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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2017/10/09 00:09

메모의 재발견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비즈니스북스

생각은 끊임없이 솟아나고 떠돌다가 휘발된다.

떠오르고 자라고 움직이고 변형되다가 수명이 다하면 휘발되는 사이클

메모를 하면 그 흐름에 틈입이 생긴다.

메모는 떠도는 생각을 단어로 묶고 연결하고 조합하는 역할을 한다.

메모로 인해 생각의 자유도엔 제약이 걸린다.

생각의 발전에 제한이 가해진다.

생각의 유동에 견제가 가해지면서 생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메모가 좋다?
메모가 나쁘다?

메모는 좋으면서 나쁘다.
메모는 도움이 되면서 방해가 된다.
메모가 있어서 생각의 발전이 가능하고 메모가 있기에 생각은 퇴보한다.

메모는 가치중립적 도구이다.

근데 가치중립적이란 포지션에 기회가 있다.

가치중립적이란 건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증폭시킬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낳기 때문이다.

메모란 무엇인가?
메모가 생각과 만나서 어떤 도움을 받고 어떤 방해를 받는가?
이걸 명확히 짚고 메모를 하게 되면
생각은 메모로 인해 발전과 퇴보를 거듭하면서 결국 진화하게 된다.

그렇다고 메모를 하지 않는 것의 매력이 없나?
아니다. 메모를 하지 않는 것에도 메모를 하는 것 만큼의, 아니 그 이상의 묘미가 있다.
메모를 하지 않으면 생각 자체가 메모판이 된다. 그게 가장 이상적이다.
메모란 생각을 박제 안에 고정된 문자로 박아 넣는 것이라서 말이다. ㅋㅋ

메모를 하는 것도 전략이고
메모를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두 전략 중 어느 것이 나은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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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 2017/01/02 00:02

2017년 새해를 맞이하는 첫 번째 포스트이다.

2017년의 첫 번째 포스트를 적으면서 생각은 문득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을 향한다.

내 블로그의 최초 포스트는 바로 아래 글이다.

나는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2006년 12월4일)


처음 뭔가를 시작할 때는 강한 필요와 동기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처음에 가졌던 동기와 이유는 점점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목적 자체를 잊어 버리고 행위 자체에만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게 된다.  블로깅을 시작한지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초심을 되짚어 보고 초심을 되찾거나 초심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나의 최초 포스트를 다시 읽어 보면서 나의 첫 마음과 대화를 나눠 본다.

기원을 방문하고 기원과 대화하는 행위 속에서 나는 뿌리를 확인한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내 블로깅의 기원은 2006년 12월이다. 기원으로 돌아가 앞으로의 블로깅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오늘이 즐겁다.  블로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 행복의 의식(ritual)인 셈이다.

기원은 미래이다. 나는 매년 최초 포스팅을 통해 미래를 방문한다. 나의 블로그 기원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먼 미래가 되어갈 것이고, 난 그렇게 멀어져 가는 나만의 미래를 서슴없이 찾아 나서는 설레임 가득한 여행자인 것이다. 그 미래는 과거의 특정 시점에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내가 방문할 때마다 특유의 색깔과 향기를 발산하는 변화무쌍한 시공간 상의 점이고 선이며 면인 동시에 소중한 입체가 되어준다. 난 과거를 미래로 변주하고 미래를 과거로 조형하는 시공간 공작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이 인간을 빠른 속도로 소외시켜 나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렇게 지극히 소박한 놀이를 지속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새해의 나와
2017년 새해의 내가
대화를 한다.

10년 전의 나: 어떻게 10년 간 지속했어?
지금의 나: 나도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하다 보니까 10년 동안 흘러왔네 그려. ㅎㅎ
10년 전의 나: 10년 해보니까 어때?
지금의 나: 아직도 잘 모르겠어. 하면 할 수록 모르겠어.
10년 전의 나: 재미있네.
지금의 나: ㅎㅎ

시간 여행, 공간 여행..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 블로그에선. :)




PS. 관련 포스
기쁜 존재 (2016.1.1)
소박한 놀이 (2015.1.1)
나만의 미래 (2014.1.1)
행복의 의식 (2013.1.2)
내 블로깅의 처음을 방문하다. (2012.1.2)
뿌리를 확인하는 의식 (2011.1.3)
첨맘, 알고리즘 (2010.1.1)
기원, 알고리즘 (2009.1.2)
Machiavelli for Our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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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인 홈 :: 2016/12/09 00:09

홈이 패인 곳에 물

홈이 패인 곳을 따라서 흘러간다.
홈이 패이지 않은 곳으로 물이 흘러가긴 쉽지 않다.떤

패인 홈에서는 홈 특유의 소리가 있다.
패인 공간에서 나오는 소리는 공간감을 형성한다.

