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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 2015/07/03 00:03

인터넷에서 '형'으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과학자가 설명하기를 원하는 현상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하여 사용된 단순화되고 이해하기 쉬운 구조체계.  모형이라고 할 때는 그림이나 어떤 물건을 복사한 것이거나 또는 추상화된 어떤 것이 될 수 있다. 모형 내에서의 관계나 대상을 나타내기 위해서 수식, 언어적 진술, 상징적 기호, 도표적 방법 또는 전기기계적 도구 등이 동원된다. 때로는 한 분야에서 이미 잘 알려진 모형이나 구조체계를 새로운 분야나 영역에 대한 통찰과 전망을 얻기 위하여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현상이 너무 복잡하고 거대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으면 뭔가를 해보기 어렵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현상을 단순화된 프레임 안에 가두고 그것을 갖고 놀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과정 속에서 현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해의 수준이 차오르다 보면 또 다른 이해의 프레임으로 진보하게 되는 듯 하다.

모형을 과학자들의 놀이 도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일반인들의 놀이 도구로 초대해 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나는 나를 이해하고 싶어하는데 나를 있는 그대로 놓고 보면 뭔가 잘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이 든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직시하는 건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겠으나, 뭔가 나를 보다 구조화된 프레임 속에 집어 넣고 나를 다각도로 해석해 보고 나의 향후 궤적을 예측해 보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나에 대해 구축해 놓은 모형의 한계를 느끼고 모형의 혁신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미 세상에는 수많은 모형들이 나와 있다. 다양한 모형들을 훑어보면서 나에게 걸맞은 모형으로부터 힌트를 얻고 그를 토대로 '나' 모형을 만들어 보면 참 재미있을 듯 하다. 어쩌면 내가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흥미로운 학문이자 놀이가 될 수도 있겠다.

앞으로 종종 블로그에서 모형 놀이를 언급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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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알고리즘 :: 2011/11/23 00:03

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이시은 옮김, 명승은 감수/명진출판사

책을 읽지 않고 '큐레이션'이란 단어 자체에 끌려서 쓰는 포스트이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의미한다.  큐레이션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큐레이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행위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그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단어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봐야겠다. 웹이 발전하면서 컨텐츠를 편집할 수 있는 툴이 발전하게 되었고 이는 컨텐츠 편집의 니즈를 더욱 강화시켜 나갔다. 큐레이션은 미니홈피, 게시판, 블로그, 카페에서의 UGC 활동을 통해 웹 유저의 일상 속에 침투했고 트위터, 페이스북은 그 큐레이션 활동에 네트워킹적 묘미를 더해 주고 있다.  

큐레이션은 정보폭증 시대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웹 상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큐레이션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직조해 나가는 curated information structure는 원하는, 원할 수 있는 정보에의 접근성을 현저히 제고하게 된다. 나와 유사한 정보 취향을 갖고 있는 유저 그룹과 직간접적인 네트워킹을 맺어 놓으면 내 입맛에 맞는 가공된,구조화된 정보를 입수하는데 도움을 주는 수많은 서포터 대군을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물론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편식할 수 있게 되는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

