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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기 위해 책을 많이 산다 :: 2017/02/17 00:07

e북을 많이 사는 편이다.

e북 리더기도 여러가지이다.
예스24, 알라딘, 네이버북스, 리디북스, 교보문고, 인터파크도서...

그러다 보니
e북을 많이 사다 보면 폰 용량에 제약을 받게 된다.
구매한 e북을 모두 폰 속에 저장해 두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되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e북 리더기 별로 단 3개의 e북만 저장해 놓고 읽는다.

top 3 안에 들어야 폰 속에 저장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e북은 모두 삭제해야 하는 상황

그렇게 우선순위 제약을 두니까
결국 엄선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어지고
나름 강력한 필터를 통과한 단 3권의 책만 e북 리더기에 저장되어 모셔진다.

근데 새로운 책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그걸 종종 구매하게 되고

새로 구입한 책조차도 몇 페이지 읽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지없이 삭제의 수순을 밟게 된다.

항상 나의 e북 리더기에는 최강(?)의 책 3권만 남아 있는 구조

그러다 보니
내가 e북을 사는 게 삭제하기 위함인가?란 탄식마저 나오기도 하고..  ㅋㅋ

사실상
읽지 않기 위해 책을 사는 흐름인데 ㅎㅎ

그래도 뭐 그리 나쁘지는 않은 듯 하다.

책을 구매해서 꼭 읽는 게 중요하진 않으니까
책 읽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인사이트를 잘 축적하는 게 핵심이라 본다면
책을 사서 읽게 되는 확률을 높이기 위한 고민도 더 깊어지게 되고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책을 판단하는 기준도 계속 고도화되는 것이고

폰의 저장공간 제약은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다.
저장공간 제약이 없었다면 무작정 사서 저장해두는 무기력한 습관이 계속 대세였을테니
그런 구조를 탈피한 채 항상 top3만을 지속 선별해 나가는 현재의 모습에 나름 만족감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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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의 편리함 :: 2017/02/08 00:08

오랜 만에 아마존 킨들로 e북 한 권을 구입해서 읽는다.
그런데 맙소사..

기능이 예전보다 편리해졌다.

책을 읽다가 페이지를 터치하면
페이지 간 이동이 예전보다 수월해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모습.. 와...

킨들이 이렇게 편리해지니
이젠 한국 도서 사이트의 e북 기능이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분명 킨들로 이북을 읽는 것은 고역이다.
영어를 읽어내야 하는 부담감이 이만저만 크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킨들의 기능 자체가 너무 편리하고 좋으니까
이젠 오히려 한국 e북 읽는 게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기능 개선에 불과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겐 결코 작은 기능이 아니다.

책을 읽는 느낌 자체가 달라진 상황이고
이렇게 기능적 기쁨을 맛보게 되니
책도 한결 더 잘 읽힌다.

책을 편리하게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킨들은 얘기해주는 것 같다.
그냥 이북 기능인데도, 그 기능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예전보다 더 편리해지지 않았냐고.. 이젠 전보다 더 킨들 이북을 많이 읽을 것 같지 않냐고.

나는 대답한다.
"정말 그렇다. 킨들 이북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

편리한 킨들은
언어의 장벽 마저도 감미로움으로 둔갑시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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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의 편리함. 그리고 종이책 :: 2016/08/17 00:07

e북을 본다는 건 대단한 편리함의 향유이다.
가벼운 스마트폰을 들고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
길을 가면서도 읽을 수 있고, 버스에서 한 손을 손잡이에 맡긴 채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만원 지하철에서도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거의 전천후 독서가 가능하다.

그렇게 e북의 세계에 빠져서 독서를 하다가도..
종이책을 집어들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e북보다 훨씬 빠르게 페이지를 후루룩 넘길 수 있다.
이건 현재의 e북이 결코 넘볼 수 없는 종이책 만의 극강 경험이다.

그리고 랜덤하게 휙휙 페이지 간을 이동하면서 느낌을 보는 작업도 종이책 만의 강렬한 경험이다.

그리고 책장을 접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e북은 책장에 마킹을 할 뿐 종이를 접는 느낌을 촉각에 전달하진 못한다.

