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에 해당되는 글 11건

비밀번호 분실 :: 2018/09/14 00:04

비밀번호를 잊어서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망각한 것을 복원하는 경험이다.

로그인이 일상이 되면서
어떤 로그인 지점에선 종종 막히게 된다는 건데.

로그인만 그럴까.

비번을 잃어버려서 진입되지 못하는 지점들이 얼마나 많을까

비밀번호 찾기라는 과정이 없다면
그 땐 어떻게 되는 걸까
그냥 잃어버린 비밀번호는 영원히 복원되지 못한 채 내버려지는 걸까

그러고 있는 거겠지 지금의 나는

쉽게 복원되는 비밀번호
복원이 어려운 비밀번호
복원이 불가능한 비밀번호

다양한 비밀번호들 중에
난 계속 쉽게 복원되는 비밀번호들만 취급하고 있겠지

한 번도 찾아보지 못했던
단 한 번도 찾으려 하지 않았던 비밀번호

그것들이 지금 내 눈 앞에 떠오르고 있고
나는 그것들로 인해 나를 보게 된다.

내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비밀번호
찾으려 하지 않았던
복원시킬 의도 조차 생성하지 못했던
그 비밀번호
그게 바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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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Black Ager | 2018/09/16 00: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참 일상에서 많이 경험하고 있어요. 일반적 편의를 거부함으로서 나만의 편의를 만들어내는 일. 나도 내 일부인지 몰랐던 어두움의 영역이 무수히 존재하기에 삶은 단순히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이 아니라 사방팔방의 개척, 진화, 확장의 예술인 거겠죠. 다만 그 비밀번호가 어째 대개 벼랑 끝 같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야 찾아진다는 게 좀 웃기고 씁쓸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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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복원 :: 2016/04/01 00:01

매우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 있다.
정말 그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추기가 어려웠고
읽고 난 후의 여운도 상당했다

그런데..
시간 앞에는 장사가 없다.
그렇게 인상적이었던 문장과 단어들이
시간이 흘러가니까 자연스럽게 잊혀지더라.

시간과 망각
난 정말 잘 잊는 스타일인 듯 하다.
시간과 망각 속을 흠뻑 즐기며 살아가는 자인 듯. :)

그리고..
시간이 또 흐르고 흘러.
나는 나로 향하는 정보들의 구성을 비틀어 볼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그런 계기를 통해 난 나를 향한 정보 유입의 타임라인의 변곡점에서
까맣게 잊고 있던 그 책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북의 책장을 넘기면서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이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구나.

그리고 망각했던 그 가치를
다시 복원하게 되는 감동은
처음 접했던 그것을 능가하는 구나.

더욱 깊이 있게 와서 닿는다.
단어와 문장들이

새 책을
너무나 매력적인 새 책을 만나는 기쁨을 압도하는
그런 크기의 매력

이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나는 그렇게도 소중했던 책을
까맣게 잊어버려야 했던 것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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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e북 :: 2015/10/02 00:02

전자책을 핸드폰으로 주로 본다.
전자책을 크레마로 주로 본다.
가끔은 태블릿으로도 본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전자책 구입량은 증가한다.
사놓고 까맣게 잊혀져 가는 책도 생겨난다.

그렇게 한참이 흐른 후,
어느 날 PC로 e북을 보게 된다.
깜짝 놀랐다.
내가 잊고 있었던 전자책이 이렇게 많았구나.

그 중에 하나를 골라서 책장을 PC로 넘겨본다.

거기엔 새로운 세상이 숨겨지듯 펼쳐져 있었다.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블로그 에디터창을 열고 이렇게 글을 적는다.

이 느낌.
올해 최고의 발견을 경험한 심경.

망각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망각의 깊이만큼 복원의 기쁨은 심대했다.

디바이스를 달리해서 내가 보유한 전자책 리스트를 훑어보게 된 무심한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그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에서 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된 듯 하다.
복원은 진정 창조에 준하는, 아니 창조보다 더욱 심각한 이벤트라는 것. 그거 하나로 오늘은 족하다. :)



관련 포스트

PC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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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忘 :: 2015/07/31 00:01

記憶(기억)
忘却(망각)

기억과 망각을 동일시하면 재미있을 듯 싶다.
생성과 소멸을 동일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듯 싶다.