큐레이션은 타인이 필터링한 정보를 받아먹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 자신이 정보를 가공하고, 가공된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나만의 맥락을 만들어 낼 것인가는 큐레이션이란 단어 속에 내재된 중요한 질문이다. 나 자신이 큐레이터로 어떻게 활동하는 것인가?를 관찰하고 나의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큐레이션은 일종의 '세상을 보는 렌즈' 만들어 나가기이다. 세상을 보는 렌즈가 편협한 프레임으로 설계되어 있다면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떻게 큐레이션하고 그 큐레이션이 나의 시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 소비는 나의 프레임과 타인의 프레임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이다. 프레임과 프레임이 만날 때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1차적 대화만 나누면 안 된다. 프레임에서 프레임으로 메시지가 이동할 때 보내는 프레임이나 받는 프레임에서는 그 메시지가 어떤 '관()'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를 짚어볼 수 있어야 상자 안에 갇히지 않고 틀을 벗어날 수 있는 확장/연결형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큐레이션은 정보과잉의 돌파구로서의 의미만을 갖진 않는다. 정보과잉 현상은 원시시대부터 인간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던 기계적 반응 알고리즘 만으로 얼마든지 대응 가능하다. 큐레이션이란 단어가 주는 진짜 의미는 세상에 완전한 창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누구나 편집을 통해 자신 만의 세계관을 생성할 수 있고, 그 세계관을 통해 자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큐레이터이다. 단지 어떤 큐레이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달라질 뿐이다. 나만의 맥락을 창조하는 적극적 큐레이터인가? 남의 맥락만을 수동적으로 받아 먹는 소극적 큐레이터인가? ^^


PS. 관련 포스트
Attention의 탄생 - 知의 편집공학을 읽고
관틀, 알고리즘

컨텐츠 바리스타
(컨)텍스트
블로깅- 문화 리믹스 번성의 촉매제
Blogging = Broadcasting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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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기와 담기기 :: 2011/06/15 00:05

관찰은 담기이다.
나만의 생각 프레임(컨테이너) 안에 관찰 대상을 담는 것이다.

관찰이 담기이기 때문에,
관찰은 대상과 거리를 두고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라기 보단
대상을 컨테이너 안에 끌어들여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더 가깝다.

언제부턴가 세상 전체가 나에게 책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컨텐츠가 더 이상 컨테이너 속에 박제된 형태로 존재하기 보다는 컨테이너라는 '막'을 끊임없이 투과하고 유동하는 동적 평형 상태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컨테이너는 컨텐츠를 견고하게 가두면서 가치를 발현한다. 컨텐츠는 컨테이너를 자유롭게 투과할 수 있는 '막'으로 정의하는 순간 강력한 가치를 획득한다. 컨텐츠와 컨테이너의 관계가 atom적이면 컨테이너가 돋보이고, quantum적이면 컨텐츠가 돋보인다.

언어도 일종의 컨테이너다. 안개와도 같이 뇌리를 맴돌며 말로 잘 표현이 되지 않는 그 무엇. 그건 언어라는 컨테이너 안에 담기 어려운 양자(quantum)적 컨텐츠를 의미한다.

'나'는 무엇을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인 동시에 무엇에 담길 수 있는 컨텐츠이기도 하다.
내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나는 무엇 안에 담길 것인가를 정의하고 그것을 관리해 나가는 것.

내 안에 무엇을 담지 않고 그저 무엇 안에 담기기만 한다면 '나'는 입자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담기는 동시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세상에 널린 컨테이너 안에 온전히 담기는 안습을 면할 수 있다.

구글이란 '검색 네트' 컨테이너 안에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것. 페이스북이란 '소셜 네트' 컨테이너 안에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것. 기술/미디어 컨테이너 안에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것. 자본 컨테이너 안에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것. Quantum-Self. ^^

관찰은 담기이다.
나만의 생각 프레임(컨테이너) 안에 관찰 대상을 담는 것이다.



관찰과 상상 (2011.5.6)

관찰력은 상상력과 맞닿아 있다.
관찰을 잘한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역동적 상상력을 가동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관찰은 상상과 재구성(일종의 창조)의 영역이다.

관찰은 현상을 사진 찍듯이 내 머리 속으로 입력시키는 것이 아니다.
현상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내 머리 속에서 구성해 내는 것이다.
관찰은 입력 보다는 생성에 가까운 개념이다.


무엇인가를 관찰할 때,
관찰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나만의 해석 간에는 반드시 간극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 간극의 유형이 관찰자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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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 정보의 동적평형 :: 2011/06/10 00:00

경계는 생성되고 허물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경계를 만들기만 하고 허물지 않으면 경계는 썩어간다. 끊임없는 동적평형의 중심에 경계는 위치해야만 한다.

