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알고리즘 :: 2009/11/11 00:01

난 '컬처 코드'란 책을 읽어 본 적은 없으나 컬처 코드의 저자인 끌로테르 라파이유의 재미있는 커멘트 하나를 기억한다.  
"사람은 질문을 받을 때, 질문자에게 답을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inuit님의 저서 '가장 듣고 싶은 한 마디 yes!'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질문의 매력은 상대가 질문에 어떠한 식으로든 반응한다는 점이다. 답을 말하든 그렇지 않든, 상대의 행동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질문에 응답하고자 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인간 뇌의 중요 부위가 아직도 원시시대 속을 생존 메커니즘으로 살아가고 있어서인지 외부에서 어떤 신호가 접수되면 그것에 어떻게든 반응을 해야만 인간의 구뇌는 안심이 되는가 보다. ^^


dotty님의 게임의 본질은 방향성있는 피드백이다 포스트에  인상적인 문구가 나온다.

게임의 본질은 방향성 있는 피드백이다. 하고자 하는 바가 있고 이에 대한 비교적 즉각적인 피드백이 반영되는 것에서 우리는 일반적인 게임에서 기대하는 재미나 몰입도를 경험하게 된다.

사회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즉각적이고 반복되며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하여 자기 긍정을 증가시키고, 자기 불안을 감소시키는 방향, 그리고 이를 통한 자기 성장의 환상을 줄 수 있는 형태면 게임의 조건이 충족된다.

가위 바위 보는 왜 게임이 되는가? 가위 바위 보는 방향성을 갖는다. 일련의 목적을 가지며, 과정을 통하여 즉각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느끼는 보람과 즐거움도 피드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물에 상사가 즉각적이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면 우리의 경험은 강화되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만약 보고서가 6개월 동안 함흥차사가 되고,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하게 되면? 일에 대한 보람을 잃게 된다.



행위에 대해 즉시적/반복적/지속적/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게임 경험이 형성된다는 것..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행위에 대한 일종의 응답을 받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게임, 놀이, 몰입, 재미 이런 단어들은 상호 연관이 되어 있는 동시에 모두 피드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 같다.

  1. 인간은 질문이 접수되었을 때 질문에 응답하고자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2. 인간은 행위에 대한 응답을 즉시적/반복적/지속적/긍정적으로 받을 때 게임처럼 그 행위를 즐기게 된다.

인간은 응답 본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질문에 대해 응답을 제공하고자 하는 본능, 행위에 대해 응답을 받고자 하는 본능. 뇌는 결핍을 채우기 위한 본능적 연산을 지속한다.  질문에 대해 응답하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도, 행위에 대한 응답을 요구하는 것도 모두  결핍을 채우고 싶은 뇌의 본능에서 기인한 활동이다. 뇌는 결핍을 먹고 살고, 인간은 뇌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응답 본능을 묵묵히 실행한다.  

인간의 응답 본능을 잘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이용하는 놀이를 다양한 유형으로 개발하면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질문에 대해 응답하고 싶은 본능 속에는 질문 능력 계발을 통한 창의력/상상력 제고의 기회가 존재할 것이고, 행위에 대해 응답 받고 싶은 본능 속에는 피드백 극대화를 통한 게임/놀이 time share 증대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자문자답 형식의 피드백 자체 생성,  피드백 유통 로터리에 포지셔닝하기, 타인/대상의 피드백을 얻기 위한 피드백 자극형 커뮤니케이션 구사, 타인/대상에게 대놓고 피드백 요구하기)

인간 본능을 구성하는 중요 모듈 중에 하나가 응답 본능이다. 응답 본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창의력과 행복감이 크게 영향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PS. 관련 포스트
패턴, 알고리즘
게임의 본질은 방향성 있는 피드백이다
복잡계 - 개미집단의 창발성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초개체 생태학
놀이,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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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박재욱.VC. | 2009/11/11 10: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응답에 대한 본능을 잘 고민한다면 구성원들에게 큰 motivation을 심어줄 수 있겠군요. 어떻게 하면 그 본능을 이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1/12 08:59 | PERMALINK | EDIT/DEL