그 공간에서의 아늑함
그 공간에서의 안정감
그 공간을 벗어난 트랙을 탈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감.

홈은 그런 공간이다.

나의 생각도
나의 행동도
패인 홈을 따라 흘러가는 물과 같다.

물은 과연 홈을 외면할 수 있을까?
물이 홈을 외면하고 패인 공간 바깥으로 나갈 때
물은 어떤 존재가 되어 있는 것일까.

패인 공간
패인 홈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물에게 얘기한다.

패인 홈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바깥이 존재한다고
물은 말한다
패인 홈 바깥이 궁금하다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왜 홈이 패여 있는지 궁금하다고
왜 홈이 존재하고 왜 패인 곳과 패이지 않은 곳이 존재하고
왜 물은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대화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 대화가 바로 패인 홈에서 나오는 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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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 :: 2016/09/09 00:09

돈을 쓰고
비행기나 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여행은 너무 협소하게 정의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여행 중이다.

한 자리에 앉아서 여행을 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다.
여행의 기본 전제 조건인 공간 이동이란 개념을 일단 허물어 놓고 여행을 시작한다.

공간 이동이 아니라
시간 이동을 한다. 나는 지금 여기서.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나는 시간을 이동한다.

시간 이동은 타임머신 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동은 타인이 정의해 놓은 프레임 속에서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가 시간이동의 요건과 양태를 정의하면 된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누가 정의해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느끼고 내가 살아나가는 흐름이 시간이다.

내가 정의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움직일 수 있다.

나는 지금 2016년을 살고 있고
시간적 위치를 옮겨 본다. 2016년에서 2006년으로..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까 말까 망설이던 그 지점으로..
2006년 9월의 나.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의 나.

그 시절의 나를 찾아가서 말을 걸어본다.
지금의, 2016년의 나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냐고..

2006년으로 이동해서 2016년의 나를 예상해 본다.
과연 나는 10년 후의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었을까.

2006년의 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섣불리 하지 못한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보니 예측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잠깐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2006년의 나는 지금 시간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후인 2016년으로 날아가서 그 지점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2006년의 나를 바라보면서
2016년의 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2006년의 나는, 그 시절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2006년의 내가 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2016년의 내가 2006년의 마음을 먼저 맞춰보고 싶어졌다.

분명한 건..
난 이런 식의 여행을 20년 전에 꿈꾸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2016년의 나는, 10년이 지난 2006년의 나는
알지 못할 설레임에 빠져 뭔가를 적고 싶은 기운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었고
그 기운은  결국 우리 둘을 서로 만나게 했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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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 :: 2016/05/25 00:05

아마존에코를 사용해 보니 이게 은근 매력이 있다.

"알렉사"라고 부르면 아마존 에코가 다음 명령어를 기다린다.
"음악을 연주해줘"라고 말하면 음악을 랜덤하게 들려준다.

재즈를 부탁하면 재즈를 들려주고
특정 아티스트를 언급하면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려준다.

직접 뮤직 서비스에 접속해서 번거롭게 원하는 음악으로 좁혀들어가지 않고
한 번에 원하는 걸 말하면 그걸 플레이 시켜주는 흐름.

접근성 측면에서 현저히 변화된 경험이다.
아마존 에코를 경험하게 된 후로 음악 서비스 접속이 어려워짐을 느낀다.

