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3건

블로그에서 살아가기 :: 2018/12/17 00:07

최소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데 소요된 시간만큼
난 블로그에서 살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충분히 의미있었던 시간

당초 블로그를 시작할 때
가졌던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삶의 길이

예상했던 수명 이상을 살았을 때의 느낌..

지루하다? ㅋ
대견하다? ㅎ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블로그 공간에서의 내 삶

그건 리얼 라이프(?) 상에서의 내 삶 만큼이나
나에겐 중요한 것이었다.

그렇게 블로그에서 살아가는 것이
블로그에서 살아내는 것이
나에겐 존재의 이유였는지도 모르니 말이다.

내 존재의 이유를 내가 잘 모르고 있는데
그나마 블로그를 하니까 그 만큼이라도 내 존재의 이유에 근접할 수 있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블로그에서 살아가는 내 자아는
계속 찾고 있는 것 같다.
내 존재의 이유를...

아직도 찾지는 못했다.
끝내 못 찾을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니..

그래도 블로그살이를 해온 나로선
내 블로그의 지난 삶을 반추하는 것만으로도
내 존재를 어렴풋하게 느낄 수는 있다.  그게 남는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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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운영체제 :: 2018/05/09 00:09

삶의 운영체제
삶의 OS

전 세계인의 삶
그 삶의 운영체제
구글,페이스북,아마존,애플이 삶OS의 위상을 획득하고 있다면

그건 인간에게 잘 된 일일까?

인간의 삶을 운영해 주는 OS
그런 게 과연 필요하긴 했던 것일까?

스물스물 인간 삶 OS의 위상까지 치고 올라왔다면..
그 위상을 인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것 말고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냥 이렇게
자연스럽게
마치 당연했던 것처럼
속절없이
삶 OS의 권력은 구글,페이스북,아마존,애플 등에 넘어가게 되는 것인가

인간은 정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존재하는가?  정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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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와 이동 :: 2016/12/19 00:09

시간이 흐르는 삶 속에서 물리적 동선이 형성된다.

자주 가는 장소와
자주 이동하는 경로는
좌표와 좌표 사이를 이동하는 선의 궤적처럼
시간이 흐르는 삶 속에서의 물리적 이동으로 축적된다.

각각의 좌표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고
이동하는 경로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으니
좌표와 좌표 간의 물리적 이동은 일종의 반복처럼 느껴지고
그렇게 쌓여가는 반복감 속에서 일상은 더욱 강화된 삶의 궤적처럼 패인 홈을 구성하게 된다.

동일한 것처럼 보이는 일상
그런 일상 속에서 쌓여가는 감정
삶은 그렇게 구성되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좌표와 좌표 간 이동으로 규정되는 삶의 궤적
그런 궤적 속에서 생성되는 사고와 행동
궤적이란 맥락 속에서 국한되고
패인 홈이란 프레임 속에서 형성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가 위치했던  물리적 좌표와 내가 이동했던 물리적 경로만 쭉 나열해 보면
나의 지나온 시공간들이 물리적으로 리스트업되는 것인데.

그렇게 흘러온 나의 물리적 삶.
그것들만 잘 돌이켜 보아도 내 삶이 잘 보일 듯 싶다.

하나의 좌표가 품고 있는 의미와
하나의 이동경로가 품어 내는 서사가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말을 걸어올 거라서 말이다. :)

좌표와 이동..
나도 모르게 형성되어 왔던, 수많은 좌표와 이동경로 속에서의 나.
분명 흘러온 시간이고 지나온 공간인데 왜 이렇게 궁금한 것인지.
왜 이리도 설레이는 것인지..

그리고 이런 소박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블로그 포스트 입력창이 왜 이렇게 고마운지.

놀라운 감정의 연속.
오늘도 내가 위치한 좌표와 내가 움직이는 이동 경로는
그렇게 소박하게 형성되고 수줍게 의미를 감춰낸다.

