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홀 문제 :: 2008/06/04 00:04


예전에 읽었던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라는 책을 요즘 다시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 책 9장인 '가능성계산: 확률은 정보의 수량화이다.'에 '몬티홀 문제(Monty Hall problem)'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몬티 홀 문제는 매릴린 보스 사반트가 Parade라는 잡지에 1990년 9월9일에 게재한 퀴즈 컬럼의 내용인데 퍼즐의 이름은 미국의 TV 게임 쇼 'Let's Make a Deal'의 진행자 몬티 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퍼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Let's Make a Deal'의 쇼 진행자 몬티 홀은 행운에 도전하는 출연자에게 세 개의 문을 보여준다. 방들은 1에서 3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고, 커튼을 가려져 있다. 세 방 중 하나에는 최신형 자동차가 있고 나머지 두 방에는 염소가 있다. 만일 출연자가 자동차가 있는 방을 맞히면, 자동차는 그의 것이 된다. 출연자는 행운을 바라며 1번 문을 선택한다. 이 때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진행자는 2번 방을 열어 문 뒤에 염소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다음과 같이 자상하게 묻는다.

"처음에 선택한 대로 1번 문에 거시겠습니까, 아니면 선택을 바꿔서 3번 문에 거시겠습니까?"

생각해 보면 자동차는 두 문 중에 하나에 있으므로, 어느 방을 선택하든 자동차를 얻을 확률은 50%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만일 출연자가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얻을 확률은 1/3에서 2/3으로 높아진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자동차가 1번 문에 있는 경우
    • 진행자는 2번 또는 3번 문을 열 것이다. 이 경우엔 당근 선택을 바꾸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 자동차가 2번 문에 있는 경우
    • 진행자는 3번 문을 열 것이다. 이 경우엔 선택을 유지하면 행운을 놓치게 된다.
  • 자동차가 3번 문에 있는 경우
    • 진행자는 2번 문을 열 것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선택을 유지하면 행운을 놓치게 된다.


결국, 진행자가 자동차가 없는 문을 열어 보여준다는 것이 확률을 변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출연자가 처음에 선택한 문은 1/3의 확률을 갖는데 반해, 진행자가 자동차가 없는 문 하나를 열어주는 순간 나머지 문 하나의 당첨확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첨엔 이게 뭔 소린가 하고 갸우뚱 했는데 생각을 해보니 확률이 정보의 추가에 의해 바뀌게 된 상황이라는 것이 이해가 간다.  참 재미있다.  추가된 정보와 확률의 관계.. 확률이 일상 속으로 점점 깊게 침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보가 확률적 상황에 추가되었을 때 어떻게 확률에 영향을 주게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사고의 민감도를 높여가는 재미가 자못 쏠쏠할 것 같다.  '확률은 정보의 수량화이다'.. 의미 있는 선언이란 생각이 든다.  ^^


PS.
몬티 홀 문제에 관한 충격적인 일화가 있다고 한다. 20세기를 빛낸 위대한 수학자 폴 에어디쉬는 노년에 몬티 홀 몬제에 대해 전해 듣고 확률이 바뀐다는 동료 과학자들의 설명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내가 왜 선택을 바꿔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라고 심하게 짜증을 냈다고 한다. 수수께끼 풀이보다 우정을 더 소중히 여긴 동료들은 설득을 포기하고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624
  • BlogIcon 지니랜드 | 2008/06/04 09: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 이거 21 이라는 (수학천재대학생이 라스베가스에서 블랙잭으로 ...)영화에서도 나왔는데 그게 몬티홀 문제였군요.

    • BlogIcon buckshot | 2008/06/04 09:33 | PERMALINK | EDIT/DEL

      와 21.. 최근에 나온 영화네요. 재미있단 생각이 들긴 했는데 영화 소재로까지 쓰일 줄이야.. ^^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08/06/04 14: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행동경제학에서 이 문제를 보았지요.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 기존 경제학은 실제적으로는 비합리적인 인간을 다루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도 있지요.
    이 문제는 논란이 많은 문제였지요.

    • BlogIcon buckshot | 2008/06/04 16:35 | PERMALINK | EDIT/DEL

      예, 인간이 제한된 합리성에 기반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에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선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에 주목을 하고 개인 관점에선 좀더 합리적인 사고/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의식적 노력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데굴대굴 | 2008/06/04 15: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갑자기 '인간은 생각만큼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왜 생각난 것일까요...? 아마도 맨 마지막 문구 때문에??

