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에 해당되는 글 7건

실감 :: 2019/04/10 00:00

3월26일에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아직도 못 보내드리고 있는 것 같다.
절차적으로는 보내드렸는데
아직 마음으로는 못 보내드리고 있나보다.
부재를 느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수시로 눈물이 흐르는데 나이 50 먹어서 왜 이러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슬픈데.. 슬픈데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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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부재 :: 2017/02/03 00:03

존재를 부재하다고 생각하는 것
존재와 부재는 백지 한 장 차이

부재를 존재라 생각하는 것
부재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부재로의 흐름은 파동과도 같은 것

존재라는 허상
부재라는 환상

존재와 부재는 서로를 보완하는 상호 의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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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감 :: 2016/12/21 00:01

물리적 관점에서
나의 삶은 내가 위치했던 좌표와 내가 이동했던 좌표 간 거리로 규정된다.

내가 생성하는 물리적 이동.
좌표와 경로
노드와 링크

그런데..
내가 어떤 좌표에 위치했다는 건
내가 그 좌표를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좌표들을 배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내가 좌표와 좌표 간 이동을 했다는 건
내가 그 이동경로를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이동경로의 가능성들을 선택 선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을 내포한다.

존재로 삶의 궤적을 형성한다는 건
삶의 궤적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 대해서 부재를 태깅하는 것이다.

존재로 살아간다는 건
부재로 비워 두는 곳을 규정하고 그 곳을 부재감으로 채워 나가는 일이다.

존재감은 부재감으로 규정된다.

부재란 무엇일까.
왜 부재하는 것일까.
왜 편재의 틀 속에서 수많은 부재를 생성하게 되는 것일까.

표현과 은닉 사이에서
선택과 배제 속에서
존재와 부재 간을 끊임없이 오가는 것

그게 또 하나의 삶의 궤적일 듯 싶다.

존재와 부재..
그것들은 노드들이고
노드들 간의 보이지 않는 이동경로.

물리적 경로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링크

그 링크가 뭔지 알아가는 과정
그것도 또 하나의 이동경로

나의 현재 위치
나의 현재 동선
그것들의 흐름 속에서 나의 부재가 서사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걸 어렴풋이 느끼는 것
그게 부재감이다. ㅋㅋ



PS. 관련 포스트
좌표와 이동
망각과 복원
숨겨진 비밀
비밀코드 해독과 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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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에만 있는.. :: 2016/12/14 00:04

유튜브에서 음악을 즐겨 듣는다.
다른 뮤직 서비스에서 들을 수 없는 것들이 유튜브엔 널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는 경험은 아무래도 좀 아쉬운 느낌이..

유튜브에서 희귀한(?) 음악을 듣다가 아쉬움이 진해지면
애플뮤직을 찾게 된다. 거기엔 유튜브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희귀한(?) 노래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애플뮤직을 뒤지다가 내가 듣고 싶었던, 내가 잊고 있었던 음악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그렇게 애플뮤직에서 찾은 노래가 다른 뮤직 서비스에선 존재하지 않음을 재차 확인할 때의 보람이란.

수많은 서비스들이 있지만
유독 뮤직 서비스를 사용할 때
존재와 부재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다.

들을 수 있는 노래
들을 수 없는 노래

존재하는 노래
존재하지만 들을 수 없는 노래

접근성의 정도에 따라 존재와 비존재 간의 위치가 일종의 확률적 높낮이로 정해진다.

실제로 존재하는가의 여부보다
존재로의 접근성, 존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 존재를 찾게 도와주는 서비스 흐름의 친화도..
이런 것들이 존재도, 부재도를 규정짓게 되는 흐름이 이제 보편화된 상황..

뮤직 서비스들, 유튜브, 애플뮤직을 오갈 때
존재감과 부재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경우가 많다면
뮤직은 내게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이 되어주고 있는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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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 삭제 :: 2016/11/30 00:00

스마트폰으로 e북을 즐겨본다.
폰의 용량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구입한 e북을 무작정 보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어쩔 수 없이 자주 읽지 않는 e북은 삭제를 하게 된다.

그런데..
e북에 하이라이트 해놓은 부분을 나중에 읽어 보는 맛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삭제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을 해보게 된다.
e북을 삭제한다는 건 e북의 하이라이트를 삭제한다는 건데..

