오르는 단상을 글로 옮겨 적기가 매우 수월하다. 아니.. 생각이 딱히 없어도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그냥 글이 잘 써진다. 신기하다. 왜 그럴까.

결핍감이 덜해서인 것 같다.
일반적인 장소에선 블로깅을 할 때 뭔가 다른 행위를 하고 싶어진다. 뇌가 결핍감을 느낀다는 얘기. 그러다 보니 글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뭔가 글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완결감이 덜하다는 것.

그런데
스타벅스에 있으면
뇌가 충만감을 느끼나보다.
딱히 결핍감이 없다 보니 스타벅스에 있으면 맘이 편안해짐을 느끼고
그런 편안감이 온전히 단상과 글에 집중하게 하는 흐름을 낳게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단상도 잘 떠오르고
글도 잘 써지고

차원이 다른 경험이 스타벅스에서 가능해진다.

이런 공간감을 느끼며 글을 적는 기쁨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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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 써질 때 :: 2017/01/18 00:08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 공간이 나의 블로그인데
그냥 글을 적으려고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아주 드물게 가끔.

생각이 떠오르질 않을 때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그럴 때도
이렇게 글이 안써지는다는 글을 쓴다.

글이 안 써지는 것도
나에겐 블로깅의 소재니까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는
생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생각과 또 다른 생각이 서로 경쟁하면서 자기가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르려고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적지 못하는 니의 생각
그게 과연 무엇일까

그냥
떠오르지
않는
생각을
여백으로
남기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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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의 컨트롤 :: 2017/01/16 00:06

부자의 습관
가야 게이치 지음, 김지윤 옮김/비즈니스북스

흐름을 대하는 자세는 2가지이다.

하나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그냥 흐름을 타고 흐름이 이끄는대로 나를 내버려 두는 것
일종의 무위
겉보기로는 무위이지만 그것도 일종의 의도이고 행동이다.

또 하나는 흐름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흐름의 양상을 잘 읽고 그 흐름을 이용하기 위해 흐름 상의 중요 지점에 위치하고 있거나
흐름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활용하여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

흐름에 민감해지면 컨트롤 스킬이 생겨난다.
컨트롤에 민감해지면 흐름을 잘 감각해낼 수 있게 된다.

컨트롤과 흐름은 그렇게 상호작용하면서 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
컨트롤은 컨트롤을 강화시키고, 흐름은 흐름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그 기저엔 의도가 존재한다.

컨트롤을 향한 의도
흐름을 향한 의도

태초에 의도가 있었고
의도에 의해 컨트롤과 흐름이 만들어졌고
둘은 서로 엮이면서 자신과 상대방을 강화시킨다.

흐름을 대하는 자세가 어떤 것이든
흐름을 대하는 자세가 탄생하면
그 이후는 그냥 진행이 된다.
시작이 에너지이고
시작점의 존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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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間 :: 2016/12/28 00:08

난 손자병법 허실편과 병세편에 나오는 아래 문구를 좋아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之山者, .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Force vs. Strength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무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천길 급경사에서 둥근 돌을 굴러 내려가게 하는 勢(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손 자는 세의 형성은 奇正(기정)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正은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고 奇는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예: 게릴라 전법)을 의미한다. 기 또는 정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기와 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전쟁을 펼치면 적군이 어찌 대처할 지를 몰라 당황하는 것처럼, 奇正의 상반된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변화무쌍의 미학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음양, 천지,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 상반된 요소들이 조합되어 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할 때 세가 발생한다.

2008년 12월15일에
기정, 알고리즘 포스트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기정'과 '세'를 조합한 '奇正之勢(기정지세)'를 모토로 삼고 다양한 기정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기정지세에 대한 나의 이해와 실행의 수위는 매우 낮기만 하다. 그래서 2009~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계속 기정지세를 모토로 이어갈 생각이다. 어언 기정지세 9년차인 셈이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평생 모토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

나의 2017년은 奇正之勢의 해이다.

