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12/29 00:09

난 손자병법 허실편과 병세편에 나오는 아래 문구를 좋아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之山者, .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Force vs. Strength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무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천길 급경사에서 둥근 돌을 굴러 내려가게 하는 勢(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손 자는 세의 형성은 奇正(기정)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正은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고 奇는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예: 게릴라 전법)을 의미한다. 기 또는 정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기와 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전쟁을 펼치면 적군이 어찌 대처할 지를 몰라 당황하는 것처럼, 奇正의 상반된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변화무쌍의 미학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음양, 천지,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 상반된 요소들이 조합되어 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할 때 세가 발생한다.

2008년 12월15일에 기정, 알고리즘 포스트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기정'과 '세'를 조합한 '奇正之勢(기정지세)'를 모토로 삼고 다양한 기정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기정지세에 대한 나의 이해와 실행의 수위는 매우 낮기만 하다. 그래서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기정지세를 계속 모토로 이어갈 생각이다. 어언 기정지세 7년차인 셈이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평생 모토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

나의 2015년은 奇正之勢의 해이다.

서로 상반된 그 무엇들이 서로를 대치하고 그리워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플로우 속에서 멋진 세를 형성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

勢는 時間, 空間, 人間을 직조한다.
나는 勢이다. 勢는 나이다.

아직 間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나는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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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4/12/29 09: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2015 기정지세의 한 해를 전심으로 응원합니다! 시공간 그리고 인간을 직조하시며 멋진 세를 형성하실 것이 매우 기대됩니다. 물론 이 곳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공유해주시겠지요?^^ Ying Yang. The perfect union of the opposite이 떠오르네요. 저도 buckshot님의 포스트에 힘입어 늦은감있지만 2015년을 어찌 살아내며 나아갈지 사자성어로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 늘 지혜의 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Happy New Year :)

    • BlogIcon buckshot | 2015/01/03 12:02 | PERMALINK | EDIT/DEL

      항상 부족한 글에 대해 격려해 주시고 힘을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올 한해도 재미있게 포스팅해보려구요. 새해에는 계획하신 것들을 행복하게 이루시길 바래요. ^^

  • rodge | 2014/12/29 15: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다시 한해가 가며, 이 글을 보게 되지만 매번 읽으며,
    저만의 통찰을 만들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정지세의 한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5/01/03 12:03 | PERMALINK | EDIT/DEL

      보내주시는 응원의 글이 저에게 무척 큰 힘이 됩니다. 2015년이 행복하게 돌아볼 수 있는 멋진 한 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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