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무기력 :: 2016/11/07 00:07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문학동네

단편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양희.
첨에 읽었을 땐 양희라는 사람은 왜 이리 삶에 무기력한 태도로 초지일관하는가?란 질문이 있었다.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은 듯한, 삶에 아무런 의욕도 바람도 갖고 있지 않은 무미건조한 시선.
저렇게 산다는 건 도대체 뭘까란 의문이 지속되면서 소설을 읽었다.

다 읽고 난 후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양희라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유니크한 태도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왜 기억에 남는 것일까.

왜 소설 속 그 사람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

가공의 인물일 뿐인데.

다시 한 번 소설을 읽는다.

앞으로도 종종 이 소설을 또 읽을 것 같은 예감.

양희의 초연한 듯한 시선 속에서, 무기력한 몸짓을 보면서
난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그럼 양희처럼 하는 것 말고 삶에 대한 태도로 더 좋은 게 있기는 한걸까?

대놓고 무기력의 포지션을 취해버리니까 그게 멋져 보이는 것 같다.
그건 이미 무기력이 아닌 상태.
힘있게 무기력의 스탠스를 취하는 것.
나약함을 인정할 때 강함이 배어나오는 역설.

게다가 그렇게 무기력을 연기하는(?) 소설 속 인물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가 힘을 얻기까지 한다면.
그건 무기력의 힘.

기력과 무기력의 경계는 모호한 것이고
그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기력과 무기력을 오가는 동적 평형감.

소설에서 느껴지는 매력.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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