서로 상반된 그 무엇들이 서로를 대치하고 그리워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플로우 속에서 멋진 세를 형성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

勢는 時間, 空間, 人間을 직조한다.
나는 勢이다. 勢는 나이다.
10년의 시간. 나의 블로깅.
지나온 궤적에 十間이란 이름을 붙여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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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이라면 :: 2016/05/30 00:00

만약
내가 실존하는 게 아니고
어떤 존재가 꾸는 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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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 :: 2016/05/13 00:03

입자가 만물을 구성한다면
입자는 물질이기만 한 것일까

생각은 입자가 아닌지
생각이 입자라면,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인지

형태를 물질적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면
나의 생각은 어떤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나의 생각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나의 몸을 구성하는 입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나의 생각 흐름이 하나의 소설이라면
내 몸의 흐름이 또 하나의 소설이라면
그 두 소설을 연작소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작가적 관점은 어떤 색깔을 지니고 있는지

그렇다면
내 생각의 건강과
내 몸의 건강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내 마음의 병과
내 몸의 질환 사이엔 어떤 긴장이 존재하는지

나를 구성하는 형태적, 비형태적 입자들을
모두 망라하고 포괄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지

나의 의식은 어디까지로 규정될 수 있는지
내 의식이 흘러갈 때 내 몸은 어떻게 공명하는지

이런 질문들이 내 안에서 생성될 때
내 안에선 어떤 변화가 시작되는 건지

이 모든 것이 궁금하고
이것들은 모두 답변되기 어려운 미지의 비밀과도 같은 신비함으로
오늘 이 순간에도
내일 어떤 순간에도
과거의 어떤 시점에도
우아하게 스며든 채
그렇게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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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과 공간 :: 2016/01/22 00:02

e북의 속성이 종이책의 속성보다 내게 더 익숙해진 지금.

e북에 마음과 손이 최적화되어 가는 흐름과 함께
종이책에 대한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내 공간을 작지 않은 부피로 채우고 있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왜 지금 내 옆에 진열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들은 지금까지 내게 무엇이었고, 앞으로는 내게 무엇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e북의 창궐 속에서 나는 e북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면 될까.
아니면 종이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새로운 종이책 경험의 창출을 모색해야 할까.

나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새로운 매체가 될 수 있을까.
그게 과연 뭘까. 퇴색해 가고 있는 걸까. 아님 새로운 시간의 결 속에서 새로운 맥락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걸까.


e북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명징하게 와 닿는 신호가 있다.
종이책은 명백하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그 공간은 내게 있어선 의도이고 비용이다.
공간적 점유.

점유된 공간은 어떤 의도를 품게 되고, 그 의도는 시간과 함께 여러가지 색채를 띠면서 진화해 나간다.
이북과 함께 해온 시간을 통해서 종이책은 어떤 식으로든 그 정체성을 내게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의 공간을 점유하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내게 무엇을 의미할까.
그냥 공간만 점유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공간 점유를 통해 그것은 내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말하고 있다면 그들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내가 나의 감각과 취향에 따라 구입해서 책장에 진열해 놓은 책들.
그것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는 나에게 어떤 신호로 전달되고 있는가.

그 신호는 예전보다 지금 더 선명해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그 신호의 해석을 통해, 나는 나의 공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는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자리잡고 있는 시공간은 무엇인가. 그 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종이책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공간을 인식하게 되었고
나는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관심 가는 책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책이 e북으로 제공되길 바라면서도
나는 종이책에 대한 은근한 끌림을 느낀다.

종이책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현재..



PS. 관련 포스트
책장
e북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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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구조 :: 2015/10/26 00:06

잘 팔리는 공식
리오 메구루 지음, 이자영 옮김/비즈니스북스

매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내용도, 구조도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허전한 듯한 느낌마저 감돈다.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팔리는 구조
인지와 상기
최근에 산, 많이 산

참 뻔한 내용인데.
새롭게 들린다.

