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패 :: 2013/04/12 00:02

'꽃놀이패'란 바둑 용어가 있다.

꽃놀이패: 한 쪽은 져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으나, 다른 한 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큰 피해를 모면할 수 있는 패를 말한다. 아래 그림은 백이 흑 한 점을 백 1로 잡고 꽃놀이패를 낸 예로, 백은 지더라도 큰 피해는 없으나 흑이 지게 되면 좌상귀의 흑돌이 모조리 죽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a와 b의 갈림길이 있는데 a가 되어도 좋고, b가 되어도 좋은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 직면한 자 입장에선 마치 꽃놀이패를 즐기는 느낌이 들 것이다.

갈림길에 직면하긴 했는데 그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둘 다 괜찮은 상황. 꽃놀이패를 즐긴다는 건 정말 그렇게 나이스한 상황이 천우신조스럽게 왔을 때만 가능한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꽃놀이패 상황은 운이 좋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철저히 기획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즉, 갈림길에 직면했을 때 각각의 갈림길에 대한 의미를 입체적으로 부여할 수 있을 때 꽃놀이패 모드가 발현된다. 당시에는 갈림길의 한 쪽이 좋은 쪽, 다른 쪽이 나쁜 쪽이라고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바라볼 수 있어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게 그렇게 단순하게 좋고 나쁨이 가려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갈림길에서 어떤 쪽으로 들어설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갈림길의 양 쪽에 각각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는 더욱 중요하다. 갈림길의 양 쪽을 다 취할 수 있는 능력은 나에게 없어도 갈림길의 양 쪽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할 능력은 분명히 나에게 잠재해 있는 것이니까.

인간은 결국 자신이 지닌 의도와 대상에 부여할 수 있는 의미로 정의된다. 내가 갖고 있는 의도, 내가 부여할 수 있는 의미. 나는 내가 생성한 의도와 내가 부여한 의미의 합으로 규정되는 것이고 나는 의도와 의미가 만들어내는 '상'을 호흡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의도/의미가 멋지게 작동하면 할수록 나는 수시로 꽃놀이패를 즐기며 살아가는 초절정 바둑고수와도 같은 면모에 근접하게 될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인생무상, 새옹지마, 시지프스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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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hoes

    Tracked from toms shoes | 2013/06/13 10:49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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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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