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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과 충족 :: 2018/07/16 00:06

결핍을 느끼면
결핍을 채우기 위해 뭔가를 자꾸 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결핍이 잘 채워지질 않는다.

결국 결핍은
계속 멀어져만 가는 목적지가 되어가고

그런 과정 속에서
결핍을 느끼고
결핍을 채우기 위한 무력한 몸짓이 정례화 되어간다.

이 악순환의 고리

이걸 깨는 방법은
마땅히 없다.

어쩌면
존재라는 게
결핍을 느끼고
결핍감에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대응하자고 하면..

결핍감이 생겨날 때
이미 그걸 채웠다고 애써 자위하는 것이다.

애써 자위한다는 게
어찌 보면 초라한 거지만

달리 보면
거대한 선언일 수도 있는 거다.

이미 채웠다.
난 이미 부족하지 않다라고
스스로 독백하는 것..

결핍감은 가상의 감정이다.
가상의 감정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가상의 반대 감정을 억지로 생성하는 것일 수도...

결핍감..
충족감..
결국 하나 아니던가?
같은 건데 정반대의 양태를 띠고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치고 함께 가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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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니.. :: 2017/10/20 00:00

리얼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정말 엄청난 촬영 시간을 들여서 일단 거의 모든 장면들을 다 찍어 놓은 다음
나중에 그것을 다시 돌려보면서 방송에 내보낼 것만 추리는 엄청난 필터링 작업과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잘 조합해내는 편집까지..

정말 엄청난 노가다 작업이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첨부터 모든 것을 기획하고 요소들을 통제하면서 결과물을 향해 나아가는 게 아니라
결과물을 구성할 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생성한 후에
그 요소들을 보면서 될 만한, 내보낼 만한 것들을 추리고 조합하는 과정 속에서
하고 싶은 것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의도하고 싶은 것이 나중에야 드러나는 흐름..

하고 싶은 것을 처음부터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알 수도 없는, 알 필요도 없는..
그런 무기력한 기획/생산 구조라니. ㅋㅋ

하지만 그런 흐름도 나름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최초에 모든 것을 기획하고 통제하면서 가는 것은 어찌 보면 성장 흐름과 궤를 달리할 수 있으니까..
만들면서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것이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구속하면서 지켜내는 최초의 기획의도란 것이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말이다. ㅎㅎ

리얼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구조물이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기획 의도가 드러나고 의도했던 결과물이 계속 변수를 머금은 채 형상을 갖춰나가는 과정..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란 말에서 무기력감을 느끼기 보단
그게 "한다"라는 것이 실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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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관찰 :: 2016/09/26 00:06

사물을 관찰하다 보면
나의 관찰이 나만의 행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뭔가를 관찰한다는 건
내가 관찰하려고 하는 그것이 나의 시선을 잡아 당겼다고도 볼 수 있어서이다.

시선은 던지는 것인 동시에
잡아당겨지는 것이기도 하다.

나의 시선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인 동시에
나의 외부로부터 나를 향해 인입되는 인력이기도 하다.

관찰이 쌍방향성을 띤다면
결국 관찰은 피관찰과 동일한 개념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내가 무엇을 관찰하고 있다면
나는 동시에 무엇으로부터 관찰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나의 주의력이 미치는 범위가 넓지 않다 보니
나는 관찰을 하기 보다는 받는 빈도가 훨씬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나를 향하는 시선은 무한대에 가깝고
나의 시선이 미치는 범위는 유한하다.

무한과 유한의 만남
무한의 유입과 유한의 유출

그런 연결 관계 속에서 나는 관찰을 하고 있는 것이고
나의 시선은 그런 극적인 관계망 속에서 뭔가 영역을 형성하게 되고 흐름을 낳게 된다.

관찰이란 무엇인가?

어떤 단어나 개념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것의 사전적 의미가 대단히 피상적인 기술에 그치고 말뿐
사실상 그것의 의미는 대단히 깊은 곳에 비밀스러운 코드로 겹을 형성하며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남는 것은 질문 뿐이다.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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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휘발.. :: 2016/05/06 00:06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포스팅을 하면 웹 어딘가에 내가 쓴 글이 저장되는 거라고 여겼었다.
웹에 저장소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나의 생각이 아카이빙되는 거라 짐작했었다.