그 이유는 내가 기본으로부터 제법 이탈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그런 것 같다.
시장이 성숙하고 경쟁이 심화되면
사업 주체들은 서로 닮아가면서 이렇다 할 차별점을 가져가지 못하고
모두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한 플레이로 일관하게 되는 듯 하다.
뭔가 고민을 되게 많이 하고 애써 실행을 하지만
사용자 관점에선 그닥 눈에 띄지 않는 행위.

기본으로부터 이탈하기 쉬운 구조
그런 구조 속을 살아가다 보니
정작 '팔리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팔리는 구조로부터 멀어진 채 애써 팔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는 듯 하다.

아무래도..
손자병법의
兵勢(병세)편을 다시 읽어볼 때가 된 듯 하다.
다시 Force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다. :)



PS. 관련 포스트
[손자병법] Force vs. Strength - (勢 = 轉圓石於千仞之山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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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면 상태 :: 2015/09/14 00:04

버스나 지하철에서 앉아 있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반수면 상태로 빠져들 때가 있다.
그거 참 나른하고 좋은 경험이다.

살짝 둥둥 떠다니는 느낌
완전히 수면 아래로 침잠된 것도 아니고
의식이 명료한 것도 아닌
중간적 의식 지대.

그 곳에 있다가
의식이 깨어나면 새롭게 태어난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블로깅은 항상 깨어있는 의식 상태에서 수행되는데..
가끔은 반수면 상태에서의 블로깅이 가능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때 나는 어떤 표현을 하게 될까?
그 표현을 깨어난 후에 보게 되면 이해나 할 수 있을까?

A 깨어있는 나
B 반수면 상태의 나
C 수면 상태의 나

A,B,C가 함께 대화를 시도하게 되면
그 양상은 어떠한 모습일까?

대화는 가능할까?
대화가 아니라면 어떤 소통이 가능할 수 있을까?
소통하고 난 후 셋은 어떤 경로 위를 걸어가게 될까?
셋의 생각은 이전 대비 달라질까?

반수면 상태로의 진입은 일종의 여행이다.
그 어떤 여행사에서도 제공할 수 없는 꿈의 위키 여행.
그 여행을 수시로 해볼 수 있는 버스, 지하철..
나에겐 행복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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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감 :: 2015/07/24 00:04

豫想(예상): 어떤 일을 직접 당하기 전에 미리 생각하여 둠. 또는 그런 내용.
回想(회상):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豫感(예감):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암시적으로 또는 본능적으로 미리 느낌.

感(회감)이란 단어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회감 -> 지난 일이 현 시점에서 새롭게 정의되거나 생성될 것임을 암시적으로/본능적으로 미리 느낌.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
그 일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것.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그 일을 암시했던 여러 가지 징후들을 찾아내는 것.

지난 일이 지난 것이 아니고
다가올 일이 도래하지 않은 것이 아님을 상상하는 것.

感(회감)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내 안에서 재편되어가는 느낌이다.

과거와 미래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다는 것.

회감을 통해 그 양상을 탐구해 보면 좋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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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휴가 :: 2015/06/24 00:04

일과 휴가 사이를 횡단하는 것.

일에서 휴가를 꿈꾸고
휴가에서 일을 꿈꾸고
언제나 결핍인 상황 속에서 건너 편을 꿈꾸는.

서로 대립하는 듯한 2개의 방을 만들어 놓고
2개의 방 사이의 긴장감을 편안하게 음미하는 것.

사실 꿈은 환상을 대상으로 하기 마련인 것이고
막상 반대 편으로 건너갔을 때 그 곳엔 사실 아무 것도 없더라는 걸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게 사실.

결국 환상과 환상 사이를 횡단하는 발걸음. 그것만이 사실 아닐까. :)

그리고 그 발걸음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미 그 속에선 일과 휴가가 이미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뇌는 횡단하는 설레임을 만끽하고 싶어 하겠으나
실은 거시적 횡단이 아닌 미시적 횡단을 순간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것.