뭔가를 기억하는 과정 속에서
뭔가를 망각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뭔가를 망각하는 흐름 속에서
뭔가를 기억하는 상황이 형성된다.

망각과 기억이 하나라면
난 지금 무엇을 망각하면서 무엇을 기억해내고 있을까.


記憶(기억) = 忘却(망각)

記忘(기망)

난 앞으로 기억과 망각을 구분하지 않는 놀이를 즐겨볼까 한다
기망 놀이.

미래의 어느 날. 과거의 어느 날. 지금 바로 이 순간..
정말 기억과 망각을 구분하지 않게 되면
시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있을까.
공간은 나에게 어떤 포지션을 부여하게 될까.
나는 어떤 존재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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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따슈 | 2015/08/01 11: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올려주신 포스팅 보고 중국어 공부하다 한자가 의아해서 유심히 봤던게 떠올라서 댓글 남겨봅니다!
    잊다라는 단어가 忘记(발음 왕↘지↘)라고 쓰는데 말씀하신 기망의 한자가 뒤집혀 있는 상태지요
    그래서 공부하면서 왜 잊다에 기록/기억하다는 뜻이 들어가있을까 고민을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 글을 보고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까먹었다는 결과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외웠었는데 잊어버렸다는 전후의 관계를 모두 내포하는 의미라는 것을요.

    옛날에 2007~8년 때부터 벅샷님 블로그 봤는데
    아직도 꾸준히 운영하시고 사색내용 올려주시다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8/01 16:14 | PERMALINK | EDIT/DEL

      아. 그런 의미가 있었네요. 넘 흥미로운 포인트를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욱 풍성한 맥락을 선물해주셔서 넘 기쁘구요. :)

      꾸준히 운영하는 건 아니구요. 그냥 힘을 빼고 하고 싶은 얘기만 가볍게 적어 나가다 보니까 예전보다 경쾌한 흐름으로 운영이 되는 듯 합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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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놀이 :: 2015/07/29 00:09

한가지 자아만 내 안에 있는 것은 아니다.

복수의 자아, 복수의 개성이 내 안에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복수의 자아/개성을 억지로 단수로 봉합하지 말고
복수의 미학을 즐길 필요도 있을 듯 싶다.

나의 개성과 자아를 3명으로 나눈 후
예를 들어 회사원, 독서가, 온라인서퍼로 나눈 후
셋이 토론을 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면 어떨까?

그래서 서로 대화를 하게 하고
서로 논쟁을 하게 하고
서로 각자의 구상을 얘기하도록 하면 어떨까?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복수의 관점을 어설프게 단수인 듯 뭉개면서 생각을 정리하려 하지 말고
내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점을 그대로 다 인정하고 그것들이 각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면 어떨까?

그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논쟁하면서
뭔가 공감대를 찾아가도록 판을 깔아준다면
내 안의 개성, 자아들은 거대한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까.

결국 많은 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들어 있는 것이고
난 그것을 깨우는데 너무 둔감했던 듯.

그것들을 깨울 수 있다면.
뭔가가 깨어날 수 있는 맥락을 내가 감지하고 촉발시킬 수 있다면. :)




PS. 관련 포스트

거잠,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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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틈입 :: 2015/07/06 00:06

2015년 7월6일.
현재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문득 2005년 7월6일의 내가 현재로 틈입되어 들어온다면,
나는 뭐라고 응대하면 좋을까.

나는 10년의 시간을 오가며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재구성하게 될까.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
10년의 시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갔을까.
10년의 시간은 2005년의 나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현재를 살면서 10년의 시간을 내 안에서 느끼고자 한다면
뿌옇게 흐려졌던 10년 전의 기억은 어떻게든 내 안에서 다시 복원되지 않을까.

그게 설사 사실의 왜곡에 가까운 복원이라 해도
복원은 엄연히 복원이다.
뭔가 달라진 채 되살아난 기억은 현재 관점에서 바라본 과거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겠다.

특정 시간대에 연결된 이벤트.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을 계속 복원시키고자 할 때, 복원될 때마다 기억은 매번 어떤 식으로든 새롭게 변주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이벤트를 100번 복원하면 100가지 형태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그것 모두는 정확히 그 이벤트를 겨냥한 의미 있는 해석들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언제 어떻게 복원시키는가에 따라서 수만 가지 색채를 띤 그 무엇이 되고 만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건, 어디로든 틈입되어 무엇이든 새롭게 생성해냄을 의미하는 듯.