알렉사만 부르면 음악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컴퓨터를 켜고, 폰 속의 뮤직 앱을 열고..  원하는 음악을 입력하고 하는 일들이 매우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런 흐름들이 이전엔 괜찮았던 경험이었는데..
아마존 에코가 그것이 괜찮지 않다고 나에게 체감을 시켜주다 보니
나도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특히 아마존에코가 좋을 때는..
누워서 음악을 감상할 때다.
누운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눈을 뜨지 않고
손을 사용하지 않고
말 한마디로 뮤직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경험.

예전에 사용하던 감각기관을 멍때리게 하고
예전에 사용하지 않던 방식으로 서비스를 작동시키다 보니
음악 자체가 새로워진 느낌마저 든다.
음악과 만나는, 음악과 대화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아마존 에코를 알기 전과
아마존 에코를 알게 된 후의
나는 살짝 다른 것 같다.

그 달라진 지점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면서
나는 음악과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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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연결 :: 2016/05/02 00:02

카페에 앉아 있다.
주위 테이블에 사람들이 착석한다.

두 테이블에서 각각 사람들의 대화가 진행된다.
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테이블이어서
두 테이블의 대화가 모두 들린다.

대화를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리길래
그냥 무심코 들어 보았다.

마치 연작 소설이 나란히 나에게 구연동화처럼 들려오기 시작한다.

두 소설은 각각 나름의 흐름으로 전개되지만
결국 나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물론 나는 두 소설에서 명시적 캐릭터나 역할을 맡고 있진 않지만
엄연히 두 소설을 잇는 연결고리가 바로 나.

아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연작 소설 중에서
가장 연결고리가 흐릿한 소설이 바로 지금 내 주위에서 구연되고 있는 소설일 것이다.

연결이 약한 연작 소설.

명시적으로 들리는 대화 세션 2개.
하지만 두 대화 간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에
이 소설 역시 내가 참여할 부분이 적지가 않고
그래서 이 연작 소설은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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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대화 :: 2016/04/29 00:09

카페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들리지 않는 대화 속에서 읽혀지는 뭔가가 있다.

대화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람 간 대화의 모습만이 유일한 단서가 될 뿐
나머지는 모두 내가 채워야 하는 여백 많은 캔버스인 것이다.

모든 정황이 포착될 수 있다면 그걸 묘사하면 된다.
묘사의 깊이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제한된 상황만이 나에게 재료로 주어진다면
나는 밑바닥부터 플롯을 짜야 하고 캐릭터를 내 의도대로 정의해야 하는 소설가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그 어떤 대화도 소설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scene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긴장감을 견지한 채,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를 관찰한다.

명품을 자꾸 쳐다봐야 명품에 대한 감각과 취향이 생성되듯이
대화를 자꾸 쳐다보면 대화에 대한 감각과 취향이 만들어진다.

대화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보면 대화가 읽혀진다.
들렸다면 읽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묘사를 위한 정보만 많아졌을 듯.

하지만 대화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감각기관이 본격 작동하게 된다.
대화를 그저 보게 되는 것이고, 보다 보면 대화를 읽게 될 수 밖에 없다.

대화를 읽는다는 건
대화를 작성하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는 표면적으로만 다르게 보일 뿐
본질적으로 유사한 결을 띠고 있는 행위다.

대화를 읽는다.
대화가 더욱 들리지 않는다.
그 속에서 시각과 독각은 더욱 첨예해진다.
캐릭터는 스스로 살아움직이는, 대화를 둘러 싼 공기가 자연스럽게 플롯이 되는..

대화가 들리지 않을 때
나의 소박한 창작은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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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면 상태 :: 2015/09/14 00:04

버스나 지하철에서 앉아 있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반수면 상태로 빠져들 때가 있다.
그거 참 나른하고 좋은 경험이다.

살짝 둥둥 떠다니는 느낌
완전히 수면 아래로 침잠된 것도 아니고
의식이 명료한 것도 아닌
중간적 의식 지대.

그 곳에 있다가
의식이 깨어나면 새롭게 태어난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블로깅은 항상 깨어있는 의식 상태에서 수행되는데..
가끔은 반수면 상태에서의 블로깅이 가능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때 나는 어떤 표현을 하게 될까?
그 표현을 깨어난 후에 보게 되면 이해나 할 수 있을까?