Bookmark는 덧없는 저장이다. 매번 "다음에 봐야지"하면서 북막해 두지만 나중에 그걸 다시 꺼내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북막의 진정한 의미는 "저장해서 나중에 보기"가 아니라 "접속한 정보의 인덱싱" 정도인 것 같다.
Bookmark는 stock과 flow 간 절묘한 중간 지점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부질 없는 저장에 대한 욕망과 다이내믹한 접속에 대한 욕망의 중간 지점에 북막은 위치한다.

Bookmark 기능을 흐르는(flow) 정보를 저장(stock)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저장(stock)된 정보를 흐르게(flow) 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흐르는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보다, 저장된 정보를 흐르게 하는 행위가 훨씬 순리적이다. 정보의 속성은 'stock'보단 'flow'에 훨씬 더 가깝다.

경쟁적 성격의 재화는 '저장'의 의미가 분명 있다. 하지만 정보는 태생이 비경쟁적이다. '저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정보의 속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정보는 flow의 속성을 갖고 있다. 정보를 억지로 저장(stock)하려고 하면 정보는 가치를 잃어간다.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단순 복제라도 하는 게 훨씬 낫다. 정보는 흐른다. 사람도 일종의 정보다. 사람이란 이름의 정보는 끊임없이 시공간 좌표 상을 흘러간다. 정보도 흐르고 사람도 흐른다. 모든 시공간은 맥락을 갖고 있다. 정보는 시공간을 흐르면서 맥락과 접속하는 것이다. 정보가 흐른다는 것은 다른 정보와 접속/연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속은 경계와 경계가 만나서 새로운 코어가 생성됨을 의미한다.

내가 어떤 정보에 접속한다는 건, 내가 그 정보를 관찰/해석하고 그 정보는 나에 의해 관찰/해석당하는 것이다. 관찰/해석하든, 관찰/해석당하든, 접속은 양 쪽 모두를 변이시킨다. 접속/연결은 단절된 것들의 만남이 아니다. 애초부터 나눠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분리' 환상을 깨는 작업이다. '분리'는 인간 인식/역량의 한계가 낳은 엄연한 착시효과다. ^^




PS. 관련 포스트
나, 시공간, 해체
정보 배설
만물은 고갈한다. ^^
무엇이 희소한가?
휘발의 흐름, 흐름의 연결
유동, 알고리즘
[지식] Stock vs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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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1/06/11 15: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보와 존재(Information And Being)는 앞으로도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둘 다 동일성(identity)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고, 그 심연에는 언제나 '해석하는 주체'가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6일자 포스팅과 오묘하게 통하는 이번 내용도 어김없이 신기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1/06/11 17:59 | PERMALINK | EDIT/DEL

      예, 정보와 존재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역시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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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와 변이 :: 2010/12/13 00:03

2010년 최고의 히트상품은 아마 슈퍼스타K일 것이다. 케이블 방송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수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134만명의 참가자 중에서 엄선된 TOP 11은 매주 숨가쁜 미션 수행을 통해 멋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연예인 못지 않은 커다란 주목을 듬뿍 받았다.  

슈퍼스타K가 끝난 후,
위대한 탄생이란 유사한 프로그램이 모 공중파 방송에서 진행되고 있다. 슈퍼스타K와 너무도 흡사한 포맷을 갖고 있는 위대한 탄생에 대해 말들이 좀 많은 편이다. (슈퍼스타K의 짝퉁이다, 실력보단 외모에 치중하는 것 같다 등의)  

위대한 탄생은 분명 슈퍼스타K의 아류작이다.
하지만, 슈퍼스타K도 해외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아류인 것이 사실이다.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Originality란 주제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상품 카테고리가 탄생하기 위해선 수많은 아류들의 상호 모방이 축적되어야 한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는 모두 아류들의 집합소인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원 중의 하나가 복제이니 히트상품에 대한 복제 욕망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복제에만 그치지 않고 복제를 통한 변이를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이다.