글을 쓴다고
저장한다고
저장된다고
어렴풋이 감각했던
그것들이 이제 블로깅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인 지금.

흐릿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블로그라는 아카이빙 공간에서
난 뭔가를 쓰고 저장한다고 하지만
실은 어딘가에 뭔가를 저장한다는 생각만이 존재한다는 것.

나머지는 나의 의도에 연결된 부차적인 정보일 뿐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블로깅을 하고자 하는 의도.. 그것을 발현하고 있는 것. 그 자체.

나의 의도만 명확한 것이고
나머지는 저장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아카이브란 포장을 한 허상이라는 것.

그걸 알아가는 것 같다.
10년이 되어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난 블로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게 되는 것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결국 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셈이고
그런 미약한 이해 속에서 난 흐릿하게나마 나를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아직 나의 이해가 얕고 나의 정의가 투박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
지금의 내 블로그는
이제 모두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이 되어가고 있고
그런 사실을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의 인지
그리고 여전한 나의 의도

그런 것들 자체가 나의 블로그란 생각이 든다.
그럼 웹 상에서 아카이브의 형태를 띠고 존재하는 나의 블로그. 물리적 블로그.
그건 무엇일까.

그건 허상이다. 그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느 날 나의 블로그가 갑자기 송두리째 웹 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바로 내일 그럴 수 있다. 1년 후에 그럴 수 있다. 수십년 후에 그런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느 경우에나
나의 블로그는 우주 속 시공간 상의 점들로 존재할 뿐
웹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내 블로그는 존재 유무가 중요하지 않다.
그건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다.

존재하는 건
나의 의도, 나의 정체성에 대한 나의 이해
부족한 이해를 통해 써내려가는 나에 대한 내가 그리는 자화상
그리고 그것 모두를 품고 있는 어떤 흐름..
그게 내 블로그..

난 그걸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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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거 | 2016/05/07 13: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년 동안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6/05/07 21:10 | PERMALINK | EDIT/DEL

      아거님, 오랜만입니다. :)
      아거님같이 멋진 블로깅을 하고 싶었는데, 그냥 연명에 급급한 블로깅이 되어 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처음 블로깅 시작할 때의 예상보단 꽤 오래 지속을 한 듯 합니다. 그것에 만족하려구요.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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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마음 :: 2016/02/22 00:02

데이터가 넘쳐나고 숫자가 범람하는 시대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이해하면서 고객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

비즈니스에서 숫자는 고객의 행동에서 개성을 제거하고 특정한 측정 프레임을 통해 추출된다.

몰개성 상태로 집계된 덩어리여서 관리,통제,조회가 용이하다.

그렇게 편하게 보여지는 숫자를 대할 때면,
그런 숫자가 나오게 된 과정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런 숫자가 형상화되기 전의 진짜 살아있는, 개성 제거 전의 고객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과연 실제 라이브 현장에선 어떤 상황들이 연출되었고, 그 속에서 고객들은 어떤 사고와 행동을 전개했을까?

숫자를 계속 쳐다 보면..
숫자 속에 숨어 있는 생생함이 어떤 식으로든 고개를 내밀게 된다.
쳐다보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 주입이라서 그런 것 같다.

숫자를 본다.
보고 또 본다.
숫자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숫자가 형체를 띠기 시작한다.
형체는 마음의 윤곽이다.
형체를 통해 마음을 추상해 본다.

숫자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궤적을 그리는 작업.

그게 숫자 분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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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끝으로 보기 :: 2015/12/18 00:08

책을 읽을 때
목차와 서문을 훑어 내리며 독서는 시작된다.

요즘엔
책의 서두에서 책의 말미를 느낄 때가 많다.

시작은 끝을 머금을 수 밖에 없어서 그런가 보다.

앞으로 흘러나갈 연쇄가 나에게 감지될 때
시작은 내게 끝을 내비친다.

시작에서 끝이 보이는
시작을 끝으로 보는

시작하자마자 끝을 음미하게 되면서
책 읽는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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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 2015/08/07 00:07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내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내가 파악하고 싶은 것을 대신 탐색해 주는 드론을 갖고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드론이 생긴다면

나는 그 드론을 내 마음 속으로 보내고 싶다.

우주보다도 더 넓은 그 광활한 공간을 드론을 보내서

내 마음 속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수한 양상들을 탐색하게 해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 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드론이 그걸 탐사해낼 수 있다면

나는 드론이 수집해 온 정보를 통해 어떤 인상을 받게 될까.

