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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 2017/09/29 00:09

마음 속에서 뭔가를 생생하게 그려내면
그건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가상현실은 IT로만 구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래는 과거의 프리퀄

VR이 가상현실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해내면 그게 가상현실이다.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뇌에 인상을 줄 수 있으면
가상이 극에 달해 현실과 맞닿게 되고
현실을 넘어선 현실이 된다.

어떤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으면
그 상황을 창조한 것과 대동소이한 뇌 속 느낌이 생성된다.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건
플롯을 짜고 개연성의 구조를 설계하고 액터를 살아숨쉬게 만드는 것

끝까지 생생함을 추구하면
생생해져 가는 과정을 사랑한다면..

VR은 최신의 과거
마음 속 생생한 묘사는 오래된 미래

과연 무엇이 기술이고 무엇이 혁신이란 말인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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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 :: 2017/09/27 00:07

소설을 읽다 보면
기가 막힌 묘사를 목도할 때가 있다.

정말 생생하다 못해
내가 소설 속에 들어가서 소설 속 인물의 생각과 행동을 따르는 삶을 산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의 묘사

소설 속 인물이 여행을 가는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된 문장들 속에서 허우적 대면서
나는 질문을 던진다.
"여행은 무엇일까?"

실제 여행을 간 것보다도 더 생생한 감흥을 느꼈다면
실제로 경험하는 여행과, 소설 속 여행은 어떤 차이를 지니는 걸까?

실재와 환상

현실과 가상

그 사이엔 뭐가 존재하는가..

엄청난 묘사를 접할 땐
VR도 이런 VR이 없겠구나란..

결국 VR도 묘사를 하고 있는 걸텐데..
VR보다 더 강렬한 묘사를 소설이 하고 있다면

VR과 소설 사이엔 어떤 경계선이 그어져 있는 걸까

경계는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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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Read & Lead 포스팅 리뷰 :: 2016/12/30 00:00

2006년 12월4일부터 블로깅을 시작했다.
2007
1022일부터 주 3회 포스팅을 우연히 시작했다. (월수금)

2008~2015년
에 이어
올해도 역시 주 3회 포스팅을 기계적으로 실행했다.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에 간직했던 나의 꿈은 '나를 Read & Lead하는 것'이었다.
지금 나는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의 기대치 이상으로 나를 Read & Lead하고 있다. 꿈을 이룬 셈이다.
꿈을 이루고 꿈이 현실이 된 삶을 기뻐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
블로깅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지난 1년 간의 포스트를 쭉 나열해 놓고 그것을 지켜보는 시간들의 소중함.
꿈을 이룬 나는 행복하다.  꿈이 내 옆에서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 블로거의 특권.

나의 포스트를 구성하는 생각들이 나를 만들고 나는 생각들을 포스트로 구성한다.
나와 블로그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를 몽흡한다.

소박한 꿈을 설레임으로 지속할 수 있다는 것.
2016년 12월에 블로그를 시작한 후, 무려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10년의 시간이 흐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10년의 시간을 지속하게 했을까.
무엇이.. 왜.. 어떻게..
그냥 블로거니까, 블로그니까..
그저 부족한 글을 계속 쓰는 거니까.. 부족해서 소중하고, 모자라서 지속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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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이야기 :: 2016/12/12 00:02

소설을 읽는다는 건 잔여 분량을 지워나가는 것이다.

첫 문장을 읽을 때
첫 장을 넘길 때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될 때
이야기의 흐름이 최고조에 이를 때
마지막 장을 앞두고 있을 때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

소설을 읽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잔여분량은 재구성된다.

내가 소설 속 이야기를 읽어나갈수록
내가 읽지 않은, 남아 있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재편되고 새롭게 직조된다.

소설을 읽는다는 건 이야기 구조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소설 속 이야기는 작가에 의해 씌어진 것이지만
소설이 독자들의 손에 넘겨지는 순간
그 이야기는 각각의 독자들에 의해 그들만의 흐름으로 구성되고 진행된다.