의미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는 숨어들어간다.
그렇게 감춰지는 비밀과
어설프게 표현해낸 텍스트 속에서
노드와 링크는 오늘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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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승부 :: 2016/11/02 00:02

우연히 TV 바둑 중계를 본다.

박정환과 커제의 대결.
치열하게 전개되는 수싸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우열의 흐름. 그리고 승패.

바둑에서 이긴다는 건 뭘까.
집을 더 많이 내면 이기는 건가.
집을 많이 낸다는 건 무엇인가.
자신의 바둑돌로 둘러싼 공간의 크기가 크면 집이 많은 것인가.

거꾸로 보면 어떨까.
확실히 점유한 빈 공간을 공허하다고 규정한다면..
누구에게도 점유되지 않은, 집으로 규정할 수 없는 공간을 구성하는 돌들의 개수로 승패를 정한다면..

사실 빈 공간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것이고
빈 공간을 의미있는 공간이라고 정의를 내리게 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결국 빈 공간을 둘러 싼 돌들일 것이고, 그 돌들이 없다면 집도 없는 것.

집을 가능케 하는 돌.. 그 돌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집이라 규정될 수 있는 빈 공간을 둘러싸는 돌. 집이라 규정될 수 있는 공간에 죽은 돌로 존재하는 돌. 자신의 죽음으로 상대방의 삶을 정의하는 돌. 죽은 돌은 죽은 돌이 아니다.

돌의 생사.
바둑의 승패.

공을 둘러 싼 돌들.
빈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 돌들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니
바둑의 승부가 달리 읽혀진다.

바둑의 생과 미생.
미생도 결국 생과 연결되는 개념.
한 쪽의 미생은 다른 쪽의 생을 의미하는 것. 미생과 생이 연결되어 있다면
생도 미생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의미.

그래서 생과 미생은 결국 상대방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음.
그런 의존도가 눈에 들어오니까 바둑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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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내 밖에서 :: 2016/08/12 00:02

내가 블로깅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것.

그걸 블로깅을 하면서 알게 된다.
지금도 잘 모르지만.

블로깅을 한다는 건
내 안을 응시한다는 것이다.
내 밖을 응시한다는 것이다.

응시를 하면
그 곳에서 잠자고 있던 내가 깨어난다.

참 신기하다.
바라보지 않았을 때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조용히 잠자고 있던 내가
바라봄을 통해 잠에서 깨어난다.

그건 탄생이다.

내 안을 응시할 때마다
내 밖을 응시할 때마다
내 안과 밖에 존재하고 있던 내가 숨을 쉬기 시작한다.

숨을 멈추고 있는 상태가 죽음이 아닌 것처럼
숨을 쉬고 있는 상태가 삶은 아니다.

그저 삶과도 같은, 죽음과도 같은 상태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진동하면서 생사(生死)가 흘러가는 것이다.
삶이 아닌, 죽음이 아닌.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생사 말이다.

생사는 살아있는 것도 죽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 중간이다.

인간은 생사의 존재다.

안과 밖의 경계는
경계가 있다는 개념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허상을 제거하면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내 안을, 내 밖을 응시하면서
나는 나를 알아간다.
지금 이 순간도 말이다. :)



PS. 관련 포스트

진화와 죽음, 일각과 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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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 2016/04/13 00:03

태양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다.

태양이 없으면 내가 없다.

태양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곳에서 그렇게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왜 거기서 그러고 있는 것일까.

왜 나에게, 생명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까.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 걸까.

의도가 없다면 왜 그렇게 무심하게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일까.

의도가 있어도 놀랍고 의도가 없어도 경이롭다.

태양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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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 2015/11/23 00:03

나의 삶이 음악이라면

내 삶의 악보를 구할 수 있을까?

악보를 구하면 난 그 악보를 읽을 수 있을까?