그리고 책을 펴 놓은 채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자태..  그건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우아함이다.

이렇게
e북의 편리함과 종이책의 강렬함을 오가면서 독서를 하다 보면
e북은 e북대로 매력이 배가되고
종이책은 종이책 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하게 된다.

이렇게 둘 사이를 오가다 보면
독서는 한층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스스로 선언하게 된다.

한 포맷에서 다른 포맷으로 이동할 때
정보를 소비하는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되고
그 자극이 계속 포맷 간 이동에서 우러 나오는 쾌감과 연결된다.

e북은 편리하고 종이책은 강렬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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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 :: 2016/07/01 00:01

문학 계간지에 실린 단편소설에 관심을 두고 읽기 시작하다가 왠지 결이 맞지 않는 듯 해서 중단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후,
그 단편소설을 쓴 작가가 자신이 쓴 단편소설들을 묶어서 소설집을 낸다.

소설집의 목차를 훑어보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소설은 예전에 읽기 시작했다가 초반에 중단했던 바로 그 소설.

이미 그 소설은 내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소설집을 주문한다.

소설집이 도착했다.

소설집에 실려 있는 바로 그 소설에 주목한다.
내가 읽지 않기로 결정했던 그 소설.

그 소설을 역시 읽지 않게 된다.

예전과 동일한 상황.

난 읽지도 않는 소설을 동일한 내용으로 2개나 보유하게 된 셈이다.

읽지 않은 책은 미래다.  아직 오지 않은 무엇.

읽지 않은 단편소설을 동일한 내용으로 2개나 보유한다는 것은
2가지 겹의 미래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 미래는 영원히 미래로 남을 수도 있고
언젠가는 읽기로 실현될 수 도 있다.

실현되든
미래로 남든

2개의 트윈 소설은
나에게 찾아온 미래 시간.

읽지 않은 책을 또 사면서 난 미래를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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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 :: 2016/06/29 00:09

문학 계간지에 실린 단편소설에 관심을 두고 읽기 시작하다가 왠지 결이 맞지 않는 듯 해서 중단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후,
그 단편소설을 쓴 작가가 자신이 쓴 단편소설들을 묶어서 소설집을 낸다.

소설집의 목차를 훑어보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소설은 예전에 읽기 시작했다가 초반에 중단했던 바로 그 소설.

이미 그 소설은 내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소설집을 주문한다.

소설집이 도착했다.

소설집에 실려 있는 바로 그 소설에 주목한다.
내가 읽지 않기로 결정했던 그 소설.

그 소설을 읽기 시작한다.

계간지에 실려 있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예사롭지 않은 결.

소설 읽기의 진척이 예전보다 수월하다.

예전보다 잘 읽힌다.

이유는
계간지에 실렸던 그 소설과
지금 소설집에 실려 있는 이 소설이
다른 소설이기 때문이다.

해당 소설이 실려 있는 맥락이 달라졌고
소설을 읽는 나 자신이 그 사이에 변화했다.

같은 소설도 시공인(시간,공간,인간)을 달리해서 다시 접근하면

다른 소설이 된다. :)

같은 책은 다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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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금지 :: 2016/06/27 00:07

폰으로 e북을 읽다가 맘에 드는 문장이 있어서 캡쳐를 하려고 시도를 했다.

그런데, 폰 하단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슬며시 나타난다.
"보안정책에 따라 화면을 캡처할 수 없습니다."

책 내용을 캡쳐해 놓고 가끔 되새겨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할 수 없이 PC 화면으로 다시 e북 리더기로 해당 내용을 불러온 후,
폰 카메라로 화면을 찍어서 캡처했다.

맘에 드는 문구를 만나면
그것을 베껴서 적거나 캡쳐를 뜨거나 어떻게든 그것을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해 두고 싶은 마음.

그런데 그것이 막혔을 때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는 느낌이다.

금지를 당하니까 해당 문장을 한 번 더 읽어보게 되고
그 문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더불어 다른 e북 리더기로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캡처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끼게 된다.
캡처가 당연히 허용되는 행위가 아니구나. 'e북 캡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위구나.