A 깨어있는 나
B 반수면 상태의 나
C 수면 상태의 나

A,B,C가 함께 대화를 시도하게 되면
그 양상은 어떠한 모습일까?

대화는 가능할까?
대화가 아니라면 어떤 소통이 가능할 수 있을까?
소통하고 난 후 셋은 어떤 경로 위를 걸어가게 될까?
셋의 생각은 이전 대비 달라질까?

반수면 상태로의 진입은 일종의 여행이다.
그 어떤 여행사에서도 제공할 수 없는 꿈의 위키 여행.
그 여행을 수시로 해볼 수 있는 버스, 지하철..
나에겐 행복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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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 2015/08/07 00:07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내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내가 파악하고 싶은 것을 대신 탐색해 주는 드론을 갖고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드론이 생긴다면

나는 그 드론을 내 마음 속으로 보내고 싶다.

우주보다도 더 넓은 그 광활한 공간을 드론을 보내서

내 마음 속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수한 양상들을 탐색하게 해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 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드론이 그걸 탐사해낼 수 있다면

나는 드론이 수집해 온 정보를 통해 어떤 인상을 받게 될까.

그 인상은 나로 하여금 내 마음에 어떤 작용을 가하게 될까.

그렇게 드론이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그 드론은 결국 어느 순간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럼 나와 그 드론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이런 상상 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느낌.

난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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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듣기 :: 2015/08/03 00:03

걷기는 듣기와 많이 유사한 것 같다.
걷기를 하다 보면 땅과 대화하는 느낌이다.
땅을 밟고 걸어가면서 나를 받쳐주는 땅을 느낀다.
땅이 나를 받쳐주는 건 땅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걸음을 딛고 앞으로 나간다는 건, 땅이 나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듣는 것.

발은 일종의 귀.
발을 통해 전달받는 메세지를 잘 해석할 수 있다면
걷기는 보다 신비로운 경험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겠다.
걷기에서 듣기를 경험하고 듣기를 통해 말하기를 행할 수 있다면
걷기는 곧 대화하기가 될 것이다.

걸음.
무심코 오랜 기간 동안 해왔던 걸음이
이제 나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와 주고 있고
난 이제 걸음을 통해 땅과 대화를 하고
나를 둘러 싼 주변의 모든 것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르겠다.

걷기를 통해 만들어 나가는 나의 동선.
그 동선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적 루프에 불과해 보였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어제와 같아 보이는 그 동선이 실은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대화의 장이고
나는 매일 새로운 길을 걸어나갈 수 밖에 없는 모험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

단 하루도, 단 1시간도, 단 1초도
루틴하지 않다는 것.

걷기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걷기..  그것 하나만으로도 배움이 지속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걷게 된다.

나는 운전을 못 한다.
그래서 걷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걷기가 일상이 아니고, 가슴 뛰는 모험이고 여행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난 걷는 걸 좋아하는 내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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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의 대화 :: 2015/06/29 00:09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작은 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안자이 히로유키 지음, 이서연 옮김/비즈니스북스


기업도 사람도 자신 만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안다는 건 내 눈에 비친 나의 모습과 타인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공부를 통해 나의 눈에 투영된 나와 타인의 눈에 투영된 나를 서로 대화시키면서 기업도 사람도 성장해 가는 듯 하다.

기업은 시장과 대화를 한다. 시장에 존재하는 소비자들의 눈에 비친 기업과 기업의 제품이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는지 배우면서 원래 기업이 의도했던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시장에 내놓는 제품의 모습이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얻고 있는지를 이해해 나가면서 그것에 대응해 나가는 것. 그게 기업 활동이다.

잘 해나가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나'에 대한 공부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가?

학교 공부는 오래 전에 끝마쳤지만
진짜 공부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나마 블로그를 하면서 끄적거리는 포스트들이 나에게 학습 지속의 근거가 되어 주고 있긴 한데 아직은 나에 대한 공부가 너무 서툴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른 진척도가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할 때가 많다. 그것이 중요함을 블로깅을 통해 수시로 적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나의 생각과 행동은 블로그에 적어 놓은 말에 못 미칠 때가 너무 많다.

