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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글 :: 2018/10/01 00:01

매일 생각을 한다.
매일 글을 쓴다.

생각과 글의 간극

생각의 흐름을 모두 글로 옮기는 건 힘들어도
매일의 생각 흐름을 글로 어느 정도 옮겨 놓는 건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매일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누락되는 것들이 매우 중요한데
그걸 어떻게 누락시키고 어떻게 망각해내고
어느 시점에 불현듯 어떤 경로로 소환되는지
그 전체적인 생각 플로우를 맵으로 구성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면서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것

그 지점에서 의도가 생겨나고
그 의도가 또 다른 글로 이어지고

생각에서 글
글에서 생각

그 사이에 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지금 현재론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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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번역기 :: 2017/10/16 00:06

가끔 중국어 사이트의 내용이 궁금할 때 구글 번역기를 돌려본다.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내용을 보면
어색한 번역 품질로 인해 정상적인 읽기가 사실상 어렵다. ㅋㅋ

하지만,
한 편으로
돌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설프게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을 읽다 보면
새로운 표현을 발견할 때도 있다.

문법과 맥락에서 자유로운
유연한 문장들(?) 속에서
생각 흐름의 자유를 만끽한다고나 할까..

여튼 번역기로 거칠게 번역된 문장들은
나에게 신선한 인상을 준다.

매일 그런 문장을 읽으면 정신이 좀 혼미해질 수 있겠으나
가끔 읽는다면
오히려 텍스트 리딩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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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댓글 :: 2017/09/22 00:02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이나 나름의 답변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시간과 함께 글을 읽었을 당시의 느낌이 휘발되어 사라져 간다.

그럼 그렇게 사라진 글에 대한 생각, 느낌이
말 그대로의 느낌이 되어 안개처럼 주위를 맴돌게 되는데
주위를 맴도는 것도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희미하게 사라져 간다.

느낌이 올라왔을 떄 바로 글로 적어두지 않으면
마치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과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바로 메모하는 것도 여간 귀찮지 않다.
귀찮기도 하고 그렇게 느낌을 구체적으로 적는 게 과연 좋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메모하기와 흘려보내기 사이의 중간 정도의 상태가 좋은데
그 중간 상태를 취하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여튼 뭔가를 접하고 반응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글에 대한 답(댓글)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사라지는 대로 둘 건지
그걸 어떻게든 붙잡으려 애를 쓸 건지

글답을, 글댓글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건가

그것이 문제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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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속의 변화 :: 2017/09/01 00:01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각이 아닌 다람쥐 쳇바퀴에 가까운 공회전인 경우가 많다.

정말 생각을 하고
생각의 진척이 이루어졌다면

이전의 생각 구조물에 뭔가 새로운 블록이 새롭게 추가되었어야 하는데
실제로 확인을 해보면 생각 구조물에 이렇다 할 변화가 가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정말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
그 믿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의심한다는 건 숨어 있는 것을 바깥으로 끄집어 올려내는 것

블로그만한 툴도 없다. 그 작업을 수행하기에.

블로그에 글을 적는 이유는
내 생각이 이전 대비 달라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전과 비교해서 내 생각의 진척이 이루어졌는지 의심해 보기 위해서다.

실제로 그렇게 확인을 해보면
자명해진다. 내 생각이 오랜 기간 이렇다 할 진척 없이 그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해 왔다는 것을.

글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 현상이 심각해진다는 것 조차 자명해진다.

이젠 그 자명함의 거대함에 눌려서 ㅋㅋ
생각을 한다는 표현에 커다란 무게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블로그에 짜투리 생각을, 허접한 편린들을 올리는 이유는..

변화의 델타값이 0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변화의 구성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의 진척 없음을 확인하는 것.
생각한다고 믿고 있는 나 자신에게 사실 넌 제자리 걸음 중이다라고 얘기해 주는 것

진짜 변화는 그런 게 아닐까.
어떻게 매일 매일 변화할 수가 있겠는가.

오히려 제자리 걸음을 이렇게 하고 있구나, 내일은 요렇게 제자리 걸음을 해볼까?
이런 제자리 걸음을 해보면 재미있겠는데?

이런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계속 쳇바퀴를 돌다보면 언젠가 트랙 바깥으로 빠져나간 채 생각의 진척을 일궈내는 내 자신을 발견할 날도 오지 않겠는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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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문장 :: 2017/03/24 00:04

블로그를 10년 넘게 하면서
이미 꿈을 이뤘지만 ㅎㅎ
(블로깅 10년 넘게 하는 게 꿈이었음)

하나 조그맣게 또아리를 틀게 된 꿈 하나가 더 있다.