형식은 철저히 복제될지라도 형식 안에 담긴 롱테일 컨텐츠는 변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슈퍼스타K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슈퍼스타K에 연결되지 못한 수많은 롱테일들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으며 이들은 허브로의 연결을 고대하고 있다. 위대한 탄생이 부디 슈퍼스타K의 단순 복제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변이를 보여주길 기대할 뿐이다. 롱테일은 아직 충분히 허브에 연결되지 않았다. 롱테일 저변이 존재하는 한 허브에겐 수많은 변이의 기회가 존재한다. ^^



PS. 관련 포스트
Ambient Book의 시대
세상의 보컬들을 빛내주는 BGM
Starbucks Identity - Commoditization과의 전쟁
Attention의 탄생 - 知의 편집공학을 읽고
복제,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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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New Ager | 2010/12/13 20: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롱테일 컨텐츠를 제대로 살리려면 먼저 랭킹(서열제)이 제거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테마가 판매량이든, 시청률이든, 다음뷰 구독자수든, 트위터 팔로워수든 말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12/13 23:33 | PERMALINK | EDIT/DEL

      기존 랭킹의 파괴자가 많이 등장하는 만큼 롱테일 컨텐츠가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랭킹이 등장하게 되겠지만요. 개인 관점에선 기존에 갖고 있던 랭킹/우선순위를 뒤집는 게임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10/12/14 15: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수퍼스타K2의 영향으로 초딩5학년인 막내가 기타를 사달라고 해서 큰누나꺼하고 막내꺼 2대를 샀습니다. 피는 못속이는 거 같아요. 저도 고1때 어버지를 졸라서 기타를 샀죠.^^ 세상에 떠도는 모든 말, 사상, 개념 등등의 산출물(PM을 몇달 하다보니..ㅋㅋ)은 롱테일의 가지에 주렁주렁 열린 복제품들이죠. 전 이제부터 막내가 만들어 낼 복제 음악을 지켜봐야 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12/14 23:38 | PERMALINK | EDIT/DEL

      우주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알고리즘은 아무래도 복제인가 봅니다. 복제는 공기와도 같이 전 우주를 부유하고 있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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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알고리즘 :: 2010/02/10 00:00

'증식, 알고리즘'에서 얘기했듯이 정보는 자가증식성을 갖고 있다.  문자의 발명을 통한 정보의 저장/재생산/전파가 인간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정보의 자가증식성은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부/현상을 비선형적으로 초고속 성장시키고 있다.  정보의 자가증식은 복제에 기반한다.

"정보의 복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어떤 책이 한 권 있다고 하자. 과연 그 책은 저자에게 독창성을 모두 의존하고 있을까. 아마 그런 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저자가 살았던 시공간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았던 사람과 그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생각과 경험의 영향을 분명히 받았을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밝힌 자신의 생각, 손자가 손자병법에서 천명한 자신의 컨셉은 마키아벨리에게 영향을 주고 손자에게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의 말들이 섞이고 변형되어 집합적인 지식으로 발화되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손자의 지혜가 녹아 있는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을 쓴 로버트 그린도 마찬가지이다. 로버트 그린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자신에게 영향을 준 수많은 구루들의 숨결이 담겨 있는 집합적인 언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는 태생이 비경쟁적/관계적이어서 다른 정보와 자유롭게 섞일 수 밖에 없는 본능을 갖고 있다. 정보가 정보가 섞여서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보와 정보가 서로를 복제하고 변이를 거치면서 새로운 정보를 낳는 과정을 지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이 되었든, 아티클이 되었든, 블로그 포스트가 되었든, 트윗이 되었든, 모든 정보는 복제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쓸 때, 그것이 내 생각인 것 같지만, 생각은 수많은 외부 정보들이 복제를 통해 유입/임베딩되어 있는 복제 집합체일 뿐이다. 생각에서 복제기능을 배제하면 아마 생각은 작동을 멈출 것이다.


