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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폰 :: 2016/09/19 00:09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다.

그 안에 뭐가 있길래 걸어가면서까지 폰 속을 들여다 보고 있는 걸까.

그게 나침반인가.  그걸 따라 가고 있는 건가.
아님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너무 기계적이라서 그걸 외면하기 위해 폰을 쳐다보고 있는 건가.

폰 밖 세상을 걸어가면서
폰 속 세상을 응시한다면
그건 어떤 세상을 살아가는 자의 자세일까.

난 어느 세상에 속해 있는 걸까.
폰 밖과 폰 안의 경계선 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두 세상 간의 경계가 없다면
두 세상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면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 위를 내가 걷고 있는 거라면

폰 걷기란 행동은
걷기 폰이란 디바이스는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기계적인 이동 경로만 명확할 뿐
진짜 내가 흘러가고 있는 동선은 너무나 불투명해진 것 같다.

걷기 폰은 계속 나에게 뭔가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 같은데
정작 난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폰 걷기를 얼만큼 더 해야 그걸 알아챌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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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 2016/06/20 00:00

자전거는 페달을 밟은 만큼 움직인다.
페달 밟기를 멈추면 자전거의 속도는 줄어든다.
어김없이 페달을 다시 밟아야 한다.
자전거를 오래 탄다는 것은 페달 밟기를 오래 했다는 의미다.

나는 운전을 못한다.
차를 운전해본 경험은 없지만, 자전거를 타다 보면 자동차가 어떤 존재라는 것에 대해 약간 감이 온다.

문명의 이기 관점에서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훨씬 더 우월한 존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 자전거를 타면서 드는 생각은..

하체 운동을 한 만큼 자전거는 움직인다는 것이고
자동차는 하체운동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스스로의 동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인간 신체의 확장이라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신체의 확장이 아니라 신체를 실어나르는 기구일 뿐이다. 자동차를 타고 아무리 많이 이동을 해봐야 신체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신체와 자동차는 분리. 따로 노는 두 존재. 신체는 자동차를 신체로부터 소외시키고, 자동차는 신체를 운동으로부터 소외시킨다. 자동차는 운동을 하고, 신체는 자동차에 올라타 있을 뿐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배운다.

확장성이라는 것.
손을 안대고 코를 푼다는 것.
알아서 뭔가를 해준다는 것.

그런 것들은 다 인간을 소외시키는 속성을 띠고 있다.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인간에게 가치를 준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으나 실상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들이 세상엔 참 많다.

자전거를 탈 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수많은 인간 소외의 현장에서 쌓인 소외감을 자전거 타기를 통해 살짝 해소할 수 있어서인 듯 하다.

페달을 밟은 만큼 움직일 수 있도록 고안된 자전거. 그 어떤 테크놀로지의 향연보다 더 화려한 메커니즘이다. 신체 운동의 입력에 비례해서 얻어지는 출력. 그 매력을 느끼면서 타는 자전거. 경제적이고 건강에 좋은 무해 이동 기구.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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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6/06/21 04: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여전히 탁월한 통찰이세요. 맑스가 이야기했던 "자본가의 생산수단의 독점에 의한 노동자 소외"도 그때의 언어로 그렇게 재미없게 설명되서 그렇지, 사실은 궁극적으로 오늘날과 같이 테크놀로지가 점점 인간을 대체해가는 상황을 가리킨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언젠가는 결국 허물어지게 될거라고 믿지만, 말씀하신 소외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동시에 그만큼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네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개인적으로 감명깊게 보았던 이 TED 토크도 생각나구요. https://www.ted.com/talks/susan_blackmore_on_memes_and_temes?language=en (못보셨다면 buckshot님이 분명히 좋아하실 내용일 거라고 적극추천드려요 ㅎㅎ)

    자전거 타실때 꼭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6/06/24 11:25 | PERMALINK | EDIT/DEL

      추천해 주신 TED 토크. 넘 좋은데요.
      계속 보고 있어요.
      이걸 기반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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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신규 사업 :: 2015/12/11 00:01

생각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걸으면서 생각하면 제법 잘 풀릴 때가 있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보다
움직이면서 생각할 때 생각의 흐름이 잘 풀려가는 현상

움직인다는 것의 의미는 뭘까

움직일 때 내 몸과 마음에 어떤 작용이 가해지기에
생각이 잘 풀리는 걸까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걷기에 준하는 자극을 내 스스로에게 가하는 놀이를 즐겨보고 싶다.

하지 않던 행동을 할 때 생각의 흐름이 부드러워지는 것
좀처럼 하지 않던 행동을 어느 날 돌발적으로 할 때 생각은 예전의 진부함에서 살짝 벗어나게 되는 듯 하다.