단지 e북 캡처를 금지당했을 뿐인데,
e북 캡처를 금지하는 e북 리더기에 담긴 책들은 살짝 '금서() '같은 느낌도 나고. :)

자칫하면 캡처라는 활동 자체가 기계적인 흐름으로 일관될 뻔 했는데, 다행히(?) 오늘 금지를 당하고 나니 캡처를 하는 나의 모습을 360도 관점에서 관찰해 볼 수 있은 계기를 얻게 된 것 같다.

뭐든 물 흐르듯 진행되는 것도 좋지만, 한 편으론 흐름의 중단을 맛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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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 2016/06/15 00:05

좋은 책을 만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 서점을 뒤지기도, 도서 사이트를 뒤지기도 한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경험이 원체 설레이므로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가 일상이 되어버린 셈이다.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책을 읽는 독자의 그릇이다.

'독자'는 그릇이다.
정보를 담는 그릇이다.
그릇에 정보를 잘 담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좋은 책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선 좋은 독자가 되어야 한다.

좋은 독자란, 책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자이다.

책을 읽다 보면
좋은 독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좋은 독자라면,
대부분의 책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고
책에 담겨진 정보를 토대로 책에 표현된 정보와 표현되지 않은 무엇인가를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표현된 정보를 터득하고, 표현되지 않은 암호와 비밀을 유연하게 해독할 수 있는 독자에겐
어떤 책도 주어져도 그 책은 좋은 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가 의도하고 표현한 정보 외에 저자가 의도하지 않은, 숨겨 놓은 정보도 책에는 다 담겨 있다. 저자가 책을 집필하는 순간 그 모든 일들이 겹을 형성한다. 좋은 독자는 그걸 감지한다.

책은 저자가 쓰는 것이지만
결국 책은 독자가 완성하는 것이다.

책은 쓰여진 내용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독자에 의해 해석되고 해독되는 내용으로도 존재한다. 책을 통해 저자와 독자가 연결되고 책을 읽은 독자가 저자 이상의 생각 구름을 형성하게 되면 그 책은 더 이상 저자 만의 책이 아닌 무엇이 될 수 밖에 없다.

좋은 책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게 좋은 독자가 되려는 의도.
어떤 책을 읽어도 그 책을 좋은 책으로 만들어 버리는 독자.
그런 독자가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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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주는 영감 :: 2016/05/23 00:03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고정아 옮김/비즈니스북스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책에 대한 생각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그냥 한 권의 책을 읽고 있었던 건 아닌지
책과 책 사이를 횡단하는 공기의 흐름에는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책들이 모여있는 책장을 들여다 보면서
책들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읽어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행간을 읽으려고만 했지
책간에 대해선 그닥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책 제목이 마음에 든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책에 대해서 생각을 깊게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책간을 읽으려고 노력을 치열하게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X를 해본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X에는 정말 여러가지를 입력해 볼 수 있겠다.

다양한 X를 키워드로 추출하고 그것을 입력하는 놀이

이 책을 통해서 작지만 중요한 것을 하나 배우게 된 것 같다.

이런 책은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책 제목 만으로도 날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라
책장에 놓아두지 않고 보다 전면적인 노출이 가능한 자리에 항상 놓여있도록 해야겠다.

유통업체만 전면 노출을 감행하진 않는다.
나같은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프론트 운영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건 내가 나에게 하는 셀링이다.
가장 중요한 셀링이다. 내가 나 자신에게 뭔가를 파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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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복원 :: 2016/04/01 00:01

매우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 있다.
정말 그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추기가 어려웠고
읽고 난 후의 여운도 상당했다

그런데..
시간 앞에는 장사가 없다.
그렇게 인상적이었던 문장과 단어들이
시간이 흘러가니까 자연스럽게 잊혀지더라.

시간과 망각
난 정말 잘 잊는 스타일인 듯 하다.
시간과 망각 속을 흠뻑 즐기며 살아가는 자인 듯. :)

그리고..
시간이 또 흐르고 흘러.
나는 나로 향하는 정보들의 구성을 비틀어 볼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그런 계기를 통해 난 나를 향한 정보 유입의 타임라인의 변곡점에서
까맣게 잊고 있던 그 책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북의 책장을 넘기면서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이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구나.

