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2015/05/29 00:09

사람은 살아간다.
이 말은 뒤집어 보면
사람은 죽어간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생일축하.
어찌 보면 매우 아이러니한 의식인 듯 하다.

사람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순간이 바로 생일(?)의 도래가 아닐까 싶다.
째깍째깍 죽음을 재촉하는 시계바늘이 돌아가는 것이고 그에 따라 생일(?)을 매년 맞이하는 건데..

사실
생일은 내가 태어난 그 날 밖에 없는 것이고,
내가 매년 맞이하는 생일은 내가 죽음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아닐까?

결국 난 그걸 알면서도 은연 중에 외면해 왔던 것 같다.
매년 도래하는 생일(?)이 결국 죽음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

그런데 한 편으론 생일축하의 의식을 반길 필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난 자꾸 내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나마 나의 생일(?)이 도래하기라도 하니까,
겉으론 생일(?)의 도래를 의식하며 삶의 향취에 젖어 있다가도
속으론 은연 중에 "아, 내가 죽어가고 있구나"란 사실을 인지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은연 중에 외면하려 하지만 은연 중에 본질을 인지하는 것.
그게 생일(?)의 도래인 듯 하다.

난 결국 언젠가 죽을 것이다. 그걸 은연 중에 외면하고 은연 중에 의식하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죽어가는 모습. 그게 내가 인간으로서 처한 진실 아닐까?

생사.
생일은 내가 태어난 날. 딱 그 하루 뿐.
그 다음부턴 사일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다.
그래서 생일(?)의 도래는 다른 말로 하면 사일(死日)의 환기라고 보면 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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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태현 | 2015/05/29 08: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 생일 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오늘 생일이라 그런지 반갑네요. ㅋ)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5/05/29 08:49 | PERMALINK | EDIT/DEL

      앗, 그건 아니구요. 모여서 잼있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생일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일 축하한다란 말을 건네다가 "근데.. 생일이란 뭘까?"란 생각이 문득 들면서 그걸 블로그에 적어 보았네요. ^^

      생일에 대해 뜬금없는 생각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생일은 기분 좋고 에너지가 샘솟는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태어난 날로부터 뭔가가 전해지는 듯 해요.
      생일 축하 드려요~~

  • BlogIcon 아크몬드 | 2015/05/30 19: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계, 달력, 마감일
    이런 것들이 '마지막' 순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인 것 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5/30 20:42 | PERMALINK | EDIT/DEL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것들에 매력을 느낍니다.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제가 살아있다는 걸, 제가 인간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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