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차이, 그리고 패턴 :: 2010/08/23 00:03

나이를 먹을 수록 뭔가를 기억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느낌이 든다.  나이를 먹을수록 뭔가를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가?  아니다. 기억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패턴이 많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 패턴으로 인해 새로운 뭔가를 접해도 이전에 접했던 것들과의 패턴 유사성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즉, 나름 새로운 경험도 진부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밋밋한 정보로 평가절하(?^^)되어 기억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세상에 널린 복잡도 높은 정보를 그대로 뇌가 흡수하면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 십상이므로, 필요한 핵심 정보만 받아들여 생활하는 것이 분명 효율적이다.  인간은 패턴을 먹고 산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제 이해/풀이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경영을 잘한다는 것은 다양한 전략/실행 패턴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에서 패턴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 분야를 소음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패턴 생성/유지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나를 둘러싼 세상에서 인지할 수 있는 패턴이 점점 줄면서  세상은 소음으로 변해가고 그런 무질서 가득한 소음 속에서 나 자신의 무질서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무질서의 끝은 죽음이다.

패턴 인식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중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패턴 인식이 지나치게 발달할 경우, 새롭게 입수되는 정보를 기존에 축적된 패턴으로 요리조리 재단한 끝에 진부한 정보로 치부하게 된다. 넘 강력한 패턴 인식 체계를 갖고 있으면 세상이 온통 진부의 바다가 되어 버리는 셈이다. ^^

나이를 먹어도 기억력을 유지하고 싶으면, 차이에 민감해야 한다. 이전에 접했던 것들과의 유사성을 인지하는 패턴 활용과 함께 새롭게 부각되는 차이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럼 기억력은 좋아지게 되어 있다. '진부'의 바다에 쉽사리 휩쓸리지 않고 작은 차이를 발굴하고 거기서 새로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면 삶은 신선한 기억을 창출하는 '약동 가득한 시공간'이 된다.


인간은 패턴이 흐르는 강이다.  패턴은 수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작은 차이에 혁신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효율과 혁신이 조화롭게 역동하는 패턴을 먹고 산다. ^^



PS. 관련 포스트
기억과 자아 사이
기억, 알고리즘
거잠, 알고리즘
패턴,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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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고구마77 | 2010/08/23 21: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컨설팅 하다보니 아무래도 개념과 개념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말씀하신 사항에 정말 공감하나 보통 그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직업임에도 매번 참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나이든다는건 그런 면에서 점점 사고의 안락을 추구하고자 하는 관성과도 괘를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8/24 00:57 | PERMALINK | EDIT/DEL

      패턴을 다루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청년의 마음은 패턴 플로우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맘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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