남아있는 이야기.
남아있다는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내가 읽는 소설들은
작가가 짜놓은 생성 틀 속에서 모두 각자의 태생적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고
내가 독자로서 수놓는 읽기 틀 속에서 잔여 이야기가 계속 동적으로 생성된다.

내가 의식적으로 주의를 투입해서 읽어낸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이 공존할 때
나의 관심을 충분히 받은 내용도, 내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내용은 모두 각각의 이야기로 생성되고 흘러간다.

다 읽은 소설과 다 읽지 않은 소설. 첫 문장만 읽고 중단한 소설.  마지막 문장만 읽고 더 읽지 않은 소설.
그렇게 소설과 내가 상호작용한 방식 자체가 이야기인 것이고 내가 개입해서 내 의식 속에 명징하게 들어온 내용과 내 의식 주변을 맴돌거나 아예 의식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한 내용들은 모두 나의 개입 양상에 의해 짜여진 새로운 스토리이다.

남아있는 이야기..
그건 내가 소설을 대하는, 읽는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재탄생될 수 있는 것이기에
소설을 읽는다는 건 참 매력적인 경험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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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구성 :: 2016/10/19 00:09

2026년 10월19일 월요일

그 날은 어떤 날일까.
나는 그 날 어디에 있을까
어디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인지도 못하는 이 순간
무의식의 나는 10년 후의 나를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미래의 나를 구성하는 나의 무의식은 어떤 모습을 상상하고 있을까
그 상상은, 그 예측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까.

미래의 나를 구성하기 위해
어떤 소스들이 사용되고 있을까

이제 의식의 나까지 미래의 구성에 참여하게 된다면
그런 참여는 무의식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그 교란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까

미래를 상상하는 건
과거의 나를 소환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과정일 것 같기도 하다.

2016년 10월19일에 상상하는 10년 전 미래
2016년 10월19일에 소환하는 10년 후 과거

일방향, 단선적 시간 흐름 속을 살아가고 있지 않으면서도
굳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착각 속에 빠뜨리고 있어서
시간은 그렇게 창의력 제로의 공간 속에서 시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시간을 살리지 않으면
결국 시간이 나를 시들게 할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예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상상해 보면
시간은 실재에 가까운 신비를 드러내게 되는 것 같다.
그건 거대하고 소박한 놀이일 수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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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재구성 :: 2016/10/17 00:07

2006년 10월17일 화요일.

이 날.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그 생각으로 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6년 10월17일의 나는 그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고
그 이후에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나간 과거.
그 중의 하루를 잡아서
그 날을 상상해 본다.
그 날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 날을 상상한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정황 정보를 토대로
그 날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재구성한 2006년 10월17일은
과거의 하루일까.
그건 또 다른 미래일 수도 있을까.
아니면 그건 확장된 현재인 것일까.

공간을 고정시킨 채(?)
시간 이동의 상상을 하는 건
분명 흥미롭다.

과거를 소환해서 현재의 비트에 맞게 리믹스하는 것.
새롭게 프로듀싱을 거친 그 날. 그건 새로운 시간 차원으로의 이동이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그냥 가상의 하루
아니 그 어떤 실재보다 더욱 생생한 가공의 날

과거를 재구성하지 않는다는 건, 그런 놀이를 즐기지 않는다는 건..
시간을 모독하는 행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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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년 :: 2016/10/12 00:02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지음, 배명자 옮김/북라이프


이 책의 첫 문장이 대단히 흥미롭다.

바다에 최초의 원시 생물이 생겨난 뒤로 족히 35억년이 흐른 어느 7월의 토요일 늦은 저녁,..





그렇다.
오늘은 그냥 오늘이 아니다.
과거의 어느 날로부터 **의 시간이 흐른 그런 날이다.

시간 좌표 상의 한 점.
그 점에 위치한다는 것.

시간의 흐름 속을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수식할 수 있는 문장은 무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은 1392년 조선 건국으로부터 624년이 지난 10월의 어느 수요일 새벽이다.
이 날은 1392년으로부터 어떻게 흘러 흘러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나는 1392년엔 어떤 존재였고, 지금까지 어떤 시간의 흐름을 살아왔을까.
오늘은 624년 전의 어떤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을까. 또 오늘은 624년 전의 어느 상황을 투영하고 있을까. 오늘이 624년 전의 어느 상황에 영향을 주고 있을까.