주어진 악보대로 연주하지 않고 나만의 즉흥연주를 한다면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악보에 적힌 흐름과 즉흥연주의 흐름 간의 갭은 나를 분열시키는 것일까?

분열된 나, 합일된 나. 나는 누구일까?

나의 삶이 음악이라면

난 연주자일까, 작곡가일까, 관객일까..

아니면 악기일까.

내 삶을 난 지금 듣고 있는 걸까.

난 들을 수 있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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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 2015/11/13 00:03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변지영 지음/비즈니스북스


이 책에서 매우 맘에 드는 문장이 있다.

'삶은 자신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만난 보람이 있다.

벗어나기 힘든 것을 직시하는 순간

그런 시간을 만나게 해준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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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 :: 2015/11/09 00:09

오늘은 11월9일이다.

그래서 나는 11월9일을 산다.

삶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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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 2015/05/29 00:09

사람은 살아간다.
이 말은 뒤집어 보면
사람은 죽어간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생일축하.
어찌 보면 매우 아이러니한 의식인 듯 하다.

사람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순간이 바로 생일(?)의 도래가 아닐까 싶다.
째깍째깍 죽음을 재촉하는 시계바늘이 돌아가는 것이고 그에 따라 생일(?)을 매년 맞이하는 건데..

사실
생일은 내가 태어난 그 날 밖에 없는 것이고,
내가 매년 맞이하는 생일은 내가 죽음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아닐까?

결국 난 그걸 알면서도 은연 중에 외면해 왔던 것 같다.
매년 도래하는 생일(?)이 결국 죽음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

그런데 한 편으론 생일축하의 의식을 반길 필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난 자꾸 내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나마 나의 생일(?)이 도래하기라도 하니까,
겉으론 생일(?)의 도래를 의식하며 삶의 향취에 젖어 있다가도
속으론 은연 중에 "아, 내가 죽어가고 있구나"란 사실을 인지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은연 중에 외면하려 하지만 은연 중에 본질을 인지하는 것.
그게 생일(?)의 도래인 듯 하다.

난 결국 언젠가 죽을 것이다. 그걸 은연 중에 외면하고 은연 중에 의식하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죽어가는 모습. 그게 내가 인간으로서 처한 진실 아닐까?

생사.
생일은 내가 태어난 날. 딱 그 하루 뿐.
그 다음부턴 사일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다.
그래서 생일(?)의 도래는 다른 말로 하면 사일(死日)의 환기라고 보면 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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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태현 | 2015/05/29 08: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 생일 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오늘 생일이라 그런지 반갑네요. ㅋ)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5/05/29 08:49 | PERMALINK | EDIT/DEL

      앗, 그건 아니구요. 모여서 잼있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생일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일 축하한다란 말을 건네다가 "근데.. 생일이란 뭘까?"란 생각이 문득 들면서 그걸 블로그에 적어 보았네요. ^^

      생일에 대해 뜬금없는 생각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생일은 기분 좋고 에너지가 샘솟는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태어난 날로부터 뭔가가 전해지는 듯 해요.
      생일 축하 드려요~~

  • BlogIcon 아크몬드 | 2015/05/30 19: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계, 달력, 마감일
    이런 것들이 '마지막' 순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인 것 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5/30 20:42 | PERMALINK | EDIT/DEL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것들에 매력을 느낍니다.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제가 살아있다는 걸, 제가 인간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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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속 세상 :: 2015/05/04 00:04

현 시대 사람이 아닌 사람을 맘 속에서 자꾸 떠올리고
그 사람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면
나의 관점에선 그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일까, 죽어 있는 사람일까.

분명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인데
내 맘 속에서 그 사람의 존재감이 없다면
나의 관점에서 그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일까, 죽어있는 사람일까

내 맘 속의 세상에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현 시대에 없다..
그 세상은 살아있는 세상일까, 죽어있는 세상일까.