    • BlogIcon buckshot | 2008/06/04 16:37 | PERMALINK | EDIT/DEL

      제 자신의 사고/의사결정 프로세스만 돌이켜 보아도 정말 어처구니 없는 감정적인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한편으론 많이 놀라고 한편으론 기회가 많이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오뚜기 | 2008/08/08 14: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해가 안 되는데요, 일종의 논리적인 장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보의 추가에 의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한쪽만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3번문만 확률이 높아지는 게 아니고, 내가 붙잡고 있는 1번문의 확률도 같은 비율로 높아지는 것이죠. 내가 선택하지 않은 쪽의 문의 확률이 비대칭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오류가 생긴 원인은 아마도 위의 그림에서 스위칭 하여 지는 경우의 수를 1 , 스위칭 하여 이기는 경우의 수를 2로 잡은 데 있는 것 같은데요. 당나귀의 위치가 서로 바뀌는 것을 고려하면 스위칭하여 지는 경우도 2가 되어야지요. 당나귀 위치가 바뀌는 것이 승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확률에는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 오뚜기 | 2008/08/08 15: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그게 아니군요. 몬티는 3개의 문중 하나를 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2개(3-1)중 하나를 여는 것이군요. 이거 정말.... 직관을 배신하는 확률의 문제네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8/08 15:51 | PERMALINK | EDIT/DEL

      예, 저도 첨 몬티홀 문제를 접했을 때 이거 트릭 아닌가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멋진 확률 게임인 것 같습니다. 정교한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rain | 2009/05/14 05: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간단히 1/3 확률인 내가 찍은 그 문을 남아있는 다른 문과 묶어서 확률을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왜 다른 변수는 마음대로 변하게 하면서 계산하면서, "바꿀 수 있는" 다른문은 포함하지 않고 계산하는 걸까요^^

    • BlogIcon buckshot | 2009/05/14 22:36 | PERMALINK | EDIT/DEL

      정보추가의 묘미를 느껴 보라는 출제자의 의도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j준 | 2009/06/19 09: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영화 21에 나온 확률문제군요. 저도 저거보고 한참 머리 굴리느라 혼났다능;;
    블랙잭이라는 도박이 딜러보다 게이머가 이길 확률이 높은 유일한 도박이라더군요.
    역시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되세요
    (뭔가 트위터의 위력을 살포시 느끼고 있는 중이라능;;;)

  • BlogIcon KHY | 2009/06/30 22: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몬티홀의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생각합니다.
    조건이 성립될려면 진행하는 사람은 항상 염소가 있는문을 선택해야 되고요,
    매몰된 확률
    즉 염소로 밝혀진 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이
    다른문으로 옮겨 간다는
    이런 말도 안되는 확률계산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히려 더 직관을 배재하고
    단순히 수학적으로 생각을 하면
    전사건이 3에서 2로 줄었고
    자동차와 염소는 1마리씩 있으므로
    어느문을 선택하든 확률은 1/2 라고 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7/01 08:46 | PERMALINK | EDIT/DEL

      다분히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확률을 계산하라고 강요하는 문제라서 다소 황당함이 느껴지는 문제이긴 합니다. ^^

  • Bennie | 2011/01/06 13: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이야기 고등학교때 필독도서였던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에서 본 적이 있어요~
    당대의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죠

  • 飛人大愛 | 2011/09/23 09: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처음 선택했을 때의 확률은 1/3
    두번째 선택했을 때의 확률은 1/2
    듣기로는 다시 선택했을 때 확률은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처음 선택했을 때 1/3을 뽑은것에 대한 보상이 없는 상태에서 1/2 을 다시 시도하는 거잖아요.
    1/3을 뽑았는데 그게 정답일 경우 아무런 보상도 없이 1/2을 다시 시도하게 되는거라서 1/2의 매리트가 없어집니다.
    '정답을 알고 있는 사회자가... ' 라는 부분이 있으니 그냥 심리적인 문제로 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 BlogIcon buckshot | 2011/09/24 15:04 | PERMALINK | EDIT/DEL

      작위적 프레임이긴 하지만 선택을 바꿔야 확률이 올라가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