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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 2016/05/11 00:01

자본으로 해석되고
자본으로 통제되고
자본으로 환원되는 것들이 늘어난다.

예전엔 운동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이었으나
이젠 운동을 하려면 돈을 낼 수 있는 곳에 가서 돈을 내도 괜찮을 것 같은 만족감을 느끼며 한다.

돈을 굳이 내고 하지 않아도 될 것에도 돈을 내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리는 자본의 힘

청소. 돈을 내면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육아도, 세차도, 이사도,...

그냥 하면 되는 것들이
점점 돈으로 가능한 것들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것들은 더욱 세분화되고 고도화되어 가고
그 흐름을 타지 않으면 소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마저 조성된다.

자본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것은 점점 희소한, 아니 누추한 자원이 되어간다.
자본의 관심 밖에 있는 것들의 층위가 엷어지면
인간은 자본의 프레임 안에서 순종하거나, 자본의 프레임 밖으로 내몰리거나..

돈으로 할 수 없는 것
돈으로 해석되지 않고 커버되지 않고 환원되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짐을 느낀다.
돈이면 뭐든 다 되는 세상이 계속 선명해지면 질수록 돈으로 되지 않는 것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게 된다. 돈을 벌 수 없는 돈이 되지 않는, 돈과 관련이 없는 행위. 그것이 '돈으로'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겠지.

소박하지만 나의 생각으로
누추하지만 나의 언변으로
남루하지만 나의 판단으로
돈과 관계 없이 묵묵히 써 내려가는 나의 텍스트
그 속에서 난 나의 미래를 본다.
자본과 상관이 없기에 경제적으로는 궁핍한 흐름이겠으나
그래서 더욱 끌리고 더더욱 매료될 수 밖에 없다.

돈으로..
그 세 글자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그 대단함이 무서워질수록 더욱 나만의 소박한 생각을, 하지만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나만의 텍스트를 계속 어딘가에 표현하게 된다. 그 표현의 스킬이 어설프고 조악해도 그런 초라함이 더욱 돈과 다른 영역에 위치함을 알기에 나는 계속 나를 알아가려는 노력을 지속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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