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패, 알고리즘 :: 2009/10/26 00:06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옮김/갤리온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Here comes everybody)
에 '생일 패러독스'란 개념이 나온다.

당신을 포함해 36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심심하니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줄 선 사람들 중 두 명의 생일이 서로 겹치는 경우는 없다는 데 50달러를 걸겠다는 것이다. 여러분이라면 내기에 응하겠는가?


얼핏 보기에 생일 겹치기가 꽤 희박한 사건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아마 이런 내기에 응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얼핏 계산해 봐도 생일의 경우의 수는 365개이므로 36명의 생일이 겹칠 확률은 대충 10% 정도 밖에 안되니까 내기하면 질 확률이 90% 정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내기에 이길 확률은 80%가 넘는다. ^^   왜 이런 착시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건, 여러 사람이 관련된 상황에서는 그룹보다는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나와 다른 1명만 존재한다면 확률 계산은 매우 쉽다. 나와 다른 1명의 생일이 같은지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확률은 365분의 1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전체 사람수가 3명(나, A, B)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 생일이 A와 같은지, 내 생일이 B와 같은지만 확인하면 안되고 A와 B의 생일이 같은지 여부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2명일 때는 한 쌍의 생일 비교만 하면 되었지만, 3명일 경우에는 3쌍의 생일 비교를 해야 하는 것이다.  (나-A, 나-B, A-B)  4명일 경우에는 6쌍의 생일 비교를 해야 한다.  5명일 때는 10쌍의 생일 비교를 해야 한다.  36명일 경우에는 600쌍의 생일 비교를 해야 한다.

사람의 수가 많아질 수록 관계가 맺어지는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물리학자 필립 앤더슨은 이렇게 말했다. "More is different (많으면 달라진다)"  정말 그렇다.  많으면 달라진다.  그게 네트워크의 법칙이고 창발과 복리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기본 토양이다.  ^^ 




PS. 관련 포스트
생일 패러독스의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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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09/10/26 0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거 많이 호감이 갑니다...
    링크를 보니 오디오북이더군요. 책으로는 없나요?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09:06 | PERMALINK | EDIT/DEL

      예, 이 책에는 다양한 잼있는 사례들이 많이 나옵니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앗, 오디오북으로 링크를 걸었군요. 링크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지구벌레 | 2009/10/26 02: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에도 본거 같은데 참 재밌는 개념입니다.
    책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근데 아직 저랑 생일이 같은 사람은 못만났습니다. ㅡㅡ;.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09:08 | PERMALINK | EDIT/DEL

      예, 확실히 사람 수가 적으면 확률이 급감하나 봅니다. 정말 "More is different (많으면 달라진다)"인가 봅니다. ^^

  • BlogIcon yesarang | 2009/10/26 09: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그렇군요. 어렴풋하게 듣기로만 했는데... 자세한 설명까지 들으니 이제 이해가 되네요. 네트워크의 원리라... 한 번 읽어 보고 싶어지는 군요.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09:25 | PERMALINK | EDIT/DEL

      이 책을 읽으면서 웹에 대한 이해를 좀더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웹이라는 네트워크는 참 재미가 넘치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

  • englan | 2009/10/26 17: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처음 글만 읽고 좀 호기심이 생겨서 관련 포스트까지 읽어보니 정말 유용한 거 같습니다. ㅋㅋ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21:45 | PERMALINK | EDIT/DEL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를 얻게 되는 내용인가 봅니다. ^^

  • BlogIcon 박재욱.VC. | 2009/10/26 21: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정말 그렇군요. 저도 단순하게 긁을 읽으면서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머리를 굴려보니 내기를 하는게 옳은 판단이군요. 역시 관계에서 나오는 힘은 수치적으로도 무섭네요. 오늘도 재밌는 글 잘 보고 갑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21:53 | PERMALINK | EDIT/DEL

      자기중심적 사고/판단에서 벗어나 관계의 양상을 이해하게 되면 앎과 배움의 깊이와 넓이가 확장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네트워크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보고 이해해 나가는 노력이 계속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감사해요~ ^^

  • BlogIcon 라바 | 2009/10/27 14: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글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초점을 약간 벗어난 이야기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음력'도 확률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78년생입니다만 아직 제 친구들 중에서도 음력생일로 하는 친구들이 3분의 1은 되기때문에... '생일'기준으로 내기를 한다면 이길확률은 더 높아지겠네요~

  • BlogIcon 고구마77 | 2009/10/29 14: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food for thought!
    관련포스트까지 다읽으니 정말 흥미롭습니다.
    네트워크의 가치에 대해 확률적 관점에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군요.

    walled garden내에서 통신사가 고객니즈를 예측해 단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보다 아이폰 앱스토어와 같이 개방형 ecosystem을 채택한 방식이 고객니즈를 충족할 가능성이 왜 더 높아지는가에 대한 학문적 애널로지로 사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0/28 21:43 | PERMALINK | EDIT/DEL

      예, 자기중심적 사고보다는 네트워크 기반의 사고를 비즈니스에 녹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웹은 비즈니스를 2.0시키고 있나 봅니다. ^^

  • BlogIcon 가트렘 | 2009/11/02 19: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허를 찔린 느낌인데요^^;
    확률/통계 라는게 학문적으로 배우기엔 어렵기도 하지만,
    이렇게 보니 생각자체를 관통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는군요..ㅎ
    내용 담아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1/02 21:23 | PERMALINK | EDIT/DEL

      예, 수학적 접근을 통해 사고의 허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 인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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