단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

그리고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아도 매력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왜냐면

그 꿈을 향해 완보를 하는 느낌
그 느낌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렇다.

꿈은 목적지, 종착역이 아니라
꿈을 향해 산책하는 과정 그 자체니까 ㅋㅋ


단 하나의 문장
난 과연 살면서 그걸 만들어낼 수 있을까
소박하지만, 나만 적을 수 있는 그런 글
난 그걸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어도 좋은
아니 할 수 없으니까 좋은
할 수 있다면 좋은
할 수 있다는 가정 만으로도 설레는

꿈은 그런 것 아닐까
일종의 꽃놀이패
어느 쪽으로 귀결되어도 기쁜
그게 꿈이고 행복일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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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공간감 :: 2017/03/06 00:06

이상하게 스타벅스에 있으면 글이 잘 써진다. 물론 좋은 글이 잘 써진다는 건 아니고 그냥 떠오르는 단상을 글로 옮겨 적기가 매우 수월하다. 아니.. 생각이 딱히 없어도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그냥 글이 잘 써진다. 신기하다. 왜 그럴까.

결핍감이 덜해서인 것 같다.
일반적인 장소에선 블로깅을 할 때 뭔가 다른 행위를 하고 싶어진다. 뇌가 결핍감을 느낀다는 얘기. 그러다 보니 글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뭔가 글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완결감이 덜하다는 것.

그런데
스타벅스에 있으면
뇌가 충만감을 느끼나보다.
딱히 결핍감이 없다 보니 스타벅스에 있으면 맘이 편안해짐을 느끼고
그런 편안감이 온전히 단상과 글에 집중하게 하는 흐름을 낳게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단상도 잘 떠오르고
글도 잘 써지고

차원이 다른 경험이 스타벅스에서 가능해진다.

이런 공간감을 느끼며 글을 적는 기쁨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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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감 :: 2017/03/03 00:03

블로그에 작고 소박한 단상들을 적어 내려간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는다. 뭔가 좋은 글을 적으려 하기 보다는 그냥 현재 시점에서의 내 생각을 적는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란 단어 자체에 부합하는 흐름으로 블로깅이 전개되는 느낌이다.
그냥 생각의 작은 로그들이 모여 있는 장소. 블로그.

그런데
그렇게 소박하고 보잘 것 없는 생각들을 적는 행위 조차도
나름 장소를 타는 것 같다.

장소마다
공간감이 다르다.

어느 곳에서는 블로그에 뭔가를 쓰는 행위가 자연스럽고
어떤 곳에서는 그 행위가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공간에는 어떤 결이 있다.
그 결은 블로그에 글을 적기 편안하게 만드는 결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결일 수도 있다.

어떤 장소는 생각은 잘 떠오르는데 글은 잘 적혀지지 않고
어느 장소는 생각은 잘 안 떠오르지만 글은 잘 써진다.
장소마다 각자의 색채와 공간감이 있어서 생각과 글을 생성시키는 흐름이 천차만별이다.

그런 차이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나의 블로그.
생각의 공간감, 글을 위한 공간감에서 차이가 이렇게 저렇게 발생하는구나란 걸 알게 되는 시간.

결국 생각들은 공간 속을 흘러다니고
글감조차 그러한 것 같다.

그래서 공간감이란 변수가 나에게 크게 다가오는 것 같고.

오늘도 나는 공간감을 느끼며 작고 소박한 블로깅을 한다.
공간감을 느끼며 공간감이란 태그를 생성하는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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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결정자 | 2017/03/04 23: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제가 배우는 영성철학을 소개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http://www.humantopia.net/ , 이름은 "이분법 정분합 우주원칙" 이지만 통일교의 그 정분합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며, 앞의 사이트는 네이버에 "인간완성"이라 검색하셔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인간완성 메뉴의 "내면과의 대화"를 클릭하시면 정분합 원칙의 모든 가르침들을 찾으실 수 있으며 또한 자료마당 메뉴의 "전자책자료"를 클릭하셔서 들어가시면 "정분합 원칙"을 전자책 파일로 통째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익스프롤러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예 : 구글크롬)를 쓰시면 화면이 이상하게 나올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용은 가능할 겁니다.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전부이며 유일하며 무한한 존재이신 하느님이 자기자신을 느끼기위한 목적을 내자 그것이 하느님 자신의 체질에 의하여 우주 창조부터 인류와 문명의 탄생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하느님의 꿈이 지금의 인류와 세상이라는 실체로 드러났으며, 모든것을 느낄 수 있는 두뇌를 가진 인간에게 영혼이 깃들어 하느님이 인간에게 깃든 영혼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모든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정분합 원칙의 중심 내용이랍니다.
    내용은 범신론도 아닌 범재신론(All is in God = 모든 것이 신 안에 있다.)적이라 볼 수 있겠지요. 그 외에도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한 중요하고 값진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자신에게 지각되는 지고의 선"을 위해서만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잘나고 못남이 없지요. 그래서 아돌프 히틀러와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도 잘나고 못남은 없는 것이지요.

