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소외 :: 2013/04/29 00:09

현대인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소비를 한다. 음식을 사먹고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지갑은 항상 열려 있고 소비자에게서 사업자로 돈은 지속적으로 흘러 들어간다. 소비의 대가로 효용을 얻고 만족을 느끼는 소비자.

소비란 무엇인가? 생산할 수 있는 자로부터 생산을 거세하고 남은 무기력에 대한 거대한 인증 아닐까? 소비자는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하고자 하는 그것을 정말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소비하고자 하는 자신 자체를 원하는 것일까?

만약 소비자가 자신에 대해 올바르게 성찰하고 소비의 정체를 명확히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하면, 소비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아마 현재 작동하고 있는 소비 메커니즘은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소비는 다분히 기획되고 있으며 소비자는 기획된 소비 프레임 안에서 주어진 제한적 역할을 대단한 권리라도 되는 양 흡족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있는 상황. 만약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소비자로부터 일어난다면 소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게 되지 않을까?

충분히 의미 있는 뭔가를 생산할 수 있는데 생산하지 못하고 소비만 하도록 압제되어 있는 구조 속을 살아가는 한 무기력한 소비는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소비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지만, 소비의 의미는 정확히 짚고서 소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찰 없이 행하는 소비와 꾸준히 성찰을 견지하면서 행하는 소비 간의 간극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철저히 외부로부터 기획된 소비 구조 하에서 안쓰러운 선택을 하는 것 보단 기획된 소비 구조의 맹점을 통찰하고 가급적 자신의 진정성과 의도를 반영한 소비를 시도할 때 '무기력 소비'와의 거리감을 형성할 수 있다.

어리버리한 소비로 인해 무기력해진 인간. 뭔가를 생산할 때 기력 회복을 시작할 수 있다. 인간의 성찰력은 결국 생산에서 나온다. 소비만 하면 결국 남이 주는 먹이를 주워먹는 사육동물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고 생산을 하게 되면 사육을 넘어 야생을 향한 발걸음을 디딜 수 있게 된다. 사육에 젖어 있을 땐 사육을 인지 못한다. 하지만, 단 한 순간이라도 사육과의 거리를 형성하고 사육을 바라보면서 야생의 몸짓을 시도할 때 무기력한 소비자로 사육되고 있는 자신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무기력 소비는 소외를 낳는다. 생산하지 못하는 피사육의 삶은 인간소외 그 자체이다. 무기력 소비를 지속하다 보면 인간소외 자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고 자신을 소외시키는 것을 즐기다(?) 보면 소비 자체를 위한 소비를 일삼게 되고 소비하는 자신을 소비하는 재귀 놀이에 빠지면서 소외의 늪 속을 깊숙히 파고 들어가게 된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소비와 소외 간의 강력한 시너지 트랩에 계속 빠져만 있는 건 너무 아쉽다. 생산의 몸짓을 잊지 말자. 인간은 원래 뭔가를 생산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동물이다. 내 몸 깊숙이 코딩된 생산 알고리즘에 ON 스위치를 켜보자. 생산을 통해 소비를 응시하고 소비를 통해 소외된 나 자신을 복원시켜 보자.

소비자는 소비를 원하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자신 자체를 원한다.
그건 원하는 게 아니라 원하도록 기획되는 것이다.
기획되는 것.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기획의 대상이 되지 말고 기획의 주체가 되어 보자.
생산은 기획의 주체임을 선언하는 행위이자 소외와 나 사이의 선을 명확히 긋는 몸짓이다. ^^





PS. 관련 포스트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가격결정
생산과 소비
소싱 당하는 삶
트렌드세터
노래로부터의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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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

    Tracked from toms s | 2013/06/13 10:49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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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3/04/30 12: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획의 주체가 되어보고자 시도하고 있는 꿈틀거림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체가 되는 행위 자체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 자주 언급하시는 그 '재귀놀이'에서 많은 힌트와 힘 얻어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3/04/30 19:00 | PERMALINK | EDIT/DEL

      저도 Wendy님 트윗에서 많은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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