2015년 7월6일.  
현재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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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ge | 2015/07/14 07: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년전의 나, 현재, 10년후의 나
    이렇게 셋이 같이 한 테이블에 앉아 얘기하는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네요. ㅎㅎ
    셋이 무슨 얘기를 할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7/16 14:41 | PERMALINK | EDIT/DEL

      저도 그게 궁금해요. 상상만 해도 설레이는 장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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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수면 :: 2015/04/01 00:01

아주 오래 전의 일을 우연한 계기로 기억해 내는 경우가 있다.

그 경험은 참으로 놀랍다.

어떻게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이 어떤 계기를 맞아 슬며시 살아날 수가 있는 것일까.

빛의 호위란 단편소설을 읽었다.

등장인물이 과거의 기억을 복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불현듯 지나간 오래 전 시간의 한 장면을 우연하게 복원하게 된다.

그 경험이 어찌나 그윽하고 소중하던지.

소설을 읽는 느낌도 너무 좋고, 소설을 읽는 동시에 지난 줄로만 알고 있었던 시간이 나의 곁에 살며시 다가와주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보다 더 설레는 기억의 방문.

어쩌면 나도 모르는 무의식 속에서 나는 그 시간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나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상황을 접하게 되자
나는 빛의 속도로 그 시공간 속으로 달려갔던 것 같다.

기억의 수면 아래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잠자고 있는 것일까.
난 어떤 계기로 어떤 기억들을 또 만나게 될까.

잠자고 있던 기억이 깨어날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그건 과거와 현재가 만나면서 과거도 현재도 기억의 자장만큼 수줍게 변해가는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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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ge | 2015/04/01 07: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가끔씩 옛동네, 옛사진을 보면 빠르게 그 속에서
    살았던 배경으로 빠져들때가 있는것 같습니다.
    현재의 의식도 결국엔 무수한 무의식의 과거를 그리워하는듯 하네요.ㅎㅎ
    잘읽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5/04/03 16:01 | PERMALINK | EDIT/DEL

      잘 의식하진 못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과거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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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과 복원 :: 2015/02/25 00:05

예전에 유행하던 노래를 들으면,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망각된 것을 복원하는 경험.

사람의 기억 용량에 한계가 있으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뭔가를 잊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머리 속에 지니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망각했던 기억을 다시 살려내고 복원된 것이 또 다른 복원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형성되기도 하는 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나는 뭔가를 망각하고 있고 잃어버리고 있다. 새롭게 습득하는 정보, 강렬한 자극으로 인해 깊게 저장되는 정보, 얕게 저장되는 정보, 시간에 따라 서서히 희미해져 가는 정보, 완전히 망각된 정보,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복원된 정보.. '나'는 일종의 정보의 유입/유출 시스템이고 나를 향해 정보는 들어오고 나감을 지속한다. 나는 그런 역동적인 정보 흐름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인 셈이다.

복원을 경험할 때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를 지긋이 바라보게 된다.
나에 의해 보여지는 나의 모습.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고 있었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를 회상하고 있다.
그래서 둘은 망각 복원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흘러갈 때
나는 과거의 나를 과거 속 시공간에 남겨둔 채 여정을 떠나온 것이고
어떤 계기를 맞아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는
지금의 내가 변해 있듯이, 과거의 나도 자기 만의 삶을 지속했고 그로 인해 변해 있었다.

망각을 복원하는 것은 서로 다른 트랙을 살아가던 두 존재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다.

그건 매우 당연한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인 동시에
심원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암호화된 코드를 해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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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의 모방 :: 2013/11/29 00:09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김준균 옮김/시드페이퍼


책을 읽지 않고 쓰는 글이다.  책 제목만 봐도 메세지가 느껴지기 때문에. ^^

모방을 모방해서 모방하기 힘든 뭔가를 만들어낸다.
모방과 모방 사이에 독창성을 가미한단 얘기다.
아니, 모방을 하는 자의 독창성이 따라기 힘든 모방을 가능케 한단 얘기다.
결국, 독창성만 갖고 있다면 모방을 해도 자기 스타일이 묻어 나온다는 것.