    위의 "이분법 정분합 우주원칙"은 이해만하면 믿을려고 애쓸 필요도 없지만 이해하는 것이 정말로 어렵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위의 정분합을 이해하기에 좋을만한 책으로 닐 도날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 및 "데이비드 호킨스"씨의 저서들(예 : 의식혁명)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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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 써질 때 :: 2017/01/18 00:08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 공간이 나의 블로그인데
그냥 글을 적으려고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아주 드물게 가끔.

생각이 떠오르질 않을 때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그럴 때도
이렇게 글이 안써지는다는 글을 쓴다.

글이 안 써지는 것도
나에겐 블로깅의 소재니까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는
생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생각과 또 다른 생각이 서로 경쟁하면서 자기가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르려고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적지 못하는 니의 생각
그게 과연 무엇일까

그냥
떠오르지
않는
생각을
여백으로
남기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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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 2016/06/17 00:07

짧은 글이 범람하면서 긴 글은 이제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긴 글은 고립되어 가는 듯 하다.

그럴수록 긴 글은 희소한 자원이 되어간다.
긴 글을 쓰는 사람의 시간, 긴 글을 읽는 사람의 시간도 희소한 자원이 되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글을 생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글을 소비할 때

긴 글의 생산 가치가
긴 글의 소비 가치가
새로운 위치를 갖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짧은 글의 장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짧은 글이 긴 글을 압도할 이유는 없다.
그저 흐름을 타고 짧은 글이 대세가 되었을 뿐, 짧은 글은 그저 짧은 글일 뿐이다.

짧은 글의 범람을 활용하는 것이지
짧은 글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긴 글에 주목하다 보면
짧은 글의 한계가 더 선명해진다.

긴 글을 가까이 하기 위한 노력 자체가 소중하다.

짧은 글이 대세를 가져갈 때
긴 글이 경쟁력을 가져간다.

항상 희소한 쪽에서 승부가 갈리기 마련이다.

긴 글.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매력적인 정보가 되어간다. 지금 이 순간 더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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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6/06/17 03: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buckshot님! 험한 시절 속에도 잘 지내고 계신가요? ^^ 아직도 buckshot님을 통해 보고 나눈 말씀들이 생각나서 살다살다 가끔씩 미소가 지어져요. 몇년만에 짧은 글로 안부드리지만 왠지 마음은 잘 아실 것 같아요. 부디 계속 계속 가주시고 따님과 가족 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 빌게요 😁

    • BlogIcon buckshot | 2016/06/18 14:18 | PERMALINK | EDIT/DEL

      와.. 3년 만이네요. 너무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전 아직도 블로깅을 하고 있네요. :)
      제가 계속 블로깅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영감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시는 일 계속 잘 되시길 바라겠구요.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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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창조 :: 2014/09/26 00:06

글을 읽으면서 그것을 아예 답변이라고 생각해 보면 재미가 생긴다.

물론 어떤 글은 그것을 낳게 한 질문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글의 저자가 질문을 명시하든 하지 않든
글을 대하는 독자가 그 글을 낳게 한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국면을 암시한다.

저자도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글에서 발견할 수 있으면 이미 독자는 새로운 글을 창조한 셈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것.

글은 특정 앵글에 의해 적혀진 것이다. 글에 내포되어 있는 앵글을 읽어 보면 글이 다시 보인다. 특정 앵글은 나름의 포지션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그 포지션에 내재된 탁월함과 한계가 서로 긴밀하게 엮인 채 글 특유의 결을 형성하게 된다.

글을 쓰는 자도, 글을 읽는 자 모두 글에 앵글을 부여한다. 어떤 저자가 쓴 300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는 독자는 글을 읽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안에 자신도 모르는 한 권의 책을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거기에 의도를 더할 수 있다면 상황은 더욱 재미있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게 된다.