흑..
예전에 애써 하이라이트 해놓은 것들이 다 날라갔구나란 허탈감..


하이라이트를 보존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렇게 하이라이트를 삭제하는 게 진짜 삭제한 건가?란 질문도 생긴다.

내가 했던 하이라이트는 삭제된 것이 아니라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것 같다.
시공간 상을 부유하는 마이 하이라이트..

e북을 삭제하면서 하이라이트가 날라간 것을 보면서,
삭제를 통한 부재를 체감하면서,
오히려 존재를 느끼게 된다
내가 하이라이트를 했다는 기억.
희미해지는 하이라이트의 지점들.
그것들이 지금 당장 내 눈 앞에선 사라졌지만
사라졌기 때문에 결국 존재한다는 것을 내게 증명하고 있는 역설적 존재감으로 인해
나는 e북 삭제를 통해 오히려 보이지 않는 하이라이팅을 지속하게 되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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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2016/06/06 00:06

흥미로운 내용의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책을 사려고 도서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 그 책은 품절이었다.
허탈한 마음에 책 소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진해지면서
책을 향한 갈망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책이 만약 품절이 아니었다면 그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품절이란 걸 알게 되니까 없던 결핍감마저 생겨나는 지경이다.

만약 그 책이 품절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면..
내게 있어 그 책은 수많은 책들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한 그런 밋밋한 존재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품절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생겨나는 존재감.
부재는 존재만큼이나 강력한 이벤트이다.
존재는 부재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애처로울 정도의 몸짓을 지속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그런 무리수들이 겹겹이 남루한 층위를 이루면서 존재는 더 이상 존재답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냥 살아가는 것.
그냥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결로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
티를 내려고 하지 않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존재를 굳이 증명하지 않으려 하는 태연함.
그 속에서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는 것.

존재라면, 이 세상을 존재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런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존재가 존재를 알림으로 인해, 존재를 돋보이게 함으로 인해 증명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하면 할수록 존재감은 희미해진다는 것.
존재는.. 표현하려고 애쓰는 허무한 몸짓들을 제하고 남은..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표현되는.. 그런 자연스러운..
밖을 향하지 않는.. 그런 것들로 구성되는 듯 하다.

품절된 책을 접하게 되면서,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그 책을 존재로 인지하는
나 자신이 존재임을 인식하는 시간들.
책 한 권의 품절을 통해 존재를 어렴풋이 배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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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서로를 증명하는 것 :: 2014/02/03 00:03

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문학동네

3년 전에 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e북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 책엔 재미난 단편소설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 배명훈의 '안녕, 인공존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이후로 부쩍 소설을 읽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요즘도 소설을 종종 읽는다. 이렇게 된 것은 '안녕, 인공존재!'를 읽고 받은 감흥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문학과 사회 2013년 여름호에 수록된 권여선의 '봄밤'이란 단편소설을 읽었다.  '안녕, 인공존재!'가 갑자기 생각났다. 내게는 '봄밤'이 '안녕, 인공존재!'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안녕, 인공존재!'가 '봄밤'이란 인사에 대한 화답인 것 같다.  


특정 시공간에서의 나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내가 사라졌을 때,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서 뭔가가 증발되었음을 느낄 때.
내가 머물다 사라진 자리에 구멍이 뻥하고 뚫렸음을 누군가가 알아차릴 때.

존재 A는 흘러간다. 존재 A는 흔적을 남긴다. 존재 자체는 '허'일 수 있어도 존재 A는 흐름 속에 자취를 남긴다. 그걸 존재 B가 느낄 때 A가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B 또한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존재는 상대방을 증명하면서 자신을 증명한다. 존재는 증명의 주고 받음이다. 그것은 존재함으로 유지되고 부재함으로 완성된다. 존재는 그런 것이다.

'봄밤'을 읽고 나서 '안녕, 인공존재!'를 소환하게 되었고, '안녕, 인공존재!'를 소환하면서 봄밤을 망각하게 된다. 내 맘 속에서 두 소설은 소환과 망각을 반복하면서 상호 존재의 증명을 지속할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흔적

부활과 봄밤
존재 확인의 압박
존재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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