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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승부 :: 2016/11/02 00:02

우연히 TV 바둑 중계를 본다.

박정환과 커제의 대결.
치열하게 전개되는 수싸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우열의 흐름. 그리고 승패.

바둑에서 이긴다는 건 뭘까.
집을 더 많이 내면 이기는 건가.
집을 많이 낸다는 건 무엇인가.
자신의 바둑돌로 둘러싼 공간의 크기가 크면 집이 많은 것인가.

거꾸로 보면 어떨까.
확실히 점유한 빈 공간을 공허하다고 규정한다면..
누구에게도 점유되지 않은, 집으로 규정할 수 없는 공간을 구성하는 돌들의 개수로 승패를 정한다면..

사실 빈 공간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것이고
빈 공간을 의미있는 공간이라고 정의를 내리게 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결국 빈 공간을 둘러 싼 돌들일 것이고, 그 돌들이 없다면 집도 없는 것.

집을 가능케 하는 돌.. 그 돌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집이라 규정될 수 있는 빈 공간을 둘러싸는 돌. 집이라 규정될 수 있는 공간에 죽은 돌로 존재하는 돌. 자신의 죽음으로 상대방의 삶을 정의하는 돌. 죽은 돌은 죽은 돌이 아니다.

돌의 생사.
바둑의 승패.

공을 둘러 싼 돌들.
빈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 돌들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니
바둑의 승부가 달리 읽혀진다.

바둑의 생과 미생.
미생도 결국 생과 연결되는 개념.
한 쪽의 미생은 다른 쪽의 생을 의미하는 것. 미생과 생이 연결되어 있다면
생도 미생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의미.

그래서 생과 미생은 결국 상대방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음.
그런 의존도가 눈에 들어오니까 바둑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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