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보, 알고리즘 :: 2009/05/04 00:04

미디어는 맛사지다
김진홍 역/마셜 맥루한

마샬 맥루한
은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도구나 기술을 미디어로 정의하고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는 귀의 확장, 옷은 피부의 확장, 자동차는 발의 확장, 인터넷은 중추신경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인간의 확장은 인간에게 예전보다 더 큰 부를 안겨 주었다. 인간은 분명 원시시대 → 농경시대 →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부유해져 왔다.  그런데, 인간은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마음의 여유는 점점 궁핍해 지고 있다.  헤밍웨이님의
부유한 노예 포스트에 아래와 같은 비교표가 나온다. 



인간 삶의 질은 개선되고 있는 것일까?  진정 인간은 확장하고 있는 것일까?

세스 로이드는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에서 아래와 같이 우주의 정보처리 혁명의 역사를 수놓은 주요 획기적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다. 확실히 오래된 사건일 수록 임팩트가 큰 것 같고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 수록 혁명의 강도는 체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작동하는 한, 인간 확장을 위한 에너지 사용을 통해 지구촌의 엔트로피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에너지의 변환/교환/폐기를 통해 재사용이 어려운 에너지의 양이 계속 증가하면서 지구촌의 엔트로피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인간의 고속 확장은 풍부하게 존재하는 자연 자원을 빠른 속도로 고갈시키면서 착시적인 문명 발전만을 가속화할 뿐 사실 지구촌의 무질서도 증가를 주도하면서 (쓰레기 생산) 인간 자신에게도 별다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공허한 활동을 기계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간혹 드는 생각은..
인간은 아무래도 자연을 넘 어설프게 다루고 있는 것 같고, 애당초 자연을 다룰 능력 조차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삶의 터전인 지구촌에 가공할 쓰레기를 고속 생산/제공할 수 밖에 없는 무질서 창출 능력 밖에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인간의, 인간 확장의 본질이 아닐까.  문명은 과연 뭘까?  인간의 이기적 생존 본능만을 앞세운 태양/지구 에너지의 착취적 소모 & 허무적 폐기의 과정이 아닐까?   그럼 인간 문명 고도화의 역사는 결국 찬란한 '퇴보'의 역사라고 보면 되겠네.  인간은 눈부신 확장을 지속하기 전에 깊은 반성을 충분히 하고 좀더 겸허한 마음으로 생존을 위한 다소곳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지 않을지. ^^



PS. 관련 포스트

인간의 확장 2
부유한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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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

    Tracked from ego + ing | 2009/05/05 23:26 | DEL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심오한 문화인 음식이 기아 상태에서 발전한다는 점이다. 고추, 마늘, 칙, 멍게. 지금이야 없어서는 안 되거나, 없어서 못 먹는 것들이다. 하지만, 동시대적 상상력을 발..

  • acrem | 2009/05/04 01: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매번 읽기만 하다가 통감하는 내용이 나와서 댓글을 남겨 봅니다.
    안타깝게도 인류의 발전이 꼭 인류의 유익과 같은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류의 탄생은 이미 쏘아 놓은 화살이군요. ^^;

    • BlogIcon buckshot | 2009/05/04 09:12 | PERMALINK | EDIT/DEL

      발전 속에 퇴보가 존재하고 퇴보 속에 발전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발전으로만 규정하기 보다는 발전 속에서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제 자신이 인간인지, 기계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문명의 발전이 인간을 기계적으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기계적 도구로 전락시키는 현실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꼭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mu | 2009/05/04 06: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인간이 이기적 생존본능때문에 자연을 착취적으로 소모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다만, 그 근거로 든 몇가지 사실이 눈에 거슬립니다. 예를 들어, 원시인의 노동시간이 4시간이란게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원시인은 보통 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 빼고는 거의 하루 종일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쏟아 부어야 했거든요. 즉, 원시인의 노동시간이 4시간이 아니라, 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 빼고 모두 노동시간이었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역사에 꼭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인간이 많이 착해졌습니다. 실제로 폭력이나 잔인함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요.

    • BlogIcon buckshot | 2009/05/04 09:43 | PERMALINK | EDIT/DEL

      말씀하신 것처럼 인용한 표는 정확도 측면에선 문제의 소지가 많아 보입니다. ^^


      인간의 역사에 꼭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mu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바로 거기서부터 희망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구요. 어두움 뿐만 아니라 희망의 단초들도 인간 주위를 항상 맴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잘 알아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http://www.read-lead.com/blog/entry/유동-알고리즘

      PS. 폭력과 잔인함은 다른 양상으로의 고도화가 전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총칼이 등장하지 않을 뿐 더 무서운 폭력이 자행되는 상황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NUL | 2009/05/04 09: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흔한 이야기인 죄수의 딜레마 같은 거겠죠?
    누군가는 자연을 이용하고 문명을 확장시키기에...
    그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멈출순 없는...
    안타깝지만 별수 없네요 ㅎㅎ;