오늘이 얼마나 많은 수식어로 규정될수 있는지 뜬금없이 인식하게 되는 지금 이 순간.
오늘의 의미가, 오늘에 이르게 했던 과거 시간의 흐름이, 오늘로부터 시작될 미래 시간의 흐름이..

오늘이, 지금이, 시간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지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걸 눈치채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감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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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 :: 2016/09/09 00:09

돈을 쓰고
비행기나 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여행은 너무 협소하게 정의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여행 중이다.

한 자리에 앉아서 여행을 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다.
여행의 기본 전제 조건인 공간 이동이란 개념을 일단 허물어 놓고 여행을 시작한다.

공간 이동이 아니라
시간 이동을 한다. 나는 지금 여기서.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나는 시간을 이동한다.

시간 이동은 타임머신 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동은 타인이 정의해 놓은 프레임 속에서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가 시간이동의 요건과 양태를 정의하면 된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누가 정의해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느끼고 내가 살아나가는 흐름이 시간이다.

내가 정의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움직일 수 있다.

나는 지금 2016년을 살고 있고
시간적 위치를 옮겨 본다. 2016년에서 2006년으로..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까 말까 망설이던 그 지점으로..
2006년 9월의 나.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의 나.

그 시절의 나를 찾아가서 말을 걸어본다.
지금의, 2016년의 나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냐고..

2006년으로 이동해서 2016년의 나를 예상해 본다.
과연 나는 10년 후의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었을까.

2006년의 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섣불리 하지 못한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보니 예측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잠깐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2006년의 나는 지금 시간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후인 2016년으로 날아가서 그 지점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2006년의 나를 바라보면서
2016년의 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2006년의 나는, 그 시절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2006년의 내가 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2016년의 내가 2006년의 마음을 먼저 맞춰보고 싶어졌다.

분명한 건..
난 이런 식의 여행을 20년 전에 꿈꾸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2016년의 나는, 10년이 지난 2006년의 나는
알지 못할 설레임에 빠져 뭔가를 적고 싶은 기운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었고
그 기운은  결국 우리 둘을 서로 만나게 했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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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2016/06/06 00:06

흥미로운 내용의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책을 사려고 도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 그 책은 품절이었다.
허탈한 마음에 책 소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진해지면서
책을 향한 갈망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책이 만약 품절이 아니었다면 그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품절이란 걸 알게 되니까 없던 결핍감마저 생겨나는 지경이다.

만약 그 책이 품절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면..
내게 있어 그 책은 수많은 책들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한 그런 밋밋한 존재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품절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생겨나는 존재감.
부재는 존재만큼이나 강력한 이벤트이다.
존재는 부재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애처로울 정도의 몸짓을 지속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그런 무리수들이 겹겹이 남루한 층위를 이루면서 존재는 더 이상 존재답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냥 살아가는 것.
그냥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결로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
티를 내려고 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존재를 굳이 증명하지 않으려 하는 태연함.
그 속에서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

존재라면, 이 세상을 존재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런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존재가 존재를 알림으로 인해, 존재를 돋보이게 함으로 인해 증명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하면 할수록 존재감은 희미해진다는 것.
존재는.. 표현하려고 애쓰는 허무한 몸짓들을 제하고 남은..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표현되는.. 그런 자연스러운..
밖을 향하지 않는.. 그런 것들로 구성되는 듯 하다.

품절된 책을 접하게 되면서,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그 책을 존재로 인지하는
나 자신이 존재임을 인식하는 시간들.
책 한 권의 품절을 통해 존재를 어렴풋이 배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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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주는 영감 :: 2016/05/23 00:03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고정아 옮김/비즈니스북스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책에 대한 생각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그냥 한 권의 책을 읽고 있었던 건 아닌지
책과 책 사이를 횡단하는 공기의 흐름에는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책들이 모여있는 책장을 들여다 보면서
책들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읽어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행간을 읽으려고만 했지
책간에 대해선 그닥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책 제목이 마음에 든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책에 대해서 생각을 깊게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책간을 읽으려고 노력을 치열하게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X를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X에는 정말 여러가지를 입력해 볼 수 있겠다.