그리고 망각했던 그 가치를
다시 복원하게 되는 감동은
처음 접했던 그것을 능가하는 구나.

더욱 깊이 있게 와서 닿는다.
단어와 문장들이

새 책을
너무나 매력적인 새 책을 만나는 기쁨을 압도하는
그런 크기의 매력

이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나는 그렇게도 소중했던 책을
까맣게 잊어버려야 했던 것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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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검색 :: 2016/03/25 00:05

어떤 주제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이 막히는 시점이 도래하기 마련이고
생각이 막히게 되면 결국 생각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도움이 필요해진다.

그럴 때면, 책을 찾게 되는데..
생각의 주제와 딱 떨어지는 책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나의 생각은 매우 특정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그 상황 속에서 이미 매우 디테일한 지점까지 거침없이 나아간 상황이라서 그런 맥락을 잘 이해하고 거기에 걸맞는 생각의 재료들을 나열해 놓은 책은 사실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내가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아무 책이나 집어들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아무 책이나 집어서 읽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 안에는 내가 정말 궁금해하고, 내가 막혀서 답답해 하던 그 지점과 어떻게든 연결될 수 있는 힌트가 어떤 방식으로든 기술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궁하면 통하는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뭔가를 찾고 싶은 간절함이 책의 기류마저 변화시키는 것일까.

아마 간절하지 않았다면
주제와 잘 연결되는 책을 읽어도 책 안에서 답을 찾지는 못했을 것 같다.

간절하니까
어떤 책을 선택해도 그 책 안에는 답과 연결될 수 있는 힌트가 보이는 것이겠지.
아니 힌트가 아닌데도..
어떤 단어와 문장이 책 안에 있더라도
그 단어와 문장을 잘 조합해서 힌트를 찾아내는 것이겠지..

검색은..
간절함을 머금고 있는 행위이다.
뭔가를 애타게 찾으면 어디에 대고 검색을 해도 결국 답에 근접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하게 된다.

검색의 핵심은
검색엔진의, 검색서비스의 역량이 아니라
검색하는 자의 마음가짐이다.

결국 검색이란 행위에서
사용자는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기계로 머물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간절함으로 검색 결과까지 살아 숨쉬게 만들 수 있다면 인간의 면모를 보인 셈이겠고

검색 결과가 보여주는 출력물의 한계 안에 갇힌 다면
검색엔진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기계에 불과한 존재가 되시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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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신간 :: 2016/03/21 00:01

출판사 사이트에 들어가 본다.
해당 출판사의 신간 목록이 보인다.

신간 목록을 훑어 보고
신간 몇 개를 클릭해서 내용을 살펴 보면

보인다.
출판사가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앞으로 어떤 말을 하고 싶어질 것 같은지

출판사의 생각을 엿보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생각도 같이 엿보게 된다.

난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얘길 해보고 싶은지

그리고.
나와 출판사는 지금 이 순간 왜 만났는지
어떤 지점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곳에서 생각이 갈라지는지
생각의 만남과 갈라섬을 통해서 나와 출판사는 어떻게 공진화를 해나가는지.

이런 것들이
생각의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출판사 사이트는 더욱 내 마음 속에서 풍성한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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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서재 :: 2016/03/09 00:09

새로운 공간에 가면 생각의 자극을 받게 된다.

문득 숲으로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마음 속에 숲을 하나 설정하고
그 안에 서재를 꾸며 보았다.

그리고..
내 맘 속에 내가 세운 그 서재와 그것을 둘러 싼 광경을
내 맘 속 카메라로 촬영해 보았다.

그리고 그 한 장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 보았다.

흐뭇했다.

그 속에서 난 책 한 권을 읽고 있다.
책 제목은 '나의 마음'

그리고 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다.
'숲 속 서재'

여러가지 이미지가 뜬다.

그 이미지들 중에서
내 상상 속 이미지와 가장 유사한 모습의 그림을 고른다.

그것을 보면서
내 마음 속이 웹 상에 그려졌음을 느낀다.