그 인상은 나로 하여금 내 마음에 어떤 작용을 가하게 될까.

그렇게 드론이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그 드론은 결국 어느 순간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럼 나와 그 드론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이런 상상 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느낌.

난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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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욕구 :: 2014/10/31 00:01

9월말에 우연히 아래 글을 접하게 되었다.
서투르게라도 '붉은 선'을 그어보자...그것이 창작이다


구독하고 싶었다. 이거 북마크해도 나중에 그 북마크 지점으로 찾아 들어가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북마크는 일종의 박제 행위라서, 나중에 들어가야지라고 맘을 먹더라도 막상 그곳으로 들어가면 북마크할 때의 마음가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북마크라는 행위엔 하기 전과 하기 후의 큰 언밸런스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이런 글은 구독이란 행위로 대응하고 싶었다.

그런데 페이지의 어디를 둘러 보아도 구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럼 나는 이걸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이 연재 글로의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 고민이 생겼다. 그런데 정확히 내가 원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보니 뭘 해도 성에 찰 것 같지가 않았다. 이렇게 흐지부지 또 하나의 인연을 놓치겠군.

그래서 할 수 없이 포스팅을 한다. 포스팅을 해 놓으면 적어도 나의 개인 아카이빙 공간 안으로 영입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다시 내 기억의 수면 위로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조치를 취해 놓고도 뭔가 아쉽다.

정작 구독이 필요한 페이지엔 구독 장치가 없고, 그닥 구독이 필요하지 않은 페이지엔 구독해 주세요란 애원 가득한 버튼이 난무하고. 이 언밸런스를 어찌 해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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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4/10/31 15: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측의 RSS 버튼이 보이긴 합니다만..
    http://www.hankookilbo.com/rss.aspx
    신문사처럼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정보의 경우 전체 RSS는 오히려 해악일 때가 많습니다. 원하는 카테고리나 원하는 필자의 글만 따로 RSS로 분리시켜 주는 센스가 안보여서 좀 아쉽긴 하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4/11/01 19:11 | PERMALINK | EDIT/DEL

      예, 정말 필요한 부분만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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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14/10/29 00:09

어떤 정보를 우연히 접하고 그 정보로부터 영감을 받고 그에 관한 글을 적을 경우 원천 정보는 발아점이 된다.  생각의 출처인 셈이다. 나의 생각을 적고 그 생각을 낳게 한 출처를 적어 놓으면 나중에 다시 되새김질할 때 생각을 떠올리게 된 과정을 나름 생생하게 복원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떠오른 생각을 적을 때 출처를 적었다가 지우면 어떻게 될까?

출처가 분명히 있는데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마음 속에서 출처를 지운다면..

출처를 지우면 어쩔 수 없이 나의 생각이 원천이 된다. 참조하려고 출처를 남길 수도 있으나 일부러 출처를 지우면서 원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그렇게 글을 적고 시간이 흘러가면 출처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시간이 흐른 후 글을 다시 읽어 볼 때 출처를 떠올리기 어렵게 된다. 잃어버린 링크. 그걸 복원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원천을 낳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예전 글을 읽을 때,
출처를 소환하는 경험.
출처를 복원하는 경험.

둘 다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표기해 놓았던 출처 이외의 출처를 복원하는 경험.
표기하지 않은 출처로 인해 아예 새로운 출처를 생성하는 경험.
이 또한 신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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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4/10/29 01: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퍼머링크가 'permanent' 하지 않는 요즘, 출처 표시도 시간의 흐름에는 거역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4/10/30 09:50 | PERMALINK | EDIT/DEL

      시간을 거스르는 건 힘들고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주신 댓글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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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 2014/10/22 00:02

영화 her를 보면,

우린 이미 OS와 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으로 대화하는 것, 그게 사람과의 대화 맞나?

사람의 탈을 쓴 기계와 또 다른 기계가 하는 대화 아닐까?

기계의 포맷에 맞춰진 사람의 언어. 그건 사람의 언어일까? 기계의 언어일까?


참 재미 있다.