다양한 X를 키워드로 추출하고 그것을 입력하는 놀이

이 책을 통해서 작지만 중요한 것을 하나 배우게 된 것 같다.

이런 책은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책 제목 만으로도 날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라
책장에 놓아두지 않고 보다 전면적인 노출이 가능한 자리에 항상 놓여있도록 해야겠다.

유통업체만 전면 노출을 감행하진 않는다.
나같은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프론트 운영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건 내가 나에게 하는 셀링이다.
가장 중요한 셀링이다. 내가 나 자신에게 뭔가를 파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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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과 커피전문점 :: 2016/01/18 00:08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생각이 잘 흘러가는 경험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생각 흐름에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그런데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생각이 부드럽게 유동하는 것은 좋은데 막상 그걸 어딘가에 적으려고 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폰에 적으면 되긴 하나 아무래도 폰은 그리 좋은 저작 도구가 아니니 말이다. 움직이면서 생각을 하고 생각이 정리되면 정지한 채로 그걸 적고 싶다. 아늑한 환경 속에서..

그래서 난 나만의 사용자 환경을 상상하게 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생각이 떠오르면 즉시 버스에서 내린다. 그럼 바로 그 앞에 커피전문점이 있다. 난 그 곳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나의 생각을 어딘가에 적는다. 다 적었으면 지체 없이 버스에 올라탄다. 그리고 다시 움직인다.  그리고 생각이 또 떠오른다 그럼 바로 내린다. 커피전문점이 나의 발 앞에 놓여있다. 난 그 곳으로 들어간다.

이런 흐름을 타보고 싶다.

물론 그런 환경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런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런 상황을 꿈꾼다. 그런 상황 속에서 움직이고 멈춰서 적고 다시 움직이고 또 멈추고.. 그렇게 흘러가는 나 자신을 느껴보고 싶다.

버스정류장과 커피전문점. 그리고 저작툴..

지금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난 오늘도 움직이고 생각하고 멈추고 적는다. 그게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한다. 뭐.. 나의 상상 속 환경보다 훨씬 거칠고 둔탁한 상황 속이지만 그래도 그런 맥락 속에서라도 난 움직이고 생각하고 멈추고 적는 행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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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과 왜곡 :: 2016/01/04 00:04

인사이트, 통찰의 힘
김철수 지음/비즈니스북스

이 책의 서문에 인상적인 표현이 있다.

책상과 의자 그리고 컴퓨터로 구성된 사무공간
그 작은 공간에서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고
또 한 편으론 엄청난 현실 왜곡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공간 자체가 왜곡이 되어 있다 보니
상상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상상이 자칫 궤도를 이탈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왜곡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그 왜곡된 공간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쩔 수 없이 세상을 근사치로 환원/압축한 모델을 구성할 수 밖에 없다.
무의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모델을 우리는 견지하고 살아간다.
그 모델 자체도 엄청난 왜곡일 것이다.

결국 그 왜곡 속에 기회가 존재한다.
왜곡시켜 놓았기 때문에 상상으로 인한 증폭이 가능하다.

그래서 책상에 앉는다는 게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지..
이제야 알겠다.

책상에 앉는 순간, 엄청난 왜곡의 장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거기서 내가 전제한 왜곡의 프레임을 잘 이해하고
그 프레임으로 뭘 상상할 건지, 뭘 바라보고 뭘 이해할 건지
왜곡 프레임이란 사실을 잊지만 않는다면
그 공간은 매력이 살아 숨쉬는 상상 공간이 될 것이다.

책 서문을 통해 감동을 느껴보는 것도 참 오랜 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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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2015/11/27 00:07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내가
어느 날 우연히 그림에 관한 책을 보고
책 내용을 궁금해 하는 그 순간.

앞으로 그림을 그릴 일은 없겠으나
그림을 그리는 상상을 한 것 만으로도
난 그림에 관한 한 오늘 새로 태어났다.