만약 어떤 의도를 갖고 10명의 저자가 쓴 10가지 글을 나만의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여 읽어내려 간다고 가정해 보자. 그건 일종의 믹스 & 매치 아트의 잠재 환경 속에 자신을 내려 놓는 상황인 것이다. 의도에 의해 규정된 환경 속에서 순차적 또는 입체적으로 읽혀지는 글. 이미 글들은 독자의 의도에 의해 다분히 기존 앵글에 균열이 가해진 상태에 놓여있게 되며 보다 의도적으로 글에 가해진 당초 앵글이 분해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독자에 의해 요리가 가능한 원재료 상태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글들이 변화를 경험하는 흐름 속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글과 글을 오가며, 글 속을 누비며 글들을 자신의 결로 재단하게 된다. 독자의 시선이 닿으면서 차근차근 해체되어 가는 글들이 기존의 저자에 의해 부여되었던 앵글의 압제(?)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을 누리고 그 기쁨을 독자에게 은근 슬쩍 전달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피칭하는 과정. 글을 읽는 것은 매우 심각한 저작 행위일 수 밖에 없는 듯.

글을 읽으면서 그것을 답변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낳게 한 질문을 상상하며 그 질문과 궤를 달리하는 나만의 질문을 창조하는 놀이. 저자가 남긴 글이 단지 read only 용으로만 국한된 것이 결코 아니란 명백한 fact를 검증하고 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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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4/09/26 02: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캬...좋네요.
    평소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닮아 있어서 더 놀랐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의견 충돌로만 보일 때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책이 재밌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해석을 달리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즐겁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4/09/27 11:29 | PERMALINK | EDIT/DEL

      예, 하나의 책에서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생각들 간의 연결점을 발견하는 놀이도 참 즐거운 것 같구요. 글을 읽는다는 건 참 값진 경험인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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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하기가 싫어서 블로깅이 좋다. :: 2014/09/17 00:07

나는 포스팅하기가 싫다.
귀찮다.
생각이 어떻게 매번 새로울 수 있겠는가?
포스팅은 언제나 매너리즘과의 전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서 난 블로깅이 좋다.
주 3회 포스팅을 하는 게 넘 힘들어서 블로깅이 좋다.
어떻게 생각이 매번 새로울 수 있겠는가?
블로깅은 언제나 매너리즘과의 정겨운 대화일 수 밖에 없다.

귀찮은 것과 일상을 잦게 공유하면서
엔트로피에 대항해 나가는, 아니 엔트로피의 물결을 살짝 비트는 놀이를 즐긴다.

엔트로피를 정면으로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고
엔트로피의 방향성에 살짝 스크래치를 내려는 정도로만 그치니까
확실히 귀차니즘과 ritual 간의 타협점이 형성되는 느낌이다.

장기간 블로깅을 하다 보니
엔트로피를 감미롭게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결을 찾아가게 된다.

포스팅하기가 싫어서 블로깅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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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와 질투 :: 2013/11/15 00:05

예전에 쓴 글이 벽처럼 느껴질 때, 예전의 글과 당시의 나를 질투한다.

블로그에 포스트가 축적되면서 new post를 적는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이전에 적었던 생각과 중복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이전의 생각보다 진일보한 생각을 적어야 한다는 희망이 엮이면서 새로운 글을 적는 손가락의 흐름을 무겁게 만들곤 한다. 예전에 적은 글을 의식하면서 새 글을 적는다는 것이 살짝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생각의 진도가 더디고 전보다 나아진 글을 적기가 힘들다고 느낄 때, 레거시를 차라리 미래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전환되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은 혁신을 레거시로 만들고 레거시는 박제화된 구속이 되어 생각의 진전을 방해하는 늪으로 작동하기 쉽다. 하지만 복잡다단하고 지루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레거시를 일종의 미래라고 간주하는 순간, 시간의 흐름에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엔트로피의 방향성을 와해시키는 것이다. 레거시를 미래로 정의하고 나면 현재의 생각 정체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가능해진다.

예전에 쓴 글이 벽처럼 느껴질 때, 예전의 글과 당시의 나를 미래라 여겨본다.

생각의 진전이 쉽지 않다는 건 레거시에 뭔가가 있다는 얘기다. 레거시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 그 자체일 수도 있다면 레거시를 벽으로 느낄 필요도 없고 레거시에 질투를 느낄 이유도 없다. 세상엔 대개 '아주 오래 된 미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간의 흐름으로만 미래가 규정되진 않는다. 시간의 흐름 속에 뒤쳐진 것으로 보이는 것들 속에 오히려 미래가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듯한 모습으로 계속 도래하고 있는 것이 실은 미래를 위장한 과거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예전에 쓴 글이 벽처럼 느껴질 때, 시간의 뒤틀림을 감지한다.

