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2012/06/06 00:06

우리를 위한 경제학은 없다
스튜어트 랜슬리 지음, 조윤정 옮김/비즈니스북스


비즈니스북스의 이혜경님께서 보내주신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현 위기는 무엇보다 경제적 파이의 불평등한 분배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부의 분배가 극단적으로 불균형의 모습을 보인다는 주장.
과연 그게 문제의 근원일까?
자본주의라는 프레임 자체가 불균형을 강력하게 지향하고 있는데 말이다.

프레임은 일종의 중력이다.
'생물'이라는 프레임은 생존과 영속성을 지향한다.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 생물의 경향이다.
'망치''라는 프레임은 못박기를 지향한다. 망치는 세상을 못으로 바라본다.
'상품'이란 프레임은 소비되기를 지향한다. 소비자를 유혹해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상품의 미션이다.
프레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할 때 그 중력에 저항하는 것은 커다란 에너지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중력에 저항하는 것.
중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중력을 믿지 말아야 한다.
중력을 인정하지 않을 때 중력에 저항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자본화 되어간다. 자본화된 것은 반드시 자본중력에 종속된다. 종속되지 않으려면 자본화 프레임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본화되지 않은 것들 속에서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즐거워할 수 있어야 자본중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상은 중력을 신봉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혼자 중력을 믿지 않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중력을 신봉하면서 세상을 살다가 어느 순간 그것의 덧없음을 깨닫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한 번은 반드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런 순간들이 모이고 그런 순간들이 서로 연결되고 증폭될 수 있다면 적어도 거기서만큼은 중력은 자신의 세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균형은 중력을 거스르는 힘이다.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힘은 중력을 믿지 않는 용기에서 나온다.
중력을 응시하는 일상이 그런 용기의 탄생을 가능케 한다.

나는 블로깅을 하면서
중력을 응시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느낌이 참 좋다. ^^




PS. 관련 포스트
가격, 알고리즘

폰지의 귀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363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12/06/06 0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력이라고 하니 쏠림이 떠오릅니다. 중력때문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생긴게 되는 것 아닐런지요. 중력, 재미있는 비유이군요.
    "중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중력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오라클을 만났을때 아이가 숫가락을 부러뜨리는 장면에서 네오에게 들려준 말이 떠오릅니다. 오래되어 정확하진 않지만 존재를 믿지마라는 뜻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 후 네오는 스미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단초가 되지요.
    오랫만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17:36 | PERMALINK | EDIT/DEL

      결국 사람은 자신이 믿고 인정하는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믿는가?"란 질문은 매우 중요하겠구요.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2/06/06 12: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력을 인정하지 않을 때 중력에 저항할 수 있다." 이 문장 하나가 곧 기정지세를 찬미하는 R&L 철학의 핵심이 아닐까요? ^^ 중력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이 결코 나 혼자 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이 글을 통해 되새기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기 방문해보신 후 핏백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HGGWT @RnL - http://bit.ly/LybXEd

    언제나 그러했지만, 오늘 포스팅에서는 문단 하나 하나에서 중력을 이길 수 있는 세의 무게가 전달되는 것 같아요.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17:39 | PERMALINK | EDIT/DEL

      아.. 너무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미천한 저를 친히 언급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감싸주시고 너그럽게 인정해 주셔서 제가 블로깅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2/06/06 18:31 | PERMALINK | EDIT/DEL

      벅샷님이 뭐가 미천해요 ㅎㅎ 망언 같은데요? 아무튼 앞으로 저 플랫폼을 통해 트랙백 많이 걸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20:46 | PERMALINK | EDIT/DEL

      그저 저에겐 무한 영광일 따름입니다. ^^

  • BlogIcon Playing | 2012/06/08 16: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를 조금 더 응시하고, 제 마음을 조금 더 응시하고, 제 말과 행동을 조금 더 응시해봐야겠어요~
    그럼 저와 다른 것들도 응시할 수 있을 때 무언가 한발 나아갈 수 있겠죠?!!!

    P.S 얼마전에 두근 거리면 읽은 책이 있습니다. 저는 공대생이라 조금은 아리송한 동양고전철학책이었지만 매우 매력적이었죠!
    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책의 원저자(고대 중국사상가)와 번역가(국내 철학교수이자 작가분)를 꿰뚫는 핵심 의미가 'buckshot' 님의 글 속에 계속 나오는 거 같아요

    음 '동일한 주제'를 2300년 전쯤에 중국 사상가가 말한 것이 지금의 철학자와 'buckshot'님에게서 뻣어 나와 저에게까지 이어온 기분이 매우 오묘합니다

    아무튼 내 안에 것에 충실히 몰두해서 뚜렷이 각 생각을 구별해낼 수 있게 되고, 내가 알지 못한 타인의 생각과 미처 생각치 못했던 내 안의 기존 관념이 뒤바뀌는 '운명'의 순간이 모두 다양한 '응시'로부터 출발함을 한번 더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용~

    • BlogIcon buckshot | 2012/06/08 21:37 | PERMALINK | EDIT/DEL

      책의 제목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궁금하네요. ^^

  • BlogIcon Playing | 2012/06/08 22: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에겐 책과 'buckshot'님의 글을 처음보면 아리송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하면 조금 유사한 측면으로 이해 했던 거 같아요
    아마 제 사고를 벗어난 내용이라서 그런 것일수도 있구요

    개인저자 강신주
    서명저자사항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강신주 지음.
    발행사항 서울: 그린비, 2007.
    형태사항 295p.: 삽도; 22cm
    총서사항 리라이팅 클래식; 4
    가격 14900 원
    ISBN 8976823044 897682928x(세트)

  • BlogIcon Playing | 2012/06/08 23: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오 이전에 감상평을 남기셨군요!
    아무튼 공대생의 시야엔
    오묘하지만 흥미진진한 '장자' 이야기를 조금씩 현대적으로 확장되는 것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 ~^

    • BlogIcon buckshot | 2012/06/09 09:42 | PERMALINK | EDIT/DEL

      2천년 전에 말이 있었고 그 말이 2천년 후에 해석된다는 것. 참으로 멋진 일인 것 같아요. ^^

NAME PASSWORD HOME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