그림을 그리는 나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단 한 번도 그림을 그리게 되는 우연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 예상했으나

이젠 난 내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는 나를 품게 되었다.

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앞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든 그렇지 않든
난 달라졌다.

그런 내가
그림에 마음을 열고 있는 내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변화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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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폰 :: 2015/07/20 00:00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쳐다보는 폰.

눈에 보이는 빤한 폰
그래서 폰 속 풍경은 눈에 보이는 빤한 것들 뿐이다.

빤한 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폰 속 빤한 세상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너무 빤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좀 불편하다.

그럴 때면
맘 속으로 또 하나의 폰을 상상해 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폰 하나를 만들어서
그 폰 속 세상을 들여다 보고 싶고
폰 속 세상이 나로 인해 변화하고 내가 그 폰 속 세상으로 인해 변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로만 내 주위를 가득 채워 놓고
온통 그것들에 의해서만 나의 흐름이 이뤄지는 모습으로만 일관하면
나중엔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듯 싶다.
눈에 보이는 건 결국 휘발될 것이고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고 그것들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가 관건일 텐데.


모두가 폰을 만지작 거리며 폰 속 세상에 심취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의도적으로 난 보이지 않는 내 맘 속 폰을 꺼내서 들여다 본다. 손에 잡히지 않고 명확하게 화면 속이 잘 들여다 보이지 않는 특수한 폰이지만.. 난 그 폰이 좋다. 현대 문명의 이기가 사람들을 도구화시켜 나갈수록 난 그것과 궤를 달리하는 나만의 경험을 지향하게 되는 듯 하다. 그리고 그 폰을 통해 빤하지 않은 세상을 보게 되고 그 세상 속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


나만의 히든 폰. 2~3년에 한 번씩 신규 모델을 구입할 필요도 없고, 화장실에 빠뜨릴 염려도 없고, 분실의 우려도 없다.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마음으로 꺼내서 가슴으로 들여다 수 있는 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성장이 나에게 히든 폰의 존재를 알려준 셈이다. 문명의 이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것 자체는 공허할 뿐이고 그것이 내 안의 무엇이 존재하고 그것을 어떻게 작동시키는지를 암시하는 indicator 역할 정도에 머무르면 딱 좋을 듯 하다. 결국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기술이 화려하게 진화해 나간다고 해도 결국 내 맘 하나를 당해낼 수는 없는 것니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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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데뷔전 관람 :: 2015/04/15 00:05

TV를 틀어 놓고 별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프로복싱 데뷔전을 보게 되었다.

예전엔 주로 명성이 높은 정상급 선수들 간의 경기만 엄선해서 보는 습관을 갖고 있었는데, TV 리모콘을 잃어버린 관계로 채널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그런데 보다 보니까 탑클래스의 선수들이 펼쳐내는 경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프로전적 1전인 선수와 프로데뷔를 하는 선수의 경기였는데 서투르지만 진지한 자세,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서툰 몸짓으로 표현되는 모습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마치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를 보는 듯 했다. 그리고 프로데뷔전을 치르는 선수의 모습 속에서 미래에 급성장하여 한국 내 정상급 복싱선수가 될 듯한 자질이 엿보이면서 갑자기 이 경기를 넘어 향후 이 선수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란 상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볼 때는 그저 그 선수들이 자랑하듯 펼쳐내는 화려한 기량을 감상하기 바빴는데 초짜 선수들의 경기를 보게 되니 이전에 하지 않았던 성장의 궤적을 머리 속에서 그려보게 된다. 익숙하지 않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이 매우 인상적인 기억을 형성한다. 미래를 향한 기억. 결국 난 그 동안 탑클래스만 가려서 보다 보니 과거에 축적된 역량이 총집결된 화려함만 봤던 것이고 거기선 자유로운 상상을 전개하기가 어려웠던 것이고, 신인 복서들의 경기를 볼 때는 이전에 축적된 기량보다는 앞으로 축적해 나갈 능력치를 내 생각의 결대로 확장시켜 보는 셈이다.


TV 리모콘을 잃어버린 덕분에 신선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고, 내가 처한 시간 프레임을 넘어선 생각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지할 수 있었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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