만물은 유동한다. 모든 것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그런 상황 속에서 글을 적고 아카이빙한다는 것은 매우 소중한 행위다. 흐름의 연속선 상에서 자칫 균형감을 잃고 흐름 자체가 시간일 것이란 느낌으로 살아가면서 시간에 휩쓸리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글을 적으면서 내 안에서 시간이 나만의 리듬에 맞게 재구성되고 예전에 적었던 글이 영원한 미래가 되고 지금 적고 있는 글이 덧없는 과거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가르침을 체득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시간의 흐름을 내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을 때, 레거시와 질투는 미래가 된다. ^^



PS. 관련 포스트
모름 즐기기
레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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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 타자 :: 2013/04/17 00:07

글쓰기는 일종의 배설이다. 블로깅을 통한 글쓰기를 6년 넘게 하다 보니 배설량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배설한 글이 단지 나의 글이 아닌 나로부터 탄생한 새로운 생명체가 아닐까?"란 생각도 가끔 드는 것 같다. 사실 사람의 몸으로부터 나온 배설물은 이미 사람과는 다른 궤를 가는 것이니 나로부터 나온 글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나와는 다른 길을 가는 또 하나의 주체이자 또 다른 객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배설은 뭔가를 버리면서 나를 바꿔 나가는 행위이다. 나는 배설한 만큼 변화한다.  

내가 배설한 글은 배설 당시만큼은 분명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 그 생각은 배설과 함께 나로부터 분리가 된 것이다. 즉, 글을 적을 당시의 내 생각이 A라고 해도 그 글 자체가 갖고 있는 다중성 때문에 배설된 글은 시간이 흘렀을 때 A 자체가 아닌 확장된 A로 변모할 수도 있고 A와는 사뭇 다른 양상의 B로 변신할 수도 있다. 일단 내 손에서 떠난 글은 나의 온전한 통제권 안에 있지 않으므로 더 이상 내가 그 글의 온전한 주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내 안의 생각과 배설된 생각은 분명 다른 상황에 놓인 다른 존재이다.

1년 전에 배설한 글을 읽을 때의 느낌은 참 묘하다. 1년이 지난 시점의 '나'라는 존재는 어느 정도 변화를 거쳤고 1년 전에 배설된 그 글도 1년이 지나면서 나름의 숙성과정을 거쳤다. 처음에 내 안에서 하나인 듯 뭉개져 있던 두 존재가 어느 순간 분리의 과정을 거치고 1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났을 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발생하는 흐뭇한 반가움과 묘한 긴장감. 일종의 배설된 타자와의 재회를 경험하는 순간.

배설 타자는 1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일종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었다. 나도 1년의 시간을 겪으면서 나름의 생각 진화를 했고. 나는 배설 타자와를 1년 만에 다시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 동안에 바뀐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대화를 전개한다.  그렇게 하는 과정 속에서 1년 전의 생각은 1년 후의 배설타자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고 1년 전의 생각은 배설타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흐름 속에서 나와 배설타자는 모종의 동료 의식을 갖고 서로를 바라보다 다시 훗날을 기약하며 헤어지게 된다. 2년 후든 5년 후든 10년 후든 나는 배설타자와 다시 만날 것이고 그 때 우리는 서로 축적한 경험을 조곤조곤 나누게 될 것이다.

블로깅을 하면서 수많은 생각을 배설하고 그 배설물들이 웹 상을 유영하면서 배설 타자로 살아가고 그 중의 일부는 나를 찾아와 나와 대화하고 나는 그 배설 타자의 생각을 흡입하고. 이는 일종의 생각 에너지 순환인 셈이다. 블로깅을 하면서 생각 에너지를 순환시키고 그 순환의 흐름 속에서 나를 살찌우는 셀프 러닝 과정을 지속적으로 밟아나가는 이 느낌이 참 좋다. ^^





PS. 관련 포스트
정보 배설
생태계에 대한 환상
가치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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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ale

    Tracked from toms sale | 2013/06/13 10:49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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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은 수학? :: 2011/08/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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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icht | 2011/08/31 18: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논리학에 해당해야 할 것을 수학으로 바꾸어 쓰다니, '수학적 근대'의 표본 같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1/08/31 23:00 | PERMALINK | EDIT/DEL

      '논리학'이었다면 포스팅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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