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매년 마음에 대해 생각을 하지만

해마다 마음에 대한 생각이 자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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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델 :: 2015/04/22 00:02

팔면 팔수록 남는 장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살면 살수록 풍요해지는 삶. 좋은 인간 모델일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그것으로 업을 영위하려면 자기
가 하고자 하는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좋은 인간 모델을 만들고 그것으로 삶을 영위하려면
자기가 살고자 하는 생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난 인간 모델에 관한 한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인 듯 하다.
40대 중반인 나이임에도 불고하고 아직 시작점 조차도 감을 못 잡고 있다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그런 현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에 작은 위안을 얻어야 하는 건지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질문.
그 질문 하나에 답을 해나가는 과정.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그래서 블로깅을 하고 있는 나.
블로깅이 답을 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질문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 듯.
평생을 살아도 답을 구하지 못할 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문을 외면하고 살아가고 싶진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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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 :: 2014/01/10 00:00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시공아트(시공사)

의도적으로 연출된 사진도 아름답지만,
연출되지 않은 삶의 자연스런 단면들도 매우 아름다울 수 있다.

삶의 작은 단면들 속엔 일상이 살아 숨쉰다.
그 일상들은 무수히 많은 스냅샷들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생성하기도 하고 가지각색의 생각과 행동을 수놓으며 살아간다. 우린 무용수가 아니라서 포토그래퍼에게 멋진 상을 제공하진 못한다. 하지만 고도의 기획과 연출 없이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몸짓은 무수히 많은 스냅샷을 산출하고 있고 우린 그걸 잘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나의 24시간을 스냅샷으로 구성한다고 생각해 보자. 나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24시간 기계적 촬영으로 영상 프레임 안에 담아본다고 생각해 보자. 거기서 생성되는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 수많은 의미와 시간의 이력, 공간의 중첩이 표출되지 않겠는가?

단면엔 순간이 깃들어 있다.
순간이 주는 강렬한, 연약한, 차가운, 뜨거운, 신속한, 느긋한, 화려한, 소박한 느낌에 반해서 나는 블로깅을 하고 싶어했나 보다. 일상 속에서 속절없이 휘발되어 가는 단면 중에 일부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포스트를 하나 둘 차곡차곡 쌓아왔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포스팅을 축적한다고 해서 포스팅을 하지 않는 것 대비 그닥 달라지는 것은 없다. 여전히 엄청난 양의 일상 단면들이 빠른 속도로 휘발되듯 나를 스쳐 지나가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일상 단면들이 나의 몸과 마음 속으로 인입되는 과정이 지금 이 순간도 반복되고 있으니까. 난 그 중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내용만 글로 옮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상 단면을 모조리 사진으로 담고 블로깅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상이 무수히 많은 단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나는 그것의 거대한 플로우 앞에서 작고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나는 그저 거대한 시공간의 유영 속에서 순간을 살다 가는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을 잘 인지하고 소량의 단면이나마 나름의 감각을 통해 보듬어 주고 이윽고 놓아 보내는 것.

한 장의 사진 안에 하나의 단면이 담기듯, 하나의 포스트 안엔 내가 호흡하는 단면이 스며든다. 하나의 문장에도, 하나의 단어에도, 하나의 문자에도, 하나의 획에도 나의 일상은 단면이 되어 녹아 든다. 사진으로 일상을 포착하든, 블로깅으로 일상을 채집하든, 일상의 단면은 그것을 소중히 하는 자에게 기꺼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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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빚 :: 2013/10/18 00:08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적정한 수면량이 있다. 적정량의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그것은 고스란히 수면빚으로 체내에 축적된다. 그래서 자신에게 적합한 수면량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평상시에 잘 지켜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축적된 수면빚이 피로와 스트레스로 전환되어 결국 나를 괴롭히게 된다.

