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의사결정을 한다. :: 2010/10/15 00:05

G마켓에서 청바지를 검색해서 상위에 노출된 청바지 중 몇 개를 골라서 상품상세 페이지에 나와 있는 상품정보와 구매자들의 상품평을 읽어 보고 구입했다. 여기서 구매결정자는 구매자일까? 아니면 수많은 상품이 인기도에 의해 정렬되고 구매평이 쌓이고 있는 G마켓 플랫폼일까?

인간은 '의사결정의 착각' 속을 살아가는 경우가 꽤 많다. 자신이 의사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자신이 처한 맥락/프레임이 사실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고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portion은 냉정히 판단할 때 극히 적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인간은 상황을 통제하고 결정하고 있다는 착각을 할 뿐, 실질적인 통제/결정의 범위는 매우 왜소할 수 있다.

플랫폼은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은 없고 단지 판을 깔아 놓고 거기에 수많은 관계자들을 참여시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은 분명 판 깔기 역할에만 머물고 있진 있다. 플랫폼은 사실상 자신만의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갖고 있고 그것을 플랫폼 참여자에게 은근 학습시키고 있는 것이다. G마켓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자는 자신이 구매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저엔 자신의 의사결정을 온통 진두지휘하는 G마켓 알고리즘이 깔려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메뉴를 선택하는 것,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메뉴를 선택하는 것. 소비자는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정교하게 세팅한 의사결정 프레임 위에서 단지 마이너한 구매결정을 할 뿐이다. 실질적인 구매 관련 의사결정은 스타벅스와 맥도널드가 이미 메이저하게 내려놓은 판일 뿐인 것이다. ^^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소비자의 정보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진다 하더라도, 상품 자체의 진정성에만 몰입하기는 그리 쉽진 않을 것 같다. 소비자들은 마케터들과의 두뇌 싸움에서 밀릴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인간 뇌의 일부는 도마뱀과 같이 원초적/저차원적(?^^) 메커니즘 하에 작동하고 있고, 인간의 구매결정 프로세스는 그닥 합리적이지 못한 약점을 많이 드러내기 마련이다.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플랫폼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구매자가 자신이 구매결정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는 한 말이다. ^^

앞으로는 소비할 때, 한 번 상황 판단을 해보면 재미 있을 것 같다. 과연 누가 구매결정을 하는 것인지. 후결 알고리즘이라고나 할까? (누가/who 결정하는가?) ^^



PS. 관련 포스트
결정, 알고리즘
뉴로마케팅과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 구뇌를 자극하는 사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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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New Ager | 2010/10/17 00: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용남군이라고 합니다.
    전부터 몇 번 접속해서 이모저모 글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블로그의 포스에 압도됩니다!
    이 밤에 알고리즘에 관해 뜻깊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10/17 10:41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누추한 곳에 방문해 주시니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부족한 글에 용기를 주시니 힘이 나네요. 즐거운 주말 시간 되십시오. ^^

  • BlogIcon 고구마77 | 2010/11/16 16: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건강하시죠? ^~^

    글을 읽어보니 얼마전에 DBR에 내려던 칼럼이랑 맥이 흡사한거 같네요.
    bucksho님 글보다는 관점은 좀더 미시적이긴 합니다.
    시간되실때 읽어보실만 할거 같아 링크겁니다.

    http://blog.naver.com/pupilpil/120115738200

    • BlogIcon buckshot | 2010/11/17 23:44 | PERMALINK | EDIT/DEL

      부족한 포스트에 귀한 포스트를 트랙백 걸어 주시니 부끄러운 마음과 감사의 마음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찬찬히 읽어 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구매의사결정 프로세스는 분명 변혁의 길목에 진입한 느낌입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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