황당무계한 설정이라 생각하며 보는 영화 내용이 실은 우리네 현실 그 자체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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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fication :: 2014/08/22 00:02

모바일 시대에선, 컨텍스트가 더욱 중요하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컨텍스트가 배어 있는 곳에 머물고 싶고 거기서 놀고 싶은 게 모바일 유저의 기본 스탠스라서 그렇다. 뜬금 없는 컨텍스트가 난무하는 서비스는 모바일 시대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컨텍스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그렇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뜬금 없어지는 상황. 모바일 시대에선,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따른 notification을 정의하고 맨 마지막에 서비스를 얹는다. 그 정도로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가 없으면 noti도 없고 noti가 없으면 서비스는 작동하지 않을테니까.

모바일 서비스는 노티 역량을 평가 받는다. 노티는 보내는 게 능사가 아니라 컨텍스트를 실어서 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인데, 컨텍스트가 없는 노티는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므로 가치 있는 노티를 보낼 수 있는가란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모바일 서비스는 쇠퇴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티를 엄청나게 많이 받게 되면서 노티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노티를 이해한 만큼 모바일 세상을 이해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노티 메커니즘을 각종 생활 속 지혜로 녹여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다. 시대를 장악하는 메커니즘엔 분명 일상의 팁을 무수히 양산할 수 있는 생산의 퍼텐셜이 깃들어 있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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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무역 :: 2014/07/16 00:06

생각은 원소에 기반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어떤 원소를 품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뭔가 생각을 하려고 하는 순간,
내 머리 속에선 존재하고 있던 원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로 상호작용을 하거나 각자 자가발전을 하면서 각양각색의 생각의 파동이 펼쳐진다.

더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선
내가 보유하고 있는 원소들의 구성을 살펴봐야 한다.
원소 자체가 성장하거나 새로운 원소들이 끊임없이 유입되지 않으면
생각의 기반은 부식을 거듭하게 된다.

생각을 할 때 그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지반 키워드를 적어본다.
블로그 포스팅의 경우, 태그 키워드가 일종의 포스팅 원소인 셈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접할 때
다른 사람의 글을 접할 때
그 생각과 글에 내재한 키워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람은 국가와도 같다.
나와 타인의 생각 원소들은 서로 다른 국가에서 유통되는 상품과도 같다.
타인의 생각을 배우기 위해선 타인의 생각을 구성하는 원소들을 내 생각 틀 속으로 수입해와야 한다.
일종의 크로스 보더 트레이드이다.

원소를 기획하고 생산하고 발전시키고
다른 국가의 원소를 관찰하고 참조하고 수입하고 내 국가 안에서 유통시키고.

생각은 무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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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 2014/06/25 00:05

설득은 일상적 활동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의 수많은 활동 중에서 설득이 개입하는 케이스는 무수히 많다. 작은 설득, 큰 설득, 민감한 설득, 가벼운 설득, 우왕좌왕하는 설득, 단호한 설득, 빵터지는 설득, 음습한 설득, 찬란한 설득, 차분한 설득,..  설득은 각양각색의 형상으로 나를 움직이고 통제하고 변화시킨다.

설득이란 관점에서 하루 24시간을 관찰해 보면,
나는 설득에 극도로 피폭된 설득 방사능 오염자이다.  설득에 함유된 방사능 동위원소는 나의 생체 내 다양한 단백질 등과 서로 섞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유형의 신종물질을 농축 탄생시킨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시도하는 설득
타인이 나에게 시도하는 설득
내가 타인에게 시도하는 설득
내가 대상 없는 무언가를 향해 시도하는 설득
어디선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로부터 나를 향해 다가오는 설득

설득은 360도 전방위로 송신되고 수신되면서 나를 형성한다. 나라는 '원자핵' 주위를 설득이라는 '전자'가 안개처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나는 온전히 나일 수는 없고 설득과 함께라야 비로소 원자로 기능할 수 있다.  원자핵은 자신이 하나의 개체라고 오인할 수 있으나 실은 원자핵은 전자에 의해 규정된다.  원자핵이 전자와 맺는 관계의 양상이 원자의 특성을 서술하게 되는데 설득이란 이름의 전자군은 원자핵과 어우러지면서 '원자'라는 존재의 특질을 흐름의 서사로 펼쳐나가게 된다.

원자핵이 전자와의 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기능적 특성에만 매몰되어 있으면
원자핵은 영원히 그 자리에, 그 정도의 레벨에만 머물게 되는데..