내가 나에게 부여한 단 하나의 미션.
"평생 나를 배워 나가는 것"
그걸 수행하는 게 이다지도 힘들 줄이야. :)

나를 배워나가는 것. 그거 하나만 해도 내 인생은 의미를 찾는 것이련만.
결국 나는 공부의 진도는 그닥 잘 빼지 못하면서 그냥 나를 배워나가는 과정에 머물고 있음을 기뻐해야 하는 게 나의 운명인 걸까.  뭐 그게 운명이라면 그 운명도 기꺼이 받아들여야지 뭐 어쩌겠는가.

나를 배워나가는 것의 진척이 시원치 않더라도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을 꾸준히 지속해 나가는 것. 그것에 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은 시장과 대화를 하고
나는 나와 대화를 한다.

기업은 항상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을 꿈꾸고 그것을 향한 진군을 하지만
난 항상 나를 꿈꾸고 나를 향한 대화에 집중한다.
'나'..  나에게 있어 그것보다 더 큰 시장은 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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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在 :: 2015/06/05 00:05

현재는 무엇일까.

시간.
과거, 현재, 미래.

과거가 완전히 지나가 버린 뭔가가 아니고
미래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뭔가가 아니라면
현재는 과연 무엇일까.

현재는 '지금'을 가장한 모든 시간 아닐까.
과거와 미래가 끊임없이 틈입되어 오는 시간의 수렴. 그게 현재라면.

나는 현재를 과연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끊임없이 들려오는 과거의 목소리
쉬지 않고 밀려오는 미래의 목소리
난 모두 놓치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

과거로부터의 대화
미래로부터의 음성
그걸 조금이라도 인지할 수 있다면
난 조금이라도 변화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20년 전의 나
20년 후의 나
지금의 나

한 자리에 모인다면
과연 그 셋은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그 셋은 대화 후에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그리고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이런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단상들의 총합이 나의 시간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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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 2015/06/03 00:03

미래는 그냥 '도래하지 않는 시점'일 뿐일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 내 옆에서 살아 숨쉬는 것일까.

지금이란 개념이 너무도 생생해서(?) 과거, 현재, 미래가 너무도 명확히 구분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 '도래하지 않은'이란 개념을 고정시켜 놓지 않는다면,
미래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도래하지 않은'이란 개념을 떼어낸다면,

미래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요즘 20년 후의 내가 자꾸 떠오른다.
그 때의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지금의 나는 20년 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20년 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지금 무슨 얘길 서로 나누고 있을까?
그 얘길 내가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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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 2015/06/01 00:01

과거는 그냥 지나버린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것일까.

지금이란 개념이 너무도 생생해서(?) 과거, 현재, 미래가 너무도 명확히 구분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지나간'이란 개념을 고정시켜 놓지 않는다면,
과거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지나간'이란 개념을 떼어낸다면,

과거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요즘 20년 전의 내가 자꾸 떠오른다.
그 때의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지금의 나는 20년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지금 무슨 얘길 서로 나누고 있을까?
그 얘길 내가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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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문법 :: 2015/03/20 00:00

핸드폰을 한동안 만지작 거리고 놀고 난 후엔
영혼이 털린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인간이 기계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기계에게 영혼이 털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처음 기계를 접할 때는 기계의 문법을 도구 관점에서 습득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계의 문법에 동화되는 나의 모습.
결국 기계 문법 속에 침잠되고 난 후, 나는 기계와 만날 때마다 기계가 되어간다.

나만의 문법은 뭘까?
어떤 대상과 상호작용하더라도 나의 중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나만의 문법.
그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사라진 걸까?
찾을 수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아니면,
인 간 문 법
이 개념을 의식하기만 하면 되는 걸까?
정신줄만 놓지 않으면 기계가 되어가는 트랙에서 이탈할 수 있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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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나무 | 2015/03/20 03: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구구절절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나만의 문법이 꿈의 일종이라면
    그런 꿈이 있었나 기억 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슬프고 술을 풉니다.ㅜㅜ

    • BlogIcon buckshot | 2015/03/22 19:49 | PERMALINK | EDIT/DEL

      저도 조금씩 만들어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걸 만들어 나간다는 게 쉽진 않은 듯 해요.
      하지만, 나만의 뭔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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