독창성을 갖추기 위해선 모방을 꾸준히 할 수 밖에 없다.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반복되는 모방의 시간 속에서 모방은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거듭된 모방 속에서 자신 만의 고유한 패턴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패턴이 독창성으로 발전하면서 어느덧 모방은 더 이상 100% 단순 복제에 머물지 않고 뭔가 자신 만의 이야기를 발현시키는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

핵심은 모방에 기저하고 있는 '원형'을 인지할 수 있는가이다.  모방 속에서 원형을 탐지할 수 있으면 한 차원 높은 모방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모방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한다고나 할까. 모방의 생성 과정을 역설계할 수 있으면 모방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모방이 만들어지기 이전 상태로 이동한 후 나만의 모방을 설계할 수 있는 상황 속으로 진입한다. 모방의 모방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모방의 모방.  반복, 중첩, 재귀가 지향하고 있는 지점에 원형의 숨결이 존재한다.   모방의 모방을 통해 모방한 자의 생각 경로를 따라가 보고, 모방한 자가 택하지 않았던 경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나만의 경로를 설계하는 과정은 저자의 책을 읽고 저자의 마음을 해부하면서 저자 생각의 랜드스케이프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복원시키는 복원예술가의 과정이면서, 아무 것도 없는 '무'의 환경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예술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 두기만 하면 기계적이겠으나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두면서 고수들의 마음을 읽어 내리는 노력을 지속하면 고수의 기력에 근접할 수 있는 진입로가 형성된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타인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고 나의 마음을 읽고 나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는 것. 모방의 모방은 결국 예술로 귀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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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예술적 재능의 복원 :: 2013/08/09 00:09

블로그는 예술이다 포스트를 요즘 다시 되새기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창의력과 예술가적 자질을 갖고 세상에 태어난다. 아기 시절에 인간이 보여주는 창의력, 예술가적 자질은 어른들의 환호 속에 힘을 받는다. 하지만 아기가 나이를 먹어 어린이가 되고 또 나이를 먹어 청소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자신에게 부여된 창의력, 예술가적 자질을 마음 편하게 펼치기엔 세상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위의 정량화/표준화된 시선에 자신을 순응시키고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나, 남들과 비교해서 뒤떨어지지 않는 나를 유지하기 위해 속물적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결국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그렇게 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점점 나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잃어간다.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서 일종의 범용품과도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예술가적 재능을 타고 났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자존이 아닌 타존의 삶을 살아가기 쉬운 세상에서 The Black Ager님의 블로그는 예술이다 포스트는 나에게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나'만의 생각과 경험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블로그 포스팅. 그건 나이를 먹으면서 잃어갔던 예술가적 재능을 복원시키는 활동인 것이다. 나를 읽고 표현하고 리드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더욱 나다워지고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나를 더욱 읽고 표현하고 리드하게 하고. 이렇게 절묘한 예술의 무한 루프가 어디 있단 말인가.

문명이 발전할 수록 인간은 거대한 문명의 부품이 되어간다. 도구가 발전할 수록 도구는 인간의 몸과 마음 속에 침투하여 인간을 도구화시킨다. 부품으로 작동하고 도구로 기능하는 시간의 축적에 대항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 중의 하나가 예술을 수행하는 것이다. 예술을 하는 순간, 인간은 부품에서 완전체로 변신하고 도구에서 목적으로 격상한다. 예술하는 자는 문명을 부품화시키고 도구의 역습을 봉쇄한다.

모두가 이미 예술가이다. 다만 자신에게 내재한 예술가적 자질을 인지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뉠 뿐이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예술가적 재능을 속절없이 잃어가는 자와 그것을 복원/증폭시키는 자로 구별될 뿐이다.
타인의 시선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경쟁우위와 같은 헛된 환영에 눈이 멀고 속물적 스펙에 휘말리는 공장 통조림 같은 삶으로 일관하면 예술가적 면모의 복원은 요원해진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최근에 내가 산출한 나만의 작품은 무엇인가?  

