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에 해당되는 글 14건

감정이입 :: 2016/08/31 00:01

TV 드라마를 볼 때
대개는 감정이입의 대상을 선정하고 그 인물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본다.

때로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고
한 편으론 주인공과 대치 관계에 있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한다.

어느 편에 서든,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데..
어느 경우에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에게 초점을 맞출 때도 있다.

그 경우엔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보다는
등장인물의 대사를 노트북으로 타이핑하는 작가의 손 끝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드라마의 전개가 멋스럽고 깔끔하게 느껴질 때는 작가의 손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열을 느낄 수 있고
뭔가 드라마의 흐름이 어색하고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 때는 작가가 겪고 있을 고충이 매끄럽지 않은 TV 스크린에서 그대로 전달되어지는 느낌.

드라마작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드라마 자체의 재미 보다는 드라마를 쓰는 작가 관점에서의 생각 흐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건 일종의 견학이다. 드라마 작가의 일상 체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소비자가 생산자의 입장에 서보는 경험이 이색적이다.
소비자가 소비에 머물지 않고 생산자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생산자의 입장에 서볼 수 있다면 소비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런 변화는 소비자를 예전과 다른 존재로 이끌게 된다.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변화할 때,
소비자는 소비와 생산 간의 경계선이 흐려지는 것을 보게 되고
경계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소비자와 생산자 구도가 아닌
경계가 허물어진 어딘가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한 곳을 바라보면서 드라마의 스토리라인의 전개를 논의하고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이색적인 장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에서의 감정이입 앵글에 살짝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그런 감정이입 포커스의 이동을 통해서 나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었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2037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2 #3 #4 #5 ... #1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