성찰도 마찬가지다.
적정량의 성찰을 꾸준히 수행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성찰빚으로 체내에 축적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성찰은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성찰을 하지 않으면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나의 눈은 바깥을 향해 있어서 끊임없이 나를 향한 성찰의 시선을 가져가지 않으면 나의 눈은 타인을 판단하고 타인을 오해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성찰에 일정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면 나의 '관'은 자꾸만 편향성을 더해가게 되고 균형감각을 상실한 나의 프레임 속에는 왜곡된 쓰레기 정보들이 가득 유입되면서 나는 성찰을 엄두도 낼 수 없는 대규모 성찰 채무자로 전락하게 된다.

나에게 성찰빚이 얼마나 존재하는가를 체크하고 싶다면 아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된다.
"최근에 한 비판 중에서 나를 대상으로 한 비판이 몇 %나 되는가?"

만약 나를 향한 비판이 0%라면 성찰빚은 어마어마한 규모가 될 것이다. 나는 무조건 옳고 타인에 대해서만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을 테니 말이다. 나를 스스로 꾸짖고 자발적인 반성을 최근에 한 경험이 없다면 성찰로부터 멀어진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찰을 지속하지 않으면 성찰빚은 서서히 늘어나게 되어있고 늘어난 부채는 더욱 성찰로부터 멀어진 삶을 나에게 강요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적정한 성찰량이 있다. 적정량의 성찰을 지속적으로 취하지 않으면 그것은 고스란히 성찰빚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자신에게 적합한 성찰량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평상시에 잘 지켜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축적된 성찰빚이 삶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면서 결국 나에게 독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

삶의 품질 지수를 측정하고 싶은가?  분자를 분모로 나누면 된다.
  - 분자: 나를 성찰하고 나를 비판하고 반성한 것
  - 분모: 타인을 비난하는 마음을 먹거나 말을 뱉은 것

1을 훌쩍 넘는가?  아님 0으로 수렴하는가?  ^^



PS. 관련 포스트
정보의 분열, 행복과 욕심의 분리
제허, 알고리즘

로망과 속도, 그리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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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 2013/09/04 00:04

소설을 읽다 보면
소설가들이 '첫 문장'에 공을 많이 들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첫 문장.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함축하고 있으며
소설가로 하여금 끝까지 소설을 쓰게 만들고야 마는 텍스트 생명활동의 동력.

전체 스토리라인을 구상한 후에 첫 문장부터 쓰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첫 문장이 머리 속에 불현듯 떠오르고 그 첫 문장의 매력에 사로잡힌 채
어떻게든 그 첫 문장의 매혹을 지속하면서 스토리라인을 잡아나가는 것.
첫 문장이 이끄는 스토리라인. 스토리라인이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첫 문장이란 이름의 로망.

첫 문장을 낳게 하는 이미지.
우연히 보게 된 어떤 장면, 문득 떠오른 어떤 생각이 마음 속에 이미지를 품게 하고
그 스냅샷이 첫 문장을 탄생시킨다.

단 한 장의 이미지가 마음 속에서 생성되고 그 이미지가 거대한 스토리라인을 산출하는 과정.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과업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블로깅에서도 첫 문장의 힘이 작동하는 것 같다. 무심코 머리 속에 떠오른 'Read & Lead'라는 타이틀로 블로그를 개설했는데, 'Read & Lead'라는 첫 문장의 매력에 나 스스로 매혹된 채 그 매력을 어떻게든 유지하기 위해 블로깅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만약 어리버리한 이름으로 블로그 타이틀을 삼았다면 과연 지금까지 블로깅을 할 수 있었을까? ^^

매력적인 첫 문장의 탄생.
그리고 첫 문장의 매력을 집요하게 유지하면서 소설이란 삶을, 블로깅이란 삶을 영위하는 것.
첫 문장이 이끄는 삶. 첫 문장이 매력적이면 삶 자체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는 질문,
"당신의 마음 속 '첫 문장'은 무엇인가요?"



PS. 관련 포스트
첫 문장부터 매력적인 소설들
대본과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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