      인생 전체가 거대한 '피드백 플랫폼'인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날릴 수 있는가, 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에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대응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보답할 수 있는가에 인생의 퀄리티가 좌우되나 봅니다. ^^

  • BlogIcon 토댁 | 2009/11/12 09: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응답본능.
    inuit님 책에서도 말씀하신 ...^^

    질문을 들으면 꼭 답을 찾아서 해야한다는 욕구가 불끈불끈...ㅎㅎ

    수능의 오늘...
    모든 수험생들이 잘 치륄...나의 옛 그날이 생각나는군요..히히

    • BlogIcon buckshot | 2009/11/12 09:23 | PERMALINK | EDIT/DEL

      와.. 오늘 수능시험과 절묘하게 매치가 되는데요~ ^^
      수험생 시절과 같이 공부하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은 넘 날라리가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좀 씁쓸~홥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1/12 09: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인간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응답본능이 퇴화된 조직에서 넘 오랜 생활을 해서 그런지 그게 본능으로 느껴지지 않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문화가 답답하고 참 아쉬웠습니다. IBM에서 말하는.. 이게 고객과 시장에 대한 캐치프레이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부 조직에도 필요한 "Sense and Respond", 예전에 리엔지어링 도입시에 들었던가 "적절하게 반응하라" 요즘 작은 조직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 느껴져서...게릴라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말단 직원들을 꼬드겨가면서 진행중 입니다.^^ 기업용 트위터 Yammer.com을 이용해 Fun Communication을 실험중입니다. http://twitterkr.com/status.php?screen_name=daehm

  • BlogIcon 외계인 마틴 | 2009/11/12 22: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입니다 ^^
    그런데 우리는 질문 뿐만 아니라 모든 행동과 표현에서 무의식적으로 응답을 기대하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그 대상이 불특정하다고 해도 어떤 형태이든 누군가의 응답을 기다리게되고 메아리 없는 외침에는 의기소침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써도 역시 ...
    끌로테르 라파이유의 말은 정말 그렇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하네요.
    아참... 잘 지내시죠? 신종플루다 독감이다.. 조심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9/11/13 22:07 | PERMALINK | EDIT/DEL

      와~ 외계인 마틴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 넘 반갑네여~

      외계인 마틴님 말씀에 전 100%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에 바로 그 주제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거든요. ^^

      http://www.read-lead.com/blog/entry/검색이-포스팅이고-포스팅이-검색이다

      온라인에 글을 쓰는 것은 분명 어떤 응답에 대한 기다림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계인 마틴님의 지적에 다시 한 번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느낌이 너무 좋은데요~

      이제 곧 추워질 것 같네요. 감기 걸리지 마시고 건강한 겨울 되십시오~ ^^

  • BlogIcon 지구벌레 | 2009/11/13 12: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에 한 선배로부터 성격유형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요.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하고 분석을 하는 것이었는데
    정작 제가 하는 대답보다는 질문을 대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더군요.
    인간의 응답 본능..갑자기 떠오르는 영화 장면이 있네요.
    넘버3던가요. 송강호가 최배달 이야기를 하는 장면..."어어 이거봐 손이 올라오게 돼있어"..ㅎㅎ

    • BlogIcon buckshot | 2009/11/13 22:09 | PERMALINK | EDIT/DEL

      질문을 대하는 방식.. 정말 핵심을 찔러 주신 것 같습니다. 표피적인 대답보단 심연에서 질문을 어떻게 이해하고 흡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다음에 응답을 추출하는가의 문제인가 봅니다. 질문을 대하는 방식.. 좋은 응답을 낳고 또 다시 좋은 질문을 낳게 하는 선순환 고리를 이끌어 내는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ego2sm | 2009/11/17 14: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질문에 답을 하는 것.
    퀴즈쇼는 가장 진화된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그나저나 이 책이 inuit님의 저서군요.
    읽어봐야겠어요~

    • BlogIcon buckshot | 2009/11/18 09:27 | PERMALINK | EDIT/DEL

      이뉴잇님의 내공이 책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아무리 강추를 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

  • BlogIcon inuit | 2009/11/20 00: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찌보면 '어 퓨 굿맨' 영화도 응답본능의 실체를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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