만약 원자핵이 각성한다면, 자신의 둘레를 돌면서 진동하는 전자를 어느 순간 물끄러미 바라본다면?
설득에 대한 설득이 작동되기 시작한다.

원자핵이 전자를 바라보는 순간, 전자에 버금가는 플로우의 자유도를 획득해 나가게 되면서 전자의 궤도에 의미 있는 개입을 하기 시작한다. 원자핵이 전자 궤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전자는 기능적으로 원자핵 주위를 설정하던 궤도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건조하게 그려져 있던 관계도. 밋밋한 서사.  바로 그 지점부터 새로운 서사는 시작된다.

설득은 일상적 활동이다.
설득은 건조한 기제이다.

설득에 대한 설득.
꽉 짜인 일상이란 거대하고 건조한 궤도에서 시작되는 매력적인 서사의 몸짓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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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2014/05/19 00:09

가끔 광장에 간다.

광장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분주히 오간다.

내 입장에선 광장이란 거대한 배경을 점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에 불과하다.

나는 그들을 모르고 그들은 나를 모르는 상호 익명의 관계.

익명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공인데.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집필이 가능한데.

내장된 유니크한 스토리.

광장은 엄청난 규모의 주인공 무리들이 군집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광장에 순간을 내맡긴 채 자신만의 소설을 써내려 가고 있는 작가들이,

주인공들이 흘러가고 있다.

한 장면에 수많은 스토리들이 물줄기처럼 모여들었다가 꽃향기처럼 스러져간다.

광장에 서서 에너지를 느껴본다.

개개의 삶을 알 수가 없어서 거대한 '익명 군중'으로 치부하지만,

그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에 광장에선 숨길 수 없는 스토리라인의 수렴이 발생한다.

인간은 일종의 소설책이다.

자신 만의 이야기를 담고 세상 속을 유동하는, 유통하는 컨테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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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재밍 :: 2014/02/05 00:05

오해(誤解):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또는 그런 해석이나 이해.



우리는 오해 속을 살아간다. 자신 만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정확히 사실을 직시하기가 힘든 것이고 모든 사람이 렌즈의 굴절 현상으로 인해 사물을, 사람을, 관계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 만의 묘한 결로 해석을 하게 되는데 그 해석이 실재와 괴리가 제법 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시로 오해하고 수시로 오해 받는다. 오해는 인간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삶의 양식 그 자체이다.

그런데..
'오해'를 '오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해란 단어에서 부정적인 기운을 걷어낸다면 오해는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오해가 없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단조로울까? 무엇이든지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그것에 대한 한 치의 착각도 허용되지 않는 명징함이 공기를 가득 메우면 그건 어떤 모습일까? 오히려 오해가 있기 때문에 삶의 색깔이 다채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오해를 의도된 행위라고 본다면, 오해는 재밍과 접목될 수 있겠다. 재밍은 즉흥적인 변주 행위를 의미하는데 가끔 재즈를 듣다 보면 재밍의 진수를 어렴풋이 느끼게 되고 그런 기운을 내가 하는 행위에 연결시키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오해'란 단어를 새롭게 조명해 본다면 어떨까. 오해를 인지 체계의 오류로 인한 에러로 간주하지 말고 오해를 매우 적극적인 재밍 행위로 규정한다면?

오해는 '인지적 재밍'이다. 오해는 사물이란 악보를 보면서 악보 그대로 사물을 이해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사물을 재밍(오해)하는 것이다. 오해는 사람이란 악보를 보면서 악보에서 규정하는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그것의 외연에 존재하는 악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행위이다. 오해는 관계란 악보를 보면서 악보의 권위에 내재한 암묵적 강압을 살짝 비웃어주면서 악보 속에 숨어 있는 신선한 일탈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는 행위이다. 오해가 갖고 있는 긍정적 DNA를 증폭시키면서 오해를 즐길 수 있다면 오해는 재즈 뮤지션들의 멋진 재밍보다 더 깊이 있는 혁신적 연주로 이어질 것이다.  

세상은 오해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그건 재밍의 기운이다. 멍청하고 둔해서 오해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고 명민하니까 오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향해 오해를 혁신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 오해의 재밍을 연주하면서 세상을 자신 만의 선율로 수놓을 수 있는 자.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오해를 계속 축적하고 그렇게 쌓인 오해들이 나만의 재밍 연주 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을 행복감 가득한 미소로 바라봐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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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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