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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바깥 :: 2015/03/30 00:00

카메라에 장면을 담다 보면 문득 담기지 않는, 생각만큼 담기지 않는 뭔가를 아쉬워하게 된다. 하지만, 카메라 프레임의 한계로 인해 내가 담고 싶은 장면을 나의 의도에 맞게 온전히 담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결국 담기는 대로 담기게 된다. 담고자 하는 의도는 나의 것이었으나, 결국 카메라의 의도대로 담기게 되는 셈인 듯 하다. 도구는 사람의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나 그것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의도에 최적화된 대응을 하긴 어렵다. 결국 도구가 만들어진 결에 의해 도구는 의도를 갖고 있는 존재인 듯 사람의 의도를 일부는 반영하고 일부는 거절한다.

담는다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의도를 갖는 행위이다. 하지만 도구에 의해 선택된 담기기와 도구에 의해 거절된 담기기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게다가 담고자 하는 자의 의지에 의해 명백히 거절된 대상은 당연히 담기지 않게 된다.

프레임 안에 뭔가를 담는다는 건 뭔가를 담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그것이 도구의 결에 의한 가르기이든, 사용자의 의도에 의한 분별이든 담는 것은 담지 않는 것과 나란히 의도되는 행위이다.

프레임 안에 뭔가를 담는 동시에 프레임 바깥에 뭔가를 위치시키는 것. 나는 이런 저런 도구를 사용하면서 끊임없이 뭔가를 담고 뭔가를 담지 않는다. 내가 담은 것만 쭉 모아놓고 보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이고, 내가 담지 않은 것만 쭉 모아놓고 보는 것도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게다가 담은 것과 담지 않은 것을 나란히 연결시켜놓고 그것들을 쭉 리스트업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나의 마음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제공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담는 행위. 무의식적으로/의식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것을 조금 더 의식의 수면 위로 끌어올려 놓고 수면 위로 떠오른 것들을 보면서 수면 아래에 있는 것들을 추정해 보는 놀이는 매우 흥미로울 듯 싶다.

난 이것을 왜 담았고 그것을 왜 담지 않았는가? 이런 질문들.. 
프레임 바깥에 의식적인 시선을 던지는 놀이 말이다. ^^



PS. 관련 포스트
담기와 담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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