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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들리기 :: 2015/01/21 00:01

주말 오전
투썸 플레이스에 앉아 있다.
커피를 마신다.

옆 자리에 2명의 여성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화를 듣기 싫은데 귀가 열려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화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눈은 감을 수 있는데 귀는 감을 수가 없다.
귀를 감을 방법은 없을까?  이어폰으로 귀를 막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


아. 소음과도 같은 대화가 그냥 마구 들려온다..
우버랑 카카오택시는 뭐가 달라요?
우버는 어쩌구 저쩌구 카카오택시는 어쩌구 저쩌구
울나라 택시는 넘 승차 거부를 많이 하니까.
그거는 개인 택시를 모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버를 막는 건 님비현상으로 볼 수 있어.



일상을 논하던 대화가 갑자기 IT로 흘러가더니 또 다시 어디론가 정처없이 플로우를 탄다.
그걸 다 듣고 있어야 하는 나..
귀를 닫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어진다. 

그런데.
한 편으론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들의 일상 속 스냅샷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도 든다.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는 것이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들려오는 느낌.
그것도 그리 나쁜 흐름은 아닌 듯 하다.

듣기도 아니고 엿듣기도 아닌
엿들리기라고나 할까?


타인의 대화를 들을 기회가 얼마나 될까?
물론 그 대화가 아주 가볍고 캐주얼하게 무심한 듯 흘러가는 것이겠으나
그런 대화를 듣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내 마음 속 대화가 풍성하지 않으면 타인의 대화가 완전 소음인 것이고
내 마음 속 흐름이 풍요롭다면 타인의 대화가 문득 내 마음의 양식으로 다가와 줄 수도 있다는.

아마도
소음과 소중한 소리는 종이 한 장 차이일 것이다.
결국 내 마음이 어떤 상황이냐가 중요하다.
처음엔 대화가 들려올 때 짜증이 났으나 차츰 그 대화가 싫기만 하진 않은 상황으로 전환되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점차 풍요를 찾아가는 듯 하다. ^^





PS. 관련 포스트
찜질방, 온도와 소음
소음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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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ge | 2015/01/21 08: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Look or See, listen or hear.
    관심이 가는 소음엔 귀를 기울이고, 관심없는 소리엔 그저 들릴뿐인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워낙...남일에 무관심한건지...잘 못?듣는 편이네요.
    "엿들리기" 재미있는 표현 같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5/01/24 19:53 | PERMALINK | EDIT/DEL

      새로운 소음을 접할 때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소음은 결국 소음이 아닌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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