그렇게 새롭게 축조된 공간.
그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공간인 동시에
방금 전 내 마음 속에서 만들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은 항상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무수히 많은 결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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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종이책 :: 2016/03/07 00:07

종이책을 누워서 읽는다.
그런데 책이 너무 두껍다. 5백 페이지가 훌쩍 넘는다.
누워서 읽다가 책의 하중을 팔이 견디질 못한다.

결국 이북을 구매하려고 도서 사이트를 뒤진다.
그런데 e북이 없다.
이럴 수가..

이제 어떻게 한단 말인가.

다시 종이책을 집어 든다.
그런데 종이책이 더 무거워졌다.

이북의 부재가 종이책을 두 배로 더 무거운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종이책이 무겁다.
이북이 필요하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이북이 종이책의 무게를 규정하고
종이책은 이북을 한없이 가벼운 그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종이책과 이북 사이에 존재하는 중량적 긴장감.
그걸 흡입하면서 독서를 한다.

독서의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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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위해 읽기 :: 2016/02/10 00:00

책을 많이 구입하다 보면
많은 책을 읽지 않고 방치하게 된다.

좋은 책을 읽기 위해
맘에 맞는 책을 골라내기 위해
많은 책을 버리게 되는 것인가.

과연, 선별을 위해 배제하는 흐름이기만 한 것일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책을 버리는 과정, 책을 읽지 않기로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도
난 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어떤 책을 구입하고 그 책이 집으로 배송되어 온 후,
난 그 책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읽을 것인가, 읽지 않을 것인가.
읽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난 이미 맘 속으로 그 책의 내용을 내 맘대로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책을 쓰고 있으니 그 책을 읽을 이유가 없는 것이겠지.

결국 읽을 만한 책을 골라내는 과정 자체가 치열한 독서의 과정이고
정작 골라낸 책을 읽는 과정은 독서 흐름의 후반부, 마무리 단계에 불과하다는 걸..

결국 책을 읽는 과정 중에서 버리기라는 단계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수많은 책들을 버리는 과정 속에서 내가 은연 중에 쓰고 있는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은
저작과도 맞먹는 매우 설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버린다는 것이 이다지도 두근거리는 일이었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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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과 공간 :: 2016/01/22 00:02

e북의 속성이 종이책의 속성보다 내게 더 익숙해진 지금.

e북에 마음과 손이 최적화되어 가는 흐름과 함께
종이책에 대한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내 공간을 작지 않은 부피로 채우고 있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왜 지금 내 옆에 진열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들은 지금까지 내게 무엇이었고, 앞으로는 내게 무엇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e북의 창궐 속에서 나는 e북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면 될까.
아니면 종이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새로운 종이책 경험의 창출을 모색해야 할까.

나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새로운 매체가 될 수 있을까.
그게 과연 뭘까. 퇴색해 가고 있는 걸까. 아님 새로운 시간의 결 속에서 새로운 맥락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걸까.


e북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명징하게 와 닿는 신호가 있다.
종이책은 명백하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그 공간은 내게 있어선 의도이고 비용이다.
공간적 점유.

점유된 공간은 어떤 의도를 품게 되고, 그 의도는 시간과 함께 여러가지 색채를 띠면서 진화해 나간다.
이북과 함께 해온 시간을 통해서 종이책은 어떤 식으로든 그 정체성을 내게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의 공간을 점유하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내게 무엇을 의미할까.
그냥 공간만 점유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공간 점유를 통해 그것은 내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말하고 있다면 그들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내가 나의 감각과 취향에 따라 구입해서 책장에 진열해 놓은 책들.
그것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는 나에게 어떤 신호로 전달되고 있는가.

그 신호는 예전보다 지금 더 선명해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그 신호의 해석을 통해, 나는 나의 공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는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자리잡고 있는 시공간은 무엇인가. 그 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종이책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공간을 인식하게 되었고
나는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관심 가는 책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책이 e북으로 제공되길 바라면서도
나는 종이책에 대한 은근한 끌림을 느낀다.

종이책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현재..



PS. 관련 포스트
책장
e북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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