    • BlogIcon buckshot | 2009/05/04 21:11 | PERMALINK | EDIT/DEL

      아, 죄수의 딜레마에 투영시켜볼 수도 있는거네요. 빨리 감옥에서 탈출해야 하는데.. ^^

  • Playing | 2009/05/05 10: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러나 씁쓸한 글)

    문제는 현재의 상황을 되돌리기 위한 몸부림은 선진국들이 총대를 매야 하는데 ..
    예전에 남의 것을 뺏어먹던 정신이 아직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여전히 남의 것을 뺏을 생각만 할 뿐 절대 내 것을 내놓을 생각은 꿈에서조차 못하고 있드랬죠 ;;

    이런 문제는 환경문제와 연관되고 가장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과량생산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해결과정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CO2를 줄이지 못하면 몇몇 나라의 사람들은 고향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전혀 알지 못하던 타향생활로 내몰리고, 살아갈 수 있을지 어떨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지요

    그러나 별 관심이 없습니다. 탄소배출권이라고 그냥 돈주고 사다가 쓰면 되도록 구멍을 만들어놨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관련 기술을 만들려고 과학계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현재의 사용량을 선진국에서 줄이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 ;;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ㅡ _ㅡ;;

    P,S 어째든 '녹생성장'이라는 타이틀로 해양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소 고정효과를 보면서 바이오디젤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생물공학도이지만 이런 기술 이전에 탄소 배출권같은 허울만 좋은 제도를 만들기에 앞서 선진국에서 바뀌지 않으면 여전히 못사는 나라는 이용당하고, 결국 지구는 몇 몇 기득권을 위한 놀이동산으로 후대에 이어질까 두렵습니다 (__)

    • BlogIcon buckshot | 2009/05/05 18:05 | PERMALINK | EDIT/DEL

      Playing님,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구가 기득권을 위한 놀이동산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베풀 수 있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인데.. 문명이 발전하는 만큼 도전은 더욱 거세지는 것 같습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엔트로피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강화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BlogIcon egoing | 2009/05/05 23: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좀 생뚱 맞은 퇴보 하나 트랙백 걸어봅니다 ^^
    확실히 인간은 자연을 한번도 지배한 적이 없지요.
    우리가 지배한 것은 고정관념일 뿐.
    어찌보면 인간의 이 분탕질도 다 자연의 섭리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 BlogIcon buckshot | 2009/05/06 09:16 | PERMALINK | EDIT/DEL

      멋진 트랙백 감사합니다. egoing님의 포스트들은 10년 후에 읽어도 큰 배움을 줄 수 있는 글들입니다. ^^

      PS. 음식 문화의 발전 속에도 역시 엔트로피 증가 메커니즘이 숨을 쉬고 있는 것 같네요.

  • BlogIcon 최동석 | 2009/05/06 23: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을 읽다가 내가 좋아하는 리차드 파인만 교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그저 확률을 계산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시실 '지금'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이것은 아마도 영원히 걷어낼 수 없는 물리학의 굴레인 것 같다. 불확정성 원리는 인간의 지적 능력에 그어진 한계가 아니라, 자연 자체에 원래부터 내재되어 있는 본질이기 때문이다."

    가끔 등산하다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인간이 자연을 무한히 파먹는 암세포같은 존재가 아닐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5/07 09:36 | PERMALINK | EDIT/DEL

      소개해 주신 리차드 파인만 교수의 커멘트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제 트위터에 옮겨 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마음 속 깊이 새겨보고 싶네요.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http://twitter.com/ReadLead

  • BlogIcon ego2sm | 2009/05/07 09: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하루 반나절 인터넷 연결이 안되면 전전긍긍하는 우리.
    집에 놓고온 핸드폰 생각에 귀가시간이 빨라지는 저...
    애초에 맥루한이 말한 핫미디어, 콜드미디어 개념이 뒤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연의 아우라(산에 한번 갇혀본 후 더욱 체감하게 된)를
    망각하고 있는 인간의 아집은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 때 배운 맥루한을 여기서 다시 만나니 동창 만난듯 반갑네요^^
    (위에 분이 인용하신 파인만의 말도 새기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5/08 09:18 | PERMALINK | EDIT/DEL

      ego2sm님, 저와 똑같으시군요. 저도 인터넷 연결 안되면 맘이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핸드폰 놓고 집을 나섰다가 전철역까지 가서 핸드폰이 없다는 걸 알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

      제가 자연을 파먹는 암세포로 전락하면 안되는데 걱정입니다. 빨리 자연의 아우라를 깨닫고 성찰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할텐데 말입니다. 계속 생각하고 포스팅하고 행동하다 보면 나아질 때가 있을 거란 희망을 가져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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