나는 예술가이다. 내가 예술가라는 사실이 내겐 너무도 가슴 벅찬 설레임이고 그 충만한 기쁨은
쩐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쩐봇으로의 전락을 강요 받는 나에게 강력한 돌파구가 되어주고 있다. 블로그는 예술이다. 블로그는 예술 수행 플랫폼이다.  인간은 예술이다. 인간은 모두 예술가이다. ^^



PS. 관련 포스트
블로깅, 경영과 예술
질문 아끼기, 행동으로 답하기

Jam Reading
모두가 예술가다.
상품화
미켈란젤로의 조각에 대한 정의 - 창조주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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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3/08/22 20: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제야 봤어요 ㅠㅠ 언제나 감사하고 황송합니다... 요즘엔 예술가들"만"을 위한 소셜 플랫폼이 생기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인간의 본성과 기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시대적 발명품인 소셜 네트워크의 다음 단계는 '컬처럴' 네트워크가 아닐까요 ^^

    • BlogIcon buckshot | 2013/08/22 22:12 | PERMALINK | EDIT/DEL

      저의 블로그 라이프는 '블로그는 예술이다' 포스트를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나뉩니다.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은 포스트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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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 :: 2013/05/01 00:01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화는 강력한 중력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상품화의 물결 속에 휩쓸려 간다. 예전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돈 한 푼 안들이고 맘껏 뛰어 놀았던 기억인데 요즘 아이들은 뭔가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고 우린 지갑을 어리버리 열리면서 수시로 새어나가는 돈의 흐름 속에서 쩐봇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상품화란 이름의 중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동하는 가장 강력한 힘 중의 하나다.

어떤 개념이나 단어가 상품화되면 기존의 의미는 희석되고 상품화를 중심으로 의미의 재구성이 일어나면서 단어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어에 상품화된 욕망이 집결하면서 단어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고 사람들을 상품화 알고리즘 속으로 휘몰고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상품화 개념 중의 하나가 공부이다. 공부는 상품화 차원에서 철저히 재단한 개념 중의 하나다. 공부라는 멋진 단어가 출세와 성공을 위한 학창 시절의 고된 훈련 과정으로 변질되면서 공부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강력한 성공 수단인 공부의 주위엔 쩐을 챙기기 위한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난립하게 되었다. 평생을 두고 실행해도 가슴 설레기에 충분한 완소 개념 하나가 상품화의 표적이 되는 순간 기괴한 형체로 변신한 채 자본과 손을 굳게 잡고 상품화의 길을 거침 없이 달려 왔고 욕망과 BM의 찰떡 궁합 속에 상품화 개념의 베스트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운동도 상당히 상품화된 상황에 놓여 있다.  그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되는 건데 운동이 자본과 결합하면서 "운동은 이런 모습으로 이런 곳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다."에 대한 팬시한 상이 형성되었고 그 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운동한 것 같지 않은 이상한 느낌마저 생기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명백히 운동했는데 운동한 것 같지 않고 자본이 규정한 운동 방식을 따라야 운동했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과연 진정한 운동은 어디로 간 것일까?  우리가 운동이란 단어를 언급할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정형화된 상이 존재하는 것. 그 상이 철저히 외부로부터 주입된 것이고 그 상을 만들어내고 그 상을 통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가 존재하는 것. 운동은 제대로 상품화된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웰빙에 이어 힐링도 상품화의 경로에 들어선 것 같다. 힐링이 필요한 상황을 규정하고 그런 상황에 놓이면 힐링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생겨났다. 마치 증상이 규정되면서 시장에 약이 등장하듯 말이다. (약이 등장하면서 증상이 가시화된다고 볼 수도 있다. ^^)  문제나 병을 자극적인 상으로 구현하고 사람들의 뇌 속에 주입시킨 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과 약을 팔면서 그것을 복용했을 때 얻게 될 모습을 화려한 상으로 그려서 사람들의 뇌 속에 밀어 넣고 증폭시키는 것.

우리가 접하는 개념과 단어들은 상품화에 의해 잠식되어 있거나 서서히 잠식되어 가고 있다. 우린 순박하고 날 것에 가까운 개념을 접하기 보다는 철저히 돈스럽게 포장된 개념에 경도되고 유린된다. 돈 냄새를 발라내고 당초의 개념을 복원하는 복원사의 면모를 우린 획득해야 한다.  미술 복원사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상품화로 오염된 개념의 원형을 복구하는 과정이야말로 지상 최고의 예술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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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

    Tracked from toms s | 2013/06/13 10:49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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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y 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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