그게 일과 휴가를 오가면서 얻게 되는 깨달음 아니겠는가. ^^


PS. 관련 포스트
[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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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29 00:09

난 손자병법 허실편과 병세편에 나오는 아래 문구를 좋아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之山者, .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Force vs. Strength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무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천길 급경사에서 둥근 돌을 굴러 내려가게 하는 勢(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손 자는 세의 형성은 奇正(기정)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正은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고 奇는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예: 게릴라 전법)을 의미한다. 기 또는 정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기와 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전쟁을 펼치면 적군이 어찌 대처할 지를 몰라 당황하는 것처럼, 奇正의 상반된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변화무쌍의 미학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음양, 천지,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 상반된 요소들이 조합되어 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할 때 세가 발생한다.

2008년 12월15일에 기정, 알고리즘 포스트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기정'과 '세'를 조합한 '奇正之勢(기정지세)'를 모토로 삼고 다양한 기정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기정지세에 대한 나의 이해와 실행의 수위는 매우 낮기만 하다. 그래서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기정지세를 계속 모토로 이어갈 생각이다. 어언 기정지세 7년차인 셈이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평생 모토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

나의 2015년은 奇正之勢의 해이다.

서로 상반된 그 무엇들이 서로를 대치하고 그리워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플로우 속에서 멋진 세를 형성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

勢는 時間, 空間, 人間을 직조한다.
나는 勢이다. 勢는 나이다.

아직 間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나는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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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4/12/29 09: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2015 기정지세의 한 해를 전심으로 응원합니다! 시공간 그리고 인간을 직조하시며 멋진 세를 형성하실 것이 매우 기대됩니다. 물론 이 곳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공유해주시겠지요?^^ Ying Yang. The perfect union of the opposite이 떠오르네요. 저도 buckshot님의 포스트에 힘입어 늦은감있지만 2015년을 어찌 살아내며 나아갈지 사자성어로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 늘 지혜의 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Happy New Year :)

    • BlogIcon buckshot | 2015/01/03 12:02 | PERMALINK | EDIT/DEL

      항상 부족한 글에 대해 격려해 주시고 힘을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올 한해도 재미있게 포스팅해보려구요. 새해에는 계획하신 것들을 행복하게 이루시길 바래요. ^^

  • rodge | 2014/12/29 15: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다시 한해가 가며, 이 글을 보게 되지만 매번 읽으며,
    저만의 통찰을 만들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정지세의 한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1/03 12:03 | PERMALINK | EDIT/DEL

      보내주시는 응원의 글이 저에게 무척 큰 힘이 됩니다. 2015년이 행복하게 돌아볼 수 있는 멋진 한 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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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 2014/10/13 00:03

아래 경기를 1987년에 봤을 때 받은 인상이 원체 강렬해서인지 요즘도 가끔 돌려보곤 한다. 또 봐도 놀랍다. 천하의 마빈 헤글러와 12라운드를 함께 어우러져 보낼 수 있다니. 슈거레이 레너드의 현란한 스텝은 봐도 또 봐도 놀랍다. 1987년에 생중계로 경기를 봤을 때는 주먹의 흐름을 보는 데에만 신경을 집중시켰던 반면에 요즘은 풋워크를 보는 재미가 새록새록 생겨난다. 정말 대단한 스텝이구나란 생각.

생각도 이런 스텝을 밟을 수 있을까. 이런 스텝으로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은 얼마나 플로우향 가득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스텝을 통해 리듬을 만들어내고 생성된 리듬 속에서 주먹이 뻗어 나오는 흐름. 나는 복싱은 할 줄 모르지만, 레너드의 경기를 볼 때마다 복싱과도 같은 씽킹을 문득 전개하고 싶어진다. ^^


Marvin Hagler vs Sugar Ray Leo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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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odaeg | 2014/10/14 20: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 지내시죠?
    요즘 제가 아마 오춘기 중인듯 .....
    기술센터 블러그 수업 왔다가 인사 남겨요.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4/10/16 09:21 | PERMALINK | EDIT/DEL

      토댁님, 오랫만이네요. 요즘도 바쁘게 지내시는 것 같네요. 저도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토댁님 블로그에 종종 포스팅도 해주세요. ^^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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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 2014/09/19 00:09

아무런 맥락 없이 나를 향해 무분별하게 인입되는 메세지.
물론 보내는 입장에선 이유와 맥락이 있겠으나
내 입장에선 전혀 아니다.