생각은 길을 열어가는 과정
길을 열기 위해선 헤쳐나가는 돌파력이 필요하다
돌파력은 기존의 편안한 흐름이 아닌 새로운 흐름을 개척하는 것
마치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듯
기존에 하지 않던 것을 소박하게 시도하는 것

생각만큼 중요한 사업이 어디 있던가
그럼 새로운 생각을 하는 건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동급의 비중
난 그 동안 너무 신규 사업을 하지 않았던 듯 싶다.

이제부턴
수시로 신규 사업을 구상하고 행동에 옮겨 나가는 루틴을 몸에 붙여나가고 싶어졌다.

걷기는 신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ritual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의자의 높이를 조정하는 것
책상에서 뭔가를 읽다가 바닥에 앉아서 뭔가를 읽는 것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는 것
한 번 읽었던 책을 처음 읽는 듯한 자세로 다시 읽는 것
똑같은 책을 A디바이스에서 읽다가 B디바이스에서 읽는 것
평생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에 대해 마음 문을 열고 한 번 해볼까?라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창시자는 걷기이고
걷기를 추종하는 수많은 신도들을 난 지금 조금씩 만들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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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 2015/08/12 00:02

난 운전을 못한다.
면허만 있고 차를 몰 줄 모른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나는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란 생각.

근데 최근에 그 생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있다.
못한다는 것. 운전.

운전하는 자 관점에서 보면
걸어도 되는 지점에서 굳이 운전을 하는 자인 셈.
운전을 한다는  건, 걷기에 관한 한 지나치게 소극적인 스탠스를 표출하는 자.

운전이 생활에 깊게 틈입되면
그만큼 걷기와 멀어지는 것일 텐데.

운전을 못한다란 말.
이젠 바꿔야 할 듯.

난 운전을 못하는 게 아니라
걷기에 관한 한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난 걸을 줄 아는 자.
난 걷기를 잘 하는 자. :)

리네이밍을 하니까
뭔가 새로운 자격증 하나를 딴 느낌도 든다.
아무 것도 한 게 없고 단지 말 장난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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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듣기 :: 2015/08/03 00:03

걷기는 듣기와 많이 유사한 것 같다.
걷기를 하다 보면 땅과 대화하는 느낌이다.
땅을 밟고 걸어가면서 나를 받쳐주는 땅을 느낀다.
땅이 나를 받쳐주는 건 땅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걸음을 딛고 앞으로 나간다는 건, 땅이 나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듣는 것.

발은 일종의 귀.
발을 통해 전달받는 메세지를 잘 해석할 수 있다면
걷기는 보다 신비로운 경험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겠다.
걷기에서 듣기를 경험하고 듣기를 통해 말하기를 행할 수 있다면
걷기는 곧 대화하기가 될 것이다.

걸음.
무심코 오랜 기간 동안 해왔던 걸음이
이제 나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와 주고 있고
난 이제 걸음을 통해 땅과 대화를 하고
나를 둘러 싼 주변의 모든 것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르겠다.

걷기를 통해 만들어 나가는 나의 동선.
그 동선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적 루프에 불과해 보였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어제와 같아 보이는 그 동선이 실은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대화의 장이고
나는 매일 새로운 길을 걸어나갈 수 밖에 없는 모험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

단 하루도, 단 1시간도, 단 1초도
루틴하지 않다는 것.

걷기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걷기..  그것 하나만으로도 배움이 지속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걷게 된다.

나는 운전을 못 한다.
그래서 걷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걷기가 일상이 아니고, 가슴 뛰는 모험이고 여행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난 걷는 걸 좋아하는 내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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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 2014/12/24 00:04

걷는 것은 버스,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 확실히 속도에서 열위다.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원하는 거리를 거슬러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걷기를 즐기다 보면 의외의 영역에서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 풍경을 음미하다 보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타임라인 같은 세상 속에서 결코 수월하게 하기 힘든 깊은 생각이 가능해짐을 느낀다. 깊은 생각은 고도의 생각 속도를 요한다. 빠른 속도가 수반되어야 가능한 깊이 파고들기. 깊게 진전하기 위해 필요한 동력을 걷기에서 얻는다.

느리게 걸으면서 빠르게 생각하기.
빠르게 이동하면서 느리게 생각하기.

빠른 이동 속도를 경험하면서 느린 걷기의 가치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치를 계속 누리기 위해선 걷기를 계속 즐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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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4/12/24 09: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 마음을 읽으신 듯한 글이에요 ^^ 아침/저녁 출근길 30분씩 걷고 있는데, 빠르게 걸으면서 느리게 생각하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말 매력적이고 재미지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이 기존의 제 생각의 틀에 침투할 때 정말 즐겁습니다! 걷는 것이 참 좋아요. 서울도 걷기에 참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따스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연말 보내셔요!

    • BlogIcon buckshot | 2014/12/25 14:20 | PERMALINK | EDIT/DEL

      정말 생각하기와 걷기는 참 잘 어울리는 행위인 듯 합니다. 정말 걷기만 잘 해도 생활이 즐거워지는 듯 해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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