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락은 완벽했어 :: 2008/04/11 00:01요즘 저녁 먹으면서 회사동료들과 함께 당구를 좀 친다. 따로 시간을 내서 당구를 치기가 어려우니 저녁 먹는 시간을 이용해서 당구를 치는 것인데 게임에 이기면 경제적인 여유도 생기고 뿌듯한 승리감을 맛볼 수 있어서 업무 능률이 많이 올라가는 편이다.
최근 buckshot(나)+2시간님 조와 지하철성추행님+짝퉁님 조 간의 자존심을 건 겐뻬이가 금주에만 3게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번째 게임은 짜장면 4그릇과 탕수육을 시켜놓고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 지하철성추행님+짝퉁님 조가 당구비+식비로 4만원을 지불했고 두번째 게임은 비빔밥 4그릇을 시켜놓고 시종일관 밀리던 게임을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지하철성추행님+짝퉁님 조는 3만원을 지불하고 말았다. 어제 세번째 게임이 있었다. 다마 수가 400대 400이고 실력이 비슷한 터라 항상 팽팽하게 게임이 진행되는 편인데 어젠 일방적으로 밀리는 게임을 했다. 우리 조가 알다마 40개 중에 무려 24개를 남겨놓고 있었을 때 상대편은 유유히 쓰리쿠션 2개를 치고 마지막 가락 한 개만을 남겨 놓고 있었다. 2연패에 상처를 크게 받은 지하철성추행님이 일부러 탕수육+양장피를 시켜 놓으면서 판을 크게 벌인 터라 이 게임에서 물리면 누구든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중대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상대편이 마지막 가락 한 개만을 남겨 놓고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할 때 나와 2시간님은 혼신의 힘을 다한 추격적을 벌였고 결국 야금야금 따라가길 거듭한 끝에 알다마 다 치고 쿠션 2개까지 친 끝에 극적으로 맞가락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상대방은 당근 쉽게 이길 것이라 생각했던 게임을 다 따라 잡히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하철성추행님+짝퉁님 조에게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고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짝퉁님이 중요한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 위 그림에 표시한 것처럼 짝퉁님은 노란볼을 1쿠션 지점으로 보내서 1번 적구를 맞추고 2번 쿠션 지점을 찍고 3번 쿠션지점을 찍고 2번 적구를 맞추면 경기에 승리하게 된다. 나와 2시간님은 어렵게 따라잡은 경기를 막판에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초긴장 상태로 짝퉁님의 스트로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짝퉁님은 승부 큐를 시도했다.. 짝퉁님의 노란볼은 1쿠션을 찍고 힘차게 올라간 후 2번 적구를 맞추었다. 짝퉁님은 가락을 끝냈다며 지하철성추행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2시간님은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었다. 짝퉁님의 노란볼이 1쿠션을 맞춘 것은 확실했지만 2쿠션 지점을 맞추지 않고 바로 3쿠션 지점을 찍은 후에 2번 적구를 맞춘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바로 짝퉁님에게 항의를 했지만 짝퉁님은 우리 측의 주장에 완강히 거부하고 바로 세면대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고 있었다.. 그 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따. 어정쩡하게 자리잡고 있던 하얀볼이 쫑이 나서 스물스물 기어가더니 노란볼을 맞추고 만 것이었다. 가락은 무효가 되었다. 지하철성추행님과 짝퉁님은 낮은 탄식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2시간님이 극적으로 가락에 성공하면서 우리는 탕수육 대자+양장피+짜장면을 건 대형 게임을 승리로 이끌면서 저녁 겐뻬이 3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그런데..아쉽게 가락을 놓친 짝퉁님이 카운터에서 거금을 계산한 후 당구장을 나오면서 내뱉은 대사가 압권이었다. "내 가락은 완벽했어..." 나와 2시간님은 분명 짝퉁님의 마지막 가락이 3쿠션이 아닌 2쿠션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짝퉁님은 주위의 강력한 챌린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지막 가락은 완벽하게 3쿠션이 먹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 때 하얀거탑 장준혁의 유명한 대사가 떠올랐다. "내 수술은 완벽했어. 나 아니야.. 잘못한 건 나 아니야." 자신의 마지막 가락이 분명 3쿠션이 다 먹었음을 확신하던 짝퉁님의 표정은 재판에 지고 담관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수술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을 주장하던 장준혁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너무도 의연한 그 표정에 나와 2시간님은 더 이상 2쿠션 운운하기가 어려웠다. 장준혁이 "내 수술은 완벽했어"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믿어주고 싶었듯이 짝퉁님이 "내 가락은 완벽했어"라고 하셨을 때 그 말을 믿어주고 싶었다.... PS. 살아가면서 "내 **은 완벽했어"란 대사를 몇 번이나 치고 살 수 있을까? "내 **은 완벽했어".... 진정한 프로페셔널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대사이다. 앞으로 이런 말을 자주 하면서 살고 싶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58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