그건 스팸이다.

하지만
스팸을 컨텐츠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이 생긴다면?

기존에 가치 있다고 생각해 오던 것을 스팸이라 간주하고
누가 봐도 스팸인 것을 귀중한 컨텐츠라 여기는 의도적인 시선을 생성하게 되면
스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된다.

스팸을 바라보면서 스팸이 만들어지게 된 맥락을 생각해 본다.
모든 스팸은 공급자 관점에선 분명한 맥락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에 어떻게든 소비자 관점의 맥락을 넣어보려 애를 쓰면 스팸은 나름의 존재 이유를 갖게 된다.

스팸의 저자를 블로그 이웃이라 생각하고 따뜻한 조언의 한 마디를 작성해 보면
내 자신이 스팸의 저자와 그닥 다를 것 없는 포지션에 처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맥락 없음에서 맥락 충만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만끽할 수 있다. 스팸을 갖고 놀다 보면.

나를 향해 인입되는 스팸 메세지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스팸을 소비하면서 스팸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가치를 탐사해 본다.
그러면서 스팸 메세지 안에 투영된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제법 의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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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 2014/08/11 00:01

당신이 원하는 기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
홀름 프리베 지음, 배명자 옮김/비즈니스북스


손자병법 허실편과 병세편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之山者,
.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바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모든 것은 시간,공간,인간이 만들어내는 조합이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 속을 살아간다.
나는 어떤 타이밍에 어느 곳에 있을 것인가?

조급하게 일을 벌이면 쓸데 없는 일을 난사하게 되고.
서둘러서 어디론가 가고자 하면 엉뚱한 곳에 내동댕이쳐진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정지.
기다림.
뭔가 무기력이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정지와 기다림은 고도의 포지셔닝 전략을 품고 있는 단어들이다.

언제 멈추고 언제 움직일 것인가?
어느 타이밍까지 기다릴 것인가?

형세를 판단하고
바위를 가장 역동적으로 굴릴 수 있는 지점과 타이밍을 정의한 것.

정지와 기다림.
강력한 에너지 축적을 위한 정지, 거대한 에너지 분출을 위한 기다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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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4/08/12 22: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에너지 축적임을 믿고 더디고 느린 듯 멈춘 듯하여도 그 분출을 위한 기다림을 하면 좋을텐데....정말 탁월하신 글 앞에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제 실체로 인하여 반성되고 숙연해지네요;; strength and force!! 명심하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4/08/13 22:04 | PERMALINK | EDIT/DEL

      아닙니다. 웬디님께서 저보다 훨씬 더 에너지 응축을 잘 하고 계실거에요. 아무래도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읽는 사람보다 말이 앞서는 경향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라서요. 글을 적는 만큼 부담도 커지는 듯 합니다. ^^ ㅠ.ㅠ

  • rodge | 2014/08/18 12: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처음 부분을 읽다가...어? 벌써 년말인가? 했습니다. ^^;
    어릴때 만화로 손자병법을 본 이후, 저 문구 때문에 멋지다며,
    매년 손자병법을 다시 정독해야지 다짐했는데...ㅠㅠ

    • BlogIcon buckshot | 2014/08/18 19:53 | PERMALINK | EDIT/DEL

      앗, 제가 혼선을 드렸군요. 죄송합니다. ^^
      손자병법을 정독하기가 쉽지 않지만 일부 문구라도 계속 떠올리면서 자세를 가다듬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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