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변, 알고리즘 :: 2010/02/08 00:08

작년 3월에 구루, 알고리즘을 통해 구월산님의 내공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다.

최근 6개월 간 구월산님의 포스트 업데이트가 없었다.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트위터를 통해 그 아쉬움을 표현했다.

구월산님 블로그는 6개월이 넘도록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아쉽다. 하지만, 업데이트되지 않아도 여전히 그의 블로그엔 포스가 살아 숨쉰다. 그래서 강추한다. http://songkang.tistory.com/
from web

너무나 감사하게도 구월산님께서 6개월 만의 포스트로 응답해 주셨다.
한참을 쉬었다 다시 컴백.. (1/25)



그리고 2/6에
변화를 아는 힘 포스트를 업데이트 해주셨다. 구월산님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나는 글이다.

프로젝트 중에 한번씩 스타벅스에 가서 멍 때리면서 문제에 대해서 몰입을 할 때가 있었다. 커피를 한잔 시켜놓고 식을 때까지 손도 대지 않으면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몸이 막 아파온다.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소음이나 낮게 깔리는 음악소리도 몰입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그냥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하는 시간을 보내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사무실로 가곤 했다. 모든 체인점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타벅스는 몰입하기에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생각에 몰입한다는 것은 머리 속에서 논리를 작동시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논리와 말들을 머리 속에서 지우는 과정이다. 말들과 논리와 여러 가지 잡다한 분석들을 머리에서 지우고 나면 어떤 느낌들이 가슴속에 막 파고 들어온다. 사람들 얼굴, 어떤 감정들이 가슴을 채우고 은하수와 같은 흐름이 손에 잡힐 듯이 눈에 보일 듯이 느껴진다. 어떤 의사결정을 염두에 두고 그런 몰입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떤 가정은 앞뒤가 막힌 것 처럼 답답하고, 또 어떤 가정은 아무런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올바름은 정해져 있지 않고 해결책이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항상 말과 논리를 잊고 흐름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것에 의거하여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인정을 해주었다. 어떤 때는 열광적으로 인정을 해주었고, 어떤 때는 존경으로 어떤 때는 간단한 인정으로 말이다.  

회의석상에 빙 둘러앉는 사람들을 보면 가지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내면에 굉장한 힘을 갖고 있어서 그 힘에 압도되는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고, 굉장히 순순한 영혼을 갖고 있지만 흐르지 않고 멈춰있어서 고집스런 사람도 있다. 온유하고 따뜻하고 추진력이 있지만 작은 일에 집착하고 자기 이익을 먼저 내세우는 사람도 있고 흐름도 있고 올바름도 있지만 너무 그릇이 작아 큰일을 못할 것 같은 사람도 앉아있다.

일이란 그 때에 맞는 올바름이 있다. 사람들은 그 올바름을 잘 알지 못한다. 신문기사, 수치,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이유, 비효율성, 불안감등 다양한 형상으로 문제는 우리에게 지금이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것이  개별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냥 치부해버린다. 그러면서 불안감에는 휩싸여 있으면서 앞으로 우리는 잘되지 못할 거라는 말만 되뇌고 있다.

올바름을 알지 못하면 집중할 수 없고 결국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다. 문제들에서 올바름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배운 것은 거저 효율성과 품질 또는 별로 쓸모 없는 전략뿐이다.

현대라는 시대와 문화, 현대가 이루어놓은 문명들, 현대를 만들어낸 위대한 생각들, 규칙, 기술들과 미래가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고 대부분 문제는 여기서 파생된다. 사람에 대한 관점이 서로 전쟁하고 있고, 가치로운 것에 대한 생각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 중세 세계관과 근대 르네상스 시기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처럼 우리는 근본적인 변화 중심에 놓여있고 변화흐름은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 문제들은 여기서 파생된다. 새로운 세계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그 세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며, 어떤 범위로 어떤 방식으로 그 세계를 받아들일 것인가가 우리가 당면한 문제이다. 우리는 문제를 너무 협소하게 정의한다. 문제들은 서로 연결되어있고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는 그 모습일 뿐 그 문제를 만들어내는 뿌리에는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결국 올바름을 세울 수 없으며 집중할 수 있는 힘도 없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도 얻지 못한다.

물론 반복되는 실패의 힘은 위대하다. 반복해서 실패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올바름에 이를 수 밖에 없다. 단, 그때까지 치루어야 하는 수많은 댓가를 감수하기만 하면 된다. 개인이 가진 기회, 시간,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올바름은 변화를 아는 힘에서 나온다. 변화를 아는 것은 거대한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때까지 우리가 쌓아놓은 지식은 개념과 원리, 기술에 대한 것이다. 당연히 이런 지식들이 필요하지만 오늘날 올바름을 세우기 위해서는 아예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변화를 아는 힘이다.

몰입하고 상상하고 깊이 관찰하고, 자신에 맞게 공부하고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으로 그런 힘을 길러야 한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힘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 능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변화를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변화를 좀 더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어야 하고 그걸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를 아는 힘, 지변(知變)의 힘이 내겐 필요하다. 그 힘을 키울 수 있도록 구월산님께서 계속 도와주셧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월산님께서 블로깅을 지속하셔야 내가 지변을 지속할 수 있다. ^^



PS. 관련 포스트
구루,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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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10/02/08 08: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가 내려 촉촉한 아침을 차분히 시작하게 해 주셨습니다.
    변화를 알고, 실현하기까지의 힘!!!
    제게도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구월산님꼐서 계속 블러깅 하셔야 함에 강력히 한표를...^^

    즐거운 한 주 되세욤~~

    • BlogIcon buckshot | 2010/02/08 09:27 | PERMALINK | EDIT/DEL

      금주는 구월산님으로부터 '지변'이 가르침을 받은 것만으로도 풍족한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친절한시선 | 2010/02/09 22: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변.알고리즘에 더하여 생각을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줄 아는 능력 (익프.알고리즘...익스프레션.알고리즘...-_-)도 겸비되어야 하겠다 싶습니다. 좀 건방진 발언이지만, 구월산님의 글을 읽고 나서, 저런 생각이 사실 내 안에도 있었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구월산님과 저 사이에는 저 은하수와 지구 간격만큼의 차이가 있는데, 즉 그 생각을 내가 인지할 수 있는 언어나 기호로 표시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표현하지 않지 못하는 것은 그저 관념의 놀음에 불과하군요. 오늘 구월산님의 글을 읽지 못했으면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음번 도약을 맞이하기 전에 거대한 댓가를 톡톡히 치뤘겠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날 구월산님께 감사하고, 이렇게 링크해 주신 벅샷님도 같이 고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2/11 09:26 | PERMALINK | EDIT/DEL

      저도 친절한시선님과 동일한 생각입니다.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숙연한 자세로 생각을 해보는 눈내리는 아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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