'저작, 알고리즘'에서 얘기했듯이 정보 산업 관점에선 '저작권'이 다양한 맥락 속에서 다채롭게 발전해 가면서 '정보의 복제'라는 쉽지 않은 주제에 어떻게든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UGC 관점에선, 정보 복제에 대해 여유롭고 열린 시각을 도출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가 생성(?)한 정보를 타인이 복제하는 것에 반감을 가질 수 있겠으나, '나의 정보'란 생각 자체가 정보에 대한 왜곡된 환상일 수 있다는 측면에선 내가 생성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에 대해 유연한 관점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정보가 복제되었을 때, 복제 자체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가지는 것은 나에게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 정보는 어차피 복제 본능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복제 본능이 강력한 정보의 자유로운 flow를 도대체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

나의 정보가 복제되었을 때 차라리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

복제되는 나의 정보가 나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고
'나' 없이는 빛이 바랠 수 밖에 없는 나만의 컨텍스트(context)를 내포하고 있는가?

아니면,
누가 사용하더라도 그닥 티 나지 않는 범용적인 단순 컨텐츠에 불과한 것인가?


나의 정보가 타인에 의해 무단 복제되었을 때, 타인의 맥락 속에서 나의 정보가 나만의 색깔을 띠고 유니크하게 빛나고 있으면 나의 정보가 브랜드가 되었으니 좋은 것이고, 나의 정보가 타인의 맥락 속에 녹아 없어졌다면 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 쿨하고 좋지 않을까. ^^

나의 정보가 누구나 생성할 수 있는 단순한 컨텐츠인가?  아니면 시간과 장소 여하에 관계없이 나만의 세계관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나만의 컨텍스트인가?

상품 관점에서, 복제가 쉬운 것은 가격이 낮거나 FREE(공짜)로 형성되기 마련이다. 복제가 어렵거나 복제해도 소용없는 컨텐츠가 아니라면 저가/공짜를 인정해야 한다. 복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commodity(범용품)은 브랜드가 된다. 

정보는 점점 더 복제하기 쉬워진다.  내가 생성한 정보가 복제되는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단, 복제되기 어려운 브랜드적인 정보, 나만의 컨텍스트를 창출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대에선 단순 컨텐츠가 발붙일 공간이 없다. 내가 생성하는 정보가 컨텐츠를 넘어 value 가득한 context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가 핵심이지, 복제에 대한 우려/분노는 그저 지엽적인 감정에 불과할 뿐이다.

나만의 컨텍스트를 창출할 수 있다면, 제 아무리 거센 복제의 파도가 몰아 닥쳐도 '나'와 '내가 생성한 정보' 간의 유연한 연결의 끈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며 새로운 '나만의 컨텍스트' 생성의 흐름을 유유히 지속할 것이다. '복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복제되기 쉬운가, 어려운가'가 핵심인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범용, 알고리즘
buckshot과 로버트 그린
Read & Lead의 블로깅 정책
[지식], Stock vs Flow
정보 복제: Information Remix의 미학
정보, 알고리즘
태그, 알고리즘
증식, 알고리즘
저작,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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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10/02/11 18: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왜 이 글을 읽으면서 우는 것일까요?
    거참 알수 없다능...ㅜㅜ

    제게 주시는 숙제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려워서 잘 모르겠습니다.
    해야하는데 하고 싶은데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는 암담함....

    암튼..올해 이 토댁이가 해야하는 목록에 추가!! ^^

    즐거운 명절 보내시구요, 늘 건강조심하시구요~~~~

    • BlogIcon buckshot | 2010/02/12 09:47 | PERMALINK | EDIT/DEL

      제 스스로 던지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평생을 통해 추구해야 할 과제이지요. 토댁님께 괜한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토댁님께서 같이 숙제를 짊어져 주시면 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전폭 지원 부탁드려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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